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원봉사도 고민이 필요해 >
- 시민사회와 자원봉사의 힘(봉사자 강정옥님, 김미자님 인터뷰)
자원봉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원봉사도 고민이 필요해』(다나카 유 지음. 돌베개. 2016.1.4. 초판5쇄)에 보면 티 내지 않는 자원봉사가 나옵니다. 저자인 다나카 유 부부가 핀란드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할 때입니다. 영어 안내 방송이 없어 잘못 내렸다가 서둘러 다시 올라타서 당황해합니다. 옆 좌석의 부인이 “다음 역이에요.”라고 영어로 알려주었습니다. 무심한 듯 신경 써준 마음에 감사를 표하며 다음 역에 내립니다. 마을을 산책할 때는 “다음에 대성당에 가려면…….”하고 저자 부부가 지도를 보는데, 누군가가 “무슨 일이신가요? 도와 드릴까요?”라고 영어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이런 게 자원봉사지.”라며 다나카 유 부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 곤란에 처한 사람이 있으면 신경을 써주는 행위라고 말합니다. 티 내지 않고 “도와 드릴까요?”하며 손을 내밀고, “바로 지금 자원봉사자가 관광 안내 봉사 활동 중입니다.”라고 생색내지 않습니다. 저자는 전철에서 선뜻 자리를 양보하는 것도 자원봉사로 보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자원봉사의 다양한 측면을 제시하는데, 정말 인상적입니다. 자원봉사를 주저하는 분이나 자원봉사자들께 『자원봉사도 고민이 필요해』의 정독을 권합니다.
먼저, “도서관 자원봉사가 일자리를 없앤다고?”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자원봉사’로 도서관을 운영하면 사서가 정규직원으로 고용되지 않는 일이 많아진다는 논리입니다. 재정이 어려워진 시청이 경비를 줄일 궁리를 할 때, ‘도서관이라면 특별한 능력과 자격은 필요 없잖아.’라고 생각하며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정규직원을 줄여버립니다. 그렇게 실업자를 양산하면서 알 권리를 지키는 구조도 부숴버리니까 자원봉사를 조직할 때도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둘째, “자원봉사=무보수 노동?”이라는 주제도 한국 상황과 비슷해 놀랐습니다.
사회에서 ‘일할 곳’이 계속 줄고, 급여도 줄어들고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많아졌는데, 무보수나 저보수로 자원봉사가 이용되면 곤란에 빠지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말합니다. 결국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려는 자원봉사가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위험이 있음을 경고합니다. 의료비나 대학까지의 학비가 무료인 덴마크 같은 사회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생활하는 데 돈이 필요한 일본에서는 인건비를 절약하려고 자원봉사를 이용하면 모두의 생활이 불행해진다고, 자원봉사를 해서 불행한 사람이 늘어난다면 자원봉사는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강경하게 주장합니다.
셋째, “일상생활이 자원봉사!”라는 말도 새겨보아야 합니다.
저자는 자원봉사가 말 그대로 ‘자발적으로 돕는 것’이라는 의미가 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좋아서 하니까 지치지 않고, 생활 그 자체가 자원봉사임을 강조합니다. 일상에서 친척이나 이웃에 사는 아이와 노는데, 그 아이가 우연히 장애가 있다면 그것을 자원봉사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자원봉사를 특별한 일로 생각하지 말라고 합니다.
넷째, “내가 있어도 좋은 곳을 자원봉사 기관으로 선택하라”는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제가 인터뷰한 두 분 역시 봉사하는 곳이 자신에게 잘 맞고 행복하다셨습니다.
저자는 좋은 조건에서 사랑을 많이 받는다면 더없이 좋지만, 보통은 자신이 있어도 될 곳을 찾아 헤맨다는 것입니다. 사람 마음은 타인에게 “네가 있어서 정말 좋아.”라는 말을 듣고 싶은데, 그런 말을 들으며 자원봉사를 한다면 구원받은 기분이 들 게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다섯째, “자원봉사를 하지 않을 자유”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머릿속에 그리는 것만큼 자원봉사는 ‘좋은 일’이 아닐 수 있고, 자원봉사를 하면 칭찬 받으리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특별한 행동이 아님을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여섯째, “선의가 낳는 불공평”을 고려하라고 충고합니다.
저자가 ‘일본국제자원봉사센터’(JVC)라고 해외에 사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지원하는 개발 NGO의 이사로 있을 때, “이제까지 계속해온 일대일 후원제도를 그만둡시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모두가 자신이 후원하는 아이만 편들면, 현지에서 불공평이 생겨나 차별이 일어나고 공동체를 붕괴시킨다는 우려에 저자 역시 일대일 후원제도를 없애는 데 찬성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아이만 행복하게, 다른 아이들과는 차별화된 교육을’이라는 일본 사회의 불공평한 교육관이 반복되는 것을 절감하면서 공동체 전체가 행복하지 않으면 공동체는 파탄으로 내몰린다고 강조합니다.
일곱째, “난민 캠프가 더 배불러?”라는 충격적인 내용도 공유합니다.
