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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하계 설악산 릿지등반 보고 김 운 회
7월 24일 (수) 어제 하루종일 기활 형님댁에서 식량과 장비 준비로 간밤에는 고-와 스톱이 엇갈리는 밤을 지새고 묵직한 어택을 메고 형님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19일간의 산 생활로 걸음을 딛는다. 항상 설악으로 가는 길로 달려 버스는 속초에 도착 다시 설악동 가는 버스를 타고 자리는 왼쪽을 앉는다. 소공원을 지나고 신흥사 입구에서 또 한번의 입장료를 지불함에 분노를 느끼며 울산암으로 향한다. 계조암에 도착, 캠프를 설치하나 주위의 오물로 심한 악취가 난다. 내원골 쪽의 작은 지능에 캠프를 재 설치한다. 두 번의 캠프를 설치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저녁 식사를 하며 처음의 맛을 음미해본다. 비록 모기의 시달림은 받지만 산에 있을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울산암 캠프에서 설악의 첫 밤을 맞는다. 25일 (목) 아침에 일어나니 이곳이 문득 석굴의 야영지인양 착각을 느낀다. 우리의 캠프지가 그렇고 계조암이, 울산암이 그러하다. 첫 등반인 울산암 릿지 등반!! 둘이서 먹는 간단한 식사를 빠르게 해치우고 중앙계단에 도착 북서쪽 좌측의 바위 아래길을 따라 스타트할 지점을 찾아간다. 한참동안을 가도 스타트 할 곳을 찾지 못하다가 쉬워 보이는 곳의 크랙을 통해 올라 걸어서 바위 동굴이 나오는 곳에서 좌측으로 크랙을 등반하여 릿지를 오른다. 미로에서 헤메다 빠져나온 듯 사방으로 훤히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경치가 맘에 들어 상쾌하다. 그러나 시간은 벌써 11:30 너무많은 시간이 흘렀다. 울산암 전체의 릿지 등반은 못하더라도 소규모의 목적 달성을 하려 릿지등반을 시도해본다. 하강할 것이 나오니 바위는 알 바위로 둥그렇게 드러나 있고 자일을 걸어볼 곳이 전혀 없다. 좌측 길을 돌아 내려간다. 어느 정도 내려가면 릿지로 올라붙을 수 있을 것 같던 길은 울산암 거의 밑에까지 계속된다. 아까의 바위에서는 도무지 하강할 방법이 없고 이길 (길이라고 하지만 경사 거의 60도 이상인 사태 난 곳을 크라이밍 다운한다.)을 따라 가면 다시 벽 등반을 하여 릿지로 올라서야 할 것 같다. 울산암의 릿지등반 형태가 원래 이러한 것인지 스타트 지점을 잘못 잡은 것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결국은 되돌아올라 중식을 하면서 올라온 곳으로 빽할 것을 이야기한다. 눈앞에 펼쳐진 외설악의 경치를 만끽하며 넓직하게 그늘진 테라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더불어 잠간의 수면을 취한다. 캠프에 도착, 해는 아직도 중천에 있고 계곡에 내려가 목욕과 가제 잡이로 시간을 보낸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형님들게 첫 등반 소식을 전하면서 어찌 어찌해서 등반에 실패했다는 내용을 적을 때는 기분이 껄적지근하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요람에서 잘까하다 모기의 공격을 피해 텐트 속으로 비집고 들어간다. 26일 (금) 중앙 철계단 바로 오른쪽의 문리대길을 등반한다. 언더홀드를 잡고 스텐스에 올라 스타트, 크랙을 오른다. 크랙이 끝나면 넓은 테라스를 지나 우측으로 밴드를 통해 더 넓은 테라스로 진입 한 스텝을 오르면 쌍볼트가 박혀 있으나 테라스에서 보디 빌레이를 하는 것이 더 양호하다. 그 곳에서 첫 번 피치를 끊는다. 