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굴기" 다큐멘터리 보지 못한문 읽어 보세요 조금 따분하지만 재밋슴돠 ~

[미인대칭]

A.D 1500 년즘, 신대륙발견으로, 여러 나라간 대화와 경쟁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로 하여 대국의 길은 전세계로 넓혀졌다.

500년동안, 인류역사에 9개의 세계적인 대국이 나타났다. 그 대국으로는 포트투갈, 스페인, 네덜랜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와 미국이다.

    대국 흥망성쇄의 이야기는 여러가지 각국 특색이 있는 발전의 길과 경험, 교훈을 남겨 놓았으며, 지금도 깨우침을 주고 있으며, 미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서(序)

   대다수 역사학자들은 A.D 1500년은 인류역사의 중요 분수령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부터 인류역사는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역사이다. 그 이전에는 인류는 고립되고 서로간 교류가 없는 대륙에서 생활하였다. 그 누구도 지구가 방(네모)형인지, 구형인지를 몰랐으며 모두 다 자기가 사는 곳이 이 세계의 중심으로 알고 있었다.

   A.D 1500즘, 중국은 명나라 시절이였다. 정화(鄭和) 의 함대가 7차례 서양으로 항해 하였다. 그 목적은 무역을 개척하려는것이 아니고 황제의 위용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였다. 정화가 사망후, 중국인은 해양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아랍 및 인도 상인은 유렵, 아시아, 아프리카와 계혹 무역을 진행하였지만, 그 들의 활동은 인도양연안에 제한되어 있었다.

   그때 유럽인이 기록한 세계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3개 대륙이였으며,  3명의 기독교를 신봉한는 국왕에 의해 통치되고 있었으며, 다른곳은 미개 상태로 있다고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A.D 1400년 이후 200년간, 유럽인이 대륙에 대한 기록은 점차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 때 부터, 고립되었던 세계는 연결되어, 신대륙발견으로 국가간 경쟁이 시작되었으며, 여러 문명간 교류 및 투쟁의 역사가 시작 되었다.

     불가사의 한것은 이 역사를 주도한것은 유럽의 경제, 문화중심이 아닌, 유렵대륙 남서쪽 크지 않는 국가인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이작 되었다. 500년 전에 그들은 전 세계를 재패하였으며, 영향범위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가에 널리 퍼져있었다.

     그렇다면, 무슨힘이 작은 이베리아 반도가 해양을 정복하고 세계를 100년가 좌우지 할수 있을을까?

                       제1편 해양시대

     정복은 정복당하는 시점에 시작되었다.  B.C 11세기 부터 A.D 11세기까지 2천여년간, 이베리아 반도는 전쟁이 끊임없었다. 이 지역을 로마인, 게르만인, 모어인이 정복한적이 있다. 이베리아반도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침입자에 대한 투쟁을 멈춘적이 없다. 오늘에도 투우사의 도전적이고 모험을 즐기는 민족성을 느낄수 있다.

    기나긴 2천년의 눈물, 고통 및 희생으로 소중한 자유를 얻게 되었다.

    A.D 1143년, 독립된 군주국가인 포르투갈이 광복전쟁에서 승리하여,  로마교황의 승인을 얻어내어 유럽대륙에서 처음으로 통일된 민족국가를 건립하였다.

    포르투갈 역사학가 J.H. Saraiva 왈

     12와 13세기  포르투갈은 봉건할거 국가가 아니라, 국민의 왕국이였다. 국왕은 귀족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충성을 받았다.

     강대한 왕권은 포르투갈인에서 강한 민족귀속감을 부여하였으나, 국가가 강성하기에는 오랜 시간을 지나야 했다. 포르투갈은 10만 평방키로도 안되는 좁은 영토에 자원이 결핍하고, 동쪽은 전쟁이 계속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이 척박한 지역을 침범하고 있었다. 독립이후, 200년이 지났지만, 포르투갈은 심각한 위기를 안고 있었다.

     처음 민족국가를 건립한 이 민족국가는 얼마갈꺼냐 ? 강대한 완권은 무엇을 가져댜 줄건지, 포르투갈 민족은 앞날은 어디에 있는지, 근해에서 어획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은 대서양에 희망을 걸수 밖에 없었다.

    이 배모양 기념비는 1960년 포르투갈정보에서 "항해가 엔리끄왕자" 서거 500년을 기념하여 세워졌으며  "바다의 길을 발견한 영웅에게 드리노다" 라는 비문이 세겨져 있었다. 바다의 길이 포르투갈은 가난하고 낙후한 상황에서 벗어나도록하였으며, 엔리끄왕자가 포르투갈은 대양을 정복하는 길을 시작하였다.