저자는 난민 캠프 안에서의 격차가 아닌 난민 캠프와 주변 지역에 사는 타이인과의 격차를 사례로 듭니다. 타이와 캄보디아 국경 근처의 타이 농민들은 매우 가난했고, 운 나쁘게 미숙아로 태어나면 살아남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 난민 캠프에는 의사들이 상주하고, 인큐베이터도 구비되어 있어 주변 농민이라면 살리지 못 했을 아이도 여기에서는 살 수 있었습니다. ‘일본국제자원봉사센터’(JVC)는 역차별이 없는 활동을 강조하면서 난민 캠프 밖의 타이인과 타이 국경까지 도망쳐올 수 없었던 캄보디아의 ‘국내 난민’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격차를 줄이는 일이 또 다른 격차를 낳는 역차별 격차는 사회를 분열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저자는 각별한 주의를 요청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봉사자 인터뷰 경위와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봉사자인 김미자님과 강정옥님은 고양시자원봉사센터 주관으로 ‘2024년 고양시 우수봉사자 힐링캠프’가 진행된 강원도 강릉에서 만났습니다. 6월 4일~5일, 1박 2일로 진행한 힐링캠프에는 2023년 한 해 동안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헌신한 우수 자원봉사자 37명이 참여했습니다.
김미자님은 ‘소통과 공감 그리고 웃음’을 주제로 힐링 프로그램이 진행된 세인스존스 호텔 바부다홀에서 김선정 강릉시자원봉사센터장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김선정 센터장이 2019년 강릉 태풍피해 때 고양시자원봉사센터에서 많이 도와주셨는데, 혹시 그때 자원봉사로 강릉에 온 분이 있냐는 질문에 김미자님이 손을 드셨습니다. 센터장은 반가워하며 강원도 감자가 맛있는 시기라며 김미자님 댁에 감자 한 박스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마침 인터뷰할 분을 찾던 터라 김미자님을 섭외했습니다. 강정옥님은 92세 봉사자로, 봉사자를 통해 23년째 봉사를 지속하신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이번 고양시자원봉사센터 주관으로 진행된 ‘2024년 고양시 우수봉사자 힐링캠프’는 대관령 삼양 양떼목장과 아르떼뮤지엄 관람, 주문진 크루즈 체험 및 강릉과 주문진의 특별한 식사와 2인1실의 친환경 호텔 숙박을 통해 37명 봉사자들의 노고를 위로했습니다.
1. 고양시덕양노인종합복지관 맛샘터, 봉사자(신바람 봉사단 소속) 강정옥님 인터뷰
6.13.(목) 오전 10:10-11:00까지 화정동 덕양노인종합복지관 맛센터(경로식당)에서 진행했습니다. 저는 9시 반부터 1시까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 식판을 나르고, 물 떠다드리는 봉사와 조리실에서 소독한 수저를 수저통에 나눠 분류하는 봉사를 한 후에 강정옥 봉사자님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김서연 기자(이후 김기자): 강정옥 선생님, 반갑습니다. 강릉 힐링캠프에서 뵙고 여기서 또 뵙습니다. 고양시 우수봉사자 캠프 다녀오셨는데, 어떠셨어요?
봉사자 강정옥님(이후 강정옥님): 정말 재미있었어요. 봉사센터에 전화해서 늙어서 다른 사람들 불편하게 할까봐 안 가야겠다고 했더니 연세 많은 것은 걱정하지 말고 오라고 해서 갔어요. 안 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봉사자선생님들이 도와줘서 즐거웠어요. 힐링캠프 다녀와서 조금 피곤했는데, 다음 날은 영감님 보러 현충원에 다녀왔어요.
김기자: 안 갔으면 크게 후회하실 정도로 뭐가 그렇게 재미있으셨나요?
강정옥님: 저녁 먹고 바닷가에 갔는데, 가슴에 멍든 것이 다 풀린 것 같았어요. 그렇게 좋았어요.
김기자: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가슴에 멍든 것이 어떤 것인지 들려주실 수 있으세요?
강정옥님: 30년 전에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딸아이 가방을 사 놓은 채 교통사고로 죽은 딸이 있는데, 한 번도 잊히지 않고 가슴에 뭉쳐있었어요. 바다를 보니 엄청 기분이 좋았어요. 지금 그 손녀딸이 37살로 딸을 하나 낳았지요. 원래 회를 안 좋아하는데, 저녁에 나온 회가 당기고 맛있었어요. 나를 지극정성으로 챙겨준 봉사자도 정말 고맙고. 배를 탄 것도 가슴이 탁 트이고 정말 기분 좋았어요.
김기자: 저희 봉사자들도 선생님 덕분에 많이 배웠어요. 한국나이로 94세신데도 건강하게 봉사하시고, 힐링캠프에서도 즐겁게 다니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그 연세에는 거동이 불편해 누워있거나 거동하더라도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먹거나 봉사를 실천할 정도로 건강한 분은 많지 않으세요.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강정옥님: 복지관에서 봉사한 덕분이에요. 봉사하고 나서 먹는 반찬이 입에 맞아서 건강한 것 같아요. 그리고 식사 때마다 된장국을 먹는데, 건강 비결이지 싶어요.