쌍 볼트에 카라비너를 걸어 자일을 통과시키고 첫 피치보다 좁은 크랙을 손발의 째밍을 하며 때로는 레이백의 등반 자세로 오른다. 각도가 수그러지는 듯한 크랙을 계속 오른다. 7-8미터 가량 위의 쌍 볼트가 박힌 확보 조건이 좋은 곳까지 오르려는데 서브와 함께 자일이 1 미터밖에 남지 않았다는 원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금방 지나온 볼트가 박힌 곳에서 확보를 했어야 되었던가 보다. 크랙에 너트 한 개와 2호 후랜드를 박아 놓고 후등자 빌레이를 한다. 자일이 어느 정도 올려졌을 때 서로의 시스템을 바꾸어 쌍 볼트가 박힌 곳까지 올라 다시 후등자의 빌레이를 한다. 크랙의 길이는 거의 45-48미터는 될 것 같다. 이곳에서 또 2 피치를 끝내고 우측으로 트레버스 하여 크랙을 오르다 침니형태의 등반을 하게되는데 테라스로 진입해야 될 곳이 뒤쪽으로 되니 뒤통수 쪽으로 있는 홀드를 잡고 일어서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최대의 순발력을 발휘해 몸을 돌려 홀드를 잡아 오르니 또 넓은 테라스가 나온다. 이곳에서 3피치를 끊어 확보할 곳을 찾아보나 마땅치 않아 후랜드를 써서 나를 확보하고 보디 빌레이로 후등자를 확보한다. 앞서가던 팀의 후등자가 오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려 담배 한 개비의 진한 맛을 느끼며 간식을 먹는다. 스텐스의 우측으로 또 한 팀이 올라오니 만원이 되어 그 팀은 아예 중식을 하고 오를 생각을 한다. 위쪽으로 쌍크랙이 다음 피치를 맞이한다. 쌍 크랙을 오르기 전 촉스톤에 발을 딛으니 금방이라도 빠져나갈 듯 흔들거린다. 거의 수직인 쌍크랙에 손가락을 걸어 발을 버티며 레이백의 등반자세가 바위하는 묘미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지구 중력에 저항하는 일이 힘든 것을 생각한다. 쌍크랙은 왼쪽의 외형 크랙으로 홀드는 너무 양호하며 손에 알맞게 잡힌다. 쌍 볼트가 박혀 있는 왼쪽의 테라스로 진입하여 후등자 빌레이를 한다. 이곳에서 4번째 피치가 끝나고 비교적 힘들지 않은 크랙을 오른다. 툭 튀어 나온 바위에서 침니 형태가 이루어진다. 색을 매고 오르기 힘들 것 같아 달아 올리기로 한다. 침니 형태로 된 곳을 오르려니 자세가 영 엉망이다. 그곳을 볼트를 밟고 올라 넓은 슬랩을 크라이밍다운 하여 후등자를 빌레이 하기에 조건이 안 맞는다. 다시 침니 형태의 바위 돌출부위로 올라 확보를 하는데 자일이 카라비너를 통과하여 색을 올릴 수 없어 원 선배는 두 개의 색을 달고 등반을 한다. 끝이 날 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선 듯한 크랙으로 6번째 피치가 이어진다. 크랙과 크랙의 연속 왠만큼 오르다 발이 빠지면서 오른쪽의 볼트에 꾀어 있는 슬링을 잡고 확보하여 잠깐 쉬어본다. 그렇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은 크랙을 올라 하켄이 박힌 좁은 테라스에서 후등자를 빌레이한다. 조금씩 뿌리던 비는 천둥을 동반한 소나기로 변해 몸의 열기를 식혀준다. 시간이 꽤 오래된 듯 하다. 밑의 크랙에서 주절거리고 있을 때 앞서가던 팀은 벌서 시야에서 사라졌다. 다음은 우향 가로된 크랙을 트레버스, 밴드상태가 나오고 볼트를 맞이하여 팬드럼하여 직상 크랙을 오르니 더 오를 것이 없다. 완료! 소리를 힘차게 외치고 종민선배에게 등반이 끝났음을 알린다. 종민 선배의 등반속도가 갑자기 빨라진 듯 하다. 소나기는 계속 내리고 우리의 등반을 끝을 맺는다. 우중에 점심식사를 마치고 하산을 한다. 정상을 오르니 포효하는 듯한 곰의 형상의 바위가 나타난다. 조그만 소나무에 40미터 한동을 걸어 하강. 다음 두군데의 개구멍(바위틈)을 통해 중앙 계단에 이른다. 