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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얼라인 펀플라이 참가 여행기입니다. 당시 갑자기 직장을 옮겼고 너무 바빠지는 바람에
여행기를 마무리 하지 못해서 아쉽게 생각합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 처음 연 카페라 썰렁하고 읽을 거리도
없을 것 같아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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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잘 편집된 상태로 사용기를 올리려 하였으나 제 서버가 돈을 내지 않은 관계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그냥 다음카페 에디터 상에서 편집해 조금씩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글 재주도 없는 사람이 여행기를 쓴다는게 어렵네요.. 그냥 우리들이 여행하는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열해 드립니다. 이미 킬러님이 사진으로 그 간 있었던 일들을 알려드렸기에 새로운 것들은 없을
듯 합니다. 편집 하는 중에 보시는 분들도 계실 지 모르겠네요.. 그럼 시작합니다.
'2006 Align 3D fun-fly international competition'
사실 나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했다. 구경 가는 것이 아니라 대회에 선수로 참가한다고 주변에 이야기를 했는데
나를 대단히 존경스런 눈초리로 쳐다보는 것이 기분 좋기도 하고 속으로 나오는 웃음을 참아가며 우쭐거렸다.
사실 나에게는 경기 참가 보다 인터넷 동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세계적인 선수와 그들의 비행모습을 볼 수 있
다는 것 때문에 얼마 전부터 들 뜬 기분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대회 시작되어 출국하는 날만 기다렸다.
아무튼 기다리고 기다리던 출국 날이다. 전동알씨사장님(별명이 VP_Killer 이다 이하 킬러님으로 호칭한다.)
모든 여행일정을 책임지고 조율하고 계셔서 비행기 시간이 언제이고 언제 몇 시 비행기로 돌아오는 등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다만 10시까지 인천공항에 모이라는 정보만 갖고 아침 8시쯤 출발했다. 대중교통을 이
용하려다 짐도 많고 돌아오는 길에 다른 분들과 함께 온다면 내 차를 가져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공항에
차를 장기 주차하기로 맘먹고 출발했다. 가는 길에 황기동(이하 황교주)에게 전화하여 내 차로 가자고 하고
황교주 집 근처로 가서 태우고 둘이 인천공항으로 갔다. 우리가 제일 먼저 도착하여 환전하고 하는 동안
최광진님이 도착했다.
TREX450 3D 부문에 유일하게 참가하는 한국 대표다. 헬기랑 조종기 덜렁덜렁 들고 왔는데. 로지텍
자이로에 060BB 서보를 장착했다. 헬기 세팅이 잘 안되어 토네이도 연기를 할 수 없다고 그런다. 그래도
한국 대표인데 미리 이러저러한 사정 이야기해서 장비도 지원받고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잠시
후 이희세가 도착하고 킬러님과 이경석씨가 도착했다. 로직테크 양사장님과 이사님도 도착하여 여권과
몇 가지 출국에 필요한 것들을 킬러님이 모아 출국수속을 했다.
헬기에다 여러가지 공구들 그리고 다이나마이트 처럼 생긴 배터리 등등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처럼 테러어쩌고
하는 세상에 기내에 쉽게 태워줄 것 같지 않은 것들을 휴대하기에 조금 긴장했지만 의외로 쉽게 일이 진행
되었다. 잠시 담배한대 태우고(여행 내내 틈만 나면 담배피우는 사람들은 우리들뿐 이었음) 출국GATE로
갔다.
비행기 출발까지는 1시간 정도 남아 각자 면세점에서 필요한 것들을 샀다. 황교주가 담배 한 보로 씩
무조건 사라기에 나도 “원” 한 보로를 챙겼다. 가족에게 줄 선물 몇 가지.. 뿔뿔이 나뉘어 쇼핑하다.
비행시간이 다 되어 기내로 들어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움직이다 보니 피곤하여 자다 깨다 하며
기내식으로 점심 때우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2시간여 만에 대만 장개석공항에 도착했다.
랜딩 도중 좌우를 돌아보니 농촌 풍경이나 공장의 모습들이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때 까지만
해도 나는 대만이 우리나라 제주도만한 줄 알았다. 대만에 입국 수속을 기다리는 동안 희세를 내국인
수속창구로 가라고 놀렸다. 생긴 게 현지인 같아서 그게 좋을 것 같다고.. ^^ 기내에서 스튜어디스가
오가며 이것저것 체크하며 이야기했는데 희세 보고는 영어로 물어보았다. 그 때 부터 희세보고 현지인처럼
하라고 계속 놀렸다.
입국 수속을 끝내고 얼라인에서 보내온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타이충시로 향했다. 운전 하는 분은 영어도
잘 못하고 해서 우리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하며 목적지로 갔다. 대만은 우리보다 국민 소득이 많은 나라라고
알았는데 사는걸 보니 아닌 것 같다며 희세가 계속 이야기를 했다.
