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삶의 이야기】
“기념이 될 것 같아서 보내드립니다”
― 警友新聞 편집국장이 눈물샘 자극한 ‘색 바랜 신문 한 조각’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경우회 홍보지도위원
어떻게 살아왔는지
비밀로 해 둔 것이
뜻하지 않게 드러날 때
부끄럽기도 하고
좀 난처하기도 하고
그러기에
일기장을 왜 거기 공개했나요
책임 추궁 당하게요.
박봉이 죄지요
일기장이 죄인가요
삶의 기록
숨길 수 없는 역사의 한 페이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아픈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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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발신 : 경우신문 편집국장(2023.1.30. 오후 6:56)
▲ 경우신문 1993년 9월 26일자 / 경우시단(警友詩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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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友詩壇】
어느 경찰관의 아내 / 윤승원
경찰관 아내가 남편 몰래 둔산동 신축 아파트 벽지 바르는 일 나갔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엑스레이를 찍었다
의사는 으서졌다, 금갔다 말하지 않고 알 수 없는 영문자만 쓰고 있었다
돌 볼 사람 없다는 염려의 말씀인지 당신은 무슨 業으로 면류관처럼 부양의 굴레를 벗지 못하느냐는 꾸지람인지 읽을 수가 없다
험악한 얼굴로 달려온 경찰관이 애써 참는 말은 누가 그런델 나가랬느냐는 거였다
허영보다 미운 당신의 땀방울 바람 아내보다 더 미운 당신 명의의 저금통장
미워도 가만 손 만지며 눌러 참는 말은
나몰래 그런델 나가랬느냐는 거였다.
(1993.9.26. 경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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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우신문 편집국장이 카톡으로 보내준 【경우신문 1993년 9월 26일자】
- <警友詩壇> 위에 그 유명했던 <수사반장>의 실제 주인공 최중락 총경의 글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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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신자 : 윤승원
앗, 색 바랜 신문 쪼가리, 어떻게 저 글을 찾아내셨나요?
발행일이 1993년이면 꼭 30년 전 이야기네요.
보내주신 스크랩은 신문사 수장고에서 찾은 것인가요?
◆ 경우신문 편집국장
뭐 좀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기념이 될 것 같아서 보내 드렸습니다.
편집국 보관본입니다.
▲ 윤승원
감사합니다. 당시 상황을 더듬어봅니다.
아름다운 추억이네요. 눈물샘을 자극하셨으니.
※ 당시 경찰관 아내들 중에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화장품 외판원>, <요쿠르트 장사>, <공사 현장 벽지 바르는 일>, <구멍가게 생선과 채소 장사>, 심지어 <노점상>을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경찰관 남편 봉급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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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우신문 편집국장
고맙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2023년 1월 30일 오후 6:56
카카오톡 대화에서
윤승원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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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남모르게 고생스럽게 살아온 경찰관 아내를
위하여 노년의 전직 경찰인들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 카카오톡에서
◆ 안오모(경우신문 편집국장) 2023.01.31. 08:47
마치 저의 일처럼 가슴 뭉클합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 시절. 우리 경찰의 현실이었으니까요
책임과. 사명감으로 살아온 거죠
그래도 윤승원 위원님의 각별한 아내 사랑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게 점점 더 아름답게 익어 간다는 게 아닐까요
소중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답글 / 윤승원
나이 들수록 눈물이 많아집니다. 왠지 눈물이 흐릅니다.
국장님 덕분에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김합니다. 고맙습니다.
♧ 경찰문인회 단톡방에서
◆ 윤경숙(시인, 경찰문학회원) 2023.01.31. 08:43
이 아침,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렇게 착한 아내,
우리 세상에 빛이려니.
▲ 답글 / 윤승원
윤경숙 시인님.
따뜻한 공감과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 카카오톡에서
◆ 강정윤(전직 경찰관) 2023.01.31. 9:15
감동입니다. 윤형의 글을 감상할 때면
옛날 추억이 그립도록 생각나게 합니다.
▲ 답글 / 윤승원
같은 시대, 같은 직장에서 삶의 애환을 함께 해오신
강정윤 선배 경우 님께서도 따뜻하게 공감해 주시고
추억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이 좋아지시면 함께 도솔산 산책해요.
♧ 경찰문인회 단톡방에서
◆ 김상경(시인, 경찰문인회 수석부회장) 2023.01.31. 09:30
참으로 아내의 아픈 사연과 애틋한 사랑이
겨울 아침 목시울을 뜨겁게 하는군요!
▲ 답글 / 윤승원
뜻하지 않게 색바랜 신문 한 조각이 날아와
눈물샘을 자극한 덕분(?)에 인정 많으신 김상경 사백님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고맙습니다.
시와 수필, 삶을 문학으로 승화할 때
인생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남몰래 성실하게 살아온 삶
그러기에 노년의 행복이 있는 것이지요.
이런 사연을 가족채팅방에서 자식, 며느리, 손자와 함께 나누고
이런 사연을 경찰문인회 단톡방에서 전 현직 경찰 가족과 함께 나누고
이런 사연을 세상에 공개하여 살아온 역사를 반추합니다.
이런 색바랜 신문 조각을 기념으로 보내 주신 경우신문 편집국장께 감사드리고
전국에서 뜨거운 격려와 위로의 말씀 주신 인정 많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필자 윤승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