캠프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를 마치니 식량은 내일 아침 점심과 약간의 간식이 남는다. 해먹을 2층으로 걸어 놓고 오늘의 등반 이야기를 한다. 내일은 잦은 바위골로의 캠프이동. 서울서 합승이와 함께 써포트가 들어오는 날이다. 27일 (토) 울산암에서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캠프를 철수하여 소공원에 도착, 형님들게 두 번째 전하는 소식의 엽서를 부친 뒤 혹시 우리의 캠프 자리를 누가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을 가지며 잦은바위골 입구에 도착, 다행이도 한 동의 텐트도 들어있질 않았다. 앞으로 열흘간 생활해야 할 곳이다. 한 끼 밖에 남지 않은 냉면으로 중식을 마친 뒤 텐트를 빨아 말리고 나무 가지를 주워모아 바닥을 잔 돌맹이 하나 없이 깨끗이 쓸어낸 뒤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쓰레기를 모아 낙엽을 덮어 주위 환경을 살린다. 세시간 가량의 작업 끝에 우리의 캠프는 쾌적한 분위기의 캠프지로 변한다. 물가에는 빨래터, 설거지터, 식수로 사용할 곳을 돌맹이를 씻어 바닥에 깔아 정리하는 정성을 들이지만 금방 천불동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에 의해 우리의 식수원이 되는 곳을 첨벙거리며 올라가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여 비누거품을 흘러내리는 식으로 우리의 정성이 무시되어 버린다. 해먹 2개로 2층의 요람을 만들어 1층에는 원 선배가, 2층에는 내가 입주하기로 한다. 합승이가 올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천불동을 내려가며 비선대 철계단에서 시간적 여유로 적벽등반을 한동안 관전한다. 청운정에서 수통으로 사용할 1.5 리터들이 사이다 한 개와 양초를 사고 소공원에 도착 1시간 이상을 기다리니 합승이가 헐레벌떡 뛰어와 입장권을 팔지 않으니 어찌 하냐는 것이다. 매표소에 가서 그럴싸하게 사정 이야기를 하지만 그럴 듯하게 거절을 당한다. 그러다 어떻게 매표소를 통과하여 캠프에 도착하니 저녁 11시가 거의 되어 종민 선배는 조금 남은 쌀로 밥을 지어 놓고 부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저녁 식사를 하고 써포트된 식량을 챙기고 늦은 시간에서야 잠자리에 든다. 28일 (일) 캠프를 출발 설악골을 돌아서 40분가량 계곡을 오르니 왼쪽의 좁은 지계곡으로 오르는 길이 나타난다. 이 계곡의 좌측은 흑범길, 우측은 염라길이다. 우리는 좌측 흑범길의 능선 사면을 오른다. 길은 희미하게 이어지며 바위 릿지를 만나게 된다. 우측 염라길이 한 폭의 그림처럼 나타나고 고도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서로 안자일랜한 자일을 움켜쥐고 수월하게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도중에는 확보를 요하는 우향의 크랙등반과 왕관봉 못미쳐 슬랩을 오른 뒤 오버행이 된 듯한 크랙을 맞게 된다. 천화대 등반하는 팀들이 바로 눈앞에 보이며 등반이 끝나감을 알게 된다. 왕관봉에 도착하니 설악골이 발 아래로 한참 떨어져 있다. 볶음밥으로 준비한 중식은 밑반찬에 세콤한 오이를 곁들이니 입맛이 절로 돋구어진다. 중식을 마치고 바로 잦은바위골로 하산을 한다. 잡목 지대에 계곡을 지나 작고 큰 폭포가 연이어진 곳을 지나 주 계곡을 만나게 되는 잦은바위골에 맨 아래 지계곡으로 내려가게 된다. 캠프까지는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아 도착을 한다. 