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공부를 선택하던 갈림길에서 어정쩡하게 갈등하기 싫어 학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회사를 넘기고 미리 학교 연구실로 들어왔어요.
까짓거 회사서 밤세며 일하던 때처럼 공부하면 되지란 맘으로 오긴 했는데, 이 곳 아주대 일반대학원 생활 20여일이 지난 지금은 다시금 많은 열등감이 생기네여. 새벽 네시까지 연구에 몰두하는 이들을 보면서 머리 좋은 애들중에는 열심히 하는 애들도 개 중에는 있구나란 생각이 들기도 했구여.
저는 석사를 산업대학원에서 했거든요.-공부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인간관계를 높이는 걸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 대학원.
물론 내 위치에서 다른 곳에선 감히 볼 수도 없을 사회 저명 인사들을 학교라는 곳을 통해 부담없이 만나기는 했지만...
그 곳은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검정고시 후배님들 보세여...
사람이 열등감 없으면 발전이 있겠어요?
열심히 하는 그룹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쥐. 않그래여?
제 얘길 조금 하지요.
얼마간 하루 24시간을 이 곳에서 생활하면서 학부생이나 석사과정 애들에겐 날리트란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친해졌어요. 날리트?
날나리 엘리트...
박사과정 신입이 들어 오긴 했는데 놀기만 잘 하니까 애들이 조심스럽게 파악해 가면서 지은 별명 같아요. 개네들에겐 나에 대한 정보는 어쨌튼 박사 신입이란 타이틀이 있으니까 그나마 엘리트의 어감을 넣지 않았나?.
아직은 실력이 없어 날나리에 가깝지만 앞으론 놀기도 잘하고 연구실적도 우수한 진짜 날리트가 되려고 해요.
믄득, 옛날에 중학교 다닐 때 학력고사 조금 잘봐서 좋은 학교 입학한 선배들이 교단에 나와서
"나는 말이지, 이렇게 공부했어...."
정말 꼴불견이었는데...
지금 제가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몇 마디 할께여.
저는 예전에 글을 올렸듯이 90-91년에 제일을 다녔어요.
당시도 학교 다니던 친구들과의 열등감때문에 공부를 했구여.
글구 제일학원을 택한 건...
학교 다닐 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제일학원에선 남여 합반이더라구여.^.^
그 땐 오로지 검정고시 붙어서 이력서에 세줄(국졸, 중졸, 대검합격)쓰느게 소원이었어여.
소원을 이루려고 1년을 공부한 끝에 간신히 검정고시 턱걸이하니까
이젠 학원 형들이 대학간다고 그러네요.
그럼 나도 한 번?
그래서 간곳이 대림 전문대 공업경영과(지금은 대림대 산업기술경영과)...
그 때 나이 17이었거든여,
대학 생활 재미없더라구여. 다들 형, 누나니까...
그래서, 군대를 갔어여, 나이 18에...
장난 아니더라구여, 공군 30개월 뺑이 치고 오니까 21살.
이 때부터 나이의 중압감에 조금 심하게 공부 했어여.
그랬더니,학교에선 장학금 주고, 주위에선 인정해주고...
예전에 느끼지 못하던 공부 잘한다는것이 조금 신나는 일이더라구여.
그래서, 졸업 후 안양대학교로 편입을 했어요. 글구 나니까 최종학벌이 "4년대 재학 중"이 되더라구여.
근데 당시만해도 안양대는 너무 간판이 없었어여.
그래서, 한 학기만에 다시 편입해서 숭실대로 갔구여.
솔직히 얘기하면, 그 때 숭실대는 예비 5순위로 붙었거든여.
근데 앞에 4명이 복수 지원 해서 등록을 포기하더라구여.
땡 때렸지 머.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긴 했는데...
근데 이게 왠걸. 너무 실력이 없었어여.
1년 반 생고생에 그야말로 간신히 간신히 졸업하구 나니까 평점 4.5만점에 2.3... 확인은 안 됐지만 거의 꼴찌했을거예여.
동기들한테 챙피하기도 하구, 머리 좋은 애들에 대한 열등감도 생기구...
극복하는 길은 대학원 가는 거 밖에 없었어여.
그래서 지원한 곳이 아주대학교 산업대학원...
기업체 중역들 위주로 재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라서 어렵지 않게 붙었어여.
그렇다고, 그 때 제가 중역은 아니었구여, 야간 대학교를 다니면서 건설회사는 계속 다니고 있었거든여. 근무 경력이 인정이 되어 합격한 것 같아여...
거기서 높으신(?) 분들 뒤치닥거리하다 보니까 과대표, 원우회 임원... 막 시키더라구여. 열심히 했어여. 머린 안 되지만 일은 잘하니까...
교수님들 보다도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같고 있는 분들이 인정해 주시니까 교수님들도 절 잘 봤나봐여.
학점을 전부 A주시더라구여, 물론 A+, A0 차이는 있었지만...
졸업에 즈음해서 박사과정 특별 전형에 지원 했더니 당락을 결정하는게 아니구 언제부터 들어와서 공부할 거냐고 묻더라구여. 2년동안 10002 많이 컸구나란 생각을 했어여.
1년 전에 어린 놈이 겁없이 빚 끌어다가 인테리어 회사를 하나 만들었거든여.
콘테이너박스에서 라면 먹으면서 밤새 일하다가 세 달쯤 전에 평촌에 근사하게 사무실을 오픈했는데...
아쉽지만
포기했어여.
아직은 돈을 벌 때가 아니었나봐여.
사람마다 자신이 가야할 길은 따로 있는 것 같아여.
제가 만약 검정고시를 하지 않았으면...?
아마도 지금은 후진 4년대 졸업하고 적당한 회사 샐러리맨쯤...?
검정고시생들의 장점이 뭔지 알아여?
어느정도 길이 열리면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아여.
실례로, 제 주위에도 검정고시 출신 석.박사들이 몇 있는걸여.
여러분도 충분히 명문대 석,박사 될 수 있어여.
어떻게?
흔히들 하는 애기인 공부를 많이 한다고 되는게 아니구여...
자신의 중심에서 그 것만을 생각하기만하면 되여.
사람들은 있잖아여, 매시간 각기 다른 생각을 하거든여.
상대방이 다른 생각을 할 때 자신은 석,박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거예여.
그게 단지 생각으로만 그쳐도 기냥 막연히 생각만 하세여.
자신의 실력이 조금은 부족하다고 느껴지더라도 어느새 자신은 그 위치에 올라 있게 되여. 장담하지여.
많이 배운다는 거여?
한 분야밖에 모르는 편견을 쌓아가는 거예여.
근데도 왜 중요하냐구여?
자신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거든여.
안부만 여쭐려고 했는데...
주저리 주저리 얘기 많았지여?
아직 제가 이런 애길 하기엔 이른 걸 알고 있어여.
근데여 이렇게 글을 올리는 건...
제 자신도 훗날 학위 받지 못해 포기하고 싶을때 이렇게 글을 올려 놓으면 검정고시 동문들 얼굴 봐서라도 한 번 더 생각 해 볼거 아니겠어여?
저는여... 확신해요.
누구나 자신의 길이 있어여.
적어도 지금 다시 검정고시 학원을 찾은 분들은 자신이 가야할 길이 공부쪽이 아닐런지요?
다들 힘내시지요. (안양제일학원에서 대검과정끝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