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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기(譯解 신事記)
제1장 조화기(造化紀)0[삼신개화도, 구족분포도]/·제2장 교화기(敎化紀)/·제3장 치화기(治化紀)
역해신사기발사(譯解신事記跋辭)
신사기(신事記)에 대하여
대종교의 경전 중 하나. <천부경>과 <삼일신고>의 내용이 기본교리에 관한 것이라면 이 경전은 한배검에 관한 역사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순한문체로 된 책으로, 서문과 발문이 없고 작자도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1906년 1월 초대교주인 나철이 독립운동차 도일하였다가 귀국하는 길에 백봉신사(白峯神師)의 명을 받았다는 두암(頭巖: 伯佺宗師)이라는 90세의 노인으로부터 <삼일신고>와 함께 전해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1923년 봄에 만주에서 대종교시교회(大倧敎施敎會)의 명의로 1차 간행되었다. 그 뒤 제3대 교주인 윤세복(尹世復)이 한글로 번역하여, <한얼일적음>이라는 이름으로 <한검바른길>이라는 책속에 포함시켜 1949년에 출판하였다.
내용은 조화기(造化紀)·교화기(敎化紀)·치화기(治化紀)의 3장으로 나누어진다.
<조화기>는 하느님·한배검이 우주만물을 창조한 것을 적은 것이다. 조화주(造化主)는 한인(桓因)으로서 무한한 사랑인 대덕(大德)으로 천국을 열고 천체와 만물을 창조하였으며, 신장(神將)과 선관(仙官)에게 각기 직분을 주어 우주 전체의 일을 맡겼다. 특히, 지구가 만물을 낳아 기르기에 적당한 곳이라 여겨서 나반(那般)과 아만(阿曼)이라는 1남 1녀를 두어 인류의 시조로 삼았다.
<교화기>는 한배검이 인간세계에 강림하여 참 이치를 가르쳤다는 내용이다. 교화주(敎化主)는 한웅(桓雄)으로서 한울사람(人)의 몸으로 나타나 무한한 슬기인 대혜(大慧)로써 대도(大道)를 세우고, 대교(大敎: 大倧敎)를 열어 백성들을 감화시켰다.
<치화기>는 한배검이 나라를 세우고 다스린 내용을 적은 것이다. 치화주(治化主)는 한검(桓儉)으로서 무한한 힘인 대력(大力)으로 곡식·명령·질병·형벌·선악 등 다섯가지 일(五事)을 주관하고 3선(三仙)·4령(四)으로 하여금 인간세상의 366가지 일을 다스리게 하였다. 즉, 팽우(彭虞)는 치산치수와 가옥을 맡고, 고시(高矢)는 농사와 화식(火食)을 맡으며, 신모(神母)인 비서갑(匪西岬)은 길쌈과 옷을 맡아서 의식주의 제도가 마련되었다. 또한, 신지(神誌)는 글자를 만들고 윤리를 가르치며, 지제(持提)는 풍속을 바로 이끌며, 숙신(肅愼)은 형벌을 맡아 간악함을 막으며, 수기(守己)는 선악을 맡아 선행을 권하여 상벌을 밝게 하고, 옥저(沃沮)는 질병을 맡아 때 이른 죽음이 없게 하니, 남녀·부자·군신의 제도가 마련되었다는 내용이다.《참고문헌》한검바른길(大倧敎總本司, 1949), 대종교중광육십년사(大倧敎倧經史編修委員會, 大倧敎總本司, 1971).
<대종교 김정신 대형>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3.
신사기(譯解신事記)
제1장 조화기(造化紀)
삼가 상고하건대, 만드는 임자인 조화주는 한임(桓因)이시니, 천국(天國)을 여시어 뭇누리를 만드시고, 대덕(大德)으로 만물을 기르시나니라.
[원문대조]흠계조화주(欽稽造化主)하니 왈한임[曰桓因]이시니 개천국(開天國)하사 조군세계(造羣世界)하시고 대덕(大德)으로 화육신신물(化育甡甡物)하시니라.
뭇신령들과 모든 밝은이들에게 명령하사, 제각기 직분을 주어 누리 일을 갈라 맡기시되, 먼저 해누리의 일을 행하시니라.
명군령저철(命羣諸嚞)하사 각수직(各授職)하여 분장세계(分掌世界)하실새 선행일세계사(先行日世界事)하시다.