내일의 천화대 등반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하려하나 더위와 모기로 인해 잠을 못 이루고 합승이와 함께 계곡을 거슬러 올라 적당한 바위에 자리를 편다. 언제 들어 왔는지 두 명의 스님이 목탁을 치며 염불을 왼다. 종민 선배가 미수 가루를 타서 갖고 올라와 건네주는 성의는 고마웠는데 탄수화물의 섭취로 인한 듯 몸의 열기가 더한 것 같다. 물 속에 들어가 한참동안 있으니 몸의 열기가 싹 가신다. 알몸으로 침낭에 기어들어 다크론에 보송보송한 감촉을 느끼며 염불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한다. 29일 (월) 몇 시간 자지 못한 듯 한데 벌써 기상시간인 03:00. 합승이도 벌써 깨어 있었나 보다. 그렇지만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지지 않는다. 그렇게 뒤척이다가 어둠 속에서 기상한다. 아침식사와 설거지등 아침 일거리를 마치고 설악골 초입에서 천화대 능선을 오른다. 조금 오르다 침니 형태의 바위를 오르게 되고 계속 안자일랜을 하고 바위 릿지를 오르내린다. 오른쪽으로 비선대 앞의 적벽과 장군봉이 멀리는 진대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으로는 50미폭 앞의 기암과 칠형제의 날카로운 릿지가 전개된다. 세 번째 봉우리를 넘어선 안부에서 잦은 바위골 쪽을 내려가 물을 마시고 다시 등반을 한다. 릿지에 오르니 어제 등반했던 흑범길이 오른쪽에서 천화대로 치솟아 오르고 왕관봉 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왕관봉 못 미쳐 40미터 하강을 한 곳에서 중식을 하고 나머지 하강을 크라이밍 다운하는데 라스트로 오는 합승이는 확보가 없어 불안한가보다. 시간의 절약으로 왕관봉을 하강하지 않고 돌아간다. 칼날 같은 릿지를 지나 석주길 하강하는 곳을 내려오며 동판에 새겨진 글씨를 읽으며 주위에 만개되어 있는 에델바이스에 손을 뻗어본다. 안부로 내려와 바로 릿지를 치고 오르니 원 선배가 말하던 괴상한 크랙을 맞이한다. 크랙을 중간쯤 올라 슬랩으로 오른다. 바위 리스에 피어난 풍난이 반겨주며 불어오는 바람이 땀방울을 씻어준다. 안부로 내려서 릿지에 사면을 횡단해 지나니 눈앞에는 보기에도 벅차게 범봉의 훼이스가 치솟아 올라가 있다. 범봉의 아래는 한 사람의 약초꾼이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다. 범봉하강. 천화대 등반에 끝을 맺는다. 범봉을 돌아 잦은바위로 하산을 하며 물을 만난 곳 (범봉샘터)에서 간식을 하고 합승이는 시에라 컵으로 물을 열 번이나 들이키니 걸어갈 적엔 배속에서 파도소리가 난다. 잦은 바위골 삼거리를 지나 100미폭을 하강, 50미폭을 지나 계곡의 바위를 날 듯이 건너 뛰어 내려가니 순식간에 캠프에 도착한다.
30일 (화) 설악골의 좌골이 꺽어지기 바로전 바위에 석주길이라 새겨진 곳으로 석주길이 시작된다. 릿지에 붙어 수월하게 오른다. 석주길이 천화대로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서 크라이밍하여 릿지에 올라붙어 바로 앞의 바위로 내려가 올라붙는다. 그곳에서의 릿지가 우회하여 숲을 헤치며 지나가니 몸 속에 물이 안 들어간 곳이 없다. 다시 릿지위에 올라섰을 때에는 지금의 석주길 보다는 오른쪽의 범봉으로 이어지는 릿지와 1275봉으로 올라붙는 릿지에 더욱 관심이 간다. 석주길이 끝나고 천화대로 붙었을 때는 가스가 차서 5미터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석주동판 하강전 칼날 같은 바위 릿지에서 오른쪽으로는 설악골 쪽으로 하강을 한 나무가 한 그루 있고 우리는 그 릿지를 지나 석주길 끝난 안부로 내려선다. 잦은 바위골로 하산, 100미폭 바로 밑으로 나와 캠프로 내려간다.