김기자: 실례지만 몸무게를 여쭤 봐도 될까요?
강정옥님: 42kg. 줄지도 늘지도 않고, 20년 전 봉사 시작할 때 몸무게 그대로예요.
김기자: 봉사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강정옥님: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이 지어질 때부터 봉사를 시작했어요. 작년 12월에 고양시시장상을 받았어요. 그때 사회복지사로부터 22년 봉사했다고 들었으니까 올해로 23년째 봉사하고 있어요. 고양시원당종합사회복지관(이후 원당종합사회복지관) 무지개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서 10년 봉사할 때는 보건복지부장관상과 경기도지사상도 받고, 고양시장상도 두 번 받았어요.
김기자: 수고 많으셨습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많은 분이 여행 다니거나 취미 활동할 연세인 70세 즈음에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강정옥님: 당시 살던 성사1동 길거리 벽에 “봉사할 사람은 신청하라”는 것을 봤어요. 성사1동에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이 있을 때는 배식봉사는 안하고 콩나물, 파 등 음식재료를 다듬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성사2동 원당종합사회복지관(초등에서 고등학생 장애인 대상)으로 옮겨 장애인 밥 주는 일을 했어요. 아침 8시에 가서 나물 다듬고 3층으로 올라가 장애인들 점심 먹여주고, 간식과 저녁까지 챙겨주고 나면 저녁 7시에 집에 갔어요. 그땐 젊었으니까 매일 했고, 10년을 봉사했어요. 지금 봉사하는 덕양노인종합복지관도 집에서 걸어서 두 정거장 거리에 있고, 힘든 줄 모르니까 봉사를 계속하고 있어요.
김기자: 성사2동 원당종합사회복지관에서 화정동 덕양노인종합복지관으로 옮긴 이유가 궁금해요.
강정옥님: 남편이 아파서 일산백병원과 천호동에 있는 중앙보훈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병간호하느라 봉사를 쉬게 되었어요. 다른 봉사자가 제 자리로 들어온 것도 있고, 남편 장례를 계기로 옮기게 되었어요. 처음에 봉사했던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이 성사1동에서 화정동으로 확장 이전해서 여기로 오니까 친근하기도 해서 옮긴 것도 있어요.
김기자: 이번 인터뷰 전에 저도 봉사한다고 지난 토요일 아침 8시 반에 가서 5시간가량 서 있었어요. 문촌9단지상가 1층 무료급식소에서 오랜만에 상추 씻고 앉아있다 식당 안에서 식판에 상추 담는 일을 했는데, 허리가 뻐근하면서 아팠어요. 선생님은 허리 안 아프신가요?
강정옥님: 하루하면 허리가 아픈데, 꾸준히 20년 넘게 하니까 안 아파요. 얼마 전 한 달에 한 번씩 집에 오는 보건소 간호사가 혈압이 안 좋다고 일산병원에 건강 검진하도록 예약해줬어요. 피검사, 혈압검사, 장 검사 등 4~5가지를 했는데, 의사가 뭘 드셨기에 이렇게 깨끗하냐고 약도 필요 없다고 하더라고요. 평생 허리나 다리 등 어디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없어요.
김기자: 23년이나 봉사하시면 속상한 일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강정옥님: 속상한 걸 계속 마음에 두고 살았으면 진즉에 봉사를 그만뒀을 거예요. 속상한 것은 자꾸 털어버리고, 명랑하고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요.
김기자: 그러면 봉사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이나 보람도 말씀해주세요.
강정옥님: 항상 행복해요. 영양사나 조리사 선생님들이 다정하게 손잡아주고 안아주면서 오래오래 같이 일하자고 말해주고, 관장님도 식사하고 가면서 “최고, 최고!”하며 꼭 어깨를 주물러주고 가요. 진짜 고맙고 힘이 절로 나요. 힐링캠프 갔을 때도 처음 만난 봉사자와 한 방을 썼는데, 자면서도 내 손을 꼭 잡고 그렇게 잘해줬어요. 어떻게 저런 사람을 만나 하루 종일 행복하게 다니느냐고 다른 봉사자들이 물을 정도였어요.
김기자: 선생님처럼 어디가나 사랑받는 비결이 뭔지 궁금해요.
강정옥님: 제가 사랑받을 복이 있는지 가는 곳마다 마음에서 우러나서 잘하더라고요.
김기자: 봉사기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강정옥님: 여기 덕양노인종합복지관 맛샘터(경로식당)는 만 60세 이상으로 회원이고, 식사비 3500원을 내면 식사할 수 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까지 하루 800명 정도 식사해요. 봉사자들은 거동이 불편한 분들께만 식판을 갖다 드리고 물을 떠드려요. 제가 보기에 충분히 식판을 옮길 수 있는 분인데도 식사를 갖다달라는 분이 계세요. 안 갖다드리면 화내는 분도 있고요. “움직여서 물을 직접 떠드시면 더 건강하세요.”라고 말씀드려도 막무가내로 떠달라는 분이 있어요. “내 나이가 몇 살인데, 저 사람에게만 갖다 주느냐?” 하는 분이 있어서 안타까워요.
