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따르면, 밀면으로 만든 떡을 기름에 튀겨서 말린 것인데, 지금의 박계(朴桂)가 아니고 무엇이며, 조금 윤기가 있다는 것은 엿과 꿀을 겉에 바른 때문이니, 지금의 약과(藥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런 따위를 우리나라 사람은 통칭 조과(造果)라고 하는데, 대개 진짜 과일이 아니고 가짜로 만든 것을 세속에서 모두 조과라고 말한다. 추측컨대, 처음에 밀면으로 과일의 모양을 본따서 만든 것인 듯하다. 그래서 이러한 이름이 있게 되었으며, 후인들이 그 모양을 본받아 만드는데 둥글면 그릇에 높이 쌓아 올릴 수 없으므로 모나게 끊어서 만들었지만 과일이라는 칭호는 오히려 남아 있는 것이다. 지금 풍속에도 제향(祭享) 때면 이 조과를 과일 사이에 진설하는 것으로 보아 더욱 징험할 수 있다.
옛날
충선왕(忠宣王)이 세자(世子)로서 원(元) 나라에 들어갔을 때 그들의 잔치상에 우리나라 유밀과(油蜜果)를 썼다 하니, 그 맛이 아름다운 것을 알 수 있고, 세속에 전해 온 지가 오래 되었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도곡(陶糓)의 《청이록(淸異錄)》에, “
주영왕(周靈王) 이전엔 과품에다 모두 문채를 새기고 향긋하게 만들었는데, 형색이 생생한 것과 같았다.” 하였으니, 이도 조과의 유인 듯하다.
김사계(金沙溪)는, “무릇 미숫가루는 기름에 튀겨서 먹지 않는다[凡糗不煎].”는 말을 인용하여, “제사에 밀과(蜜果)와 유병(油餠)을 쓰는 것은 예(禮)가 아니다.”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 상고해 보니, 예의 본의로는 미싯가루를 기름에 튀기는 것은 너무 상없는 것이지만, 딴 물품은 옛날부터 기름에 튀기지 않는 것이 없다. 변두(籩豆)에 담는 물품인 이사(酏食)와 삼사(糝食) 같은 것도 모두 쌀가루에 고기를 섞어서 기름에 튀기는 것이다. 또 반찬에 있어서도 사시(四時)로 공궤하는 것이 철을 따라 각각 다른데, 만약 기름으로 튀겨서 만들지 않는다면 장차 무엇으로 맛있게 할 것인가?
지금 우리나라 예전(禮典)에도 약과(藥果)와 중박계(中朴桂)ㆍ소박계(小朴桂) 등이 있는데, 이를 전혀 제사에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은 듯하다. 이 유밀과는 대갱(大羹)이나 현주(玄酒)처럼 깨끗한 뜻이 없고, 또 가난한 집으로서는 장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진실로 그럴 듯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