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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의 명산 - 미녀봉 (930m)
<일시> ; 2001. 8. 4.(토) - 5.(일) 햇빛 쨍쨍 , 소나기
<인원> ; 6명(남 4명, 여 2명)
<산행 코스 요약>
* 8/4(토)
대구 성서 IC(9;30) - 거창휴게소(10;30-50) - 가조 IC - 양기 - 음기(11;00-30) - 당산나무(12;18-38) - 유방샘(12;45-1;45. 중식) - 주능선(2;37-3;00) - 유방봉 - 미녀봉(4;40-50) - 오도치 사거리(5;42) -
야영(5;47)
=== 총 6 시간 17분 (휴식시간 3시간 21분 포함)
* 8/5(일)
야영지 출발 (9;43) - 오도치 사거리(9;48) - 임로(11;00) - 수포대(11;14) - 양지 - 화곡정류장(12;05)
=== 총 2시간 22분 (휴식시간 포함)
<산행 개요>
한마디로 더위와의 싸움이었다.
단독산행으로 미녀봉-오도산-두무산까지 산행계획을 세웠으나 휴가
겸 야영의 의미로 함께 산행을 했지만 첫날 쉬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
배낭 무게와 더위를 감안하면 더 욕심내기가 무리가 아닌 가 한다.
바람 한점 없는 무더위에 고생을 했지만 이열치열이라....
음기마을에서 당산나무, 유방샘까지는 힘든 코스는 아니나 유방샘에서 유방봉까지 바위지대가 많고 능선까지는 비교적 경사가 있어 바위를 잡고 올라가는 횟수가 많아 겨울산행시 위험하다.
유방봉에서 미녀봉까지는 능선상에서 걷는 것으로 크게 힘든 구간은
없으나 지도상 양물샘, 여궁샘은 있어도 능선상에는 샘을 발견할 수
없었다.
반드시 유방샘에서 식수 확보해야 할 것이다.
미녀봉에서 오도치까지 2개 정도의 봉우리를 지나야 하나 고도차가
적어 힘들이지 않게 오를 수 있고 오도치로 내려가는 길도 편안한데
오도치 안부에 들어서면 사거리가 뚜렷하여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도치에서 좌우로 10분 이내에 물을 구할 수 있다.
지실골 방향은 등산로에서 5분 이상만 내려가 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조금만 가면 계곡 상류 초입지점이고, 수포대 방향 계곡 역시 길을 따라 10분 이상만 내려가면 계곡 상류 초입을 찾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유방봉의 바위 봉우리만 조심해서 올라가면 되고 나무그늘이 많아 적당히 쉴 곳도 있으며 유방봉 일대에서의 조망이 제일 낳다.
더위만 아니면 소요시간이 더 짧았으리라....
<산행지 소개> - 미녀산 930m - 경남 거창 가조면
88고속도로를 타고 가조 인터체인지 부군에서 동남쪽으로 쳐다보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반듯이 누워있는 미녀모양의 산을 발견하고 누구나 깜짝 놀란다.
미녀봉이라 알려졌지만 머리 가슴 배의 뚜렷한 봉우리가 모여 이룬
산이라 미녀산이 옳다.
정상의 위치와 높이도 893M봉이 아니라 동쪽의 930M가 더 합당하다.
황강의 지류인 가천에 긴 머리칼을 풀어 담그고 단아한 이마, 까만 눈썹, 오뚝한 콧날, 헤 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불룩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불룩한 배, 이런 모습은 산봉들이 어울려 빚어낸 자연의 걸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미녀가 뻗은 발을 무뚝뚝하게 내려다보는 두무산, 미녀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 미녀 머리 위로 날아 오르는 비계산, 멀리서
지켜보는 근엄한 의상봉, 우뚝 서서 호위하는 늠름한 장군봉 등이 주위를 완벽하게 장식해 미녀산을 눈부시게 만든다.
