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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천(山川)
[금강연(金剛淵)]
○ 김세필(金世弼)
金剛淵傍月精寺 금강연 옆 월정사,
白日驚雷吼怒龍 한낮에도 우레 치며 노한 용 울부짖는다.
不惜飛流侵客坐 날리는 물방울 앉아있는 나그네 적셔,
十年塵土洗衰容 십 년 묵은 세속티끌 늙은 얼굴에서 씻어낸다.
[백양진(白楊津)]
○ 김시습(金時習)
白楊津晩渡 백양진 저물녘 건너니,
波殘石粼粼 물결 잔잔하게 돌에 부딪친다.
牧笛烟村暮 목동의 피리소리 저무는 마을 연기 속에 울려 퍼지고,
漁歌秋水濱 가을 물가엔 어부의 노래 소리.
蒹葭含白露 갈대는 흰 이슬 머금고,
黍稷弄黃雲 기장은 누렇게 익어 출렁이는데,
寂歷山城裏 적막한 산성 속.
砧聲處處聞 다듬질 소리 곳곳에서 들린다.
[용연진(龍淵津)]
○ 김세필(金世弼)
古津何事水如涇 옛나루 무른 일로 경수 닮았을까.
波面無由鑑色形 물결이는 수면 까닭없이 파란 산과 하늘 담궜다.
莫是蜿蜒潭底物 어두운 곳 꿈틀꿈틀 물밑의 짐승.
故敎黝碧閉幽靈 그래서 검푸른 물로 그 모습 가두었지.
平昌郡北古龍淵 평창군 북쪽 오래된 용연.
崖壁縱橫列後前 절벽 멋대로 비껴 앞뒤로 벌려있다.
晩泊鳧舟波不起 저물녘 부주 멈추니 물결 일지 않고,
秋風聊爲客愁眠 가을 바람만 잠 못드는 나그네 달랜다.
2. 고적(古蹟)
[진부역(珍富驛)]
○ 권적(權迪)
古驛名珍富 옛 역이름 진부,
名珍富意何 진부라 이름한 까닭은 무엇.
雪堆山玉滿 눈 쌓이니 산에는 옥이 가득,
柳拂路金多 버들 떨어지니 길에는 금도 많다.
溪鯉跳紅錦 시냇물 잉어 노을 진 강물에서 뛰고,
村烟散碧羅 마을 연기 푸른 비단으로 퍼진다.
眼前雙戶長 눈앞에 두 분 호장(戶長),
銀縷鬢毛華 귀밑머리 은실처럼 아름답다.
3. 제영(題詠)
○ 정탁(鄭擢)
枕山樓谷有民居 산 베고 골짜기에 깃들여 백성들 집 있는데,
古縣蕭條數里餘 옛 고을 수리에 걸쳐 쓸쓸도 하구나.
歲久苔㾗封瓦屋 세월 오래되니 기와 지붕에는 이끼만 끼어 있고,
雨晴嵐翠滿庭除 비 개이니 뜰에는 남취만 가득하다.
○ 윤홍(尹弘)
雨餘芳草遍村蹊 비온 뒤 어여쁜 풀 마을길에 가득한데,
雲餘靑山當屋角 구름 걷힌 푸른 산은 집 모퉁이에 걸렸다.
○ 정구진(鄭龜晉)
偶尋流水到源窮 우연히 흐르는 물 쫓아 산밑까지 이르니,
空見桃花錦浪重 복숭아 꽃 뵈지 않고 비단 물결만 출렁출렁.
洞裏仙家何處是 굴속 신선의 집 어느 곳에 있는가.
白雲深鎖萬株松 흰구름 깊이 잠긴 곳 일만 소나무.
○ 정도전(鄭道傳)
中原書記今何方 중원(中原)의 서기는 지금 어디 있는가,
古縣蕭條舊山角 옛 고을 쓸쓸한 예전 산의 모퉁이일세.