    엔리끄왕자는 포르투갈 조앙1세의 셋째 아들이였다.

    당시의 유럽은 중세 암흑에서 빠져 나오기 시작했으며, 이태리에서 시작 된 르네상스로 과학과 인문사상이 조금씩 유럽전역에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A.D. 1406년, 엔리끄왕자가 12세일때, 1200년 동안 숨겨져 있던 서적이 출판되었다. 이책은 프톨레마이오스(Klaudios Ptolemaeos)의 "지리학" 으로  지리지식과 관념에 혁명을 불러왔다.

    전 포르투갈항해기념위원회 주석 마젤란(Magellan,  원문: 若?金·?哲?) 왈

    이책은 고대그리스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잊혀져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잊혀지지 않았다. 서유럽에서는 1406년에 이태리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15세기 말엽에 인쇄되어 널리 알려졌다.

    지금 보면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는 오류가 많다. 예를 들면 남극과 아프리카를 연결 시켜 놓았으며,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외 세상은 해양으로 표현되어 있었으며, 적도에는 동식물이 생존하지 않는것으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당시에 신화와 전설에 의한 허황한 정보보다는 보다 신뢰할수 있는 지리정보를 제공하였다.

     세계는 프톨레마이오스가 표현한 그대로 일까? 대서양은 항해 해서는 안되는가 ? 이러한 질문이 유럽대륙을 괴롭혔으며, 지리학과 항해에 심취하여 있는 엔리끄왕자의 열정을 불러 일으켰다.

     같은 시기에 갑자기 들이 닥친 사변이 포르투갈을 역사의 무대에 밀어 올렸다. 이 역사의 주역은 후추였다.

     오늘날, 유럽인들도 그들의 선조가 왜 향료를 그렇게 원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 레알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  카를로스. 마라무드:

     그때 14, 15세기에 식품을 보존하는 방식은 냉장고가 없어서 주로 향료를 이용하였다. 유럽인들은 향료 수요가 많았으며, 향료는 유럽시장에서 엄청 비쌌다.

     그러나, 이윤이 많은 향료무역을 아랍상인에 의해 독점되었다. 그리고 무역로도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차단되었다. 유럽은 이런 곤경에 빠져 나가기 위해, 종교에서나 세속에서 모두 강력한 힘으로 이러한 난국을 타파할것을 원하였다.  육지에서의 군사행동의 실패로 유럽인들은 해상 무역로를 시도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수 있을까?

      Sagres. 포르투갈 최남단의 작은 어촌마을으로 오늘에는 황량하기 그지 없다.

      포르투갈 기록에 의하면, 15세기에 엔리끄왕자에 의해 인류 최초의 국립항해학교가 설립되었으며, 항해위한 천문대와 도서관이 있었다. 15세기에 만들어진 등대는 600년 지나도 여전히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포르투갈 종교학 교수: 나타리아.크레아. 구에데스(Guedes)

     그 당시 기록에 의하면, 특히 작가였던 페르난도.로페즈의 기록에 의하면, 엔리끄왕자는 신중하면서 과감한 성격의 소유자 라고 하였다. 그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각료들과 잘 지내고 있었다. 

      우리는 겉보기에는 딱딱한 외모를 가진 엔리끄왕자가 커다란 포부와 대략을 지녀서, 다른 사람을 너그럽게 포용했었는지, 아니면 넓은 포용으로 인해 커다란 포부와 대략을 지녔는지 모르지만, 이태리인, 아랍인, 유태인, 무어인 등 서로 다른 종족, 신안의 전문가 , 학자들이 그의 휘하에 모였다. 그들은 중국의 지남침을 개선하였며,  하나의 돛을 가진 전통적인 유럽의 해선을 개조하여 2개 또는 3개의 삼각돛을 지닌 쾌속범선을 만들었다. 바로 이 20여 미터되고 60~80 톤이 되는 쾌속범선이 포르투갈 탐험가의 야망을 성공시켰다. 그들은 수학자로 구성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수학, 천문학 지식을 항해에 응용하여, 항해가 과학은 분과로 거듭도록 하였다.  