해사자(日使者)는 불을 맡고, 뇌공(雷公)은 번개를 맡고, 운사(雲師)와 우사(雨師)는 물을 맡고, 풍백(風伯)은 대기(大氣)을 맡고, 여러 성관(星官)들은 칠백 누리들을 맡게 하시니라.
일시자(日使者)로 주대화(主大火)하고 뇌공(雷公)으로 주전(主電)하고 운사기우사(雲師塈雨師)로 주수(主水)하고 풍백(風伯)으로 주대기(主大氣)하고 열성관(列星官)으로 추칠백세계(主七百世界)하시다.
조화주께서 이르시기를, 아, 너희 신령들과 밝은이들아! 뭇별들 가운데서 오직 땅은 밝고 어둠이 알맞고, 차고 더움이 골라서, 낳고 기르기에 적당한 곳이니, 가서 너희들 제가끔 협화(協和)하여, 한울의 공적을 잘 밝힐지어다!
주약왈(主若曰) 자이영철(咨爾嚞)아 군성신중(羣星辰中)에 유지(惟地)는 명암중(明暗中)하고 한서평(寒暑平)하니 가적산육(可適産育)이라 왕여각해(往汝各諧)하여 극량천공(克亮天功)하라.
물건이란 낳음이 없는 것도 있고, 낳음이 있는 것도 있으니, 낳음이 없는 것은 불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낳음이 있는 것은 능히 불다가 마침내 멸함에 돌아가니라. 오직 낳음이 없는 것을 빙자하여서 낳음이 있는 것을 짓나니라.
물유무생(物有生)하며 유유생(有有生)하니 무생(生)은 불식불멸(不殖不滅)하고 유생(有生)은 능식(能殖)하여 경귀우멸(竟歸于滅)이니 유기자호무생(惟其藉乎生)이어사 유생작(有生作)이니라.
외짝 양(陽)으로써는 낳지 못하고, 또 외짝 음(陰)으로써는 변화시키지 못하며, 한쪽으로 기울면 도리어 이루지 못하나니, 둘이 서로 어울려야만 기를 수 있느니라.
독양(獨陽)은 불생(不生)하고 고음(孤陰)은 불화(不化)하며 편항(偏亢)이며 반려우성(反戾于成)이니 이자상감이화(二者相感而和)라야 내가자육(乃可資育)이니라.
진실로 낳되 변화하지 못하면, 이룰 길이 없나니, 암수(雌雄)가 짝함으로써 알을 낳고 번식하여 서로 전해 멸하지 말게 할지어다.
구생이불화(苟生而不化)면 무유성(無攸成)하나니 자웅이류(雌雄以類)하고 이란이식(而卵而殖)하여 상전물체(相傳勿替)하라.
신령과 밝은이들이 그 명령대로 저마다 제 직분을 행하되, 차고 더움과 마르고 젖고 하기를 때 맞게하여, 음양이 고르니, 기고 날고 탈바꿈질하고 헤엄질치고 심는 온갖 동식물들이 지어지니라.
영철(嚞)이 여명(如命)하여 각선궐직(各宣厥職)한 대 한열진습(寒熱震濕)이 이시(而時)하여 음양(陰陽)이 조(調)하니 행저화유재(行翥化游栽)의 물(物)이 내작(乃作)하니라.
다섯 물건들에서 빼어난 것이 사람인데, 맨 처음에 한 사나이와 한 여인이 있었으니, 나반(那般)과 아만(阿曼)이라. 한울가람(송화강, 松花江) 동서에 있어 처음엔 서로 오가지 못하더니, 오랜 뒤에 만나 서로 짝이 되니라.
오물지수(五物之秀)는 왈인(曰人)이라 궐시유일남일녀(厥始有一男一女)하니 왈나반(曰那般)과 아만(阿曼)이라 재천하동서(在天河東西)하여 초불상왕래(初不相往來)하니 구이후우(久而後遇)하여 여지우(與之偶)니라.
그 자손이 나뉘어 다섯 빛깔의 종족이 되니, 황인종·백인종·흑인종·홍인종 및 남색 인종이다. 먼 옛날 사람들은 풀 옷을 입고 나무 열매를 먹고 둥이에 살며, 굴속에서 지냈는데, 어질고 착하여 거짓이 없이 순진한 그대로이므로, 조화주께서 사랑하시사, 거듭 복을 주셔서, 그 사람들이 오래 살고 또 귀중하게 되어, 일찍 죽는 이가 없었나니라.