내가 보기에도 우리나라 80년대 중 초반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환경은 우리보다 좋아보였다. 가는 도중
비가 엄청나게 왔다. 계속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그곳은 비가 집중적으로 한차례 내리고 다시
해가 나고 하는 열대성 폭우라고 킬러님이 알려준다. (킬러님은 아는 게 무진장 많다. 여행 내내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가끔 킬러님 이야기 듣고 나머지끼리 뒤에서 진위여부를 판단하느라 설전을 버리기도 했다. ^^)
킬러님 말대로 비는 멈추고 고속도로 벗어났다. 대만이 우리나라 제주도만한 섬으로 알았는데 무려 3시간
이나 고속도로를 달렸다. 내 짐작에 우리나라 남한의 강원도 경상남북도 충청남북도를 합쳐 놓은 크기쯤
되는 것 같다. 시골동네를 이리저리 다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얼라인 공장이었다.
처음 TREX450이 출시될 무렵 미키마우스 얼굴 같은 마크가 그려진 공장마당에서 TREX를 날리는 동영상이
공개된 적이 있는데 바로 그 장소였다. 장소는 100평이 채 되지 않는 넓이에 도무지 헬기를 날릴만한
곳이 못되었다. 누가 이런 좁은 공간에서 헬기를 하버링이 아닌 3D 비행을 했을까? 얼라인 직원 중에도
고수가 있는 모양이다.
짐을 공장안으로 옮기고 얼라인 직원인 낸시라는 여성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낸시는 우리에게 매우
친절했으며 여행 내내 우리들을 챙겨 주었다. 웬디라는 여성도 있었는데 깔끔한 외모에 친근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킬러님에게 무척 반가워 한다. 웬디는 부사장으로 얼라인의 실세 중 실세이고 우리나라 탈렌트 배용준의
열열 팬이라고 라고 킬러님이 소개해 주었다. 공장 견학을 한다는데 난 견학보다는 비행장에 빨리 가서
연습을 하고 싶었다. 사실 나보다는 광진씨가 서보랑 자이로랑 바꾸고 할 줄 아는 기량을 다 뽑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경석님과 킬러님은 공장 견학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할 수 없이 공장을 둘러보기로 하고 처음 들어간 곳이 TREX600 출시될 무렵 시제품을 조립하던 사무실이
눈에 들어왔다. 희세는 사진에서 본 공간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 신기한지 사진부터 찍자고 난리다.
공장에서 처음 본 것은 TREX450SA 이었다. 우리 SE랑 다른 것은 없지만 프레임이 철제로 되어 있었다.
이미 포장을 마친 상태로 반 조립 키트였다.
문제의 그 방(?)에서 한 컷, 낸시가 티렉450SA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1층을 둘러보는데 큰 플라스틱 사출기가 눈에 들어왔다. 티렉스용 플라스틱 부품들을 찍어내고 있었다.
사실 국내에도 헬기를 만들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플라스틱 사출품의 경우 금형비와 사출기가 없어
외부에 의뢰를 하여야 하므로 매출 물량이 적은 국내 시장여건에 단가를 맞추기가 힘들다.
얼라인은 직접 모터와 플라스틱사출물 등을 직접 제작하다 보니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헬기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사출물 중에는 헬기 부품이 아닌 것들도 눈에 들어왔다. 2층으로 올라가니 모터 조립라인이 있었다.
모터 조립라인을 둘러보는데 좀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보니 RC용이 아니라 일반 가전용 AC 직권전동기
모터였다. 얼라인 에서는 RC헬기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용 가전기기와 산업용 청소기 등을 생산하고 있었다.
좀 더 둘러보자 우리가 사용하는 brushless ac motor도 만드는 것이 보였다. trex600용 모터를 많이
만들고 있었다. 자세한 제조 공정은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해서 완성되어 있는 제품들만 사진을 찍었다.
수지제품을 찍어내는 사출기/ 조립 완료된 티렉 600 모터가 엄청나게 많다..
3층에 올라가니 TREX450SE를 만들고 있었다. 반 완성 키트를 만드는 것 같아보였다. 수 십 여개의 SE
실버프레임이 나란히 간단한 지그를 사용하여 조립되고 있었다. 필요한 부분에 록타이트도 발라주고
꼼꼼하게 조립하고 있었다.
희세는 현지인 같으니 비어있는 조립책상에 앉으라고 하고 사진을 찍었다. 모두 어울린다며 낄낄
거리는데 얼라인 직원이 잘 어울리니 얼라인에 취직하란다. ㅋㅋ 이 때 희세 눈에 들어온 것은
배터리 트레이를 잡아주는 알루미늄 판, 그걸 하나 달라고 조른다.