地到門前容兩車 땅은 문 앞에 이르러 두 대의 수레 용납할 만하고,
天低嶺上僅三尺 하늘은 고개 위에 나즈막하여 겨우 세 치뿐.
秋深禾穗散沙田 가을 깊으니 벼이삭은 모래밭에 흩어지고,
歲久松根緣石壁 세월 오래되니 소나무 뿌리는 석벽에 엉겨있다.
行路難於蜀道難 정선 가는 길은 촉으로 가는 길보다 어렵고,
還家樂勝錦城樂 집으로 돌아가는 기씀은 금성(錦城)의 즐거움보다 낫구나.
○ 이지직(李之直)
且喜吾民奠厥居 우리 백성을 기쁘게 하여 그 거처를 편안하게 하고,
朝暮烟火食贏餘 아침저녁 밥 짓는 연기에 식후에도 남음이 있네.
不堪奔走爲形役 더 분주하지 않게 역(役)을 받고,
又見光陰逼歲除 또한 시간의 돌아보니 세 밑이 다 되었구나.
城裡笙歌循吏化 성안에 울리는 생가(笙歌)소리는 이속(吏屬)을 교화하고,
壁間珠玉古人書 벽속에는 주옥같은 고인의 서적들.
從今我欲投簪紱 지금부터 내가 걸친 것을 벗어던지고,
閑向東溪趂漉魚 한가롭게 동쪽 계곡으로 달려가 고기잡이할거나.
○ 남긍(南兢)
霞標異境覆丹崖 노을은 기이한 경치 표시하여 돌벼랑을 덮었고,
雲護危峯穿翠壁 구름은 높은 봉우리 보호하며 푸른 절벽을 뚫었다.
騎馬猶歌行路難 말을 타고도 오히려 가는 길 험난한 것 노래하니,
逢人試問歸田樂 사람 만나면 돌아가 농사 짓는 즐거움 물어나 보리라.
○ 김수녕(金壽寧)
駸駸馹騎不遑居 빨리 달리는 역마 타고 머물 시간 없어,
直到山陰廣漢餘 곧바로 산 그늘의 넓은 곳에 이르렀다.
司馬遠遊良未己 사마천처럼 멀리 유람하는 일 진실로 끝나지 않았고,
元龍豪氣不曾除 원룡 같은 호기는 일찍이 없어진 적 없었다.
澆愁可得樽無緣 근심 씻는데 술동이에 술이 없을 수 없나니,
述興還能篋有書 흥취를 서술하니 도리어 상자에 책이 있다.
奇絶玆遊冠平昔 기이하기 그지없는 이 유람 내 생애 으뜸인데,
笑他蠱簡作蟫魚 책 속의 좀벌레 같은 생활 우습기만 하구나.
○ 강희맹(姜希孟)
昨日曾從大嶺來 어제 대관령에서 왔는데,
梯瀛萬里轉羊角 만 리 여행길은 양뿔을 돌아온 듯.
懸崖絶磴怯縈紆 아스라한 벼랑과 돌길은 뒤얽혀 돌기가 겁이 나고,
古木蒼藤迷咫尺 고목과 푸른 등나무는 지척의 거리도 헷갈린다.
脚底己知尋坦道 발 밑은 이미 평탄한 길 찾을 것을 알지만,
夢中猶覺緣靑壁 꿈 속에서 오히려 푸른 절벽 기어오른다.
百憂散盡魯城春 온갖 시름은 노성의 봄을 흩어놓으니,
置酒高談日爲樂 술을 놓고 고아한 이야기하며 매일 즐거움을 삼는다.
○ 이황(李滉)
月黑津頭也不迷 달도 없는 나루터에서 미혹되지 않고,
喚舡橫渡入山蹊 배를 불러 건너서 계곡으로 들어가네.
心懸步步馳危棧 걸음마다 마음조리며 위태한 잔도를 치달리고,
目想灘灘泝暗溪 눈으로는 여울을 그리며 어두운 시내를 거슬러 간다네.