기자손(其子孫)이 분위오색족(分爲五色族)하니 왈황백현적람(曰黃白玄赤藍)이라 수초지민(邃初之民)이 의초식목(衣草食木)하며 소거혈처(巢居穴處)하니 양선무위(良善僞)하여 순연자재(鶉然自在)라 주애지(主愛之)하사 신석복(申錫福)하신대 기인(其人)이 수차귀(壽且貴)하여 무요찰자(夭札者)니라.
세대가 멀어지고 세월이 오래 되매, 낳고 기름이 번성해져서, 드디어 제각기 한 모퉁이씩 자리잡고, 적게는 일가 친척을 이루고, 크게는 한 부락을 이루었는데, 황인종은 넓은 벌판에 살고, 백인종은 호숫가에 살고, 홍인종은 남녘 바닷가에 살고, 남색 인종은 여러 섬들에서 살게 되니라.
세원년구(世遠年久)에 산육일번(産育日繁)이라 수내각거일우(遂乃各據一隅)하여 소위향족(小爲鄕族)하고 대성부족(大成部族)하니라 황거대황원(黃居荒原)하고 백거사막간(白居沙漠間)하고 현거흑수빈(玄居黑水濱)하고 적거대영안(赤居大瀛岸)하고 남거제도중(藍居諸島中)하니라.
다섯 종족 가운데 황인종이 가장 커서, 갈래들이 넷이 있으니, 개마산(蓋馬山) 남녘에 사는 이들은 양족(陽族)이 되고, 동녘에 사는 이들은 간족(干族)이 되고, 속말강인 송화강 북녘에 사는 이들은 방족(方族)이 되고, 서녘에 사는 이들은 견족(畎族)이 되니라.
오족(五族)에 유황(惟黃)이 대(大)하여 지유사(支有四)하니 재개마남자위양족(在蓋馬南者爲陽族)이오 동자위간족(東者爲干族)이며 재속말북자위방족(在粟末北者爲方族)이오 서자위견족(西者爲畎族)이 되니라.
아홉 겨레 백성들이 사는 데마다 풍속이 다르고, 사람들끼리 직업이 달라 혹은 거친 땅을 개척하여, 농사와 과수 심기를 일삼고, 혹은 언덕·들판에 있어 목축을 일삼고, 또 혹은 물과 풀숲을 따라가 고기잡고 사냥하는 일을 하게 되니라.
구민(九民)이 거이속(居異俗)하고 인이업(人異業)하니 혹척황(或斥荒)하여 주종수(主種樹)하며 혹재원야(或在原野)하여 주목축(主牧畜)하며 혹축수초(或逐水草)하여 주어렵(主漁獵)하니라.
제2장 교화기(敎化紀)
삼가 상고하건대, 가르치는 임자인 교화주는 한웅이시니, 한얼님으로써 사람이 되시사, 큰 도리를 세우시고 큰 교화를 베풀어, 어리석은 백성들을 감화시키시되, 한얼님 말씀[三一誥]을 널리펴시사, 뭇사람들을 크게 가르치시니라.
흠계(欽稽) 교화주(敎化主)는 왈한웅(曰桓雄)이시니 이신화인(以化人)하사 입대도(立大道)하시며 설대교(說大敎)하사 감화준준민(感化蠢蠢民)하시니라. 연신고(演誥)하사 대훈우중(大訓于衆)하시다.
교화주께서 이르시기를, 아, 너희 무리들아! 저 푸른 것이 하늘이 아니며, 저 까마득한 것도 하늘이 아니니라. 하늘은 허울도 바탕도 없고, 첫끝도 맨끝도 없으며, 위 아래 사방도 없고, 겉도 속도 다 비어서 어디나 있지 않은 데가 없으며, 무엇이나 싸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주약왈(主若曰) 자이중(咨爾众)아 창창(蒼蒼)이 비천(非天)이며 현현(玄玄)이 비천(非天)이라 천(天)은 무형질(形質)하며 무단애(端倪)하며 무상하사방(上下四方)하고 허허공공(虛虛空空)하여 무부재(不在)하며 무불용(不容)이니라.
