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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등반기 서 양 순 새해를 맞이하여 무등산 일주 등반을 하였다. 날씨가 아직 풀리지 않아 바람 끝이 쌀쌀하다. 산장에서 무등산을 올려다보니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오늘 산행은 새해 들어 첫 등반의 기분도 살리고 체력도 단련하기 위해 장거리계획을 세웠다. 산장에서 출발하여 꼬막재를 거쳐 규봉암, 장불재, 입석대, 서석대에 올라 중머리재를 넘어 새인봉을 거쳐 증심사에 도착하는 코스를 택했다. 작년 초에는 별 무리 없이 마쳤는데 금년은 어떨까? 아내의 건강이 염려스럽기도 했다. 무등산은 언제 보아도 정겹고 믿음직스런 산이다. 30 여 년 동안 주말이면 거의 오르내리던 산이고 보면 이제 무등산은 미운정 고운정이 듬뿍 든 정감이 가는 산이 되었다. 무등산은 언제 보아도 변함없는 그 모습이다. 그러나 봄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반겨주는 손짓이며 맞이하는 느낌이 다르다. 무등산에는 식물 동물 등 대가족이 서식하고 있다. 동물가족이 100여종, 식물 가족이 144과에 1050여종이 분포 된 걸로 조사되고 있다. 토끼, 멧돼지, 다람쥐, 너구리, 고라니가 살고 있고, 붉은 배새며, 황조롱이, 소쩍새 등 천연 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다. 봄이면 진달래, 산 벚꽃 등이 피고, 여름이면 서석대 일대에 만개하는 철쭉이며, 중봉 입석대 일대에 군락을 이루는 억새풀은 다른 산에서 볼 수 없는 경관을 이루고 있다.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과 많은 갖가지 열매가 풍성하다. 겨울 설경에 묻힌 무등산 풍경은 극치를 이룬다. 무등산은 소백산맥의 남단 지맥으로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담양군, 화순군에 속해 있는 산으로 정상인 천황봉은 해발 1187m, 면적은 30,23km로 장엄하고 웅장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무등산은 증심사, 원효사 약사사, 관음사 같은 유명한 절이 있고, 충장사, 충민사 등 사우가 있다. 또한 새인봉, 중머리재, 너덜경, 중봉, 규봉암, 장불재, 입석대, 서석대, 천황봉 등이 등반 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단맛과 향기를 자랑하는 무등산 수박이며, 증심사 일대에서 나는 춘설 녹차는 그 맛과 향기가 일품이다. 원효 계곡과 약사사 계곡, 용추 계곡에서 흐르는 맑고 깊은 물은 광주 시민의 젖줄이 되고 있다. 무등산은 그 위치며, 산새가 대도시를 품기에 부족함이 없는 산이다. 겨울 운동을 게을리 한 탓일까? 별 고지대도 아닌데 숨이 차다. 우리 부부와 똑 같은 심정 이였을까? 부부 등산객이 여러 쌍 눈에 뜨인다. 서울에서 온 단체 등산객이 많다. 지나면서 주고받는 덕담이 정초를 실감케 한다. 중반쯤 오르니 눈이 녹지 않는 빙판길이다. 꼬막재 약수터에서 시원한 석간수 한 바가지를 마시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규봉암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해발 950m. 깎아 세운 듯한 돌기둥이며 병풍처럼 펼쳐진 경관 앞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절벽 돌 틈바구니에서 독야청청 뽑내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강한 생명력을 보여 주고 있다.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많은 산 봉오리들이 아스라하게 작아 보인다. 규봉암에 들어서면 삼존석의 왼쪽 바로 밑에 넓은 반석이 있다. 이것이 입석대 서석대와 함께 무등산 삼석대의 하나인 광석대이다. 네시간의 강행군을 하다보니 피로가 싸인다.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엄습에 오는 피로를 감당하기엔 역부족 이였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던 여력으로 입석대를 향했다. 해발 1017m 지점이다. 석축으로 된 단에 올라 깎아 세운 듯한 돌기둥을 감상한다. 마치 석수가 먹줄을 튕겨 깎아 세운 돌기둥이 열을 지어 늘어 서 있다. 조물주의 신통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서석대를 향한다. 거대한 병풍을 둘러쳐 놓은 듯한 장엄한 선돌바위로 이뤄 졌다. 저 바위들이 저녁노을이 질 때면 햇살에 반사되어 수정처럼 반작거리는 모습을 보고 노산 이은상 선생은 수정병풍이라 했다고 한다. 서석대에서 잠시 발길을 멈춘다. 아내는 무었을 생각하고 있을까? 눈을 감고 자못 경건한 마음으로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의 건강과 자녀들에 대해 기원하고 있을까? 평화스런 지구촌을 생각해 본다. 나라 안 팍 으로 거샌 물결이 예상된다. 평온한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모든 국민이 희망을 안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내려오는 길이 몹시 힘들다. 장장 6시간 동안 무등산을 일주했다는 일에 우리 부부는 만족했다. 어려운 강행군을 인내로 극복했듯 계미년 한해도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 가며, 보람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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