鼓角凌雲虎遁跡 고각(鼓角)이 높이 울리니 호랑이 자취 감추고,
松明穿樾鳥驚棲 소나무 녹음이 밝아지며 새들이 놀라 깃든다.
他年萬狀皆新境 예전의 만상이 모두 새로운 경지(境地)이니,
始覺高深豁眼齊 비로소 높고 깊음을 깨닫는데 트인 골짜기 눈앞에 펼쳐지네.
○ 이시무(李時茂)
匝行蒼栢繞官居 푸른 잣나무는 관거(官居)를 둘러치고,
老守年來手植餘 노수(老守)가 와서 손수 심은 것이라네.
遺愛敢期無剪拔 아낌을 굳게 기약하여 잘라내지 못하니,
淸陰剛爲護堦除 청음(淸陰)이 무성하게 섬돌에 드리우네.
新春復較耕田課 새 봄이 다시오면 경전을 부과하고,
閑日唯翻種樹書 한가한 날에는 나무 심는 글을 번안하네.
忽憶歸山柗桂長 홀연히 옛적 산의 송계(松桂)가 오래도록 떠올라,
一宵敀興目如魚 온밤 내내 흥취를 돋우니 눈이 고기처럼 되었네.
○ 이정립(李廷立)
恭趍東郡問親居 동쪽 고을로 공손히 달려와 어버이 계신 곳을 묻노니,
列峀淸香興有餘 늘어선 산봉우리의 맑은 향기에는 흥취가 남음이 있네.
樂事眼前供笑語 즐거운 일로 눈앞에서 함께 담소하고,
浮名身外任乘除 뜬 이름은 몸 밖이나 잘되고 못 되는 일 있네.
三年爲吏羞干祿 삼년 간 벼슬하여 봉록을 구함 부끄럽고,
一月遊山勝讀書 한 달간 산을 유람함은 독서보다 낫네.
從此又生觀海許 이에 또 바다까지 볼 수 있게 되었으니,
釣竿高掛北溟魚 낚싯대에 북명어(北溟魚)를 높이 걸리라.
爲愛官居似野居 관청이 시골집 같아 좋으니,
鯉趍今復二年餘 부모님 떠나온 지 지금 다시 2년 남짓이네.
方成綠水靑山許 바야흐로 녹수와 청산이 허락한다면,
欲試黃精白髮除 황정(黃精)으로 백발을 없애보리라.
梅發漢關逢驛使 매화가 한관(漢關)에 피니 역사(驛使)를 만나고,
鴈回春峽少鄕書 기러기가 봄 골짜기를 맴도니 고향 편지가 적네.
雲宵舊侶休相憶 하늘 끝 옛 벗 그리움 끝이 없기에,
我已來焚學士魚 나는 이미 학사의 은어를 불태워버렸네.
○ 황정욱(黃廷彧)
曾將碩德廟堂資 일찍이 큰 덕으로 조정의 일꾼 되고자 하였는데,
來撫東入道殣時 진무하러 동헌에 드니 길에 굶어 죽는 때였네.
不肖幸䏈芳躅後 불초자는 다행히 꽃다운 자취 뒤를 이었고,
白頭蓮㠳愧無焉 하얀 머리는 막부에서 부끄러움이 없네.
德業當年做格天 덕업(德業)은 당년에 하늘을 감격케 했고,
盛恩猶在數行牋 성은(盛恩)은 오히려 몇 줄 교지에 있네.
古臺蕪沒溟州■ 옛 누대는 황폐해져 명주의 ■■에 묻혔으나,
遺愛還如未去前 남겨진 사랑 아직도 떠나가기 전과 같다네.
○ 최효건(崔孝騫)
靑山萬畳護官居 청산은 만 겹으로 관청을 호위하고,
邑里纔能十室餘 고을은 겨우 십여 남짓 되네.