한얼님은 위 없는 첫자리에 계시사, 큰 덕[大德]과 큰 슬기[大慧]와 큰 힘[大力]을 가지시고 한울 이치를 내시며, 수없는 누리를 차지하시고 만물을 창조하시되, 티끌만한 것도 빠뜨리심이 없으며, 밝고도 신령하시어 감히 이름지어 헤아릴 길이 없느니라. 소리[聲]·김[氣]으로 원하여 빌면, 친히 보임을 끊으시나니, 저마다의 본성에서 한얼 씨알을 찾아보라, 너희 머릿골 속에 내려와 계시느니라.
신(신)은 재무상일위(在上一位)하사 유대덕대혜대력(有大德大慧大力)하사 생천(生天)하시며 주무수세계(主數世界)하시고 조신신물(造甡甡物)하시되 섬진무루(纖塵漏)하며 소소영영(昭昭)하여 불감명량(不敢名量)이라 성기원도(聲氣願禱)면 절친견(絶親見)이니 자성구자(自性求子)하라. 항재이노(降在爾노)시니라.
한울은 한얼님의 나라이라, 한얼집이 있어 온갖 착함으로써 섬돌을 하고, 온갖 덕으로써 문을 삼았느니라. 한얼님이 계신데로서 뭇신령들과 모든 밝은이들이 모시고 있어, 지극히 복되고 가장 빛나는 곳이니, 오직 참된 본성을 트고[性通], 모든 공적을 다 닦은[功完]이라야, 한얼집에 나아가 길이 쾌락을 얻을지니라.
천(天)은 신국(신國)이라 유천궁(有天宮)하여 계만선(階萬善)하며 문만덕(門萬德)하니 일신유거(一攸居)오 군령저철(羣諸嚞)이 호시(護侍)하니 대길상(大吉祥)하며 대광명처(大光明處)라 성통공완자(性通功完者)라야 조(朝)하여 영득쾌락(永得快樂)이니라.
너희들은 총총히 널린 저 별들을 바라보라! 그 셈이 다함이 없으며, 크고, 작고, 밝고, 어둡고, 괴롭고, 즐거워 보임이 같지 않으니라. 한얼님께서 모든 누리를 만드시고, 그 가운데서 해누리 맡은 사자를 시켜 7백누리들을 거느리게 하시니, 너희 땅이 스스로 큰 듯이 보이나, 작은 한 알의 누리니라. 속불이 울리어서 바다로 변하고 육지가 되어, 마침내 모든 허울을 이루었으니라. 한얼님께서 김을 불어 밑까지 싸시고, 햇빛과 열로 쪼이시니, 기고 날고 탈바꿈하고, 헤엄질치고 심는 온갖 동식물들이 많이 불었느니라.
이관삼렬성신(爾觀三列星辰)하라 수무진(數盡)하고 대소명암고락(大小明暗苦樂)이 부동(不同)하니라 일신(一신)이 조군세계(造羣世界)하시고 신(신)이 칙일세계시자(勅日世界使者)하사 할칠백세계(七百世界)하시니 이지자대(爾地自大)나 일환세계(一丸世界)니라.
속불이 터지고 퍼져 바다로 변하고 육지가 되어, 마침내 모든 현상을 이루었는데, 한얼님이 기운을 불어 밑까지 싸시고, 햇빛과 열을 쬐시어 다니고·날고·탈바꿈하고·헤엄질치고·심는 온갖 동식물들이 번성하게 되었느니라.
중화진탕(中火震盪)하여 해환육천(海幻陸遷)하고 내성현상(乃成見象)하니라 신(신)이 가기포저(呵氣包底)하시고 후일색열(煦日色熱)하시니 행저화유재(行翥化游栽)의 물(物)이 번식(繁殖)하니라.
사람과 만물이 다같이 세 가지 참함[眞]을 받나니, 이는 성품과 목숨과 정기라, 사람은 그것을 온전히 받으나, 만물은 치우치게 받느니라. 참성품은 착함도 악함도 없으니, 이는 으뜸 밝은이로서 두루 통하며, 참목숨은 맑음도 흐림도 없으니, 이는 중간 밝은이로서 다 알며, 참정기는 두텁고 엷음도 없으니, 이는 아래 밝은이로서 잘 보존하되, 참함을 돌이키면 다같이 한얼님과 하나가 될지니라.