킬러님 도움으로 하나 받기로 했는데 사실 나도 없는 부품이다. 국내에서 못 구해서 FRP판을 가공해서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나도 하나 달라고 하고 싶은데 얼굴이 얇아서 말을 못하겠다. 킬러님께 나도
하나 필요하다고 했는데 전달해 주지 않는다.. 이런... 영어 공부 좀 열심히 할 껄..
이경석님은 영어는 잘 못하지만 대충 단어 한 두 개로 무조건 대시한다. 그러다 보니 원하는 거 다 얻고
할 것 다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호텔에서 영어로 안 통하니 일본어로 이야기 하는 이경석님의 또 하나의
멋진 모습을 발견했다. 일본에 연수를 가서 일본말을 배워 왔다고 하는데 잘하셨다. 암튼 내겐 다른 사람들이
모두 부러웠다. 황교주나 최광진씨, 희세도 배짱이 두둑해서 그런가 말도 잘 걸고 사인도 잘 받고
바디랭귀지 써가며 하고픈 것 다하는데 도무지 나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 사실 저쪽에서 하는 이야기
대부분 알아듣는데 왜 내 입에서는 말이 안 떨어지는지.. 돌아가면 영어공부 좀 더하자고 뼈저리게 느낀
여행이었다.
공장 견학을 마치고 선수등록과 주파수 등록을 마쳤다. 서울에서 팩스로 이미 전달한 자료였는데 뭔가 누락된
모양이다. 자신의 이름, 주파수, 참가 종목, 자신의 경력을 소상히 적으라는데 여기선 최광진님이 엄청
부러웠다. 대통령배 대회며 라피콘3D 대회 등등 적을 것이 많은데 나는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클럽티렉스메니아 중요맴버”정도로 적었다. ㅠㅠ
서류를 작성하던 방이 전에 티렉600을 조립하고 얼라인 직원들 왔다 갔다 하는 사진이 공개되었던 그 방이다.
또 희세는 자기 사진 찍어달라고 조른다. 그래서 돌려가며 뭔가 중요한 일을 하는 것 모양으로 폼 잡고
사진을 찍었다.
이제 비행장으로 가자며 일어서는데 희세 뒤에 큰 가방이 눈에 들어온다. 대충 엔진헬기 선수들이 여행할
때 헬기 보관함으로 가지고 다니는 가방인데 가방 옆에 뭐라고 씌어있다 대충 읽어보니 Jason Krause,
Marcus Kim 등이 적혀 있었다.
서류 작성하고 뭔가 중요한 것 하는 양 폼잡다 희세와 기동이가 뭔가를 발현했다.
그렇다면 제이슨이 벌써 와있다는 이야기.. 어디 있냐고 물으니 제이슨이랑 알랜 형제랑 몇 몇 스타급
파일럿들이 이미 얼라인 비행장에가서 연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빨리 비행장에 가자고 하니 얼라인
직원이 난감해 하였다.
이미 해질 무렵이라 도착하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가도 소용없다는 것이다. 모두의 머리에 스치는 생각은
"공장견학 하지 말고 비행장부터 갈껄..” 하는 생각이었다. 그 만큼 우리들은 제이슨이나 알랜 등의
1급 파일럿들의 비행을 실제로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제이슨과 마커스김의 헬기 운반용 가방.. 이 때 까지 마커스 김이 누군지 잘 몰랐다.
하는 수 없이 아쉬움을 달래며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가는 길에 창밖에 보이는 이상한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사실 얼라인 공장에 가는 길에 킬러님이 해준 이야기였는데 눈여겨보지 않다가 지금에서야 눈여겨보았다.
무슨 이상한 술집 같기도 하고 암튼 쇼윈도 안에 아리따운 여자가 야시시한 차림으로 앉아있고 밖은
네온사인이 분홍색 파란색 등으로 켜져 있는데 이게 대만이나 홍콩에만 있는 “삥랑” 이라는 열매를 파는
곳이라 한다. 환각성분이 약간 있는 열매인데 예전에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왕대포(큰 사발에 담아주는
막걸리)로 하루의 피로를 달래곤 했던 것처럼 이곳 에서는 “삥랑”이란 열매를 먹고 취하여 힘든 피로를
달랜다고 한다. 오로지 삥랑만 팔 뿐 그 이상(?)은 없단다. 지나면서 보니 꽤 많았다. 대만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금하는 것이라 대도시 중심엔 없지만 외지로 나가면 많다고 한다. 이상 킬러님의 설명이다.^^
서울에 와서 동생에게 이야기 해주니 예전에는 그냥 대도시에서도 잘 팔았다고 한다. 대만 사람들은 그냥
씹는담배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며 운전자들이 졸음을 쫒는 목적으로 즐겨 애용한다고 한다. 처음엔 그냥
팔았는데 한 가게에서 예쁜 아가씨에게 수영복이나 미니스커트 등 야한 차림의 옷을 입히고 조명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팔았더니 대박이 났고 이에 많은 사람들이 따라서 이러한 가게를 차리게 되어 대만 전역으로
퍼졌다고 한다.