미녀산 속에 널려있는 선바위, 움양석 등 성신숭배 사상이 엿보이고
산 전체가 하나의 여체로 만들어져 성적 호기심을 자아내게 만든 것은 거창 미녀산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미녀의 은밀한 부분에서 솟아난 양물샘, 양물샘을 가려주는 큰 정자나무, 목덜미 부근에 있는 음기와 양기 마을까지 있어 자연의 신비함을 넘어 조물주의 짖굳은 장난기마저 느끼게 한다. (한국의 산하)
<<산행기>>
장마철 전부터 계획한 단독산행 이었는데 팀과 함께 산행하는 날이
많아서 미루어온 산행이 이번에는 휴가 겸 야영을 위한 목적으로 함께 가기로 하였다.
인원은 6명으로 텐트 1동에 함께 있기로 하고 출발한다.
대구만은 장마다운 연속적인 비도 오지 않았고 장마가 끝났다고 하고는 장마전선이 위아래로 왔다갔다하면서 일부 지역은 비 피해가 만만치 않은데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 현상은 역시 대구는 대구인가 보다.
일부지역이 대구보다 낮기온이 더 높다고 하나 대구 특유의 지속적인
더위는 아직도 그 명성이 남아있다.
동해안 도로는 차량으로 복잡, 아니 그냥 주차장 그 자체이다.
피서를 가는 것인지 차 구경, 사람 구경하러 가는 것인지 그곳에서 어떻게 피서를 즐길 것인지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생고생은 아닌가
한다.
이 무더위에 산에 가는 것 또한 생고생이 아닐까 하겠지만 이열치열이라 산에 댕기는 사람은 잘 알겠지 !
왜 이런 고생을 하면서도 이 맛을 즐기는지....
우리 팀이 가는 곳은 늘 인적이 없거나 소수의 사람들만 가끔 볼 수 있다.
북적대는 사람에 안치이고 편안히 우리들만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여가를 보내리라....
9시 30분경 성서IC에서 출발하여 10시 30분에 거창휴게소(하) 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전방에 보이는 오늘 산행할 미녀봉,
오도산 능선을 바라본다.
특히 미녀봉 능선은 눈에 확 보이지만 미녀봉 설명 만큼의 여체의 부분이 일일이 다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어느 방향에서 봐야 제일 좋을까 ? 차를 타고 이야기하는 동안 여체의 몸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
비계산 산행 초입을 확인한 후 50분에 출발한다.
(휴게소 건물 뒤에 비계산 등산로 안내도 있음)
가조 IC는 특이하게 신호등으로 되어있는데 위험하다.
좌회전하여 양기마을을 지나 곧이어 음기마을에 도착했다 (11시)
음기마을 이라는 표석이 있고 정자나무 아래 동네 아줌마, 할머니들이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는데 미녀봉 등산로를 물으니 농공단지로 가라고 한다.
다시 뒤로 BACK 하여 농공단지 진입로로 들어가니 철조망으로 둘러쳐 있어 초입을 찾지 못하고 다시 정자나무 있는 곳으로 가니 미녀봉
안내도 표지판이 보인다.
기리교회 을 지나 15-20M 정도 앞에 미녀봉 안내도 표지판이 있고
마을 입구 초입과 같다.
근처 슈퍼에서 라면과 술을 사고 슈퍼 건너편에 차를 주차한 후 미리
준비한 캔맥주 한잔한다.
들고 가서 마시는 것 보다 지금이라도 마셔야 시원하다면서 미리미리
짐을 없애려고(?) 한다.
그나마 시원한 캔맥주를 산 위에서는 마실 수 없으리라 아쉬움을 달래고 짐 정리를 한 후 출발한다.
<미녀봉 안내도 표지판>
음기-1.2 K 30분-정자나무-0.4 K 10분-유방샘-0.8 K 30분-유방봉-
0.7 K 30분-머리-0.6 K 30분-샘
* 음기마을 (11 ; 30) - 당산나무(12 ; 18 - 38) - 유방샘(12 ; 45 - 1 ; 45. 중식)
음기마을에서 출발한다 (11시 30분)
마을도로를 따라 가자마자 음기회관 에서 나온 할머님이 배낭을 맨
우리 일행을 보고는 " 이 더운데 산에 우에 가노? " 하면서 걱정한다.