인물(人物)이 동수삼진(同受三眞)하니 왈성명정(曰性命精)이라 인전지(人全之)하고 물편지(物偏之)니라 진성(眞性)은 무선악(善惡)하니 상철통(上嚞通)하고 진명(眞命)은 무청탁(淸濁)하니 중철지(中嚞知)하고 진정(眞精)은 무후박(厚薄)하니 하철보(下嚞保)하나니 반진일신(反眞一신)이니라.
뭇사람들은 아득한 땅에 태어나면서부터, 세 가지 가닥[三忘]이 뿌리박나니, 이는 마음[心]과 김[氣]과 몸[身]이니라. 마음은 성품에 의지한 것으로서 착하고 악함이 있으니, 착하면 복되고 악하면 화가 되며, 김은 목숨에 의지한 것으로서 맑고 흐림이 있으니, 맑으면 오래 살고 흐리면 일찍 죽으며, 몸은 정기에 의지한 것으로서 후하고 박함이 있으니, 후하면 귀하고 박하면 천하게 되느니라.
유중(惟众)은 미지(迷地)에 삼망(三妄)이 착근(着根)하니 왈심기신(曰心氣身)이라 심의성(心依性)하여 유선악(有善惡)하니 선복악화(善福惡禍)하고 기의명(氣依命)하여 유청탁(有淸濁)하니 청수탁요(淸壽濁殀)하고 신의정(身依精)하여 유후박(有厚薄)하니 후귀박천(厚貴薄賤)하니라.
참함과 가닥(망령됨)이 서로 맞서 세 길을 지으니, 이는 느낌과 숨쉼과 부딪침이다. 이것이 다시 열여덟 경지를 이루나니라. 느낌에는 기쁨·두려움·슬픔·성냄·탐냄·싫음이요, 숨쉼에는 향내·술내·추위·더위·마름·물낌이요, 부딪침에는 소리·빛깔·냄새·맛·음탕·살닿음이 있느니라.
진망(眞妄)이 대자삼도(對作三途)하니 왈감식촉(曰感息)이라 전성십팔경(轉成十八境)하니 감(感)엔 희구애노탐염(喜懼哀怒貪厭)이오 식(息)엔 분란한열진습(芬寒熱震濕)이오 촉(觸)엔 성색추미음저(聲色臭味淫抵)니라.
뭇사람들은 착하고 악함과 맑고 흐림과 두텁고 엷음을 서로 섞어서, 가닥길[境途]을 따라 함부로 달아나다가, 나고 자라고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에 떨어지고 말지마는, 밝은이는 느낌을 그치며, 숨쉼을 고르게 하며, 부딪침을 금하여, 한 뜻으로 되어가서[化行], 가닥을 돌이켜 참함에로 나아가, 크게 한얼 기틀[신機]을 여나니, 성품을 트고 공적을 마침[性通功完]이 곧 이것이니라.
중(众)은 선악(善惡)과 청탁(淸濁)과 후박(厚薄)을 상잡(相雜)하여 종경도임주(從境途任走)하여 타생장소병몰(墮生長肖病歿)의 고(苦)하고 철(嚞)은 지감(止感)하며 조식(調息)하며 금촉(禁)하며 일의화행(一意化行)하여 반망즉진(返妄卽眞)하여 발대신기(發大신機)하나니 성통공완(性通功完)이 시(是)니라.
제3장 치화기(治化紀)
삼가 상고 하건데, 치화주는 한검이시니, 다섯 가지 일들(五事)을 맡으사 널리 인간세상을 유익케 하시며, 나라를 처음 세우사 법통을 만대에 드리우시니라.
흠계(欽稽) 치화주(治化主)하니 왈한검(曰桓儉)이시니 주오사(主五事)하사 홍익인세(弘益人世)하시며 조건극(肇建極)하사 수통만만세(垂統萬萬世)하시니라.
세 선관들과 네 신령들에게 명령하사, 공경히 직분을 주시어, 사람의 삼백예순 여섯가지 일들을 맡아 다스리게 하시니라.
명삼선사령(命三僊四)하사 경수직(敬授職)하여 주치인간삼백육십육사(主治人間三百六十六事)하시다.