        포르투갈 역사학가 J.H. Saraiva 왈

         항해의 발견은 포르투갈에서 국가의 프로젝트로 계획하고 왕자에 의해 진행되었다. 이것은 포르투갈 항해 대발견이 상인의 무역에 의해 진행된것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200년의 시간과 체계적인 시스템에 의해 진행되었다.

       20여년의 이론과 실천의 탐험결과, 신비롭고 무서운 대서양이 차츰 규칙성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포르투갈인은 끝내 탐험을 시작하였다.

      포르투갈을 유람하려면 Cabo da Roca을 꼭 방문한다. 이것은 유럽의 최남단이며, 원양항해하는 선원들에게는 육지에 대한 마지막 기억으로 남는다.

      가을이 들어서면, 차가운 바다바람으로 여행객은 바로 서지 못한다.

      오랫동안 바다 깊숙히 있는 Cabo da Roca은 대서양을 지키고 있었으며, 유럽의 꿈을 지키고 있었다. 16세기에 와서야 , 포르투의 유사이래 유명한 시인안 카몽스가 대양을 정복하는 과정을 역사시"포르투갈인의 노래" 에 담았다. Cabo da Roca은 옛날의 황페와 고적을 제치고 유럽인이 신대륙에 나가는 주추돌이 되었다.

      "육지는 여기서 부터, 해양은 여기서 부타"

      날마다, 해마다 여기에 왔다 사라졌다.

      A.D. 1443년 엔리끄왕자의 주도하에 Cabo da Roca을 출발한 포르투갈 항해가들은 서아프리카 해안의 보하다르각을 넘어 썼다. 이전에는 이곳이 세계의 끝이였다.

      이 날을 위해 엔리끄왕자와 그의 함대는 21년을 노력하여 왔다.

      중국의 정화제독의 함대에 비해서는 포르투갈 범선 2,3척은 보잘것 없었지만, 모험을 하고 부에 대한 갈망, 종교에 대한 열광으로 포르투갈인은 중세기 유럽의 항해계의 심리적, 생리적 경계를 넘어 섰다.

      포르투갈 보르도대학 부학장 루이스.아담.다.풍쎄카

      해외확장이 진행됨에 따라, 사람들은 더 넓은 해역에 도학하였으며, 오늘날 대서양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옛날 사람은 대서양이 좁고 긴 해역인 줄로 알고 있었지만, 대서양이 그들이 생각했던것보다 크고 남쪽으로 서쪽으로 무한히 뻗어 있는것을 알게 되었다.

      포르투갈인이 서아프리카해안선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 끊임없이 황금, 상아, 아프리카 후추 등을 리스본에 가져왔으며, 포르투갈 국고에 넘쳐났다.

      다행으로 포르투갈이 해양을 탐험하여 이득을 얻고 있을 1세기동안, 유럽의 기타 지역은 여전이 전쟁중에 있었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아직 통일된 국가를 성립하지 못하고 귀족간 전쟁이 끊임없었다.

      독일은 크고작은 수백개의 도시국가가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스페인은 아직도 국가 독립을 위해 전쟁중에 있었다.

      1460년에 이르러 포르투갈이 그린 아프리카 서해안 지도는 4000킬로미터에 달햐였다. 이해에 엔리끄가 사망하였다. 일생동안 결혼하지 않고 Sagres에서 45년간 일한 엔리끄왕자는 부모의 옆에 돌아 갔다.

       엔리끄가 먼 바다에 항해한적이 없지만, "항해가" 라는 칭호에는 손색이 없다. 그로 인하여 유럽의 항해역사에 모든 대발견은 그가 일생을 바쳐 실행한 항해계획을 시작점으로 하고 있다.

      1487년 7월 엔리끄가 서거한지 27년이후, 포르투갈항해사업의 계승자인 주앙2세국왕은 디야스에게 3척의 범선으로 대서양을 따라 남하 할것을 명령하였다.

      6개월 항해후, 함대는 폭풍에 만나게 된다. 폭풍에 휘말려 13일간 남동방향으로 표류한후, 디야스는 함대의 방향을 북으로 바꾼다. 이때 그는 함대가 아프리카의 최남단을 지난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구사일생의 이력을 기면하기 위해 "폭풍각" 이라고 지명을 명한다.

      그러나 주앙2세는 정중히 "호망각"으로 이름을 변경한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포르투갈인이 갈망하는 동망을 도달하게 되며, 향로무역로가 개통되어 포르투갈인이 부를 축적할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때, 포르투갈은 강대한 적수를 맞게 된다. 그것이 바로 스페인이다. 그러면 스페인은 무엇을 믿고 포르투갈과 경쟁할것인가?