김기자: 소중한 말씀과 제안에 감사드립니다.
2. 함께하면 아름다운 세상 무료급식소, 봉사자 김미자님 인터뷰
6.8.(토) 비가 많이 내린 아침에 주엽동 문촌9단지 상가 1층 장애인 및 독거노인 무료급식소를 방문(하루 160명 식사 제공), 오전 8시 반~ 오후 1시까지 봉사한 후에 식사를 마치고 2시부터 4시 정도까지 근처 카페로 옮겨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김기자: 김미자 선생님, 봉사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먼저 ‘함께하면 아름다운 세상 무료급식소’ 사랑의 쉼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미자님: 토요일이면 인근에 위치한 복지관이 휴관하게 되어 주변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고 윤창준 회장님(‘함께하면 아름다운세상’을 운영하는 (사)장애인권익지원협회 고양시지부)이 사비로 2016년에 문촌9단지 상가 1층에 ‘함께하면 아름다운 세상 무료급식소’와 쉼터를 만드셨어요. 거의 10년 된 무료급식소로,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무료급식을 제공합니다.
올해 3월부터 회장이 된 장녀 윤다정 회장님과 임원들이 매달 회비를 모아 운영하고 있어요. 대화에서도 오시고 서울에서 점심 드시러 오기도 하세요. 일산호수공원도 있으니까 겸사겸사 서울서 오세요. 주말에는 장애인과 독거어르신 등 소외계층 160여 분의 식사를 준비해요. 금요일에 채소 등을 다듬어 전 처리한 후 토요일 아침 7시부터 요리를 시작해서 오전 10시에 1차로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 30명 이상을 위해 도시락을 배달하고, 11시부터 1시까지는 방문하신 분들을 위해 배식합니다.
수시로 1365 자원봉사포털에 봉사자가 필요하다고 올리면 개인이나 봉사자들이 동아리 지인들을 데려와요. 평균 4~50명, 동아리에서 시간 간격을 두고 봉사하고 있어요. 식사하시는 분들께 필요한 전동휠체어 등 장애인 보장구 판매처를 안내해드리기도 해요. 김 부장님이라고 회장님 사위신데, 배식 봉사와 보장구 수리를 하며 전동휠체어 판매처도 연결해드립니다.
김기자: 현재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까 봉사하면서 언뜻 말씀하시길 연장반 어린이집 교사도 하시고. 방송대 공부도 하신다고요.
김미자님: 2022년도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교육학과 3학년에 편입했어요.
김기자: 교육학과 공부하고 나서 새로운 목표가 있으신가요?
김미자님: 2009년도에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에 일본어학과에 편입해서 최근인 2021년에 일본어학과를 졸업했어요. 어학은 언어라 만나서 해야 효과적인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일본어 학습이 어려워 휴학을 반복하다 11년 만에 졸업하게 됐어요.
김기자: 계속 방송대에서 공부하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김미자님: 공부하는 게 즐거워서 끝까지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일반대학교처럼 딱 4년 만에 졸업을 안 해도 되니까요. 원래는 유아교육학과를 가려고 했는데, 성적이 안돼서 교육학과를 갔어요. 처음 교육학과에 편입했을 때는 큰 걱정을 하진 않았어요. 어려운 일본어학과도 졸업했는데, 한국말로 수업하는 교육학과는 빨리 졸업하겠지 생각했죠. 막상 해보니 교육학이 어렵더라고요. 자꾸 과락이 나고 기억력이 감퇴해서 젊은 사람들보다 몇 배 노력해야 했어요. 교육학과를 졸업하면 문화교양학과에 가려고 해요. 문화교양학과에서는 영화나 동서양의 고전과 철학, 유적지, 대중문화예술 등을 공부하는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제게는 흥미롭게 느껴져요.
김기자: 방송대는 학습 수준도 높고, 시험도 꽤 까다롭다고 알고 있어요. 개별 학습을 꾸준히 하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시험을 치르면서 봉사를 지속하시는 게 대단하다 싶어요. 직업도 있으시잖아요.
김미자님: 사실 현재 직업도 어떻게 보면 방송대와 연관이 있어요. 가정관리학과 공부를 하다 보육교사 자격증을 땄어요. 보육교사 자격에 모자란 두 과목은 유아교육학과 전공수업을 듣고 보충하니 보육교사 자격증이 주어졌어요.
김기자: 가정관리학과 공부를 하면서 추가로 유아교육학과 전공 두 과목을 들은 후에 보육교사 2급 자격을 취득하신 거네요.
김미자님: 맞아요. 2009년 졸업하자마자 바로 어린이집에 취직이 됐어요.
김기자: 어린이집 취업도 꽤 경쟁률이 있을 텐데, 바로 취직이 되신 거예요?