{*세 선관들은 토지를 맡은 팽우(彭虞)와 글을 맡은 신지(神誌)와 농사를 맡은 고시(高矢)를 이름이요, 네 영장들은 풍백 지제(指提)와 우사 옥저(沃沮)와 뇌공 숙신(肅愼)과 운사 여수기(餘守己)를 이름이다.}
치화주께서 이르시기를, 아, 너희 선관과 신령들아! 땅이 열린지 이미 2만 1천 9백주이니, 사람이 생겨난 지 오래니라. 그러나 처음 거칠게 지어진 것이, 그대로 예와 같고, 질박함이 변하지 않아, 어리석음이 이와 같으니, 너희는 서로 각각 공경할지어다.
주약왈(主若曰) 자이선기령(咨爾僊暨)아 지벽(地闢)이 기이만천구백주(旣二萬千九百週)이니 민유생(民有生)이 구의(久矣)라 연이황조유고(然而荒造猶古)하고 대박불산(大朴不散)하여 시이준약자(是以蠢若玆)하니 이각흠재(爾各欽渽)어다.
팽우야, 너는 우관(虞官)이 되어 토지를 맡으라! 크게 거칠고 아직 열리지 못하여 풀과 나무가 얽히어 막혀, 백성들이 짐승과 함께 굴속에서 같이 지내니, 산을 뚫어 냇물을 파고 길을 내어, 백성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줄지어다.
팽우(彭)아 여작우(汝作虞)하여 장토지(掌土地)하라 대황미벽(大荒未闢)하여 회울경색(薈鬱梗塞)하여 민여수동혈(民與獸同穴)하나니 천산준천(穿山濬川)하며 통로(通路)하여 이전민거(以奠民居)하라.
신지야, 너는 사관이 되어 글을 맡으라! 말은 뜻을 드러내는 것이요, 글은 일을 기록하는 것이니, 옮음으로써 백성들 가르쳐 좇을 바를 알게 함이 오직 네 공적이니, 힘쓸지어다.
신지(神誌)아 여작사(汝作史)하여 장서계(掌書契)하라. 언창의(言彰意)오 서기사(書記事)니 교민이의(敎民以義)하여 사지소종(使知所從)이 유내공(惟乃功)이니 욱재(勖渽)어다.
고시야, 너는 농관이 되어 곡식을 맡으라! 백성들이 불로 밥지을 줄을 알지 못하고, 나무껍질을 벗겨 먹고 과일을 먹어, 그 생명에 해가 되나니, 토지의 성질을 보아, 높은 데는 기장을 심고, 낮은 데는찰벼를 심어, 씨뿌리고 거두기를 철따라 하되, 오직 부지런히 할지어다.
고시(高矢)아 여작농(汝作農)하여 주곡(主穀)하라 민부지취찬(民不知炊爨)하고 박수피함과(剝樹皮陷果)하여 유괴궐생명(有壞厥生命)하나니 상지의(相地宜)하고 고량하도(高粱下稌)하여 가색이식(稼穡以時)하대 유근(惟勤)하라.
지제야, 너는 풍백이 되어 명령을 맡으라! 위에서 베풀고 아래서 행함이 명령이요, 위에서 행하고 아래서 본받음이 교화이니, 그 명령을 거듭하되 바람이 땅에 불 듯 하며, 오직 고루하여야 교화가 이에 두루 퍼지리다.
지제(持提)아 여작풍백(汝作風伯)하여 주명(主命)하라 상시하행(上施下行)이 명(命)이오 상행하효(上行下效)가 교(敎)이니 신궐명(申厥命)하대 약풍재지(若風在地)하며 유화(惟和)라야 교사내변(敎斯乃徧)이니라.
옥저야, 너는 우사가 되어 병을 맡으라! 물과 흙이 고르지 못하고 음양이 어긋나서, 백성들이 흉하게도 일찍 죽나니, 미리 방법을 베풀어, 타고난 조화[和]를 상함이 없도록 가뭄에 비내리듯 하면, 이에 가히 순하게 받을 수 있을지니라.
옥저(沃沮)야 여작우사(汝作雨師)하여 주병(主病)하라 수토미평(水土未平)하고 음양건(陰陽愆)민사흉요(民斯凶殀)하나니 예시이도(豫施以道)하여 무벌천화(毋伐天和)를 약시우자(若時雨滋)라야 내가순수(乃可順受)니라.