      그라나다는 스페인경내의 이슬람 스타일의 도시이다. 이슬람건축의 특징이라고 하는 알라한부라궁이 몇세기의 풍화에서 우아하게 자리잡고 있다.

      500년전 스페인 국가독립운동의 마지막 전쟁이 여기서 치러지었다. 1490년 봄, 스페인의 엘리자베스여왕이 10만대군을 거느리고 그라나다를 포위하였다.

      스페인군사역사학가 호리안.페니랜드.알와르

      스페인왕국의 재건은 빼앗긴 영토의 되찾는 전쟁이였다. 이전쟁은 8세가간 지속되었다. 15세기에는 그라나다는 무슬림인 무어인들이 통치하였다.

      그라나다 바로 앞에있는 돌로 만든 성에서 엘리자베스여왕이 몸소 전쟁을 감독하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평소에 흰색 옷을 좋아했으며 하루에 목욕을 4번하는 미인이였다. 이번에 그녀는 그라나다를 함락하지 않으면 전포(戰袍)를 벗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다.

      1492년 1월 2일, 스페인군의 포화에 못이겨 무어인들은 성을 버리고 투항하였다. 8세기간 지속되었던 전쟁은 마무리하였다. 여왕과 그의 남편 펠난도국왕은 알칸부라궁에 입성하였다.

      스페인이 통일할 무렵, 역사는 스페인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한다.

     그라나다에 입성한 여왕의 군대내의  제네바 출신의 군인이 여왕의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바로 후세에 이름을 떨치는 크르스토브.콜롬부스이다. 그 때 유행하고 있는 지원설(地圓說)로 부터 콜롬부스는 서쪽으로 항해해도 동양에 도착 할수 있다고생각하였다. 콜롬부스는 그의 항해계획이 유럽인들을 동양에 빠른 시간내에 도착하게 한다고 믿었지만, 포르투갈에서는 냉대를 받았다.

    스페인 구테레스.매리아드 학원 부학장 펠난도.아메리고.고아르아난고

    주앙2세는 콜룸부스의 제안을 받아 들이지 않은 이유는 포르투갈의 항해전략은 희망봉을 거쳐, 동쪽으로 아시아에 도착하여 인도와 무역하는 것이 였기 때문이다.

    항해지식이 풍부한 포르투갈전문가들은 서쪽으로 항해하여 동양에 도착하려면 콜룸부스가 생각한것보다 훨씬 멀리 항해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포르투갈이 이 정확한 판단으로 하여 포르투갈 왕국은 역사적인 기회를 잃게 되었다.

   1492년1월, 스페인 통일을 이룩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3번째로 콜룸부스를 면접하였다.

   포르투갈이 해양권으로 신속히 큰것은 유럽이 부러워 했으며, 재력, 물력, 인력이 부족한 국왕, 귀족, 상인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23년 걸쳐 스페인을 통일하였으며, 또 스페인 대양항해 탐험의 후원인으로 되었다.

    스페인 구테레스.매리아드 학원 부학장 펠난도.아메리고.고아르아난고

    통일된 국가만이 콜룸부스의 위대한 항해를 지원할수 있는 실력과 의지를 갖고 있었다. 이것은 유럽의 왕국의 힘과 결심을 보여주는 사건이였다.

    콜룸부스는 스페인왕실과 3개월간 협의를 진행하였다.

    직물상인 가문에서 태여난 콜룸부스는 어릴적부터 가격을 협상하는데 익숙해 있었다. 8년간 포르투갈에서 항해경력은 그의 가치를 높힐수 있는 원인이 되었다. 콜룸부스는 당당히 그에게 속하는 이익을 얻었다.

     여왕도 일반인이 이익분배에 대해 협상하는것을 받아 들였다.

    스페인 국립원격교육대학 교수:  카를로스.마팅네즈.쇼

    식민지 점령은 탐험가가 진행하였지만, 왕실과 채결한 계약, 조약을 기반으로 한다. 식민지의 획득은 탐험가가 하지만, 식민지에 대한 주권은 왕실이 갖게 된다.

     1492년 4월 17일, 양방에서 협약을 채결하였다. 국가의 의지와 탐험가의 욕망이 일치되는 순간이다.

     콜룸부스는 곧 발견된 지역의 총독으로 임명되었으며, 그는 발견한 지역의 모든 재부와 상품의 10%를 획득하게 되며 모든 세금을 면제받기로 합의 하였으며, 이 지역으로 향하는 선박에 대해서 콜룸부스는 그 이윤의 8분의 1을 얻기로 협의하였다.