古木寒天人易感 고목과 찬 하늘에 사람은 쉽게 느끼고,
白雲流水歲空除 하얀 구름과 흐르는 물에 한 해 어느 덧 저무네.
二賢仁智千年樂 두 현인의 어짊과 지혜는 천 년의 즐거움이고,
三鄭文章一壁書 세 정씨의 문장은 한쪽 벽의 글이네.
落日登臨春澤滿 해질 무렵 올라보면 봄 못에 물 가득하니,
莫言盤上饌非魚 소반 위에 물고기 반찬 아님 탓하지 말라.
一路如絲去不窮 외길은 실 같아 끝없고,
靑山畳畳水重重 청산은 첩첩 물은 겹겹이네.
夜深虛館愁無寢 밤 깊은 텅 빈 관아에서 수심에 잠 못 이루고,
雲盡寒天月在松 구름 다한 찬 하늘에 달만이 소나무에 걸렸네.
○ 이욱(李稢)
度密穿深奧轉迷 빽빽하고 깊은 숲 뚫고 가니 더욱 희미하나,
萬林秋色映山蹊 오만 숲의 가을빛이 산길을 비추네.
千尋石棧臨危壑 천 길 돌다리가 위태한 골짜기에 걸렸고,
百尺虹橋侵碧溪 백 척 무지개다리 푸른 시내를 범했네.
形役幾年空汩汨 일에 구속받던 몇 년 간은 헛되이 골골했고,
巡宣此日復棲棲 다스리는 이 날에는 다시 바쁘다네.
明朝更向原州路 내일 아침에는 다시 원주로 향하리니,
鳥道連天雲與齊 험한 길은 하늘에 이어져 구름과 나란하리라.
○ 정두원(鄭斗源)
悠悠浮世百年窮 유유히 뜬세상은 백년이면 다하고,
依旧春山歲萬重 예전처럼 봄 산은 해마다 만 겹이라.
昔日池臺今尙在 옛날 못과 대는 지금도 있으니,
夜深虛月映疎松 깊은 밤 덩그런 달은 성긴 소나무를 비추네.
○ 유지발(柳之發)
使君居似野人居 태수의 거처 시골사람 집과 비슷하고,
窮峽棲棲二載餘 궁벽한 골짜기에서 깃든지 두 해 남짓.
農課慢勤爲上務 농사에 힘쓰라 권함이 가장 중요한 일이고,
弊遭煩撓必先除 관아에서 번거로운 일은 먼저 제거해야 하네.
松牌處處彰仁政 송패(松牌)가 곳곳에서 어진 정치를 드러내고,
鈴索寒寒罕簿書 설렁줄 차디 차 공문 드무네.
報道夕盤登雪膾 저녁 소반에 오른 생선회는,
石磯新釣大江魚 낚시터에서 방금 낚은 큰 강 물고기라 알려오네.
○ 윤순거(尹舜擧)
每恨桃源去路迷 도원으로 가는 길 희미해 매번 한스러웠는데,
載欣環翠是仙居 환취루(環翠樓)가 신선의 거처임을 이제 기뻐하네.
林森古栢紆蒼嶺 울창한 늙은 잣나무 푸른 고개 감쌌고,
宛轉晴波漾碧溪 굽이치는 맑은 물결은 푸른 계곡에 출렁이네.
谷邃淵泓龍自在 골 깊고 못 깊으니 용이 절로 있고,
桐疏竹苦鳳還棲 오동나무 성글고 대나무 적지만 봉황이 도리어 깃드네.
淸齋晝永無餘事 말쑥한 서재에 낮은 길고 달리 할 일 없으니,
泛盎時惟辨酒齊 동이에 가득가득 술을 걸러내네.
○ 김일(金鎰)
幽僻寬閑稱邑居 궁벽하나 넓고 한가로워 읍내에 걸맞고,
村民無事鑿井餘 시골 백성은 우물 파 마시는 외에는 일이 없네.
