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7백리 중 가장 아름답다는 <개비리>를 <생태공원>으로
김 부 열 [남지읍 계묘생]
노란색 유채물결이 사라진 낙동강 강변을 돌아보면서 남지에 대한 상징과 이미지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갈아엎어져 황량하기 짝이 없는 유채단지에 덩그러니 세워진 <꿈>은 어떤 <꿈>이 있기에 짧은 봄날의 <꿈>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인가?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남지>라는 슬로건에 마음이 설레고 너무 좋다. 낙동강과 아우러진 8만평의 노란유채꽃와 향기는 분명 매력적인 지역축제이다. 이런 축제가 있었으면 늘 갈망하였던 나로서는 지금까지 찾아온 분들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훌쩍 성장시킨 창녕군과 축제위원회에게 감사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봄날의 꿈으로 끝나는 낙동강유채축제의 <꿈>의 한계를 뛰어 넘는 <꿈>에 또 다른 <꿈>을 더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그런 차원에서 또 다른 <꿈>의 의도는 축제의 영역을 넓히자는 것이다. 지역의 자원과 유산인 자연환경을 더 활용하자는 것이다. 낙동강은 우포의 어머니, 낙동강의 미래는 남지라는 관점에서 출발하자. 낙동강 7백리 중에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개비리> 지역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여 유채꽃단지와 테마공원으로 벨트화하여 생태계의 환경보호와 체험교육을 병행한 휴양과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설정하자는 것이다. 즉, 낙동강유채축제의 단점인 녹색체험장 부족과 녹색공간을 확충하고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공유할 수 있는 상시적 <생태체험의 교육장>으로 山과 숲의 가치와 효용을 재인식하는 <환경과 생태보전>과 문화적 접근을 통한 활용가치를 높이자는 취지이다.
사실, <개비리>는 지역사람들 보다 외지사람들에게 몇 가지 이유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첫 번째는 그곳이 강변도로가 개설된다는 소문을 듣고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살펴보았거나, 두 번째는 낙동강 <개비리>의 뛰어난 풍광과 원시림적 환경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찾거나, 세 번째는 우포늪(소벌)의 초기개발의 상황과 비슷하게 환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생태적 보전의 간절함에서 소리 없이 찾고 있다. 지역사람보다 더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절대로 간과해서 않될 일이다. 그곳에 전혀 가보지 않았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찾아보길 권하면서 온라인과 비온라인으로 알려진 <개비리>를 간략하게 이해를 돕도록 하겠다.
<개비리>란? 낙동강을 따라 형성된 아름다운 길로 남지읍 ‘개비리’, 문경 고모산성의 ‘토끼비리;, 안동 하회마을의 병산서원까지의 ’강변 벼랑길‘이 소문나 있다. ‘개비리’라는 말은 ‘물가’를 뜻하는 옛 말인 ‘개(浦 -퍼져 나가는 물)’과 ‘비리(벼루 - 강가나 바닷가의 낭떠러지)’가 더해져 만들어진 말이라 한다. 남지읍 ‘아지리’에서 ‘용산리’까지 낙동강 벼랑에 나 있는 작은 오솔길 2.5km의 ‘개비리’는 옛날 아지리 주민들이 남지장에 가기 위해서 이용하였던 ‘개비리’에는 한사람이 겨우 지날 만큼 좁은 벼랑길과 소롯길이 연결되어 있으며 자생 ‘마삭’과 ‘부처손’ 등 야생초들이 천지에 자리 잡고 있다. 역사적으로 임진란때 곽재우 장군과 의병들이 육지에서 첫 승리를 거둔 기음강전투의 역사적 현장이며, 6.25 한국전쟁의 낙동강 최후 방어선으로 남지철교와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제 닫힌사회의 가난과 통제에서 열린사회의 풍요와 자유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행동방경과 삶의 질도 달라져 버렸다. 단적인 예로 자고 일어나면 호미와 삽을 챙겨 논밭으로 직행하시던 아버지, 어머니께서도 유산소 운동과 삼림욕을 위하여 산과 들판을 내달리고, 남녀노소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라진 체질과 건강을 위한 투자를 하여 결국에는 패션도 걷기와 등산차림이 유행하는 대세로 바꾸어 버렸다. 또 편리한 자동차로 인해 밀려났던 자전거도 도로를 누비며 존재가치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낙동강과 <개비리>지역을 숲과 생명의 녹색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낙동강 굽이굽이 산재한 합강정, 반구정, 망우정과 같은 문화유산과 연결시키자는 것이다.
