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자연은 늘 옳다...
전국황새모니터링을 시작 한지도 벌써 4년을 넘었다. 일본에서 방사한 황새가 김해 화포천과 봉화마을에 머물다 하동 진교로 날아든 황새 봉순이(봉화마을을 찾은 암컷 황새)를 2014년 처음 만났다.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를 마주하게 되었다.
보성과 하동 그리고 사천을 모니터링 한 이후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황새가 고흥을 찾았다는 단톡방 소식을 듣고...
그것도 황새 25개체가 관찰되었다고...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운전대를 잡았다, 소요시간 1시간 30분.
그렇게 고흥을 찾았다.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황새 관찰을 위해 망원경을 조작하는 사이 손이 시려왔다.
기능이 좋은 신형 망원경은 아니지만, 10년도 넘은 망원경이 담아내는 황새의 날개깃 하나하나 감사한 시간들이였다. 바람이 거세 제대로 담아낼 수는 없었지만, 같은 공간에서 황새를 바라보는 자체가 너무도 황홀한 행복이였다.
민물가마우지와 흰죽지오리 그리고 비오리랑 청둥오리도 ‘저 여기 있어요’라고 궁둥이 흔들며 망원경 렌즈에 들어왔지만, 오늘은 오롯이 황새가 주인공인 것이다.
그렇게 한창 탐조를 하며 삼각대 접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탐조하고 계시던 분이 이동을 위해 차를 천천히 이동하고 계신다. 그래서 삼각대 들고 꾸벅 인사를 했다.
인사에 답이라도 하듯 차가 멈추며 누군가 내린다.
전국황새모니터링에 활동하고 계신 섬진강 유역의 ‘사유수’선생님과 첫인사를 하고.
고흥호 가는 길에 날아가는 큰고니 20개체를 만나고, 고흥호 들녘에서 큰기러기 2,000개체, 황조롱이 2개체를 만났다.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은 저녁 석양에 내어주고 집으로 핸들을 돌렸다...
올 겨울은 유난히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고흥을 찾았다.
당연히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가창오리 60,000개체, 큰기러기 4,000개체, 큰고니 600개체, 노랑부리저어새 42개체, 재두루미 1개체, 먹황새 3개체, 황새 25개체와 흰죽지오리를 비롯해 오리류가 고흥호와 득량만을 찾은 것이다.
먹이가 있으면 머물고, 주변으로부터 위험요소가 없으면 계속 머물다 겨울을 보내고 곧 떠날 것이다.
단지 그 뿐이다.
그리고 내년에 이 곳을 찾았을 때 환경오염 등으로 먹이가 없던지 주변의 위험요소가 인지되면 곧바로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이다.
단지 그 뿐이다.
조만간 고흥을 찾을 것이다.
수리부엉이가 날고 황새가 날아드는 곳, 새들이 자연이 그들의 본성대로 살 수 있는 곳...
그래서 나는 또 고흥을 간다... 언제까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