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끓듯
- 임 문 혁 -
지하철 공짜로 탈 수 있는
경로 카드 받은 날
맘 닿는 곳 바람처럼 갈 수 있겠네
살짝 부풀었다가
어느새 세월이 이렇게 갔나
피식, 바람 빠진다
미술관 입구
꽃 같은 여직원, 경로우대시죠?
일반 5,000원, 경로우대 2,000원
3,000원에 꽃잎 슬쩍 벙글다가
그렇게 시들어 보였나
시무룩, 풀이죽는다
돌아오는 지하철
경로석 젊은 녀석 일어설 줄 모른다
가슴 속 불기둥 하나 올라오다가
그리 삭아 보이진 않는가 보군
금세, 사그러든다
사랑수선
_ 임 문 혁 -
신촌 오거리 아남오피스텔 지하
거기 그집 사랑수선
(사랑 수선이라? 그것 참!)
좁아진 품, 질질 끌리는 욕망의 바지가랭이
낡고 헐고 찢어진 사랑, 너덜거리는 가슴
거기 가면 고칠 수 있을까
자르고 , 잇고, 뜯고, 박고,
新村 , 神村
천의무봉(天衣無縫) 사랑수선
감쪽같이 기울 수 있을까
망가진 삶의 보다리 끌어안고
거기 그집 찾아가 볼까
첫댓글 사랑을 수선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