거리를 지나다 보니 얼라인 헬기대회를 알리는 걸개 깃발이 가로등마다 걸려있었다. 내가 아는 바로는
얼라인 이란 작은 회사가 하는 행사로 알고 있는데 시에서도 홍보를 해주는 것으로 보였다. 상당한
세월동안 사용하던 비행장도 쓸데없다고 폐지하고 더 이상 서울에서 비행장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는 대목이었다.
사실 우리도 분위기만 잘 띄어두면 서울 암사동 같은데서 이런 행사 못 치르란 법도 없지 않은가? 잘 만
하면 충분히 관광 상품도 될 수 있고 하나의 산업이 되어 그렇게 정치인들이 외쳐대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고 국가 경쟁력 높이는데 도움도 될 수 있으련만..
대만에 와서 본 특이한 점은 스쿠터가 엄청나게 많았다. 대부분 노동자들은 교통수단으로 스쿠터를
애용하는 모양이다. 여기는 1년 내내 날씨가 따뜻하니 괜찮을 것 같다. 전에 편도 20킬로쯤 되는
회사까지 운동도 할 겸 해서 자전거로 출퇴근 한 적이 있는데 비오는 날은 다닐 수 있어도 추운 날은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기름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거리를 가득 매운 자동차 보다는
자전거나 스쿠터 들을 이용한다면 괜찮을 것 같지만 우리나라가 대만처럼 쉽게 안 되는 이유가 기온
탓도 있을 것 같다.
거리를 점령한 스쿠터들 실용적인 용도라 그런지 대형 배기량 오토바이는 거의 없다.
차 창 밖으로 대만의 시가지 모습이나 외곽의 한적한 마을 등을 구경하다 보니 한 시간 가량이 훌 쩍
지나 타이충 시내에 있는 Splendor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은 35층 정도 되는 건물로 매우 컸고 우리에게
배정해 준 방도 맘에 들었다. 실력도 별로 없고 선수라고 하기에 창피한 내가 이런 대접을 받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다른 나라에서 초청된 유명 선수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으며 4박5일을 보낼 생각을 하니
좀 미안하기도 하고 암튼 기분이 좋았다. 첫 날 저녁식사는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인지 별다른 말이
없어 일행은 일단 짐을 풀고 호텔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식사할 곳을 찾았다.
한식을 찾아보자는 말도 있었지만 이런 곳에 와서 이 곳 만의 특징이 나는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괜찮다는
의견에 모두 동의하여 좀 독특한 음식을 찾기로 했는데 조금이라도 뭔가 아는 게 있어야 찾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잠시 배회하다 철판요리 집을 찾았다. 대만 전통 음식은 아니지만 대만의 현대인들이 쉽게
드나들며 먹는 음식일 것 같았다.
메뉴판을 들고 설전 끝에 해물 철판요리를 주문했다. 넓은 철판위에서 음식을 하는 요리사가 능숙한
솜씨로 음식을 해서 둘러앉은 우리들과 현지인들에게 음식을 나눠 주었다. 뭔가 특별한 몸놀림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길 기대했는데 우리나라 철판요리집의 요리사처럼 칼을 돌리거나 하는 묘기를 부리고
하는 건 없었다.
내 옆에는 젊은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이 앉아있었는데 여성의 외모가 꽤 괜찮았다. 데이트를 즐기는
것 같았다. 나도 대만에 와서 보는 정말 괜찮은 여성이라 옆 눈으로 흘끔 흘끔 보았는데 식사 후 모두
그 여성의 미모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남자들은 다 똑같은가 보다.
음식 먹으며 맥주도 마시고 일인당 650원(우리 돈으로 이만원 정도)이 나왔다. 나중에 주기로 하고
일단 킬러님이 계산했다. 배도 부르고 모두 담배 하나씩 물고 어둡고 한적해진 타이충 시내를 걸었다.
누군가 내일 제인슨이나 알렌에게 사인 받으려면 네임팬이 필요하다고 했다. 희세랑 황교주가 문방구를 찾아
봤는데 없었다. 킬러님 안내로 큰 백화점에 들어갔다 온통 중국어로 되어있는 층별 안내에서 어림어림 한자를
해독해 문구류를 파는 층을 찾아갔다.
문제는 ‘네임팬'이 영어로 뭐라 하는지 몰랐다. 영어를 잘하는 킬러님도 모르긴 마찬가지.. “유성팬”
이라고 부르니 “오일팬? 뭐라하지?” 암튼 콩글리시에 바디랭귀지 구사해 가며 20분 만에 유성팬
2개를 구했다.
“이걸로 제이슨, 알랜 사인을 받아서 함께 못 온 파랑비 염장을 지르자.. 흐흐흐 ..”