숙신아, 너는 뇌공이 되어 명령을 맡으라! 효도하지 않음과 충성하지 않음과 공경하지 않음이 세도적이요, 부지런하지 않음과 명령에 순종하지 않음과 허물을 알고도 두려워하고 뉘우치지 않음 이 세가지 포악함이니, 위엄으로 억제하되, 밝게하고 삼가기를 우레같고 번개같이 하여야, 백성들은 이에 징계가 될지니라.
숙신(肅愼)아 여작뇌공(汝作雷公)하여 주형(主刑)하라 불효불충불경(不孝不忠不敬)이 삼적(三賊)이오 불근부적명지건불구회(不勤不迪命知愆不懼悔)가 삼포(三暴)니 위제명신(威制明愼)을 여정여전(如霆如電)이라야 민내징(民乃懲)이니라.
수기야, 너는 운사가 되어 선악(善惡)을 맡으라! 사람의 마음은 그저 망령되어, 구르고 변하여 떳떳함이 없나니, 착함은 단비요 악함은 가뭄이라. 상(賞)으로써 착함을 권장하되, 오직 미덥고 오직 공평하면, 백성들이 기뻐하여, 악을 버리고 착함을 좇기를, 상서로운 구름이 모여들 듯 하리라.
수기(守己)아 여작운사(如作雲師)하여 주선악(主善惡)하라 인심유망(人心惟忘)하여 전환미상(轉幻靡常)하나니 선유감림(善惟甘霖)이오 악유발(惡惟魃)이라 권선이상(勸善以賞)하대 유신유공(惟信惟公)이면 민열지(民悅之)하여 기악종선(棄惡從善)을 여상운집(如祥雲集)하리라.
또 비서갑신모(匪西岬神母: 단군한배검의부인)에게 명령하사, 길쌈을 맡게 하시며 이르시기를, 옷이란 차고 더움을 막는 것이요, 귀하고 천함을 표시하는 것이니, 여인들의 작업으로서 가위질하고 바느질하여, 백성들에게 베풀어 줄지어다.
우명비서갑신모(又匪西岬神母)하사 주방적(主紡績)하시고 왈의어한서(曰衣禦寒暑)하며 표귀천(表貴賤)하나니 작녀공(作女工)하여 내전내봉(乃剪乃縫)하여 용시어민(用施於民)어다.
팽우가 명령대로 토지를 개척하여, 산과 내에 터를 정하니, 고시는 비로소 곡식씨를 심어서, 백성들에게 화식(火食)하는 것을 가르쳐 주고, 비서갑신모께서는 처음으로 누에를 쳐서, 길쌈하는 법이 생겨, 음식과 의복과 거처의 제도가 정해지니라. 신지는 글자를 만들어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고, 옥저는 시절의 기운을 순하게 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일찍 죽는 일이 없게 하고, 지제는 풍속을 살피고, 숙신은 간약함을 금하며, 수기는 어질고 착함을 권하여 상과 벌이 분명하니, 남녀와 부자(父子)와 군신의 제도가 정해지니라.
팽우여명(彭 如命)하여 벽토(闢土)하며 전산천(奠山川)하니 고시(高矢)는 시파곡(始播穀)하여 교민화식(敎民火食)하며 신모(神母)는 시잠(始蠶)하사 방적흥(紡績興)하니 음식의복거처(飮食衣服居處)가 제정(制定)하며,
신지는 글자를 만들어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고, 옥저는 시절의 기운을 순하게 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일찍 죽는 일이 없게하며, 지제는 풍속을 살피고, 숙신은 간악함을 금하며, 수기는 어질고 착함을 권하여 상과 벌이 분명하니, 남녀와 부자와 군신의 제도가 정해지니라.
신지조문자(神誌造文字)하여 교이륜(敎彛倫)하고 옥저(沃沮)는 순시기(順時氣)하여 사민무요(使民無殀)하며 지제(持提)는 관풍속(觀風俗)하며 숙신(肅愼)은 금간궤(禁姦宄)하며 수기(守己)는 권인선(勸仁善)하여 상벌명(賞罰明)하니 남녀부자군신(男女父子君臣)이 제정(制定)하니라.
책 끝에 적는 말(譯解神事記跋辭)
이글은 본디 머리말과 뒷말이 없어, 어느 때 누구의 지음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글이 간결하며 예(古)스럽고, 한얼님의 사적이 다 갖추어져 있다.