김미자님: 네. 2009년도에는 어린이집이 굉장히 많았어요. 게다가 가정어린이집은 유아가 20명 정도라 굳이 유아교육학과 졸업생을 요구하지 않았어요. 0세에서 2세까지 영아를 책임지는 정교사로 7년 일했어요. 이후에 나이가 있다 보니 정교사가 힘들어서 지금은 연장반 교사로 3년째 일하고 있어요. 가정 어린이집 20명에서 시작해 최근 개인민간어린이집으로 확장 이전되어 45명의 아이들과 만나요. 주 5일 오후 3시부터 7시 반까지, 0세~2세(우리나라 나이로 4세까지) 아이들이요. ‘함께하면 아름다운 세상 무료급식소’ 사랑의 쉼터(이하 무료급식소) 봉사는 금요일 오전 10시까지 나와서 2시 반까지 해요. 금요일 3시까지 출근이고 직장이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예요. 토요일은 사실 쉬고 싶었는데, 봉사하면 힐링이 돼서 계속하고 있어요.
김기자: 봉사하면 치유가 된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이 그러신가요? 선생님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지점이 궁금해요.
김미자님: 어르신들이 손잡아주면서 “맛있게 잘 먹었다.”, “너무 감사하다.” 인사하시고, 어떤 분은 “복 받으실 거예요.” 덕담하시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힘들어도 다음에 또 오게 돼요. 그 기쁨을 몰랐을 때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왔어요. 그러다 점점 봉사하는 횟수가 늘고 2년 쯤 됐을 때 임원이 됐어요. 나이가 동갑이라 공감대도 있고, 우리 급식소에서 같이 뼈를 묻고 일해보자는 사무국장의 제안을 받고 8년째 봉사하고 있어요.
김기자: 첫 봉사로 시작해 지금까지 하시는 무료급식소 봉사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김미자님: 직장을 다니다 잠시 쉴 때 실업급여를 받았어요. 마침 고양시여성인력개발센터라고 경력이 단절되면 교육도 시켜주는 곳이 있어요. 실업급여를 받으면 프로그램에 참석하거나 구직활동을 해야 하는데, 저는 역사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서 그걸 공부했어요. 교육 수료증을 제출하면 실업 증명이 돼요. 일주일에 한번, 두 달을 했어요. 전액 무료인 국비프로그램으로, 리포트도 써서 내고 경복궁, 동대문 흥인지문, 몽촌토성도 가고. 교육과정에는 탐방객이 있다고 가정하고 외워서 문화 해설도 했어요.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 서울 근교를 정말 많이 다녔어요. 당시는 1365 자원봉사포털도 모를 땐데, 교육만 수료하면 안 되고 추가로 봉사를 4시간해야 한대요. 자원봉사센터 목록에서 ‘함께하는 아름다운 세상 무료급식소’를 보고 관심이 생겼어요. 어르신봉사가 좋아서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탔어요. 젊을 때는 아이를 돌봤지만, 나이 들면 나이차가 많이 안 나는 노년을 돌보면 괜찮겠다 싶어요. 어르신 돌보는 게 저한테 잘 맞았고요.
김기자: 무료급식소 봉사를 하다 노년 돌봄이 선생님께 잘 맞고, 경제 활동도 지속 가능하니까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셨네요. 돌봄 연령에서 가장 어렵다고 하는 0세~2세 아이 돌봄을 하셨고, 사람들이 마음을 맞추기 어려워하는 어르신도 좋아서 돌보고 계세요. 돌보시는 마음이 궁금해요.
김미자님: 직장을 다니다 방송대 가정학과에 입학해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서 직업으로 아이들을 돌보다보니 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아이들이 제 아이처럼 느껴지고. 계속 시어머니와 살다보니 어르신들의 마음도 읽을 수 있겠더라고요. 요즘 양육자들은 아이 돌봄을 힘들어하는 게 보여요. 하지만 제가 돌보는 아이들도 직장인 같아요. 아침 7시 반에 어린이집에 출근해서 저녁 7시 반에 퇴근하니까 거의 12시간을 어린이집에서 보내요. 직장인보다 심하죠. 12시간 보육시간을 꽉 채우고 집에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김기자: 자녀들은 줄곧 직장 생활한 부모님을 어떻게 느끼나요?
김미자님: 으레 직장생활하고 돈 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딸은 결혼했고, 아들은 독립했어요. 남편도 일하고 새벽에 오니까 봉사가 수월해요. 무료급식소 봉사하려고 토요일 아침에 일찍 나오는 것도 혼자 편하게 잘 수 있게 남편을 돕는 셈이죠.
김기자: 봉사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셨을 텐데요. 본받을 만한 봉사자나 저런 모습은 조금 아쉽다 싶은 봉사자의 모습이 있을까요?
김미자님: 남한테 안 미루고 묵묵히 찾아서 일하는 분이 멋있어요. 반면에 한쪽에 가서 얘기만 하고 뒷짐 지고 놀러온 것처럼 하기도 해요. 그러면 제가 옆에 가서 “봉사하러 왔으니까 잘 모르면 물어보라고. 다 얘기해주겠다.”고 하죠. 지금은 주방에 와서 일을 찾아서 해요. 그러기까지 시간이 걸렸죠. 3~4개월 된 봉사모임 청년들이 각자 알아서 맡은 일을 하고, 빨리 마치려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러워요.