     8월3일, 스페인여왕이 하사한 해군도독의 임명장을 지참하고, 콜룸부스는 선반에 오르며, 3척의 범선에 출항명령을 내린다.

     서쪽으로 함대는 대서양 깊숙히 들어 갔다.

     선원들이 육지를 멀리 떠나는 공포감을 줄이기 위해, 콜룸부스는 계량기를 조절하여, 항해거리를 적게 보고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2개월 이후, 아무것도 획득하지 못한 함대는 붕괴의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10월 10일, 불안, 분노에 휩싸인 선원들은 만약 계속 서쪽으로 항해하면 반란한다고 위협한다. 쟁론결과, 콜룸부스는 아래와 같은 제안을 하게 된다. 3일 계속 항행후, 육지가 보이지 않으면, 귀항한다.

     스페인 국립원격교육대학 교수:  카를로스.마팅네즈.쇼

     콜룸부스가 이렇게 하는것은 매우 이성적이였다. 이번 소란 3일 이후, 그의 선원은 육지를 발견하게 된다. 이날은 1492년 10월 12일이다.

     영웅은 이 시각 탄생하였다. 콜룸부스와 그의 선원이 발견한 육지는 오늘 북미의 바하마제이다. 그 날부터 갈라졌던 세계는 교류하기 시작하였다.

     콜룸부스는 죽기까지 그가 도착한곳이 인도라고 행각하지만, 실제로 중국도 인도도 아닌 신대륙이 였다. 콜룸부스의 오류로 이곳 주민들은 인디안이라는 그들과 아무관련없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오늘날까지, 우리는 인디안인이 아시아인의 먼 친척인줄 안다.

     콜룸부스가 떠난 이해에 인류는 최초 지구의(地球儀) 를 제조한다. 이 지구의에서 아메리카대륙이 있는 위치는 대양으로 표현되어 있다.

     스페인이 성공한 소식은 전 유럽을 놀라게 한다. 훗날 신대륙을 발견한 이날 10월12일을 스페인 국경일로 제정하였다.

     환영의식은 아주 성대하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콜룸부스에서 약조한 재부와 권력을 하사한다. 콜룸부스는 6명의 인디안인과 함께 화려한 앵무세를 보여준다.

     최초 콜룸부스가 개선하는것을 본 사람은 포르투갈의 주앙2세였다. 콜룸부스가 돌아 올때, 리스본에 먼저 도착 하였다.

     콜룸부스를 신임하지 않는 주앙2세는 콩알 한줌을 가져와 콜룸부스와 함께 온 인디안 더러 새대륙의 모양을 보여주도록 하였다. 이 지리게임을 한 후, 주앙2세는 애당초 콜룸부스를 잡지 않은것에 대해 후회하였다. 그러나 모든것은 돌이킬수 없었다. 미지의 세계는 알려지기 시작하였으며, 경쟁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사이에서 시작 되었다. 누가 이 신대륙발견에 대해 주도권을 가질것인가?

     포르투갈 역사학가 J.H. Saraiva 왈

     그때, 대양이론에서는 대양은 오픈된것이 아니라 발견한자의 소유로 인식되었다. 신대륙은 포르투갈인이 발견한것은 틀림 없었다.

     1년간 협상을 거쳐, 1494년 6월 7일, 로마교황의 주선하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리스본 교외의 작은 마을에서 조약을 체결한다. 조약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지구에 선 하나를 그어 지구를 2개로 쪼갠다. 포르투갈은 동방을 가져가고 스페인은 아메리카대륙을 소유하게 된다.

     그때 그린 유화를 보면, 협상은 힘들었다. 그러나 정확한 계산은 의미가 없었다. 왜냐 하면, 포르투갈인도 스페인인도 유럽이외의 대륙에 대해서는 이제 막 접촉을 하고 있었고, 이 지구가 얼마나 큰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스페인 구테레스.매리아드 학원 학장 이시도르.사프로위다.무니오즈

     이 조약의 체결은 대국이 식민지를 나누는 선례를 낳았다. 이런 추세는 훗날 베를린 조약에서 극치에 달한다. 유럽각국은 전세계의 지방에 대해 나뉘어 가졌으며, 오늘날의 세계분포의 원형을 갖게 된다. 서방의 전세계 확장은 이 조약으로 부터 시작 되었다고 할수 있다.