장대장은 "이열치열 아닙니까 ?" 라고 답변을 하였지만 몇 걸음 가기도 전에 벌써 땀이 흘러내린다.
마을 시멘트도로를 따라 양옆으로 펼쳐진 농촌의 풍경이 고향에 온
느낌이다.
내 고향은 대구이지만 마음의 고향은 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농촌 특유의 향기로운 냄새가 내 마음을 순화시킨다.
장난이 아니다. 옷이 벌써 젖었다.
나는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은 아니지만 장대장은 등산용 스카프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땀을 워낙 많이 흘리기에 수건을 목에 걸거나 배낭에 걸고는 땀 닦기에 바쁘다.
마을 시멘트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도달하자 음기소류지 가 있다.(11시 47분-52분)
물이 저절로 목구멍으로 내려간다.
잠시동안 온 길에 이 정도의 땀을 흘렸으면 산길은 얼마만큼의 땀을
흘려야 될지 초반부터 더위타령이다.
택시 1대가 주차되어 있는데 이 곳에 차를 세워두고 산행을 하고 다시
올 것 같다.
음기소류지라 이름 또한 특이한데 물고기가 다니는데 농업용수로 쓰이는 것 같다.
본격적인 등산로가 나타나고 산행이 시작된다.
이내 묘지가 나타나고 비석이 세워져 있고 처음으로 시그널이 나타난다. (11시 55분)
묘지가 1기가 나타나더니 곧이어 잘 정리된 묘2기와 비석이 있다.(12시- 12시 5분)
좌측 옆에서는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전에 란탄용 건전지를 샀는데 사은품으로 휴대용 손선풍기를 받았는데 작지만 시원하다.
혹시나 필요할까 하고 가지고 온 것이 유용하게 쓰이는 것 같다.
묘지가 군데군데 보이는데 다른 산과는 자주 볼 수 없는 광경이 자주
나온다.
양기, 음기 마을에 미녀봉이라는 지명과 산이름 때문에 이곳에 묘를
많이 세우는가 ?
땀을 닦아 가며 좌측으로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자 당산나무 가 있고
묘지도 있다 (12시 18분-38분)
좌측에 큰길이 농공단지 1.2 K 이고 (소로길도 있음) 전방이 유방샘
0.4 K 이고 음기마을이 1.2 K 이다.
당산나무는 중부 이남에서 토지나 부락의 수호신이 있다고 이르는 곳에 나무가 있는 것으로 나무둘레가 약 4 m 정도 되며 (두사람이 두 팔을 벌려 안아도 손이 맞닿이지 않음) 넓은 터에 나무둘레 주변에 앉아
있기 좋도록 돌이 있는데 당산나무 아래에 묘지가 있고 전망이 있어
당산이라고 하는 자리가 어울릴 것 같다.
남아 있는 캔맥주를 마저 다 마신다.
천호씨도 웬만큼은 힘들지 않고 산행하는데 더위에 많이 지쳐한다.
여기가 이 정도로 더우면 대구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더울까 ?
심히 걱정된다.
12시 38분에 출발한다.
바람도 불지 않는 산길을 걸어가니 기다리고 기다리던 샘이 나타난다.
유방샘 이다. (12시 45분-1시45분)
샘 이름이 유방샘이라고 하지만 별다른 특징이 있어서 유방샘은 아닌
것 같고 아마 유방봉 아래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석간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고 야영을 할 수는 없다.
야영할 자리가 안 된다.
여기서 갈림길이 있는데 좌측은 미녀봉 1.0 k 우측은 유방봉 0.8 k 라고 되어있다.
우측은 미녀의 머리부분으로 유방봉을 거쳐 미녀봉으로 가는 코스이다.
마침 좌측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있는데 음기소류지에 택시를 주차한
주인공인데 능선에 샘이 없단다.
현재 기온이 27도를 가리키는데 샘이 있어 그만큼의 더위를 잠시 망각한다.
이 곳에서 중식을 하고 1시 45분에 출발한다.