31일 (수)
모처럼 맞는 것 같은 휴식일 하루종일 해먹에 누워 낮잠도 자고 목욕하고 빨래도 하고 합승이가 나가고 나니 캠프의 분위기가 쓸쓸하다. 하루를 따분하게 보내고 저녁을 마치고 기활 형님의 마중을 가며 청운정에서 맥주 한 잔에 목을 축인다. 소공원에 도착, 권금성 쪽의 경치는 너무도 인상적이다. 기활형님은 알프스 경치를 보는 둣 하다고 하신다. 권금성쪽 첨봉위에 보름달이 떠 있고 실날같은 먹구름은 보름달을 갈라놓은 듯 ----
말로선 표현할 수 없는 경치다. 캠프에 도착하여 어떻게 남은 한 병의 소주로 잔을 돌려 마시며 고-스톱을 즐기고 늦은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든다. 합승이 편에 등반대장에게 보낸 소식
8월 1일 (목) 캠프인 잦은바위골 입구에서 천불동 계곡을 따라오르다 보면 좌측으로 칠선골 입구를 가로 지르는 철다리를 만나고 천불동 계곡을 버리고 칠선골을 오른다. 계류를 따라 계속 오르다 오른쪽으로 칠선골은 크게 휘어 들어간다. 이곳에서 또 오르다보면 좁은 계곡에 커다란 바위가 끼어있는 계곡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을 통과하기가 어려울 듯하여 좌우를 살피니 오른쪽의 벽으로 누군가 로프를 휙스시켜 놓은 것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오르나 길 흔적이 없는 부쉬 지대의 사면을 헤쳐나가 적당한 곳에서 다시 계곡으로 내려선다. 잠시 쉬며 간식을 즐기고 얼굴을 닦는데 자연적으로 발생한 낙석이 바로 눈앞에 떨어져 산산 조각이 난다. 캠프를 출발한지 정확히 두 시간이 되어 칠선폭에 닿았다. 칠선폭에서 계곡은 두 갈래로 갈라져 칠선폭 상단쪽과 우측으로 만경대 능선으로의 계곡이 나뉘어진다. 우리는 칠선폭의 왼쪽사면을 치고 올라 칠선폭 상단에서 화채봉으로의 계곡을 오른다. 상단에 오르니 이제까지의 분위기는 일순간에 달라지고 바위에 두툼하게 끼어 있는 이끼며 제멋대로 계곡을 가로막고 있는 잡목이 사람의 자취는 전혀 없는 둣 깡마른 계곡을 지나며 계곡의 형태는 사라지고 부쉬로 이루어진 능선의 사면을 올라서 화채능선에 이른다. 만경대 능선을 내려오며 칠선폭을 보고 우리가 지나온 계곡을 지도와 맞추어 보니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천화대와 칠형제 쪽은 풍경화를 그려 놓은 듯하다. 만경대 능선을 내려와 양폭을 지나고 캠프로 귀환한다. 2일 (금) 오늘은 늦은 것 같은 시간에 기상하여 캠프 바로 앞의 계곡으로 올라 칠성봉으로 해서 토왕폭의 정찰등반이다. 계곡 초입부터 인적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 이끼 낀 바위, 말라붙은 계곡, 썩어 넘어진 고목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땀 냄새에 달려들어 눈앞에서 뺑뺑도는 날파리를 지겨워하며 40분을 걸어 오르니 폭포가 앞을 막는다. 이름 없는 폭포이기에 우리의 이름을 따서 종운폭이라 불러보고 종민 선배는 지도에 표시한다. 폭포의 좌측을 치고 오르며 표식기를 달아 놓는다. 조금 오르니 또 한 개의 폭포가 나타난다. 이번에는 운종폭이라고 해볼까? 폭포를 2개 오르니 고도가 순식간에 높아지고 천불동에서 모여진 개스는 우리가 지나온 계곡을 타고 오르며 앞서가는 우리와 동행하려는 듯 하다가 휘파람을 휙휙 불어 우릴 조롱하고는 앞서간다. 천화대쪽은 천지 창조를 하는 듯한 구름의 형태가 치솟아 오르다 떨어지곤 한다. 계곡이 끝나고 능선에 붙기 전에 만나는 부쉬 지대를 지겹듯 통과하며 칠성봉 안부에 도달, 독도를 하며 토왕의 위치를 확인해 본다. 화채봉과 칠성봉에서 내리뻗은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그렇게 토왕폭의 상단에 서니 소공원 지나 멀리 달마봉이, 바로 눈앞에 노적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우측 2개의 비석을 지나 릿지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하강길을 찾아간다. 