모두 만족스러워 하며 호텔로 돌아왔다. 희세랑 황교주는 28층 나와 최광진군은 30층 킬러님과 이경석님도
30층에 머물게 되었다. 로직테크 양사장님과 이사님은 별도로 볼일을 보고시고 우리 호텔 다른 건물에 방을
배정 받았다.
땀을 많이 흘려서 샤워하고 잠시 있으니 양사장님이 놀러 오셨다. 로직테크 자이로에 관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국내에서 개발된 자사의 자이로를 홍보하기 위하여 우리와 동행하셨는데 아무래도
얼라인의 물건을 국내에 공급하는 쪽이 아니라 얼라인에 팔아야 하는 입장이라 이번에 얼라인에서 정식으로
초청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로지 국산 자이로를 외국 선수들에게 선보일 기회를 마련하기 위하여 우리와
동행한 것 같았다. 귀한 시간을 내서 마련한 기회이니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로직텍크 사장님이 가시고 내일 입을 얼라인에서 지급한 티셔츠를 입어보았다. 티셔츠는 1인당 2장을 지급
했는데 원하는 사이즈를 이야기하라 기에 XL 이라고 했더니 그런거 없단다. 여긴 s, m, 1L 2L 3L로 표시
한다.
한국서 2XL 입었던 생각에 3L 달라고 했었는데 호텔에 와서 입어보니 이거 너무 크다 그냥 런닝셔츠 어깨끈이
자꾸 나오고 어깨에 걸쳐진다. 여친이 이렇게 입고 있다면 섹시하게 보이겠지만 아무리 봐도 나는 추잡해
보인다. ^^ 희세는 2L 광진씨는 1L로 달라고 했는데.. 일단 희세의 2L을 입어보기로 하고 희세에게 인터
폰을 해서 티셔츠 하나 가져오라고 하니 싫단다. ㅠㅠ
내가 노트북 컴퓨터를 가져왔고 시물레이터도 있으니 최광진님께 3D 비행을 한 수 배워보라고 꼬드겼더니
순순히 올라온다. 최광진님에게 3D 연기를 한 수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내가 요즘 연습하고 있는 필루
엣플립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연기 시범을 보여주고 우리들의 실력도 보여주고 하였는데...
역시 고수의 실력은 기본기에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급히 고난이도의 연기를 해보고 싶어
이리저리 키 치는 법을 알아내서 흉내를 내 보았는데 실력이 잘 늘지 않는 이유는 기본기기 충실하지
않아서 그런 것임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최광진님은 후진비행으로 배면이나 정면이나 패턴비행을 완벽히 그릴 줄 알고 있었다. 전혀 흐트러짐
없이 일직선상의 비행을 해보였는데 우린 아무리 해도 그게 안 되고 있었다. 3D 종목은 1년 8개월 했고
그 전에는 패턴연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다시 하버링부터 충실하게 연습해야겠다고 반성하고 또 다짐하고
했건만 시물을 잡으면 역시나 필루엣플립부터 연습한다. ^^
내일 아침 6시30분부터 식사이고 7시까지 호텔 로비로 모이란 말을 들어서 각자 숙소로 가 잠을 청했다.
이곳에 올 때 손목시계라도 차고 와야 하는데 달랑 휴대폰만 들고 왔더니 휴대폰 시계가 먹통이 돼서 도무지
시간을 알 수 없다. 모닝콜이라도 시켰어야 하는데 그것도 안 시키고 누군가 깨우겠지 하고 잠이 들었다.
꿈을 꾸는데 너무나 웃기는 상황이 되었다. 희세랑 광진님이랑 나왔는데 하도 웃겨서 낄낄 웃다가 잠이
깼다. 잠깨서 잠시 그 상황이 생각이 났었는데 식사하고 나니 모두 머릿속에서 지워져 뭔 내용인지 생각이
안 난다.
암튼 창 밖을 보니 날이 훤하다.. 이거 지각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스치고 시간을 알 수 없어 텔레비전을
켰는데 우리랑 다르게 우측 상단에 시간이 표시되지 않았다. 문득 카메라 생각이 나서 카메라의 시계를
보니 7시 10분 ... 머리가 아찔했다.. 여기서 지각해서 첫날부터 나라망신 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생각해 보니 대만은 우리나라 보다 시간이 1시간 늦음을 감지했다. 그럼 새벽 6시 10분.. 황교주에게
일어나라고 전화했다. 어제 모닝콜 시켜서 그쪽은 일어났단다. 킬러님이야 알아서 일어날 테고.. 세수하고
광진씨 깨우고 옷 갈아입었다.
어제 희세가 가져운 2L도 너무 크다. 서양 애들 덩치로 맞춘 거라 그런지 몰라도 너무 커서 최광진님이
가져운 1L을 입었더니 잘 맞았다. 일단 내꺼 2개와 희세가 가져온 것 1개를 1L로 바꾸기로 하고 짐은 방에
둔 채 식당으로 향했다.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가려는데 우리처럼 얼라인 티셔츠를 입은 외국인들이 보인다. 아마도 서양의
초청선수들도 우리랑 같은 호텔에 있는 모양이었다. 11층 식당에 들어서니 얼라인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 얼핏 보니 알렌, 데니, 등등이 보인다. 눈 돌아간다..