     게임룰은 만들어졌으며, 그 다음은 누가 신속히 움직이야에 있었다.

     1498년5월,

EBS 특별기획 대국굴기(大國堀起)

위 프로그램은 중국 국영방송(CCTV)이 제작한 것으로 '대국굴기' 즉, "강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는가?"를 분석한 대작입니다. 15세기~20(21)세기

기간동안 세계를 호령했던 9개 대국의 흥망성쇄를 다룬 역사 다큐멘타리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9개 나라는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소련), 미국' 입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으로

 "21세기 대국은 누가 될 것인가?"라는 물음에 바로 자신들인 '중국'이라고 여운을 남기면서 끝을 맺게 될 것입니다.
 
※ 방송일시: 2007년 1월 29일 ~ 2월 10일 월 - 토 밤 11시 ~ 11시 50분

  · 제1편: 해양시대(海洋時代) 포르투갈과 스페인, 해양의 시대를 열다
  · 제2편: 소국대업(小國大業) 유럽의 작은 나라 네덜란드, 세계를 움직이다
  · 제3편: 주향현대(走向現代) 영국, 현대화의 선봉에 서다
  · 제4편: 공업선성(工業先聲) 영국, 세계 최초의 공업화 대국
  · 제5편: 격정세월(激情歲月) 프랑스, 혼돈 속에서 일어서다
  · 제6편: 제국춘추(帝國春秋) 독일, 유럽제국을 이루다
  · 제7편: 백년유신(百年維新) 일본, 아시아 강국으로 향한 백년간의 유신
  · 제8편: 심도도강(尋道圖强) 러시아, 강대국을 향한 피의 항해
  · 제9편: 풍운신도(風雲新途) 소련, 풍운 속의 새로운 길
  · 제10편: 신국신몽(新國新夢) 미국,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꿈
  · 제11편: 위국신정(危局新政) 미국, 세계 제1강국을 이룬 새로운 도전
  · 제12편: 대국행사(大道行思) 21세기 대국의 길
 

'대국굴기(大國?起)’에서 얻는 교훈
권영일의 사이언스 프리즘
  
▲ 권영일 논설위원.  ⓒ  
 최근 EBS에서 ‘대국굴기(大國?起)’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중국 CCTV가 무려 3년에 걸쳐 제작해 지난해 방영한 12부작 역사 다큐멘터리다.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했던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소련) 미국 등 9개 제국이 어떻게 세계의 강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는지를 들여다보는 내용이다.

대국굴기란 '대국이 일어나는 이야기'란 뜻으로 이 프로그램은 중국의 팽창하는 야심처럼 스케일이 크다. 다큐멘터리가 방영되는 동안 13억

 중국인은 모두 일손을 놓고 ‘역사와의 대화’에 빠져들었고, ‘2006년 최고의 TV 프로그램’이라고 칭찬을 했다고 한다. 방송 이후 출시된

DVD는 대도시 서점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매진됐고 같은 내용을 정리해 출시한 8권의 책도 순식간에 1만 질이 팔려나갔다.

필자도 관심이 있어 졸린 눈을 비벼가며 시청했다. 무엇이 강대국이 되도록 만들었는가. 그리고 왜 영원할 것 같았던 대제국이 망할 수밖에 없었는가.

 제작진은 9개국의 역사현장과 박물관 등을 찾아갔으며 중국 안팎의 각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 100여 명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그 결과,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제도의 개혁이 대국의 흥망을 결정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내용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도대체 무엇이 13억 중국인들을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2006년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해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등소평(鄧小平) 이후 실리주의가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특히 강대국들의 흥망의 공통 원인을 분석한 12부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강대국 발전과정에서 대국 성장 동력이 된 공통 요소는 과학과 교육의 중시,

 자국 국정에 맞는 정치 경제 제도 수립, 자국의 상황에 맞는 정책 도입, 국가 주도로 가속화된 현대화 등 이다.