年租菽未時時免 연조(年租) 콩으로도 때마다 면하지 못하니,
旧弊要將次次除 구폐(舊弊)는 꼭 차차 제거하리라.
政簡訟淸猶可冀 정사 간단히 하고 송사 밝게 함이 오히려 바랄만 하니,
風淳俗美亦堪書 풍속이 순미함 또한 기록할 만하네.
一年勝事寧冝員 한 해 동안의 멋진 일들을 어찌 셀 수 있으랴,
遊賞前川可膾魚 앞개울에 유람하며 물고기 회칠 만하네.
○ 정립(鄭岦)
宴罷瓊林久索居 잔치 끝난 아름다운 숲에서 오래도록 쓸쓸히 지내고,
旧遊如㒱幾人餘 옛 놀던 일 꿈같은데 몇 사람이 남았는가.
重逢峽裏三春暮 골짜기에서 다시 만나니 늦봄마저 저물고,
一笑樽前萬事除 술 잔 앞에서 한 번 웃으니 온갖 일 사라지네.
東閣落紅攛几案 동각(東閣)에 지는 꽃잎 안석과 책상에 떨어지고,
北山濃翠濕琴書 북산(北山)에 짙푸른 빛깔 거문고와 책에 스미네.
從知此會皆君寵 이제야 이 만남 모두 임금의 은총임을 알겠으니,
莫歎衰年佩左魚 쇠약한 나이에 좌어(左魚)를 찼다고 탄식하지 말라.
○ 성이민(成以敏)
官舍聊同隱者居 관사(官舍)는 은자의 거처와 같고,
開筵芳草落花餘 꽃 진 나머지에 어여쁜 풀 위에 잔치를 여네.
主人辦却盃盤侈 주인 술상 사치함을 힘써 물리치니,
上客歡然禮數除 상객은 기뻐하며 예수(禮數)를 없애네.
玉節暫從軒外駐 왕의 사신은 잠시 와서 난간 밖에 머물고,
淸詩催向壁間書 맑은 시는 재빠르게 벽 사이에 쓰이네.
書來替作甘棠詠 글로 감당의 읊음 대신하니,
護以紗籠辟蠹魚 사롱(紗籠)으로 감싸 책벌레를 막네.
○ 이오(李璈)
郡齋孤寂與誰居 관청이 고적하니 뉘와 거처할까,
養盡霜毛坐嘯餘 서툴게 다스리던 나머지에 머리만 쇠었네.
俄報仙軿回嶺路 신선 수레 고개 길을 돌았다고 갑자기 알려오니,
催呼童子掃庭除 동자를 재촉해 뜰을 쓸게 하네.
春風座上人如玉 자리 위에 봄바람 부니 사람은 옥 같고,
夜雨樽前話勝書 술잔 앞에 밤비 내리니 이야기가 글보다 낫네.
此日淸遊諧宿願 오늘 맑은 놀이에 묵은 소원 풀고자,
拂衣歸釣鏡湖魚 옷소매 떨치고 돌아가 경호의 물고기를 낚시하네.
○ 홍처량(洪處亮)
郡角吹殘罷暮衙 고을 뿔피리 울려 저녁 아문 파하니,
官廚酒薄啜山茶 관청 부엌 술 박하여 산 차를 마시네.
崎嶇窖路千重嶺 험악한 좁은 길은 천 겹 고개에 있고,
蕭瑟人烟十毁家 쓸쓸한 인가는 열 곳 무너진 집에서 나네.
栗谷文傳天下口 율곡의 문장은 천하 사람의 입에 전하고,
按廉詩■壁間紗 안렴의 시는 벽 사이 비단에 ■■.
漁舟豈識桃源境 고깃배가 어찌 도원(桃源)의 경계를 알랴,
只恐波漂洞裡花 다만 파도에 골 속 꽃이 떠내려갈까 걱정이네.
