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팔고 전원주택 지은 이유
아파트 팔고 전원주택으로 가다.
강남구 삼성동 61평형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37세)씨는 부인(34세)과 2명의 딸(6세, 4세)이 있다. 박씨는 강남에서 중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광우병 파동과 조류독감(AI)사태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식점은 안정적으로 월수입(2000만 원 정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박씨는 음식점 개업 시 빌린 대출이자를 매월 꼬박꼬박 상환하고 있는 중이다. 또 자동차 마니아인 그는 6개월에 한 번 정도 차량을 교체하는 고급 취미(?)를 갖고 있어 월수입에 비해 저축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박씨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현재 아파트(15억원)와 음식점 개업 시 빌린 은행대출 5억원(이자율 5.7%), 주식 및 금융자산 1억 원 가량이다.
집 줄여 대출 부담 줄이자
박씨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가 부담스런 상황이다.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 목적으로 대형평수의 아파트를 구입했지만 부모님께서는 오랜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현재 경기도 용인에 있는 전원주택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결국 아파트 구입 시 계획과 달리 박씨는 부인과 어린 두 명의 자녀와 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음식점 개업 시 대출받은 5억 원에 대해 매달 원리금으로 나가는 500만 원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박씨의 경우 자녀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좀 더 안정된 후에 다시 큰 평수로 옮기는 것도 늦지 않아 보인다. 평수를 줄여 옮기게 되면 주택구입 시 들어가는 각종 세금을 감안해도 2억 원 이상 남게 된다. 이 돈으로 대출을 일부 갚으면 가계를 꾸려가는 데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또 평수를 줄이게 되면 부동산 보유세 부담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관리비도 절약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소비는 최소, 저축은 최대
박씨의 경우 많은 젊은 부부들이 그렇듯 불필요한 지출이 많다. 두 자녀의 조기유학을 목표로 한 양육비 지출(영어유치원 취학)과 박씨의 고급(?) 취미가 가장 큰 문제다. 월 소득의 10%인 200만 원 정도를 박씨가 운영하는 음식점 근처의 은행 보통예금에 저축하고 있을 뿐이다.
젊고 의욕적인 박씨의 경우 음식점 사업이 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소비형태를 진행해도 당장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속적인 자녀교육 및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박씨 본인의 고급 취미는 가족과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 등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화목한 가족을 유지하면서도 미래를 위해 소득의 50% 정도인 1,000만 원 정도는 저축에 힘써야 한다.
음식점 개업 시 빌린 은행대출에 대한 이자의 경우, 중형 평수 아파트로 이사해 발생한 2억 원으로 대출을 상환하게 되면 매월 200만 원의 원리금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박씨가 취미생활을 변경하면서 매월 지출된 차량 구입비 500만 원과 100만 원 생활비 절약을 통해 총 800만 원 가량을 추가로 저축을 할 수 있다.
여유자금은 목적에 따라 분산투자를
박씨의 경우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지출부터 줄이는 게 중요하다. 또 저축과 분산투자 방법의 부재와 박씨의 갑작스런 사망 시 대처할 방법이 없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목적에 따라 저축금액을 분산투자할 것을 권한다.
우선 두자녀의 학비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1년 대학등록금 1,000만 원 시대가 도래했다. 대학 4년 동안 순수 등록금만 총 4,000만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씨의 두 자녀(6세, 4세)가 대학을 입학할 때쯤이면 순수하게 등록금만 1억 원 이상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 등록금 인상률 연 7~8%를 적용해 본 결과다.
이를 기준으로 지금부터 두 자녀의 대학등록금 각각 1억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10년 동안 월 45만 원씩 연 12%의 연복리 상품이어야만 가능하다. 즉 박씨의 경우 두 자녀를 위해서 매월 100만 원 가량을 ETF를 통한 장기 적립식 투자를 권유해 본다.
적립식이라 하면 펀드를 통한 적립식만 생각하게 되는데 인덱스펀드와 유사하게 KOSPI와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 펀드) 상품을 추천한다. 굳이 수수료만 비싸고 성격은 비슷한 인덱스펀드를 고집할 필요도 없고 ETF의 경우 배당수익도 쏠쏠하기 때문이다.
장기간의 적립식투자는 증권시장의 급등락이 오히려 미래의 높은 수익을 만들어 준다. 경제가 10년 이상 계속적으로 장기적인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증권시장은 우상향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급등락에 주저하지 말고 꾸준한 적립식 투자를 권한다.
예금만 하는 것은 돈 잃는 것
지금처럼 은행 예금에 전액 예치하기 보다는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투자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시대에 낮은 이율의 예금은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선 환금성이 좋고 은행 보통예금보다 금리가 좋은 증권사의 CMA계좌에 매월 300만원씩 저축할 필요가 있다. CMA계좌는 언제든지 찾을 수 있어 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 유용하다.
나머지는 성장성이 좋아 보이는 국내, 중국, 중동아프리카(EMEA) 관련 펀드에 400만원씩 적립식 투자를 권한다. 물론 펀드는 원금보장은 되지 않지만 국내, 중국, EMEA 등은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또 국가간 상관관계가 적은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 장기간 적립식 투자를 한다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수익을 높일 수가 있다.
또한 박씨의 갑작스런 사망 시 나머지 가족에게 닥칠 자금 부족을 대비하기 위한 종신보험 상품에 20% 정도의 투자를 권한다.
한가지 더 덧붙일 말은 이 같은 분산투자는 한 번 했다고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매년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통해 자기 신체의 변화를 체크하듯 정기적으로 전문가에 의해 진단을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고쳐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