김기자: 봉사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도움 받은 것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김미자님: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무료급식소 봉사자 중에 자원봉사센터에 소속되어 봉사센터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거점센터 매니저가 계세요. 가끔 공모사업을 가져와 봉사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요. 거점센터 매니저가 사업예산을 가져오면 화분을 구입하고, 봉사자들은 화분에 다육이나 꽃을 심어 어르신들 댁에 한 달에 한 번 보내드려요. 프랑스 자수를 놓거나 비누도 만들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대상자 어르신의 연락처를 받아 선물해드리기도 했어요. 그리고 봉사하면서 도움 받은 것은 직장 생활하다보니 피곤해서 요리하기가 쉽지 않아요. 무료급식소 봉사자 중에 요리를 잘하시는 분이 계셔서 요리법을 배워 집에서 응용하고 있어요. 양념은 뭘 넣는지, 얼마나 볶아야 하는지 등 여쭤보고 도움을 많이 받아요.
김기자: 이번에 함께 가신 힐링캠프는 어떠셨어요?
김미자님: 작년에도 힐링캠프 초대장이 왔는데, 못 갔어요. 근무시간을 원장님이 메워야 하니까 죄송해서요. 이번에는 연차를 냈어요. 따로 여행가는 것도 없으니까 가야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다녀오라 하셨어요. 92세 봉사자분이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건강관리를 잘해서 지금껏 봉사하시고 힐링캠프에 와서도 즐겁게 다니시는 걸 보니. 7~80세가 되면 여기 저기 아프고 요양병원에 누워있을 수도 있잖아요. 100세 시대니까 저도 끝까지 건강관리를 잘해서 계속 봉사하고 싶어요. 공부도 관 뚜껑 닫을 때까지 하고 싶고요.
김기자: 선생님께 공부가 주는 의미나 가치가 얼마나 크면 관 뚜껑 닫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하실까 싶어요.
김미자님: 공부를 하면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요. 손을 못 움직일 때까지 계속 공부할 것 같아요. 방송대는 대면이 아닌 온라인 공부니까요. 자꾸 머리에 자극을 주면 인지증 예방 효과도 있고,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것을 배우면 기분이 좋아요. 공부하면서 젊은 사람들 생각도 알고, 교수님들을 통해서 트렌드 변화도 배우니까 나이 들어도 계속 배워야 한다고 많이 느껴요.
김기자: 이렇게 열린 생각을 갖고 계시니까 선뜻 인터뷰도 응하신 것 같아요.
김미자님: 말은 조리 있게 못하는데, 자꾸만 알고 싶어요. 검색엔진인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관심 분야도 문화이고, 시나 그림에 관심이 많고 메모를 많이 해요.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태백산맥을 읽거나 4.19 혁명 등도 자세히 찾아봐요. 요즘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잘 봐요. 구소련의 붕괴나 푸틴, 일본과 우리나라 관계나 우리나라의 지정학적인 위치 등을 배우면 너무 재밌어요. 자녀들에게 늘 말하는 것도 아무리 바빠도 하루 30분을 투자해서 책을 읽으라고 권해요. 우리나라 국민들 모두 깨어있는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기자: 깨어있는 국민이 되는 게 왜 중요할까요?
김미자님: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뭐든지 다각적으로 알아가는 것, 넓은 세계를 보는 국민이 많으면 그것이 국력이라고 생각해요.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꼭 학교를 가라는 게 아니라 책을 읽으면 아는 게 많아져요.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알고, 책을 통해서 옛 성인들도 만날 수 있고. 개인의 미래도 밝아질 것 같아요.
김기자: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강릉에서 봉사하신 얘기도 듣고 싶습니다.
김미자님: 2019년 ‘미탁’이란 태풍으로 강릉이 엄청 피해를 입었는데(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지난 2∼3일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강원도 내에서는 402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10.11.), 고양시자원봉사센터에서 강릉 태풍피해 봉사자모집을 했어요. 그 해 10월 9일 한글날, 아침 7시에 출발해 자원봉사센터 직원 포함해서 45인승 버스에 꽉 차서 봉사를 갔어요. 점심은 고양시에서 함께 간 푸드 트럭 사장님이 자장면을 만들어서 봉사자와 마을 주민들을 대접해줬어요. (김환기기자, “고양시자원봉사센터, 한글날 강원도 태풍피해 복구지원 봉사활동”, 경인일보, 2019-10-10 사랑의 징검다리봉사단(단장·이수영) 회원 8명도 급식조리 차량과 식재료를 직접 가지고 와 자원봉사자 및 산성우2리 지역주민 200여명에게 점심으로 자장면을 현장에서 조리해 제공했다.) “저는 뭘 도울까요?” 여쭤봤더니 집의 흙을 퍼내고 가재도구들을 꺼내 닦아달라고 해서 이불을 다 꺼냈어요. 양수기로 개울물을 퍼내서 길에서 이불의 흙을 털어내고 발로 밟으며 이불을 빨았어요. 다리 난간에 이불을 척척 올려서 널고, 창고에 가득 들어찬 흙을 퍼내다가 쥐가 나와 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전기장판 사업하시는 분 가게에서는 태풍피해로 새 제품을 거의 못 쓰게 되었는데, 그나마 건질 수 있는 것들을 가려냈어요.
