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5.
구례
교육 첫날이다. 체류형 농업창업지원교육 실시를 알리는 문자가 왔다. 8기 교육생 전원과 교육을 희망하는 동반가족을 포함하여 2층 교육장으로 모이라고 한다. 센터에서 실시하는 올해 첫 수업이고, 은퇴 후 나의 첫 공식 활동이다. "너를 알고, 나를 아는 MBTI 상호 소통" 이라는 제목으로 멀리 서울에서 강사가 왔다. 교육생들의 원할한 소통 방법을 제시하여 서로가 빨리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편성된 프로그램이라 생각된다.
소통은 말하기 능력이다. 물론 소통의 기본은 듣기다. 모두가 귀담아 잘 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소통의 시작은 대화이고, 대화는 말하기에서 출발하기에 나는 소통의 중요성은 말하기라고 생각한다.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하기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말의 능력은 태도를 기본으로 하므로 소통의 능력은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즉, 감탄, 감동, 감사를 표현하는 능력이 소통의 능력이다. 이러한 반응은 바르게 경청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감탄사를 날리고 감동의 표정을 상대방에게 보여줘야 한다. 나를 위하여.
여기는 귀농귀촌 희망자의 구례 정착이 목표다. 한 해 동안 농업 활동의 전 과정을 체험하고 구례의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1년 후 구례가 맘에 들면 공무원들이 정착을 지원해 준다. 아니면 떠난다. 체류 기간은 3월에서 12월까지 10개월이다. 교육 시간은 33회 132시간이며, 영농 기술 이론교육과 현장실습을 병행한다. 매주 화요일 4시간의 교육이 실시된다. "농기계의 안전한 사용법 및 실습 교육"이라는 다음 교육이 기대된다. 내년이나 그 후년에 나의 주소지가 구례군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구례는 지리산이 높고 섬진강이 흐르는 넓은 들판을 가진 청정지역이다. 산이 깊어 경치가 좋고, 들판이 기름져 소출이 넉넉해 인심이 좋은 땅이라 한다. 여기는 공장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불빛과 자동차 소음이 없어 밤은 모질게 컴컴하다. 현재로서는 텔레비전이 없어 숙소는 심심하다 못해 낯설다. 나와 소통을 원하는 누군가가 불러준다면 당장 그에게 달려가서 꽃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