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 책꽂이에는 그제 아침 15년여만에 다시 만난 대학 동창이 보내준 책 3권이 의젖하게 꽂혀있습니다. 그 책들을 쳐다보면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고 마치 농부가 추수를 앞 둔 누런 들녘을 쳐다보는 기분이랄까? 하여간 그렇습니다.
책이 생긴 과정은 이렇습니다. 포항제철 회계과에 근무하던 이 친구가 포항제철이 인도에 건설하는 제철소 현장에 관리 요원으로 파견되었다 일시 귀국했는데, 주변의 친구들로부터 제 얘기를 들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먼저 전화를 하고는 집에 방문을 했는데, 제방에 들어와 책장을 한 번훑어보고는 자기가 인도로 발령나기 전에는 일본 사무소에서도 한동안 근무했었다며, 뭐 필요한 책이 있으면 구해주겠다더군요. 마침 제가 모토후미 고바야시의 "도로 위의 괴물"이란 밀리터리 만화를 구하려고 몹시 애썼는데.그 만화책을 간행했던 "초록배 매직스"란 출판사가 문을 닫고 책은 절판돼서 구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일본에서면 그 책의 원본은 혹시 구할 수도 있지 않을까?해서 부탁했는데,(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아서, 못구하면 일본의 유명 모형잡지 "HOBBY JAPAN"이나 "MODEL ART"최근호를 구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원하던 책에다가 제가 좋아하는 밀리터리분야의 책 1권<밀리터리 클래식스 2007 여름호
(4호전차 특집)>과 요즘 대세인 건담에 대해 특집으로 다룬 <HOBBY JAPAN 2007. 10월호(2007 여름 - 건담 카니발)>를 더해 모두 3권을 보내준 것입니다.
책 안에 붙인 쪽지에는 "필요한 것 있으면 또 연락해라!"고 적혀있습니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우정을 보여주는 친구의마음씀씀이에 가슴이 울컥해집니다. 이런 좋은 친구를 둔 저는 분명 행복한 사람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