* 유방샘(1;45)-주능선(2;37-3;00)-유방봉-미녀봉(4;40-50)-오도치 사거리(5;42)-야영(5;47)
유방샘에서 우측으로 출발하자마자 가파른 경사가 시작된다.
바위가 많이 나타나는데 손발을 다 이용하여 올라간다.
잠시 올라간 사이 전방에 우뚝 선 봉우리 2개가 보인다. 유방봉인 듯
하다.
그런데 왼쪽보다 오른쪽이 더 크다. 짝짝이인가 ?... ^0^
진행 20분만에 또 쉰다.
더운 날에는 장사도 없는 것 같다. 물만 계속 찾는다. (2시 5분-2시 25분)
상의, 하의 할 것 없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만약 청바지를 입었으면 무릎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윤희씨는 휴대용손선풍기로 우리에게 잠시나마 땀을 식혀준다.
2시 37분에 주능선 에 도달한다. 오른쪽은 숙성산 가는 길이 보인다.
왼쪽으로 돌아서자 이정표가 나온다. <유방봉 0.7 k 유방샘 1k> 또 쉰다.
그리고 3시에 출발한다.
3시 4분경 훌륭한 바위전망대 가 나타난다.
오도산 중계소와 능선이 잘 보이는데 오도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기념촬영을 찍어주고 12분에 출발한다.
마침 불어오는 바람이 있으나 또 쉴 수는 없고 계속 불어오기를 기대할 뿐이다.
3시 14분경 암봉 2개가 우뚝 서 있다. 이것이 유방봉 인가 ?
아래에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암봉으로만 되어있다.
이정표가 없기에 아니라고 생각하고 봉우리를 내려가니 자일이 있어
자일을 잡고 내려간다.
3시 28분경 또다시 암봉 2개를 넘어간다.
여기서도 이정표가 없기에 앞선 암봉 아니면 여기가 유방봉 이다.
미녀봉의 머리부분인 눈썹바위와 칼바위는 보았는지, 그냥 스쳐지나간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유방봉은 손으로 잡고 더듬이면서 올라간 셈이다. ^-^
봉우리에서 내려와 또 휴식을 한다. (3시 33분-54분)
오늘 산행의 주된 얘기는 더위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나 역시도 평소 산행시 물은 그렇게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닌데 오늘은
제법 물을 찾는다.
휴식을 마치고 1분 진행 후 갈림길 이 있다.
왼쪽 내려가는 길이 유방샘 0.8 k 직진이 미녀봉 0.7 k 이다.
그러니까 유방샘 0.8 k는 우리가 유방샘에서 우측능선에서 올라온 길이 아닌 좌측능선에서 올라오는 길을 가리키는 것 같다.
4시 8분경 봉우리를 넘어 커다란 헬기장 에 도착했다.(4시 10분-25분) 정리가 잘 된 깨끗한 곳이다.
이곳에서 야영을 하면 주변 경관도 대체로 괜찮고 해지는 석양도 볼
수 있고 일출도 볼 수 있을 것인데 물이 없어 곤란하다.
먹는 물과 씻을 물이 필요하다. 물이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야영을
하자고 한다.
이 곳에서 잠시 지도를 보고 정치를 하고 현재 위치를 파악한다.
처음에는 두산지음재까지 생각했으나 오도치에서 막영장소와 물을
구해봐야겠다고 계획을 수정한다.
지금 거리상, 시간상 더위 때문에 무리할 필요는 없다.
출발하자 곧이어 공터 가 있고 왼쪽 하산길이 있다.
오른쪽으로 계속 능선으로 가면 된다.
4시 40분경 드디어 미녀봉 에 도착했다.
얼마 안 되는 거리를 더위에 지쳐 힘들게 올라온 셈이다.
정상에는 표지석에 930m라는 높이와 無心이라는 글자가 새겨있다.
정상 표지석에는 높이와 자연보호글, 이정표, 산악회 이름이나 동서남북 정도의 표시가 대부분인데 미녀봉 정상에서 無心이라 ! 이 글자를 적은 이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미녀의 몸체를 더듬듯이 올라왔으니 정상에서는 마음을 비우라는 뜻이 아닐까 ? (거창에 있는 무심 산악회임을 후에 알게 되었음)
정상에서의 전망은 나무에 가려 좋은 편이 안 돼 4시 50분에 출발한다.
