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층낚시의 가장 큰 묘미는 목내림입니다. 이전의 낚시 기법들에서는 목내림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항상 고정된 채비를 고정된 지점에 두고 사냥하듯 기다리거나, 집어를 한다고 해도 먹이는 순간에만 집중하는 형태로 낚시를 했기 때문에 그 낚시의 과정이 일일히 읽혀지지도 이해되지도 않고 오직 낚시하는 사람의 감각에 의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외의 정보들은 포인트, 그 계절에 적합한 미끼의 종류, 입질의 강도에 대한 포착과 빠른 손놀림 같은 것이 더욱 관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중층낚시는 이런 것들과는 사뭇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포인트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은 관리형낚시터가 보편화되어가는 상황에서는 일부저수지의 경우가 되어있습니다. 그것 보다는 오히려 공략수심층이 더 중요합니다.
먹이의 종류도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먹이가 무엇인가 보다 그것을 어떻게 운용하는가가 더 중요한 해법이 됩니다. 고기를 잡아 내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입질을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중층낚시는 채비를 선정하고, 셋팅하고, 떡밥을 배합하여 섞어서 원하는 터치를 만들고, 그것을 또 운용하는 과정 전부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것에서 한 가지가 부족할 때마다 조과의 능력이 5~10% 혹은 그 이상 반감 합니다. 여러가지가 부족하다면 옆 자리에 앉아서 수십배의 조과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살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바로 '목내림'입니다.
이 목내림의 과정을 통해 자신이 공략하는 층이 올바른지, 낚싯대의 길이가 맞는지, 찌의 부력은 적절한지, 원줄의 굵기는 적절한지, 편납은 제대로 감겼는지, 목줄의 길이는 적절한지, 바늘의 크기는 맞는지, 떡밥의 크기는 맞는지, 비중은 맞는지, 점도와 확산의 정도는 맞는지를 체크하는 것입니다.
목내림을 일단 내려놓고 본다는 식의 낚시는 중층낚시를 구사하면서도 아직 무엇이 중층낚시인지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목내림 중 입질 공략법이나 목내림 후 입질 공략법이나 목내림의 과정은 똑같습니다.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도 똑같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 중에 무엇이 적절한지 찾아내서 그것을 더욱 완성도 있게 높여 간다는 것 뿐입니다.
목내림 중 입질 공략법(오와세오치코미)은 목내림 구간 중에 들어오는 입질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받아치기라는 표현을 많이 쓰시는데 그것도 틀린말은 아니지만 이 낚시를 받아들이는 관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고기가 먹이를 공격하면 받아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받아치는 것은 고기가 먹이의 낙하를 받아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맞습니다. 사람은 그렇게 나오는 입질 표현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고기의 입장에서 보면 목내림중입질공략은 [떡밥의 자유낙하중에 먹이를 흡입]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 방향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죠. 그래서 '한방향낚시'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목내림 후 입질 공략법(나지마세즈리)은 엄밀한 의미에서 목내림이 완성되기 직전(1~2눈금을 남겨둔 상황)에서부터의 입질을 공략합니다. 시한은 되돌림1목에서 2목 사이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때 떡밥이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하고, 먹기에도 가장 좋은 상태에 이르기 때문이고, 되돌림 1목을 넘어가는 시점 부터는 이미 바늘과 떡밥이 분리되었기 때문에 헛입질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며, 낚시의 템포도 느려집니다.
그래서 목내림 후 입질 공략법은 '양방향낚시'라고 하는 것입니다. 목내림 낚시를 제대로 구사하면 폭발적인 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절대 기다리는 낚시가 아닙니다. 템포도 매우 빠릅니다. 되돌림 1목을 지나면 끊어 보세요. 어설픈 한방향낚시는 공략면(타나)도 흐트러지지만 더욱 좁은 밀도를 공략해서 무섭다 싶을 만큼의 조과도 가능합니다.
이 둘은 빠르고 느림의 차이가 아니라 물고기가 어느 구간에서 더 공격적인가?
