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저는 우리집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어요"
걸음마를 겨우 뗀 소년이 이렇게 말하자 온집안에 난리가 났다.
이 나라에서 얼마 전에는 왕이 될 태자가 그 자리를 내던지고
지혜를 구한답시고 거렁뱅이가 되어 떠돈다더니
인도 거부의 외아들로 태어난 이 소년은 결국 전재산을 기부한 뒤
역시 지혜를 구하러 맨발 맨손으로 출가하였다,
붓다의 수제자인 수보리의 제자(붓다의 손제자) 시바리 존자 이야기다.
권력자의 자식으로 태어난 자들이 오만불손하지 않기가 얼마나 어렵고,
재벌 자식들이 돈의 유혹에 빠져 인생을 낭비하지 않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인류 역사상 얼마나 많은 권력자의 자식이 방탕하여 인생을 망쳤으며,
재벌의 자식들이 돈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비참한 인생을 살아간 이가 한둘이던가.
태자로 태어났지만 그 업에 빠지지 않은 사람은 고타마 싯다르타요,
황제였지만 권력을 버리고 역시 거렁뱅이 중이 된 사람은 순치황제요,
재벌 자식으로 태어나 그 돈에 빠지지 않은 사람은 시바리 존자요,
재벌이 되었지만 그 돈의 수렁에서 빠져나온 사람으로는 존 로커펠러(록펠러), 빌 게이츠, 워렌 버핏, 유일한 같은 사람들이 있다.
바둑 잘 두면 평생 바둑만 두다 죽고
솜씨 좋은 목수는 평생 나무 깎다 죽는다.
춤 잘 추면 발가락이 닳도록 춤 춰야 하고
노래 잘하면 목이 터질 때까지 노래해야 한다.
호랑이 멋진 가죽은 사냥꾼의 총이 겨누는 표적이요
코끼리 어금니와 코뿔소 뿔은 밀렵꾼의 톱이 노리는 밀수품이다.
그래서 지혜를 구하는 이들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부터 버리고, 끝내 자아마저 버렸다.
버리고 버려서 뭐가 되느냐고?
궁금하면 공부하시라.
쉽게 구해지는 건 수상한 것이다.
* 용인에 오신 시바리 존자(국제여래선원)와 내 거실에 계신 시바리 존자
- 우리는 아나파나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