길은 계속 이어지다 바위형태의 릿지를 맞으면서 길이 없어지고 좌측의 소나무를 살피니 밑둥에 자일을 걸었던 흔적이 약하게 나타난다. 40미터 자일을 2동 연결하여 하강, 2번째 하강했던 나무에 슬링이 걸려있고 하강루트임을 확신했다. 3번의 하강을 하여 중단에 내려서니 이제까지 보이지 않던 상단을 정면에서 볼 수 있다. 중단을 가로 질러 휴식을 취하며 상단의 물줄기와 좌우벽을 살피며 가슴의 벅차오름을 느낀다. 토왕폭의 정면에서 하단으로 하강길은 우측으로 이어진다. 조그만 캠프지를 지나 길이 우벽의 상단으로 이어지는 듯하여 빽을 하다 하강을 한 듯한 소나무를 발견하고 40미터 하강을 하니 슬링이 걸린 소나무를 발견한다. 그곳에서 먼저 하강을 한 종민 선배로부터 자일이 모자란다는 외침이 들려온다. 어떻게 할 것이냐는 나의 물음에 우중에 오버행을 넘어 유마르로 오르기는 너무 힘들 것 같다는 대답이 들려온다. 이리저리 팬드럼하여 후랜드를 사용하여 확보를 하고 나도 하강을 한다. 이끼가 낀 바위를 하강을 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20미터 정도 하강하여 오버행을 지나 내려서니 좌측으로 소나무가 한 그루 있다. (먼저 하강한 팀이 이쪽으로 내려서 또 한번 하강을 한 듯하다. 종민 선배가 그 곳으로 팬드럼 해 볼 것을 이야기한다. 비는 구색을 맞추려는 듯 더욱 세차게 내린다. 이끼가 낀 바위는 팬드럼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인다. 세 번의 팬드럼하여 소나무 밑을 손으로 잡고 올라 소나무에 확보를 하고 자일을 당겨보지만 조금도 내려오지 않는다. 자일 회수를 포기하고 종민 선배가 있는 곳까지 하강, 후랜드 1호에 두 사람의 체중을 실으니 불안한 마음이 가중된다. 다시 한번 회수를 해 보지만 전혀 당겨 지질 않는다. 일단은 하강자일에 매듭을 하여 완전한 확보를 한다. 색에 있는 슬링을 전부 꺼내어 자일의 끝을 묶어 연결하니 바닥에서 조금 모자란다. 그렇게 탈출을 하였으나 자일 회수를 못하고 후랜드 1개, 하강기 1개, 슬링 전부를 매달아 놓고 토왕골을 빠져나온다. 소공원에 도착하니 번화한 도시에 나온 기분이다. 비룡교에 걸터 앉아 있으니 오가는 사람과 우리의 모습이 너무도 대조적이다. 긁히고, 까지고, 찢기고 -- 어제 저녁 고 스톱하다 어떻게 남은 200원으로 150원씩 하는 죠스바를 100원씩이나 깍아 2개를 사니 상점의 아가씨가 집에는 어떻게 가느냐?고 물어 우리 집은 멀지 않다는 대답을 한다. 캠프에서 걱정을 할 것 같아 걸음을 빨리한다. 비선대를 지나 샘터에서는 중식을 하다 남은 볶음밥을 꺼내 허기를 채운다. 이 모든 행위들이 우리에게는 즐거움으로 받아들어진다. 캠프에 도착하여 저녁을 마치자 남동건 선배가 소식도 없이 온 것이다. 캠프의 분위기는 일순간에 달라지는 듯 하다. 볶음밥의 저녁을 준비하여 같이 먹으니 오늘 저녁은 세 번 먹는 것이다. 오늘의 등반이야기를 하며 내일 계획이었던 칠형제 릿지 등반을 자일이 없어 같이 하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3일 (토) 우리는 어제의 하강자일을 회수하러 토왕폭으로 남동건 선배는 대청을 오를 계획이란다. 토왕골을 들어서니 어제 만났던 대구에서 온 팀은 토왕 우벽을 하러 갔는지 배낭만 2개 덩그라니 남아 있다. 어제와는 반대로 하단에서 중단으로 오르는데 길은 너무나도 뚜렸하게 나 있고, 이런 길을 못 찾고 그렇게 헤맨 생각을 하면 울화가 치민다. 중단 가는 길을 지나 올라 어제 하강했던 나무에 자일 한동을 고정시키고 하강을 한다. 두 번째 하강 지점까지 내려가 확보를 하고 자일을 회수하려 당겨보니 오버행 크랙에 지독히도 끼었는지 몇번이나 튕겨보니 자일이 빠져나온다. 자일 끝에는 하강기와 슬링이 딸려올라오고 어제의 고전을 되새기게 한다. 유마링하여 올라와 자일을 사려매고 중단에 들려 중식을 한다. 상단의 우벽에는 한 팀이 등반을 하고 있다. 