중광전 4년 을사(서기 1905년) 겨울에 홍암(弘巖)신형이 두암(頭巖) 늙은이에게 친히 받으시고, 그 뒤에 백포(白圃)종사가 절안(節案)으로 상고하여 정리한 것을, 무원(茂園)종사가 종경 속에 편입하였다. 그래서 중광뒤 15(1923)년 계해년 봄에 대종교시교회에서 종경합부로 간행한 것이, 이글의 전해온 내력이다.
이제 다시 한글로써 번역하여 <역해 삼일신고>와 함께 인쇄하는 바이다.
-중광 뒤 40(1948)년 무자(戊子) 3월 5일 윤세복 삼가 적음
역해신사기발사(譯解事記跋辭)
차서(此書)는 본무서발(本無序跋)하니 하대수씨(何代誰氏)의 소작(所作)임을 수불능지(雖不能知)하나 문자(文字)는 간고(簡古)하고 신사(神事)가 필비(畢備)이다. 중광전사년을사동(重光前四年乙巳冬)에 홍암신형(弘巖神兄)이 두암옹(頭巖翁)에게 친수(親受)하시고 기후 백포종사(其後白圃宗師)는 절안(節案)으로 고정(考定)하시며 무원종사(茂園宗師)가 종경(倧經)에 편입(編入)하시니 중광후십오년(重光後十五年)인 계해춘(癸亥春)에 대종교시교회(大倧敎施敎會)에서 종경합부(倧經合部)로 간행(刊行)된 것이 차서 전래(此書傳來)의 개략(槪略)이다. 금자 국어(今玆國語)로 번역(飜譯)하여 역해삼일신고(譯解三一誥)와 동인(同印)하기로 모충(謀充)한다.
중광후사십년무자삼월오일(重光後四十年戊子三月五日)에 말학 윤세복 근지(末學尹世復謹識)
『대종교 한얼글』대종교총본사, 1990.
『역해종경사부합편(譯解倧經四部合編)』대종교총본사, 1986.
책 끝에 적는 말(譯解神事記跋辭)
이글은 본디 머리말과 뒷말이 없어, 어느 때 누구의 지음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글이 간결하며 예(古)스럽고, 한얼님의 사적이 다 갖추어져 있다.
중광전 4년 을사(서기 1905년) 겨울에 홍암(弘巖)신형이 두암(頭巖) 늙은이에게 친히 받으시고, 그 뒤에 백포(白圃)종사가 절안(節案)으로 상고하여 정리한 것을, 무원(茂園)종사가 종경 속에 편입하였다. 그래서 중광뒤 15(1923)년 계해년 봄에 대종교시교회에서 종경합부로 간행한 것이, 이글의 전해온 내력이다.
이제 다시 한글로써 번역하여 <역해 삼일신고>와 함께 인쇄하는 바이다.
-중광 뒤 40(1948)년 무자(戊子) 3월 5일 윤세복 삼가 적음
역해신사기발사(譯解事記跋辭)
차서(此書)는 본무서발(本無序跋)하니 하대수씨(何代誰氏)의 소작(所作)임을 수불능지(雖不能知)하나 문자(文字)는 간고(簡古)하고 신사(神事)가 필비(畢備)이다. 중광전사년을사동(重光前四年乙巳冬)에 홍암신형(弘巖神兄)이 두암옹(頭巖翁)에게 친수(親受)하시고 기후 백포종사(其後白圃宗師)는 절안(節案)으로 고정(考定)하시며 무원종사(茂園宗師)가 종경(倧經)에 편입(編入)하시니 중광후십오년(重光後十五年)인 계해춘(癸亥春)에 대종교시교회(大倧敎施敎會)에서 종경합부(倧經合部)로 간행(刊行)된 것이 차서 전래(此書傳來)의 개략(槪略)이다. 금자 국어(今玆國語)로 번역(飜譯)하여 역해삼일신고(譯解三一誥)와 동인(同印)하기로 모충(謀充)한다.
중광후사십년무자삼월오일(重光後四十年戊子三月五日)에 말학 윤세복 근지(末學尹世復謹識)
『대종교 한얼글』대종교총본사, 1990.
『역해종경사부합편(譯解倧經四部合編)』대종교총본사,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