최근, 제주도에는 걷기운동의 붐을 착안하여 <올레길>이라고 17km내외의 <걷는 길>을 개발하여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1박2일>이라는 오락프로그램의 인기와 함께 야생문화를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왜? 사람들은 TV와 컴퓨터의 등장 이후 일방통행으로 지향하던 대리만족과 가공적 문화에서 벗어나려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인공적 쾌락주의가 가진 한계점에 도달한 것인 동시에 자기 반성적이며 근원적인 것에 대한 갈망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적 걸림돌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자연과 원시성이 살아 있는 <낙동강, 원시림, 온천>의 3요소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여 생태체험벨트화 하자는 것이다. 창녕발전의 희망은 <낙동강의 부활> 여부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생태공원의 시초는 1952년 네델란드에서 학생들에게 자연을 이해시키고자 하는 교육목적으로 조성되고, 1973년 생태공원(Ecological Park)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생태공원은 현대 산업화된 도시의 무분별한 팽창과 개발우선주의에 따른 자연환경문제의 대두, 삶의 질을 추구하려는 가치관 변화로 인한 자연환경에 대한 선호도 증가와 욕구충족, 경제적 측면에서 기존의 공원개념과 다른 비용의 절감 등의 이유로 대두된 새로운 유형의 공원이다. 생태공원의 기능은 1) 다양한 소생물권(Micro Bio-tope)형성 2) 서식처(Habitat)보호 3) 자연관찰 활동공간 제공 4) 모니터링에 의한 관찰결과, 학습, 이해증진을 위한 자연 생태계 해설 기능 5) 자연복원 연구 및 전파-훼손된 생태계의 복원방법, 기술, 연구 등의 학술적 작업을 목표로 하는데, 환경보호를 위하여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환경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3~4년전 산림청에서 발표한 한 山의 경제적 가치는 년간 49조원으로 그 효용가치는 1. 대기정화 (13조 27억원) 2. 물저장(13조 2천억원) 3. 토사유출방지(10조) 4. 휴식, 휴양(4조 8천억원) 5. 산림정수기능 (4조 8천억원) 6. 토사붕괴방지(2조 6천억원) 7. 레저 (7천억원)으로 국민 1인당 106백만원의 가치로 산출하였다. 이와 다르게 국토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山의 효율적인 가치를 우리의 10배인 400조억원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실제적인 실례로 일본 山에 사는 8천만 마리의 새가 잡아 먹는 해충은 4조 5천억 마리로 그 방충 작용만으로도 山은 1년 3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라는 통계가 있었다. 선진국들이 성장동력을 환경에 초점을 두는 기본적인 이유이다.
이렇듯 山과 숲의 가치와 효용, 생명의 작용은 이렇듯 무궁한 것으로 경제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영적, 교육적, 미학적, 문화적인관점에서 새롭게 인식 되고 다루어져야 한다. 山과 숲은 사람에게 필요한 임산자원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산소와 물을 공급해 주며 아울러 생태계의 질서를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기본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흔히 숲을 '천연공기청정기'라 부르는 것처럼 숲의 보전은 지구환경의 보존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 할 수 있다.
숲과 생태공원의 개념이 없는 남지에 생명의 숲을 <꿈>꿀 수 있는 <개비리>를 보전하여 4월의 봄날 전국최대의 유채단지가 화려하게 노랑천국을 수놓는 강변을 따라 사막같은 백사장이 펼쳐진 낙동강을 따라 승경을 즐기는 <제주도 올레길>처럼 몰려들게 연결하였으면 좋겠다. 숲의 가치를 체험하며 기강나루(岐江津 : 岐音江 : 거름강나리, 창나리)에 국난극복의 숨결이 깃든 역사적 현장을 돌아보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불가능하지 않다. 세월에 묻히고 사라진 나루에도 이 땅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며 분연히 일어나 낙동강을 휘돌며 울리던 함성이 메아리가 아직도 쟁쟁하다. 지켜주지 못할망정 선조들의 역사와 흔적을 지우려는 해서는 않된다. 낙동강과 마분산에 산화하신 의병의 혼이 <개비리>를 지켜보고 있다.
표지사진설명: 경남 창녕군 남지읍 ‘아지리’에서 ‘용산리’까지 낙동강 벼랑에 나 있는 작은 오솔길 2.5km의 ‘개비리’는 임진란때 곽재우 장군과 의병들이 육지에서 첫 승리를 거둔 기음강전투의 역사적 현장이며, 6.25 한국전쟁의 낙동강 최후 방어선으로 남지철교와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곳이다. 봄날 전국최대의 유채단지가 화려하게 노랑천국을 수놓는 낙동강변을 따라 올라가면 사막같은 백사장이 펼쳐진 강변 끝에 낙동강을 따라 외줄기 벼랑길이 나타나는 원시림과 작은 소롯길, 민초의 길이다.
첫댓글 잘읽고 가슴세겨봅니다 미력하나마 노력해보겠슴더 항상 고향을생각하고 걱정하는 김샘 존경합니다
조회장 고맙소이다..7월초 기말고사 시험이 끝나고 시간이 허락되면 조용히 같이 한번 가봅시다...<남지의 꿈>을 용트림하도록 애써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