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활동의 효율성 단계를 아래와 같이 볼수 있을 것 같다. * 물론 모든 상황이 아래 세가지에만 해당되지는 않을 것이다.
1. 가장 좋은것 : 일을 하지 않거나, 적게 하거나, 일이 즐겁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번다.
2. 좋은것
가. 일을 하지 않거나, 적게 하거나, 일이 즐겁다. 돈은 많이 벌지 못한다.
나. 일이 많거나, 힘들고, 괴롭지만 돈을 많이 번다.
3. 최악 : 일이 많거나, 힘들고, 괴로운데 돈을 많이 벌지도 못한다.
* 극단적인 예이고, 2번과 비교했을때 상당히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이라고 보면 될것 같다.
1번 : 특수한 상황(엄청난 재능, 큰 운, 오랜기간 2번 등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불로소득 수단을 마련한 사람 등)
2 - 가 : 특수한 경쟁력이 있으나 고소득을 포기하고 여유를 택한자, 소득활동을 즐기는 사람
2 - 나 : 대표적인 출세한 사람(전문직, 대기업 사원, 고위 공무원 등)
3번 : 다양한 이유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유일한 선택지
나의 인생 설계를 함에 있어서, 대학을 다닐때까지도 경제력의 중요성과 미래에 대해 몰랐다. 그래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군 생활을 하는 동안은 중위 소득 이상을 얻었으나, 전역 후의 나의 선택지는 3번밖에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7년여간 군생활을 하며 나는 소비가 매우 적어서,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혼도 생각이 없다.
소득활동에 에너지와 시간을 최대한 적게 소모하고, 남는 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것을 하며 보내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소득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젊은이가 이야기한다면 세상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나는 돈을 번다는 것이 왜 어렵고, 돈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충분히 느꼈고, 나처럼 특별한 전공과 특기가 없는 사람이 중위 소득 이상의 삶을 살려면 어느정도의 사간과 돈의 투자가 필요하고, 그것으로 얻는 것 (2 - 나 에 가까운 삶)에 대한 나의 만족감은 어떨지 등 많은 고민을 해봤다.
나도 돈을 정말 좋아하고, 많이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돈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찾기로 했다.
1. 일이 삶의 대부분을 차지 할 때 삶의 질이 얼마나 나빠지는지를 경험했다. 나는 버틸 수 없다. 자신이 맞는 일, 즐거운 일, 버틸수 있는 일을 찾으라 하는 사람도 가끔 있는데, 그걸 찾을 수 있는 환경이 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장 좋은 환경인 '나이'는 이미 지나버렸다.)
* 지금 선배들을 보면, 그 삶이 부럽기 보다는 "가정이 있으니 버티는 것이다.", "어떻게 저렇게 살까"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2. 운 좋게 투자를 배웠기에, 노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시드머니를 모았고, 10년 이상의 투자로 장년층 이후부터는 적은 소득을 완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3. 소득활동에서의 전문성이라는 나의 고유한 가치가 없어도 자존감을 잃지 않는다. 나의 삶에서 나의 자존감을 유지하는 것은 재산, 운동, 지식활동, 가치관 유지이다.
국가는 월급쟁이 취직을, 결혼과 출산을, 모범 납세자가 되는 것을 장려한다.
전세계 자본주의 국가라면 동일하게 기본적으로, 의도적으로 국민들에게 심어 놓은 옳바르다고 여겨지는 사회 통념이다.
특히 한국전쟁후 전국민이 마음을 모아 피땀흘려 일으킨 우리나라는 이 이념이 더 강하지 않을까?
그것때문에 좋은 직장을 가져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운다는 겉보기에는 누구에게나 모범적이고 좋다고 느껴지는 삶의 이면에는 평생 직장에서의 소득활동으로 착취당하여 본인의 행복을 추구하지 못하는 삶, 배우자와 자녀를 양육하며 가정의 갈등이 있음에도 희생하는 것이 옳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삶과 같은 부정적인 모습이 깔려있다. 특히, 2번에 해당하지 않는 삶을 사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더욱 취약하다.
내가 꼭 지키고자하는 나의 핵심 가치관은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이다.
다른 이유 때문에 합리화를 하는 것은 아닌지를 늘 돌이켜보려 노력한다.
내 삶의 중대 결정인 미래의 소득활동의 자세에 대한 현재의 판단을, 나는 합리화가 아닌 진정한 나의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후 이것이 사실은 합리화였던 것인지,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인지, 옳은 판단이었던 것인지를 되돌아볼때 후회가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