볶음밥 한술로 "고시래"를 하며 잘 봐 주십시오 라는 한마디를 한다. 4일 (일) 남동건 선배와 기활 형님의 작은 처남은 서울로 가고 종민 선배는 오늘 들어오는 회원들을 마중하러 가고나니 나 또한 집 지키는 멍멍이가 된다. 멍멍이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캠프지를 말끔히 청소하고 젖은 장비는 나무에 걸어 말리고 지저분해진 물가를 청소한다. 저녁 쌀을 씻어 부식과 함께 준비해 놓고 나의 2층 요람에 올라 그네를 타며 울어대는 매미 소리를 자장가 삼아 단잠에 빠진다. 5일 (월) 하루종일 비가 내려 뜻하지 않게 텐트에서의 지루한 시간을 보내다 오후에 비가 그친틈을 타 유영희, 윤은주 두 회원과 함께 50미폭을 올랐으나 수량이 불어 우리의 동계 캠프지였던 곳을 통과하지 못하고 다시 내려오며 사진 찍고 케른을 쌓으며...... 내일의 캠프이동을 모래로 미루고 내일은 칠형제 릿지등반을 할 계획이다. 6일 (화) 간만에 일찍 일어나 등반하는 분위기를 느껴본다. 한밤중(새벽 2시경) 일어나 텐트 속에 들어가 시계를 찾으려다 뜻하지 않은 날벼락을 맞았고 뜬눈으로 새다가 기상한다. 철다리를 지나 능선에 붙으니 생각지도 않았던 길이 훤하게 뚫려있고 상당히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니 고도는 금방 높아진다.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 좌우측에 있는 천불동 계곡과 잦은 바위골을 내려다보니 대조적인 분위기가 나타난다. 칠형제를 오르니 잦은 바위골의 50미폭과 100미폭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50미폭전에서 계곡은 나뉘어지고 한 개의 릿지가 칠형제로 올라 붙는다. 가장 핵심이 될 듯한 많은 바위 릿지를 오른쪽으로 우회하니 지루한 감이 생긴다. 우회길은 너무도 잘 나 있다. 그렇게 지루하게 오르고 내리다 보니 40미터 하강이 나온다. 볼트가 박힌 곳, 오버행 하강, 슬링이 걸린 소나무, 3곳의 하강지점이 있다. 우리는 좌측의 슬링에 자일의 꾀어 하강을 완료하고 안부 바로 앞의 사면을 오른다. 또 한번의 하강지점이 나온다. 거의 말라비틀어진 나무에 자일을 걸어 하강하는데 불안하기 짝이 없다. 물을 주어 나무를 살려야겠다는 농담을 한다. 하강을 하다보니 앞서가던 팀은 바로 눈앞에 손을 뻗으면 잡힐 듯 한 릿지를 오르고 있다. 그런데 안부까지 하강하여 다시 올라야 하니?......... 발을 구르면 금방 닿을 것 같다. 그곳을 올라 또 한번 하켄이 박힌 40미터 하강 지점을 맞이한다. 앞서가던 5명의 팀이 하강이 전부 끝나기를 뙤약볕에서 기다린다. 하강을 마치고 릿지는 바위벽을 등반하도록 이어졌으나 앞팀의 선등으로 우리는 봉우리 우측으로 돌아 등반이 용이할 것 같은 곳을 택해 등반한다. 좌에서 우로 갈라진 레이빽 크랙을 타고 오르니 아래에서 보았던 테라스는 흙무더기로 발을 딛으니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확보할 곳이 없다. 우측 손이 닿을 듯한 크랙에 슬랩을 한스탭 올라서서 간신히 오른손으로 째밍을 하고 몸을 끌어 올려 오른쪽 발마저 구겨 넣어 째밍한다. 참으로 이상한 형태의 등반자세가 되었다. 오른쪽은 크랙을 왼쪽은 슬랩 등반을 한다. 이끼가 낀 슬랩을 왼쪽으로 통과 한두 발자국 옮기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여전히 확보할 곳이 나타나질 않는다. 흙무더기가 넓게 있는 한 곳에서 링 슬링을 매듭지어 너트 대신 써 본다. 이럴 때 장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가 보다. 하켄이라도 있었으면..... 불안한 상태에서 후등자를 빌레이 한다. 사실상 이러한 형태의 바위가 선인, 인수의 우리가 항상 대하던 기존의 확보물 설치가 되 있는 곳이라면 이렇게 어려운 등반이 아닐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더 이상 후랜드만 가지고 등반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윗쪽으로 3-4미터 가량의 크랙을 올라 하강하기 용이한 바위가 돌출 된 곳까지 올라 슬링을 걸고 하강자일을 내린다. 