오늘은 어느구간에서 먹어주는가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 낚시는 물고기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않으면 답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날의 낚시에서 내가 정상적인 구사를 하고 있는데 입질이 자꾸 중간에 나오고 목내림이 다 끝나고서는 나오지 않는다하면 이 날은 움직이는 먹이에만 반응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런 날은 아무리 기다려도 헛방과 스레(입주변걸림, 몸통걸림등등)의 연속입니다. 고기의 경계심이 상당히 높아서 자연스럽게 하강하는 먹이에만 반응이 있습니다. 이런 날은 일찌감치 한방향 낚시를 구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하지만 목내림중에 떡밥의 압력을 조절해도 중간에 반응들은 미약하고 항상 목내림이 끝난 직후나 그 근처의 시점에서 입질이 들어온다면 이 날은 한방향 낚시가 무의미합니다. 이런날은 목줄의 길이를 줄이고, 되돌림을 1~2목 보는 것이 훨씬 현명합니다.
사람이 그것을 하고 싶다고 하면 억지로는 할 수 있으나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사람과 엄청난 조과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낚시터 같은 물고기라도 그날 그날의 날씨와 혼잡도에 따라 이런 특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느 낚시터는 무슨 떡밥에 무슨기법, 목줄은 얼마에 뭐여야해라는 식의 생각은 편견입니다. 우리가 매일 아침 된장찌개와 밥 한공기에 김치 두쪽만 먹는 것은 아니듯 고기들도 감기가 걸리면 덜 먹기도 하고, 추우면 또 덜 먹기도 하고, 시끄러우면 눈치보며 먹기도 합니다.
그것이 먹이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풀림의 강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 오직 찌를 보면서(목내림구간의 특징들을 읽으면서) 그날 그날의 상황을 바르게 찾아가는 것이 이 낚시의 묘미입니다.
첫댓글 1. 오와세오치코미를 할지 나지마세즈리를 할지는 우선 오치코미로의 당일 찌 움직임을 보고 결정하는게 옳은 것인지요?
아니면 무엇으로든 먼저 시작해서 판단해도 상관이 없는 것인지요.
2. 나지마세즈리로 전환할 때 부라보님의 "채비의 정렬" 글을 보면 오치코미 대비 평균 10cm정도 줄여 주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이해하고 적용해도 되는 것인지요.
3. 상황에 따라 무거운 밥으로 오와세오치코미를 구사하기위해 긴톱의 파이프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지요.
(무거운 밥의 목내림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라든지, 대류지가 심한 특이환경에서요)
이상한 질문들같지만 평소에 너무 궁금하던 것들이여서 부끄럽게 여쭤봅니다.
1. 쫓아오는 모습을 보면 무엇이 적절한지 알 수 있습니다. 활성이 좋을수록 오와세오치코미로 출발하는 것이 쉽습니다.
2. 쫓아오게 해 줄려면 긴 것이 구간을 더 보장해 주니까 깁니다만 수치적인 것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기본을 기억한 상태에서는 상황에 맞게 맞춰들어가야 합니다.
3. 무거운 밥을 굳이 쓸 필요는 없습니다. 파이프톱을 쓴다고 속도가 주는 건 아닙니다. 톱의 체적이 양을 맞춰주겠지요.필요이상으로 무거운 밥, 높은 부력, 굵은 찌톱은 사람의 입장에서 맞춰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물고기는 힘들어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일반적인 체적(0.8~1.2mm)의 찌톱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긴 파이프톱은 부러집니다.
목내림을 위해 밥이 크고, 무거워야 한다면 그것은 목내림이지 낚시가 아닙니다. 목내림과 건드림과 먹는 것이 연동되어야 낚시가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 필요이상으로 밥이 크고, 무겁고, 채비들도 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은 기법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으로 충분히 연마를 해 보시면 왜 그런지 이유를 알게 될 것입니다.
설명 감사드립니다. 우선 밥달가와 투척. 건드림 만들기의 기본 연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부라보님의 글이 모두 명확하게 이해되고 몸에 자연스레 익혀지는 날이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