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誥曰 克明德
大甲曰 顧諟天之明命
帝典曰 克明峻德
皆自明也
강고왈 극명덕
태갑왈 고시천지명명
제전왈 극명준덕
개자명야
● 大(클 대/클 태) : 태/크다, 높다, 훌륭하다, 대략, 태/크다, 심하다, 지나치게
大는 태로 읽기도 하나 太는 대로 읽지는 않는다. 太는 大보다 더 큼을 말한다
● 誥(고할 고) : 고하다, 가르치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말하다
● 克(이길 극) : 이기다, 극복하다, 할 수 있다, 한정하다
● 顧(돌아볼 고) : 뒤돌아보다, 주의하다, 고려하다, 손님, 다만, 오히려
● 諟(바를 시) : 이, 이것, 이치에 맞다, 바르다, 고치다, 바로잡다
주자집주는 諟는 是의 옛 글자라고 설명하고 있다.
● 峻(높을 준) : 높다, 준엄하다, 훌륭하다
대학과는 달리 서경에서는 俊(준걸 준)이라고 적혀있다.
강고(康誥)에 말하기를(曰) 능히(克) 덕을 밝게 했다(明德)
태갑(大甲)에 말하기를(曰) 이(諟) 하늘의 밝은 명령(天之明命)을 되돌아 보았다(顧)
제전(帝典)에 말하기를(曰) 능히(克) 높은 덕(峻德)을 밝히었다(明)
모두(皆) 스스로(自) 밝힌 것이다(明也)
<해설>
이제부터는 모두 앞에서 이야기 나왔던 3강령 8조목을 다시 풀이하게 된다.
康誥(강고)는 서경의 한 편명이다. 서경의 주서(周書)에 들어있다. 이 블로그의 서경을 열어보면 보인다. 太甲(태갑) 역시 서경의 한 편명이다. 서경의 상서(商書)에 있다. 제전(帝典)은 요전(堯典)을 말하는 것으로 서경 우서(虞書)에 들어있다.
서경은 사서삼경의 삼경의 하나이다. 시경, 서경, 주역 3경중에 시경은 시를 모은 책, 주역은 점치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서경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 외로 많다. 서경은 역사책이다. 그런데 통상적인 역사책이 아니라 중요인사의 연설이나 대화문 등이 그대로 한편을 구성하는 형식이다. 본래는 그냥 ‘書’라고 불리었는데 이를 공자가 정리했다고 사기는 말한다. 서경은 보통 상서(尙書)로 불린다. 옛날에는 높은 책이란 뜻으로 상서(尙書)라고 했는데 송나라 대에 와서 이 책을 경전처럼 여겨 서경(書經)이라 이름을 바꾸어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서경이라고 한다. 시대별로 우서(虞書) 하서(夏書) 상서(商書) 주서(周書)로 나누어진다.
<서전대전 - 書經의 주석서> 글자 사이에 적어둔 기호는 구결이다.
조금 복잡하지만 원문에서 어떤 맥락으로 사용된 문구인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강고(康誥)의 내용은 주공이 섭정하면서 동생인 강숙을 제후로 봉하면서 동생에게 일장연설을 한 것이다.
‘孟侯, 朕其弟, 小子封 惟乃丕顯考文王, 克明德愼罰 不敢侮鰥寡..’
(높은 제후인 나의 동생 소자 봉아, 아 이에 크고 현저하신 아버지 문왕께서 능히 덕을 밝히시고 벌을 삼가셨고 감히 홀아비와 과부를 업신여기지 않았노라.)
문왕이 천하에 덕을 밝게 할 수 있었다는 말이 주서 강고편의 극명덕(克明德)이다.
태갑(太甲)은 은나라(商나라)의 네 번째 왕이다. 은나라 창업주인 탕왕(湯王)을 도와 하나라를 멸망시킨 명재상 이윤(伊尹)이 탕왕의 손자로 왕위에 오른 태갑에게 문서로 충고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태갑은 등극한 이후에 이윤에 의해 축출되었다가 3년 후에 반성하고 다시 등극하게 된다. 영조가 직접 구술한 사조세자 묘지명에 태갑의 뉘우침을 바랐다고 적고 있는데(望若太甲之悔) 바로 태갑이 반성해 왕위로 돌아온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伊尹作書, 曰, 先王顧諟天之明命, 以承上下神祇..’
(이윤이 글을 써 말하기를 선왕께서 이 하늘의 밝은 명령을 돌아보시어 천지신명의 뜻을 이어받으시고..)
탕왕의 어떤 마음으로 하나라를 무너뜨리고 은나라를 건국하고 유지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하늘의 명을 받들었다는 말이다.
제전(帝典)은 서경에는 요전(堯典)이라고 적혀있다. 인용된 구절은 서경(상서) 전체의 첫 페이지에 등장한다. 요임금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말하고 있다.
‘光被四表, 格于上下. 克明俊德, 以親九族, 九族旣睦,.. ’
(밝은 빛이 사방을 덮었고 하늘과 땅에 이르렀다. 능히 빼어난 덕을 밝히었고 천하의 9족이 친해졌고 9족이 화목하게 되었다..)
모두 덕이 저절로 밝아진 것이 아니라 성인이라도 노력을 다해 밝히려 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즉 큰 학문으로 밝은 덕을 밝게 해야 한다는 대학 첫구절(大學之道 在明明德)을 옛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