김기자: 오랜만에 쉬는 국경일에 직장인이 어떤 마음으로 태풍피해복구 봉사단으로 참여하셨어요?
김미자님: 충남 태안 기름유출 피해가 났을 때는 자원봉사를 몰랐을 때고, 무료급식소 봉사를 하면서는 강릉에 피해가 많다니까 생각이 달라졌어요. 마침 국경일이라 직장을 안 가니까 직접 가서 피해규모도 보고 싶고,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신청을 해도 다 가는 게 아닌데, 감사하게 봉사단에 참여하게 돼서 하루 종일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했어요. 옷을 다 버려서 여벌옷을 갈아입을 정도로 몸은 고됐지만 잘 다녀왔다 싶어요. 아침 7시에 가서 밤 11시에 집에 도착했거든요.
한참 복구할 일이 남아 있는데, 삶의 터전을 잃고 힘들어하는 분들을 두고 직장 때문에 돌아서려니 마음이 아팠어요. 힐링 캠프에서 강릉시자원봉사센터장님이 자장면 얘기를 꺼내시는데, 5년이 지난 일이지만 흙 범벅이 된 채로 먹었던 쫄깃한 자장면 생각이 났어요. 정말 맛있었어요. 저녁에는 강릉 시내에 가서 강릉 명물인 황태구이를 먹었어요. 강릉시자원봉사센터 직원이 2019년 강릉태풍피해 때 봉사 온 고양시봉사자로 인사해 달래셔서 강릉시민께 “감자 한 박스 보내신다니 정말 감사히 잘 먹겠다.”고 동영상을 잠깐 찍었어요. 저도 강릉에서 주신 감자를 요리해서 무료급식소 어르신들과 맛있게 먹었다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서 나중에 보내드리려고 해요. 개인적으로는 그 즈음에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동료랑 약간 트러블이 있어 강릉 힐링여행 가서 풀고 와야지 했어요. 갔다 오니까 마침 직장동료와의 관계도 좋아졌어요.
김기자: 무료급식소 봉사하시는 곳에 대한 자랑이나 아쉬움, 자원봉사센터에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김미자님: ‘함께하면 아름다운 세상 무료급식소’ 사랑의 쉼터는 친밀한 가족처럼 관계가 끈끈해요. 위원장, 부회장, 부장이 체계적으로 맡은 역할을 잘하고 있어요. 무료급식소가 너무 열악해요. 조리실도 비좁고, 고양시 축산농협에서 삼계탕 등을 지원받거나 고양시 약사회로부터 구충제 지원을 받지만 정기적으로 지원되는 예산이 없어요. 임원들이 매달 2만원 회비를 내고, 가끔 봉사자들이 후원을 하세요. 임원은 10명 정도라 늘 예산이 부족해 고양시 예산이 충원되면 좋겠어요. 위원장님이 예산충원을 위해 여러 기관에 요청을 하고 국회의원들께도 호소했지만, 선거철에만 반짝 약속하고 지키지 않았어요. 정기적인 후원기관이나 후원자들이 많아져서 장애인이나 독거어르신들께 질 좋고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요.
자원봉사센터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원봉사자 할인가맹점을 늘리는 대신 인센티브를 고양페이로 지급하거나 자원봉사자가 원하는 단체에 기금을 적립해주면 좋겠어요. 자원봉사자들이 5~10% 할인 받으려고 일부러 자원봉사자 할인가맹점을 찾기는 어렵거든요. 지난번 고양시 우수봉사자 힐링캠프에 오신 강릉시자원봉사센터장님이 예전에 강릉시민들 수해복구에 참여한 사람으로 제게 감자 한 박스 부쳐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봉사하는 무료급식소 어르신들을 위해 한 박스 더 보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못 드린 게 내내 아쉬웠어요.
김기자: 긴 시간 인터뷰하셨는데, 어떠셨어요?
김미자님: 말을 조리 있게 못해서 살짝 제 자랑을 많이 하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 얘기를 하다보니까 삶을 뒤돌아보게 돼요.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여기서 더 발견을 해서 사회봉사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을 만나면서 봉사의 폭이 넓어진 것 좋아요. 인터뷰에 참여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 기말시험 공부하느라 한 시간 자고 급식소 봉사를 했어요. 인터뷰를 하려고 하니 고민이 돼서 오늘 일찍 급식소에 나왔어요. 생각을 정리하느라고요.
김기자: 아침부터 긴 시간 동안 일하시고 인터뷰하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다시 가서 회의도 하셔야죠?