밥 먹는 것 보다 그 사람들이 내 앞에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일단 너무 얼빠진 것처럼 행동하면
안 될 것 같아서 호텔 직원이 안내하는 자리로 가서 식사를 했다. 뷔페식이라 좀 이상한 것은 제외하고
내 입맞에 맞을 것으로만 고르니 토스트 빵 2쪽 쥬스 한 잔, 베이컨 몇 조각.. 소시지 2개 야채 셀러드에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먹는 마요네즈에 토마토케첩을 섞은 소스 등으로 접시에 얹어와 먹었다.
이런 식의 식사도 가끔 했던 터라 맛있게 먹었다. 최광진님은 첫 날부터 음식이 맞지 않아 어려워하는
듯 했다. 어지간한 나라에 가도 뷔페에는 김치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여긴 전혀 없었다.
스타들 틈에 식사를 하고 있자니 꿈인지 생시인지.. ㅎㅎ
식사 중 황교주랑 희세랑 내려와 식사를 하고 있었다. 킬러님과 이경석님은 아직 안보였다. 일단 식사 후
다시 올라가서 짐 챙겨서 내려오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황교주랑 희세랑 옷이 크다고 투덜거린다. 일단
입지 않은 옷들은 1L로 바꾸기로 하고 가져오라 했다. 우리 짐 챙기고 킬러님 방으로 향했다. 준비하고
식당으로 가는 것 확인하고 우리 먼저 로비로 갔다. 이미 버스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때문에
모두 기다리고 있다고 낸시가 재촉한다.
25인승 마이크로버스에 올랐는데 별들의 고향이 따로 없다. 제이슨이 보이고 동영상에서 보았던 여러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황교주랑 희세는 이미 맨 앞자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나도 대충 빈자리에 앉았는데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이름은 잘 모르겠다. 암튼 나중에 보니 헬기 엄청 잘 날리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복도 맞은편에 낮 익은 사람이 앉았는데 죄다 선글라스를 껴서 그 사람이 그 사람 같다.. 잠시 후
킬러님과 경석님이 오고 외국인 몇 명이 더 타고 버스는 출발했다. 한 10분쯤 가다 내 오른쪽에 탄 사람을
뒤에서 “앨^런~~” 하고 부르는 소리에 ‘아하, 요놈이 알랜이구나..“ 하고 알았다.
그리고 알렌이 내 앞에 앞에 앉은 저랑 비슷한 녀석에게 ”드에^니..“ 부르는 것을 보고 ’오호, 저 녀석이
데니구나...‘ 크크..
암튼 영어 좀 잘하면 이런 저런 이야기 좀 하고 싶었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얼라인 공장 쪽으로 갔다.
가는 동안 킬러님은 외국인들과 뭐라고 실실 웃으며 이야기하고 황교주랑 희세는 둘이서만 속닥거리고
나와 이경석님 그리고 조용히 창밖을 보다 외국 선수들 쳐다보다.. 하며 시간을 보냈다.
데니와 몇 몇은 pmp인지 mp3인지 암튼 모바일 기기로 음악 듣고 뭔가 열라게 뿅뿅거리며 지들끼리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얼라인 공장에 도착 후 잠시 내렸다. 희세랑 황교주랑 최광진님이랑 물만난 고기마냥
알렌, 데니, 제이슨 같은 선수들과 사진 한 장씩 찍고 즐거운 표정이다.
역시 우리나라 대표들은 모두 입에 담배 하나씩 물고 연기를 뿜어댔다. 다른 선수들은 얼라인 공장에서
자신들의 장비를 챙겨 다시 버스에 올랐다. 일단 메이에게 부탁하여 옷을 1L로 바꾸고 다시 담배를 또
물었는데.. 버스를 보니 모두 탑승하여 우리가 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여기서부터 우리들은 골초들로
찍히지 않았나 싶다. ^^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선수들 짐챙기느라 바쁘다.. 우측 사진은 데니, 떠오르는 별이라는 닉 막스웰,
미국내 top 10에 항상 오른다는 마커스 김
다시 버스에 올랐다. 자리바꿈이 좀 생겼는데 최광진님이 빈자리를 찾았고 거기 아담한 키에 동양인이 앉아있었다. 최광진님이랑 아는 사이인지 반갑게 인사하고 둘이 뭐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마커스 김이었다. 엔진헬기 하는 분들 사이에는 꽤나 유명한 선수였다. 내 자리 옆엔 아까 사람들이
“드에~니..”라고 부르던 녀석이 앉아있다.