이밖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국이 이성적으로 대국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점도 흥미롭다. 일본은 다국적 기업을 통해 경제 발전을 실현했으며,

 미국은 정보 혁명과 하이테크기술 영역에서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이뤘다. 글로벌 시장이 세계를 긴밀하게 연결시켰으며 국가 간 상호 호응, 협력,

 의존 관계가 강화되기 시작했다. 경제 글로벌화와 지역 블록화가 한창 진행되면서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의 새로운 질서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상적인 견해는, 겉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바로 ‘9개 강대국 다음으로

세계를 호령할 나라가 곧 중국이다’라는 메시지가 이 프로그램에 담겨 있다는 평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이 다큐멘터리의 총지휘자 왕지쓰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국내 모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대국굴기’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역사의 교훈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교훈은 각국이 모두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장점을 잘 살려 강대국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왕지쓰의 한 마디에는 중국 역시 자신의 상황에서 장점을 살려 얼마든지 강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묻어 있다. “언젠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세계 1위 대국이 될 것”이라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지난 2003년 11월부터 15세기 이래 세계 주요 9개국 발전사를 주제로 집단학습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제작 의도부터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실려 있다. 대국 굴기의 방영은 중국 국민에 대한 일종의 집체학습인 셈이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 1등국을 지향하는 조짐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경제에선 이미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강국으로 성장했다. 과학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곳곳에서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최근 우주공간과 해저 탐사에서 미국과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2003년 첫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중국이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수심 7천m까지 탐사할 수 있는 유인 심해잠수정 개발에 성공해 올 하반기에

시험탐사를 할 예정이다.

자위(賈宇) 중국 국가해양국 해양발전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이 잠수정을 이용하면 세계 해저의 99.8%를 탐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은 자원의 보고인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양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심해잠수정의 개발은 해양기술 및 국가의 종합기술

역량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로 작용한다. 중국은 이에 따라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해양대국’을 국가발전목표로 설정하고

‘심해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의 유인 심해잠수정은 모두 5대뿐이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가 각각 1대씩, 러시아가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잠수정은

해저 6천500m까지 내려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해저 6천m까지 내려갈 수 있는 무인 심해잠수정 ‘해미래’를 개발했다.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자원연구본부장은

“수심 7천m까지 내려가면 손톱 크기인 1cm²에 700kg의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유인잠수정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해양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용시장에서 앞섰다고 우쭐되던 우리로서는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추월당한 셈이다. 아니 어쩌면 애초부터 닭 쫓던 개가 아니었는지.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역사와의 대화를 통해 21세기 대국의 길을 찾아가려는 중국의 메시지를 우리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해 한국의

미래를 그려나가 봐야 할 것이다.

우리도 그동안 고속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국가지도자들의 과학기술 중시정책이 있었다. 그 이후 민주화에 밀려 과학기술은

잠시 잊혀졌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과학기술이 정책의 2선으로 물러나자 우리 경제는 어려움을 겪었다. 흥미롭게도 ‘헌정사상 가장

 무능한 정부’라고 욕을 먹고 있는 참여정부에서 과학기술 우대정책은 다시 부활됐고 국가 R&D 투자가 획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0년 후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길게 보는 정책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무조건 투자하라고 정부에 요구할 수도 없다.

 가용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 여건상 모든 분야에서 금메달을 골고루 따기는 힘들다. 그래서 양궁, 태권도, 쇼트트랙 등

전략종목이 필요하다.

이들 종목에서만 1등을 한다 해도 종합적으로 세계 5대 강국에는 충분히 들 수 있다. 올림픽 성적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선택과 집중인데, 과연 우리가 앞서 갈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일까.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13일  
/권영일 논설위원  sirius001@paran.com

[펌] 대국굴기(大??起) / 중국 충격에 빠트린 TV다큐, 내용은…

중국 충격에 빠트린 TV다큐, 내용은…

15세기 이후 영국·일본·미국의 성공 소개 프로그램에 시청자 환호 “재방송 해달라”
자본주의 시각으로 해석… 속마음은 “언젠가 미국 제치고 중국이 세계 1위 대국될 것”

지해범 조선일보 중국전문기자 hbjee@chosun.com
입력 : 2006.12.24 09:55 / 수정 : 2006.12.24 10:09

지난 11월 13일부터 24일 사이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하자 중국 사회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大國堀起·대국굴기)’. 방송 직후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역사에 이정표가 될 내용이다. 이 방송은 정치체제 개혁이라는 ‘큰 움직임(大動作)’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려는 것이다.”
“무슨 소리. 이것은 신(新) 자유주의가 파산하는 장송곡에 불과하다.”