5시 3분경 잡초만 무성한 헬기장 을 지나 봉우리에 올라선다. (5시 17분-30분)
전방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에 비해 뒤에 있는 구름은 심상치 않다.
천둥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구름이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오고 있는 중이다.
머지않아 우리에게도 비가 올 것 같다.
작년 휴가산행도 비가 오고, 지금까지 야영할 때마다 비를 안 맞는 날이 없다.
지난 팔공산 야영도 서봉 부분에서 약간의 비를 맞았지만 지금 천둥소리는 약간의 비가 아닌 것 같다.
근래 기상변화가 변덕이 심했다.
앞동네는 비가 오고 뒷동네는 비가 안 오고, 소나기가 오다가 햇빛이
비치는가 하면 비가 오면서도 해는 멀쩡하다.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전방에 보이는 오도산 정상 경사는 정말 장난이 아니다.
그냥 도로를 걷다가 우뚝 솟은 대형빌딩과도 같은 위압감을 느낄 정도다.
숲속은 약간 어두울 정도로 숲이 우거져있다.
5시 42분 사거리 안부 에 도달했다. 사거리가 뚜렷하게 보여 오도치
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좌측은 수포대 가는 방향, 우측은 지실골, 직진은 오도산 길이다.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잠시 오고가는 비가 아닐 것 같아 서둘러 야영할 만한 장소를 구하여야 한다.
미리 가면서 생각한 것이지만 지도상 수포대 방향보다 지실골 방향으로 가는 것이 계곡 물이 있고 야영을 할 수 있는 터가 있을 것 같아 길을 따라 5분 정도 내려가서 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가본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조그마하게 난다.
아래로 조금 더 내려가 보았지만 계곡 상류 초입이라 많이 내려가지
않고서는 풍부한 계곡물을 찾을 수 없어 이 곳에서 야영을 하기로 하고 텐트를 친다.
비가 점점 더 굵어지고 마치 하늘을 쪼개는 듯한 기세로 천둥소리가
몰려온다.
우의를 입고 30분만에 텐트사이트를 정리하고 텐트를 설치하였다.
비를 굳세게 맞으면서 텐트를 설치했건만 젠장... 다 설치하고 나니 비가 조금씩 줄어든다.
아무튼 이 무더위에 잠시나마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고 저녁 겸 돼지고기에 소주한잔에 저녁은 넘어간다.
계곡물 폭이 15cm도 안 되는 물줄기를 장대장 매제가 만든 조그마한
댐공사(?)로 남자들은 거기서 물을 퍼서 목욕을 하였다.
막 퍼다보니 흙까지 퍼진다. 그래도 재미있다.
세수도 제대로 안 되는 계곡물에 4명의 남자가 미녀봉 정상 아래에서
훌렁 벗고 씻으면서 놀았으니 얼마나 우스우랴 !
텐트 속의 여자들은 남자들의 웃음소리에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
목욕을 마치고 소주 한잔에 숭늉 한잔의 안주에 나는 그만 뿅 간다.
숭늉의 맛을 다시 본 것이다.
예전 혼자 야영할 때 밥을 제대로 못하면 태운 밥으로 숭늉이나 죽으로 해 먹었는데 예전의 추억 같은 맛이 다시 살아난 것 같다.
장대장 매제의 10년 자취경력이 나의 추억을 일깨워주었다.
더위에 지친 산행 때문인지 피곤해한다. 밤 10시도 안 돼 모두 취침한다.
텐트 후라이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오늘도 나는 산에서는 잠을 못 이룰 것 같다.
산에서 잠을 원 없이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인데 어떻게든 잠을 청해야 하는데..
란탄을 비춰보니 12시경이다.
텐트를 나와 담배 한 모금에 나뭇가지로 가려진 오도산 능선 위에 걸쳐진 달을 보니 훤하다.
무척이나 밝다. 보름달이다.
땅바닥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인지 작은 짐승이 음식물 냄새 맡고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소리인지 신경 쓰인다. 이런저런 생각에 하얗게
밤을 새웠다.