그 놈도 나에게 말 걸지 않고 나도 말 안하고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30여분 후 드디어 얼라인 전용 비행장에 도착했다.
비행장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국내 대회도 가끔 보았지만 이처럼 북적거리고 활기찬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얼라인 비행장은 그리 큰 규모는 아니었으나 비행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전면에는 넓은 내가 흐르는
데 물은 별로 없고 넓은 돌밭으로 된 광활한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넓은 주차장이 있다 승용차 100여
대는 족히 주차할 만한 공간이다.
주차장을 지나 약 2미터 정도 높이의 제방이 있고 그 제방의 위에 폭은 약 70여 미터이고 잔디가 잘 가꿔있고
상시 쳐져있는 것 같은 대형 천막으로 갤러리들이 머물 자리를 만들고 전면에는 그물이 쳐있어 위험한 상황
에서 갤러리들을 보호하게 되어 있다. 아 앞쪽에 좌우 폭 100여 미터의 주기장이 있어 비행기나 헬기 등이
시동을 걸거나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어있고 가운데에 활주로 진입로가 있다.
활주로는 갤러리 석으로부터 50여미터 전방에 위치하며 길이는 200미터 가량 된다. 좌.우는 묘목장 이어서
비행기나 헬기 등이 떨어져도 인명피해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주변 8방에 모형 기체를 날려 육안으로
판별이 가능한 영역에는 민가나 도로 등 시설이 거의 없다. 그야말로 최고의 모형비행장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잘 정리된 비행장/구급차도 대기/전동알씨 로고 앞에서 희세..
사실 우리나라도 찾아보면 위 비행장 같은 자리는 아직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잘 관리하고
규모 있게 꾸려갈 만한 단체나 기업이 없는 것이 아쉽다. 모형비행기를 오랫동안 날리면서 느끼는 것인데..
물론 내 취미가 남에게 불편함이나 불쾌함을 주어서는 절대로 안 되겠지만 내가 하는 게 아니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사람들이 야속할 때도 있다. 또 현재 우리가 하는 것들을 그냥 장난감 갖고 노는 것으로 치부하고
철없다 하는 사람도 보게 되는데 우리가 향유하는 모든 과학기술과 문명들이 처음엔 다 부질없고 철없어
보이는 장난 같은 것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그 길고 긴 한강 고수부지 단 1킬로 구간에서 모형비행기 날리는 게 강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어서 금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모형비행기에서 나오는 매연이 무서운 사람들이 어떻게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그 탁한 도심에서 살아갈까? 모형비행기 소음이 싫은 사람들이 어떻게 더 심한 소음 속에서도
잘 살고 있는 것일까?
그 넓은 강변에서 시끄럽고 매연이 나오는 그 구간에서만 꼭 산책을 해야 하나? 참 모를 일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담그면 안 되고 교통사고 날 까봐 모든 도로에서 자동차 운행을 정지시키란 것과 뭐가 다른가?
우리 기술이 외국에 뒤진다고 한숨 쉬고 우리를 스스로 한심하게 여기는 이야기는 많이 듣지만 조그만 것
부터 우리 손으로 만들고 부시고 해가며 창조하려는 노력들을 얼마나 가치 있게 평가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 죄송합니다. 남의 비행장이 너무 부러워 잠시 이야기가 딴 길로 빠졌습니다.
비행장에는 이미 많은 얼라인 직원들과 대만 내 선수들 우리보다 몇 분 먼저 출발한 외국 선수들 동네 주민
등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경기장에 들인 노력이나 유명선수 초청한 거나 얼라인에서
꽤 정성을 들인 흔적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도 차에서 내렸다. 잠시 담배 한 대 태우고 나는 어리버리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도대체 내 짐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디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인지 모르겠다.
본부석 좌측을 보니 “trex600 3d 외국인 휴게소”, “협력업체 관람석”이라고 영문과 한자로 적혀있었다.
본부석 우측을 보니 “내국인 선수 휴게소” 도데체 나는 어디에 머물러야 하나? 주변을 봐도 우리 팀은
보이지 않았다.. 이 인간들이 어디로 간 거야? 이리 저리 찾아다니는데 희세가 부른다.
“형! 나, 사진 좀 찍어줘..”
돌아보니 한 외국선수 옆에 희세가 서있고 두 사람은 사진 찍을 포즈를 취한다. 우리 팀 끼리 있었다면
“하나, 두~울~, 셋!” 하고 셔터를 눌렀을 거다. 그러나 외국인이 포함되니 내입에서도 영어가 자동
으로 나왔다. “워~ㄴ, 투~우, 뜨리.. ” 크크.. 정말 신기하다. ㅎㅎ
나중에 희세가 그 사람이 데니라고 그런다. 아까 차에서 내 옆에 앉은 데니랑은 조금 다른데? 라고
생각했지만 서양 애들 모두 비슷한 선글라스 끼고 모자 씌어 놓으니 도무지 판별이 안 간다.