이곳에서 수직의 크랙을 올라 계속 등반이 가능할 것 같다. 하강하여 자일을 내린다. 이곳에서 수직의 크랙을 올라 계속 등반이 가능할 것 같다. 하강하여 봉우리를 크게 우회하여 돌아가며 먼저 앞서간 유영희 회원에게 서브 구호를 보내니 안부쪽에서 대답이 들려온다. 점심식사를 하고 한 개의 봉우리를 또 오르니 이제는 우리의 칠형제 등반의 목적지가 가까운 듯 하다. 기이한 형상의 바위와 모래를 쌓아 논 듯한 바위가 건드리면 무너져 내릴 듯 하다.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이 있는 목적지점에 도착 칠형제쪽 능선은 계속 공룡능선으로 이어져 가지만 종선 형님의 말씀대로 잦은 바위골로 하산을 한다. 단 한사람만이 지나가야 할 좁은 계곡에 나무 다리를 놓으며 그곳을 통과하는데 상당히 재미가 있다. 그곳을 내려오면 잦은 바위계곡을 만나 범봉쪽, 공룡쪽, 우리가 내려온 칠형제쩍 삼거리가 된다. 100미폭의 하강을 마치니 아까 앞서가던 팀이 100미폭 바로 왼쪽 지계곡으로 하강을 한다. 마지막 40미터 하강을 끝낸 안부에서 계곡을 타고 내리면 이곳으로 내려오게 된다. 100미와 50미에 아듀를 하며 잦은 바위골을 내려와 캠프에 도착한다. 잦은 바위골 캠프에서 김운회 회원이 서울의 외원들에게 보낸 편지
7일 (수) 오늘은 캠프3이 되는 수렴동 호텔로의 이동. 8일 (목) 옥녀봉에 오르니 구곡담 계곡의 바위 위에 올려져 있는 텐트가 선명하게 내려다 보인다. 오른쪽의 구곡담과 왼쪽의 가야동 계곡을 번갈아 보며 앞으로 계속 이어져 나간 릿지를 오른다. 서북릉 쪽을 보며 예전 형님들이 이룬 귀마길의 선을 연결해보고는 나름대로 또 한 개의 선을 서북릉 쪽에 서 있는 봉우리를 연결하여 그려본다. 봉정암에 도착하여 바싹 달아오른 몸을 시원한 물로 식히고 종민 선배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먼저 하산을 한다. 여유있는 마음으로 구곡담 계곡을 내려온다. 캠프에 도착해 있을 줄 알았던 명식이형은 아직도 오질 않았다.
1. 등반내용에 대하여 첫째 : 릿지등반의 형태가 꼭 능선의 가장 윗 부분을 지나는데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가능한한 우회하는 일 없이 완벽의 등반을 해야겠다. 둘째 : 등반을 하며 독도를 하니 지형과 산세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도상에 나타나지 않은 폭포등을 정확한 위치에 표시할 수 있었다. 독도는 우리가 지나는 길, 처음 가는 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걸어 오르는 일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셋째 : 남자회원들의 많은 참석으로 좀 더 강력한 팀의 구성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계획을 했던 회원마저 참석을 하지 않으니------- 2. 장비에 대하여 가능한한 모든 장비의 지참은 적재적소 어떠한 형태라도 쓰이게 마련이었다. 토왕폭을 내려올 때 후랜드가 없었다면 더욱 고생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과 칠형제 릿지의 암봉을 등반할 때 확보용으로 후랜드만을 지참했던 두 가지 예를 생각해 본다. 부족한 장비를 다른 장비로도 이용할 수 있는 장비 다용도의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3. 식량에 대하여 워낙 풍부한 식량의 써포트로 부족함이 없었고, 릿지등반 때의 행동식이었던 볶음밥과 짭짤한 어포의 밑반찬 한 개의 오이는 뙤약볕이 내리쪼이는 릿지에서 먹기에 더 이상 없는 행동식이었다. 간혹 날씨가 축축한 때는 수분에 구애를 받지 않는 내용(빵을 주식으로 한) 의 행동식 변화도 바람직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