다음날(8/5 일)
* 야영지 출발(9;43)-오도치사거리(9;48)-임로(11;00)-수포대(11;14)-양지-화곡정류장(12;05)
어느덧 날은 점점 밝아온다. 상쾌한 아침이다.
아침은 오뎅탕 재탕에 된장찌개에 어제의 밥으로 해결하고 나는 숭늉밥에 숭늉 재탕을 먹는다.
정리를 다 마치고 쓰레기를 넣은 비닐을 배낭에 넣고 야영지 를 출발한다 (9시 43분)
다시 오도치 사거리 에 올라가서 (9시 48분) 농담으로 " 오도산으로 올라가야지 " 하고 외쳤지만 모두 무관심이다.
어제 산행하면서 오도산의 경사를 계속 보고 왔으니 쉽게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고 또 여유있게 힘들이지 않고 산행하면서 계곡에서
놀다가 가기로 어제 저녁에 계획을 세웠기에 오도산 가자는 말은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은 모두 대꾸도 않은 채 무관심인 듯 그냥 수포대 방향으로 내려간다.
고생도 적당한 고생이어야지 ..........
계곡 상류 초입에 들어서자 아직은 물은 없다.
길은 희미하기도 하고 없기도 하나 계곡아래로만 따라서 내려가니 9시 58분경 계곡물 흐르는 지점에 도달한다.
내려갈수록 물이 조금씩 많아지는데 물표면 위에만 온도차에 의해 수증기가 있다.
3개의 소지류가 합수되는 지점 에 도달하였다. (10시 12분)
이 곳을 건너서 10시 24분경 반석 위로 흐르는 계곡물이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데 그 아래로 또 하나의 반석이 있다.
인적이 드문 길로서 간간이 나타나는 시그널을 보면서 진행하지만 계곡을 따라 가다가도 옆길로 길이 나오면 그곳으로 붙으면 된다.
시원한 계곡물로 세수를 하면서 휴식을 한다.(10시43분-55분)
11시경 비포장 임도 가 나타나면서 사실상 계곡산행은 끝난 셈이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적당히 야영할 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포장도로와 비포장이 반복해서 나타나는데 묘지군이 군데군데 여러
있다.
도대체 이 산은 묘지 산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묘지와 비석이 많다.
명당의 산인가 ?
진행 방향 오른쪽 아래 계곡에 차량이 있고 텐트를 치고 취사를 하는
것으로 보아 이 곳이 수포대 인 것 같다.
상류의 물만큼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
아래로 내려와 제방둑을 가로질러 가서 라면이라도 한끼 하려고 하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 어제도 산행을 마칠 즈음에 비가 오더니 오늘도 산행을 마칠 즈음에 비가 또 오네..
어제와 똑같은 현상이다. 이네 소나기로 떨어진다.
우리들은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가야되는데 중간에 정자나무 아래에서, 마을 할머니 집에서 비를 잠시 피하고 화곡 버스정류장까지 얼마 안 되는 거리이고 12시 30분에 버스가 온다고 하여 아스팔트 도로위로 재빠르게 걸어간다.
12시 5분에 화곡 정류장 에 도착하니 이 비가 서서히 멈추기 시작한다.
참말로 이 비는 왜 그렇게 타이밍을 맞추어 내리고 그치는지.....육포에 소주한잔 한다.
예정시간보다 7분 늦게 버스가 온다.
이 버스를 타고 우리는 가조에 있는 온천으로 가고 일부는 음기마을에 세워 둔 차를 회수하여 온촌욕으로 땀과 비로 젖은 몸과 마음을 쓸어 내리고 개운한 기분으로 산행을 마친다.
물론 해인사 방면 국도 계곡에서 라뽁기에 하산주 하고 대구서 강무씨, 기혁이가 합류하여 무침회에 하산주 하고 또 호프 한잔하고
...........
어쩌면 산행보다 하산주가 더 빡신 코스가 아닐까 ? ^-^
이렇게 하여 우리들의 하계산행은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끝-
E-mail ; galdae80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