김미자님: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저는 부장이라 주축은 아니지만 의논하고 결정한 내용들을 전달받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3. 다음은 고양시자원봉사센터 직원 인터뷰를 위한 질문지입니다. 고양시자원봉사센터에 속히 센터장 적임자가 임명되어 인터뷰에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원래 인터뷰가 예정된 직원이 있었는데, 답변할 권한이 안 된다고 사무국장까지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센터장이 오셔야 답변 가능하다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0. 반갑습니다. 고양시자원봉사센터 직원으로 근무하신 지는 어느 정도 되셨어요? 간단한 이력과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0. 혹시 사회복지학 전공이신가요? 전공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회복지의 영역이 다양한데, 자원봉사센터 직무는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0. 00님은 자원봉사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 자원봉사센터 업무의 보람과 어려움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이번에 고양시 우수봉사자를 위한 힐링 캠프를 몇 달 전부터 준비하셨다고 들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힐링캠프가 있으신지요? 힐링 캠프를 준비하는 진행 팀은 힐링 캠프 후에 방전되거나 번 아웃이 될 것 같은데, 00님만의 회복이나 충전방법이 있다면 고양시민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0. 현재 고양시 자원봉사센터 센터장 자리가 공석입니다. 어느 정도 공석 상태인지, 센터장 공석으로 인한 업무 진행이나 소통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직원 입장에서 어떤 센터장이 오면 좋겠다고 바라는 상이 있을까요?
(1) 인터뷰 준비를 하면서 몇 권의 자원봉사 책을 읽었습니다. 『시민사회와 자원봉사』(김동배 저, 학지사, 2006.3.10.)라는 책 머리말에 보면, “자원봉사자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꿈꾸는 주관 있고, 올바르며, 책임감이 강한 시민들”이란 표현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나라도 주체성과 비판력이 있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소비자운동과 환경운동이 출발했고, 공동체마을운동이나 인권운동을 주도해왔습니다. 자원봉사센터에서도 주체적이고 비판의식을 가진 자원봉사자를 찾고, 그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나 교육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2) 『자원봉사 인프라 구축의 요람』(한국자원봉사포럼 25년사, 최일섭·남영찬·김범수·이성철·신정애·구혜영 엮음, 나남, 2021.3.31.)이란 책의 맺음말에서 우리나라 자원봉사활동의 현실을 언급합니다. 자원봉사단체를 통한 자원봉사활동이 80%, 자원봉사센터를 통한 자원봉사활동은 20%를 담당하고 있는데, 목소리 크기나 국가예산활용 면에서는 정반대로 자원봉사단체가 20%, 자원봉사센터가 80%라고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고양시 자원봉사센터의 현황과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3) 최근 고양시정책이 일자리를 창출하기보다 돈 안 드는 복지를 위해 무보수나 저보수의 자원봉사자를 활용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자원봉사센터 직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한 깨어있는 시민들로 구성된 건강한 시민사회를 위한 자원봉사자 육성 방안에 대한 센터의 계획이나 비전이 궁금합니다.
(4) 세계자원봉사선언문을 보면, 자원봉사는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로 인류의 가장 숭고한 꿈인 평화의 추구, 모든 사람의 자유와 기회, 안전, 정의구현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말이 큰 울림을 줍니다. 자원봉사가 개인의 보람이나 만족, 자아실현을 넘어 세계 평화에 공헌하며, 모든 이의 자유와 기회, 안전과 정의구현에 기여한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선언문에서는 세계화와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이 시대에는 세계는 더 작아지고, 상호의존하면서 보다 복잡하게 변하고 있다는 구절도 의미심장했습니다. 고양시 자원봉사센터가 잘하고 계시지만, 고양시를 넘어 세계평화와 모든 이들의 자유와 기회, 안전, 정의구현의 측면에서 잘하고 있는 부분과 다소 보완할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5) 몇 년 간의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고양시 자원봉사센터의 봉사형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당시 자원봉사활동은 어떻게 진행되었고, 코로나 과정이나 코로나가 안정된 이후에 수정되고 보완된 봉사형태나 신축된 시스템이 있을까요? 코로나를 통해 자원봉사센터나 자원봉사자의 의식이 개선된 부분이나 교훈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6) 2005년 자원봉사활동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현재 법정기구인 한국자원봉사협의회를 주축으로 시민 중심의 거버넌스(민관협력, 협치)를 실현하는 법안 개정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고양시 자원봉사센터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7) 자원봉사 동기 이론 중 사회적 교환이론에 보면 심리적 보상, 사회적 보상은 우리나라도 일정 부분 시행하고 있는 것 같은데, 경제적 보상 부분은 미미한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경제적 보상이 자원봉사 활성화 정책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봉사단의 경우, 청년층의 사회참여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청년층에게 최소 생계비와 학비를 지원한다거나 풀타임 자원봉사자는 주거생활비, 교통비, 탁아비, 의료보험, 용돈 등을 추가로 지급받고, 저소득노년들에게 생활임금 수준 이상의 경비를 주정부가 후원합니다. (출처: 『시민사회와 자원봉사』(김동배 저, 학지사, 2006.3.10.) 고양시 자원봉사센터에도 이런 정도의 경제적 보상이 있는 자원봉사가 있을까요? 없다면 센터에서 이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이나 예산확보에 대한 계획이 궁금합니다.
▶ 사부작사부작 웹진 6월호 정담 인터뷰 바로가기 https://www.goyanglearn.net/jeongdam/jeongdam.html?bmain=view&uid=293&mode=2
◆ 사단법인 고양시자원봉사센터 바로가기https://www.gy1365.or.kr/
◆1365 자원봉사포털 바로가기https://www.1365.go.kr/vols/mai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