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28일 일요일 호주 시드니 공항 출발
공항가는 길, 호주 시드니 공항 출발, 브리즈번 공항에서 주유 공급,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넘어가며, 인천 공항 도착
* 공항 가는 길
오늘 오전 8시 20분 비행기로 시드니를 떠난다. 호텔에서 새벽 6시에 출발했다. 공항까지 가는 동안 유정현 안내원은 호주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호주는 가게문을 10시에 열고 오후 4시에 모두 닫는다. 단 우유를 파는 가게는 아침 일찍 문을 연다. 출근자를 위한 배려인 것이고, 그만큼 타업종은 개인행복을 위해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큰 이유 중 하나는 예를 들어 1년에 장사 수입이 1천만원 예정이 있는데 6백만원 밖에 못 벌면 4백만원을 세금으로 되돌려 주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회복지제도가 잘 된 나라다. 호주 백화점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영업한다.
인구 2천만명 중 15%가 문맹이다. 그 중 70%가 오지에서 낙농업을 한다. 그런데 고소득자이면서도 호주인 평균 수명이 86세인데 이들은 평균수명이 56세다. 디스크로 죽는다. 1인당 하루에 120마리에서 300마리까지 양털을 깎는다. 점심 시간 외에는 휴식이 없다. 1마리당 6천원 받으니 6천원씩 300마리이면 일당이 엄청난 금액이다. 문명이 발달해도 양털깎이는 양도, 사람도 그 자리에서 그 자세로, 아그로돔 농장에서 본 것처럼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그래서 아들이 어머니보다 일찍 죽는다. 아버지가 양털깎이 기계를 아들에게 대물림하여 주면 아들은 다 팔아 가지고 도시로 이동한다. 그러나 적응 못하고 다시 그들 고향으로 돌아간다. 글을 모르기 때문이다. 풍요 속의 풍요를 맛보지 못하는 슬픈 삶이다.
호주는 도장이 없다. 본인이 사인해야 된다. 그것도 신기하다. 세금이 부족해도 남아도 난리가 나는 나라다. 거지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나라다. 그들은 국가에서 지정한 식당에 가면 공짜로 식시한다. 안내원은 말한다. '정현아, 점심 같이 할까? 시간 없으면 저녁?' 거지에게 이런 제안을 받는다는 것이다. 노숙하는 거지는 병균 때문에 옷을 벗겨서 빨아다 준다. 그들을 위해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국가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그렇다. 국립 양로원이 한국의 사립 양로원 수준으로 시설이 좋다.
종교는 30%가 천주교, 20%가 개신교다. 하이드 공원 앞에 제일 크다는 성당을 보았다. 겉모습은 유럽에서 본 모양인데 중세의 성당 그 모습보다는 못하다. 영국의 영향으로 잘 발달된 도시 시드니다. 주택가는 나무와 낮은 집들이 아름답고, 중심지는 고층 건물 숲으로 아름답다. 서울 거리를 보는 것 같아 친숙한 느낌이다. 서울 한강처럼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을 만났다. 물맛이 짜서 대구가 강에 산다. 빙하기 바위가 굴러 들어와서 그렇단다.
모두 의료보험이 되는데 안과, 치과, 성형외과, 이 세 종류 병원은 보험이 안 된다. 이유는 본인이 관리를 소홀했기 때문으로 모두가 미리미리 건강을 돌보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시력검사만 무료다. 산모에게 보약까지 들려 보내는 나라다. 짧은 역사의 나라인데 모든 정책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후예들이기에 영국 문명이 도입되어서 그러할 것이다.
이곳 사람들은 지금의 날씨로는 추워서 대부분 퀸즈랜드로 가서 산다. 일교차가 큰 나라인데 늦겨울인 현재의 날씨는 조석으로는 춥고 낮에는 약간 덥다. 미세스 맥콰리 포인트 공원 바닷가에서 동백꽃처럼 붉게 핀 꽃이 자카렌다인데 시드니가 속한 퀸즈랜드 주의 국화라고 했다. 나라가 넓으니 주마다 국화가 있다.
유정현 가족은 87년에 이주했는데 기러기 아빠 원조하고 한다. 어머니가 췌장암으로 2개월 생존의 사형선고를 86년도에 받고는 한국에서 사업하던 아버지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무조건 호주에 온 것이다. 요양 차 데리고 왔는데 이곳에서 세 차례 수술받고 26개월 치료 후 지금까지 생존해 있단다. 그의 부친은 사업상 한국에 머물고 두 모자가 호주에 남았는데, 이제는 아버지도 함께 산단다. 췌장암이 어떤 병인가. 나의 주변에서 췌장암으로 죽어간 사람들은 못 고치는 암으로 판정되었다. 정현씨 어머니가 산 것은 의료기술이 좋은 것도 있겠지만, 천연의 맑고 고운 자연 환경의 영향이 큰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아님 한국에서의 스트레스 해방인지도 모를 일이다.
자갈치 시장 40명 관광단의 십여년전 잊지 못할 추억도 그가 들려준 소중한 기억이다. 젓갈과 한국 김치를 공항에서 뺏기지 않으려고 주저앉아 먹고 나왔다는 자갈치 시장 부산의 한국 할머니들, 그것이 우리네 삶이었다. 우리 부모님 세대 이야기다. 나는 정현씨에게 말했다. 한국의 할머니들이 그것을 빼앗기겠느냐고. 이제는 전설같은 이야기다. 우리도 잘 산다.
이러저러한 이야기로 웃으며 공항에 다달았다. 공항 입구에 안개 자욱한 강물이 있고 골프장이 있다. 한달에 몇 만원이면 골프를 치는 나라다. 시내에 골프장이 있다는 것을 우리의 현실로 이해가 되는가. 호주의 대부분 땅은 사막의 불모지로 있는데도 드넓은 공간에는 푸른 나무가 가득하다.
*사진:호주 시드니 공항에 거의 도착할 무렵에 본 골프장.시드니 도심에는 이런 골프장이 여러개 있고 한달 회비가 몇 만원
호주 시드니 공항 가는 길-재등록(2017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