○ 정후경(鄭厚卿)
架漏悠悠到幾齡 서까래 구멍이 나고 유유히 몇 해가 되었는가,
一時興廢頓蘇醒 한번 흥하고 폐함을 갑자기 깨닫겠네.
新功忽看飛翬閣 새 공로로 날아갈듯 한 누각을 갑자기 보고,
旧勢仍依立鴈庭 옛 모습 그대로 뜰은 나란하네.
花木添芳明案牘 꽃나무는 아름다움 더하여 책상 편지 밝히고,
池塘動邑賁窓欞 연못에 마을 비추어 창틀을 꾸미네.
魯城從此絃歌化 노성은 이제부터 현가로 교화하여,
春盡鳴琴訟牒停 봄철 내내 거문고를 울리면 송사가 멎으리라.
○ 정호(鄭澔)
十室官如斗 작은 고을 관아는 말 같지만,
流傳古魯城 옛 노성(魯城)이라 전하네.
賦徭從簡昜 부역과 요역은 간이하게 하고,
修繕費經營 수선에는 노력을 다하네.
俗樸民無訟 풍속이 순박하여 백성은 송사가 없고,
境幽客罕迎 경계는 그윽하여 나그네 드물다.
牛刀政成日 경륜을 펼쳐 정사가 이루어지는 날에는,
絃誦佇聞聲 거문고 소리를 서서 들으리라.
○ 이중협(李重恊)
山圍見天小 산이 둘러싸 하늘 작게 보이는데,
中有一江流 가운데로 강이 하나 흐르네.
緣江路紆曲 강 따라 길 구불구불하고,
㓸石劣客輈 돌에 깎여 나그네 수레 망가지네.
濕雲暗磯渚 젖은 구름은 물가를 어둡게 하고,
日落征旆愁 해가 지니 나그네는 근심이네.
官吏列炬迎 관리들 횃불 들고 맞이하니,
錯落如星毬 여기저기 마치 별빛 같네.
但聞江流響 다만 강물 소리는 들었는데,
不見江花幽 그윽한 강가 꽃은 보지 못했네.
夜宿平昌郡 밤에 평창군에서 묵으니,
酒香薦珎羞 향기로운 술과 진수성찬을 올리네.
敢云行役疲 감히 여정이 피로하다 말하랴,
千里分民憂 천리 길에 백성의 근심을 나누네.
첫댓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강원도지에 있는 것을 옮겨놓은 겁니다.
@두릉산인 감사합니다.
혹시 백양진이 어딘지알시나요?
漢字로 어떻게 쓰는지요?
김시습의 시 중에 백양진(白楊津)이란 시가 있습니다.
방림역, 대화역, 평창객사, 마제진, 응암굴에 대한 시도 있어 내일 사진 찍으러 갈려는데
백양진은 어디 나루터 같은데 알 수가 없네요.
@두릉산인 지금의 주진리 옛 나루터로 짐작됩니다. 白자가 舟자로 둔갑된건지...
지금의 주진리 옛 나루터로 짐작됩니다. 白자가 舟자로 둔갑된건지...
방림에서 평창 가다가 평창 바로 전에 있는 곳을 말하는 것이죠?
@두릉산인 예ㅡ.
이이(李珥) <1536년(중종 31)- 1584년(선조 17)
자 叔獻 호 栗谷, 石潭, 본관 德水 시호 文成公 >
平昌 環翠樓。贈主守金成卿。
川聲樹影晚來淸。迥倚虛樓爽氣生。
천성수영만래청。형의허루상기생。
雲濕四山人語少。細風時韻閤前鈴。
운습사산인어소。세풍시운합전령。
냇물소리 나무 그림자 저물녘에 맑은데
홀로 기댄 빈 누각에 상쾌한 기운 이네.
구름 젖은 사방 산엔 사람 소리 드물고
때로 부는 실바람에 누각 앞의 방울 우네.
평창에 관련된 시라 한 번 풀어 보았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