암튼 나중에 알았는데 알렌이었다. 그러고 보니 킬러님, 이경석님, 기동이, 희세, 거기다 최광진님
까지 스타들과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었던 거다.
이미 올라 온 사진 보면 알겠지만 유명 선수들과 사진 찍은 것에 내 사진은 별로 없다. 암튼 모두
사진 찍기에 빠져있다 (헬리넷에가면 황사장님과 제이슨이 찍은 사진이 있는데 내가 찍어준거다.. ^^)
우리가 점령하기로 한 자리 /처음엔 제이슨 일당이 득실 /결국 우리가 차지했다. ^^
우리 짐 어디 있냐고 물으니 trex600 3d 외국인선수 석에 있단다. 가보니 로직테크 양사장님이랑 이사님이
가방 지키고 있었다. 좀 어수선 한 상태에서 우린 피트테이블 하나를 점령하고 앉았다. 그리고 몰아서
담배물고 연기를 뿜어댔다.
처음에 천막 안에서는 안 피우려 했는데 데니란 친구가 담배를 물고 헬기를 만지작거리는 것 보고 나도
물었다. 그 후 우리 팀은 내내 그 자리서 연기 뿜어가며 경기를 관전했다. 연기 효과가 있었을까?
천막 하나를 완전히 우리가 독식했다. 지금 생각하면 매너 없는 사람들로 비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뭐 그 사람들도 담배 바닥에 비벼 끄고 휴지 버리고 다 했다..
그래도 우리는 떠날 때 우리들 자리 쓰레기 다 줍고 담배꽁초(특히 한국산 담배꽁초)남지 않게 다 주워 버리는
등 깔끔하게 했다. 어떻든 우리들은 당당하게 한자리 차지하고 않아 그 사람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우리 바로 옆 테이블은 제이슨과 그와 친한 알렌, 데니, 니겔, 마커스, 던컨 등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옆에서 헬기 튜닝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정말 친하게들 지낸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제이슨과 일당들”
이라고 불렀다.
/우리 저기 앉아도 되죠? (누구세요? -,-) /우리 옆테이블 니겔브라운선수 /제이슨과 그의 메니져..
비행장에는 개막행사와 중간 중간 이벤트로 보여줄 제트전투기, 헬기, 대형 아크로배틱용 비행기 들이 즐비했다.
아마 대만 내에 각 비행클럽 등에서 찬조 출연하는 모양이었다.
참가하는 모든 기체와 축하이벤트에 동원될 기체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이야기가 들렸고
(사실 중국어로 해서 못 알아듣는 분위기 파악으로 알아들음^^) 모두 기체를 앞으로 모으기에 우리도 따라서
각자의 헬기를 맨 앞줄에 놓았다. 이경석님은 날릴 기체를 미처 준비하지 못하여 덜 조립된 기체를 앞에 놓았
는데 사람들이 황당해 하기도 했다. 어떻든 우리는 전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놀았다. 왜냐하면 어디까지나
경기는 뒷전.. 즐기러 간 거니까. ^^
중:마커스김과 그의 부친/ 최광진님 아마 최광진씨는 이 때부터 마커스김에 대하여 자세히 알게된 것 같다.
우:삼삼 오오 대화에 여념없는 탑클레스 선수들
중/우: 축하 비행을 위해 모여든 대형기체와 제트전투기들..
모두 모여 단체사진을 몇 장 찍고 각자의 자리로 기체를 가져갔다. 잠시 후 사회자로부터 개막이 선언되고 몇
명 나와서 인사(중국어로 했음)하고 이어 2대의 헬기에 긴 줄로 되어 진 폭죽을 달고 비행장 상공을 선회했다.
중국영화에 나오는 명절날 터트리는 긴 줄의 폭죽이다. 이어 제트엔진이 달린 전투기와 제트엔진을 장착한
글라이더가 하늘로 올라갔다. 실기 같은 제트엔진 소리가 하늘을 가르고 모두 감탄하며 바라보았다.
대형 아크로기체들이 연막을 내뿜으며 하늘에 선을 그리고 온갖 재주를 다 부렸지만 역시 헬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인 행사라 그런지 그다지 감탄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았다. 비행기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개막
축하비행이나 경기 중간 중간에 이벤트로 행해지는 특이대형비행기들의 비행도 볼만했고 즐거웠다.
어디서 그런 대형 급 비행기와 전투기들의 비행을 볼 수 있겠나? 땅덩이 작아도 그런 대형기들을 맘껏 날리는
그 들이 부러웠다.
데모비행에 참가할 대형기체들.. / 모든 선수들과 기체들이 다 모여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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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3편으로 나누어 올렸었고.. 이후 회사일이 바빠져 차일피일 미루다 마무리를 못지었네요..
첫댓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올해 여름 휴가를 미뤄서 함 가볼까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