제 16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 회의  이 방송은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한 9개 대국(大國)의 발흥과 패망의 역사를 돌아보며, 각 국가의

 지도자와 국민은 어떻게 해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짚어보는 역사 다큐멘터리이다. CCTV 제작팀이 무려 3년에 걸쳐 9개국의 역사적

현장과 박물관 등을 직접 찾아가 1차 문건을 확인해 제작한 역작이다. 제작팀은 베이징대학 역사학과 쳰청단(錢乘旦) 교수를 비롯해 수도사범대학

류신청(劉新成) 교수, 영국 노팅엄대학의 쩡용녠(鄭永年) 교수 등 중국 안팎의 학자ㆍ전문가 100여명을 찾아 자문을 구했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충실한 내용 덕분에 이 방송은 중국 시청자들로부터 “2006년 중국 사회를 뒤흔든 최고의 TV 프로그램”이란 찬사를 받았다.

딱딱한 역사물임에도 불구하고 12회 시리즈가 끝나자 방송사에는 “재방송하라”는 시청자의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 CCTV 측은 지난 11월 27일

이 프로그램을 재방송했다.

중국 CCTV는 역사 다큐멘터리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 12편을 6개의 DVD에 담아 일반 판매용으로 제작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담은 6개짜리

 DVD는 12월 20일 베이징 등 대도시 서점에 깔리자마자 2~3일 만에 동이 났다. 8권으로 된 ‘대국굴기’ 책 역시 1만질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13억 중국인이 이 방송 내용에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이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하상(河)’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황하(黃河)의 죽음’이란 뜻의 이 프로그램은 1988년

 CCTV가 제작한 기획 다큐멘터리. ‘하상’은 만리장성이나 용(龍) 같은, 중국인이 오랫동안 자랑스럽게 여기던 전통문화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황하’ 자체가 ‘황색 얼굴의 중국인과 중국 전통’을 상징한다.

중국의 전통문화에 비수를 들이대고 서방 문명에 대한 동경을 숨기지 않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1년 뒤 중국에서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이 발발했다. 일부 학자는 “하상이 1989년 중국 민중운동의 사상적 선도 역할을 했다”고도 말한다. 이 작품이 그토록 환영 받은

 것은 개혁ㆍ개방 초기 젊은층의 사회 모순에 대한 반발과 변화 욕구를 잘 담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로부터 18년 만에 중국 사회가 또다시 한 TV 프로그램으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방송 내용이 무엇이기에 중국 사회가 요동치는 것일까.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의 도움으로 DVD를 긴급 공수받아 본 ‘대국굴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아니, 중국의 관영 매체가 이런 방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중국 사회가 이런 내용을 소화할 만큼 성숙했단 말인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의도가 무엇인가.’ 충격과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총 12편의 방송은 6개의 DVD에 담겨 있다. 편당 방송시간은 약 45분. 유럽의 지명과 인명, 역사적 사건을 중국식 표현으로 쏟아놓기 때문에

 방송 내용을 따라가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먼저 제1편 ‘해양시대(海洋時代)’는 15~16세기 신항로·신대륙 발견으로 강대국으로 우뚝 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발견한 동기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향료(香料)’였다고 본다. 하지만 식민지로부터 은(銀)을

약탈해 엄청난 부를 쌓은 두 나라는 상공업 발전에 투자하지 않고 종교활동과 사치, 식민지 확장에 전념하다 쇠락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제2편

‘소국의 대업(小國大業)’은 국토 면적이 베이징의 2.5배에 불과하고 12세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습지의 나라 네덜란드가

 17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을 찾는다. 제작진은 그 비결이 네덜란드인의 자유분방하고 실용적인 사고에 있다고 본다.

영국 산업혁명 당시 '보이지 않는 손' 이론으로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설파한 애덤 스미스. 제3편 ‘현대로 달려가다(走向現代)’와 제4편

‘공업화의 서막(工業先聲)’은 모두 영국에 관한 것이다. 먼저 3편은 1215년 ‘마그나 카르타’를 체결한 이후,

1588년 영·서(英西·영국과 스페인)전쟁과 1688년 명예혁명을 거치면서 군주의 권한이 제한되고 시민이 자유권을 쟁취해 ‘개방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4편은 프로테스탄트(신교)의 중심지였던 영국의 상인이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것은 곧 신의 선택을 받는 것’이란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

아이작 뉴턴 이후 ‘과학의 시대’가 열리고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모든 산업에 일대 생산혁명이 일어났다는 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으로 자유무역의 정신이 꽃피고 막강한 무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5편 ‘격정의 세월(激情歲月)’은 18세기 말 프랑스가 대혁명을 거쳐 어떻게 현대 민주사회의 기반인 자유ㆍ평등ㆍ박애사상의 발원지가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제 6편 ‘제국의 세월(帝國春秋)’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철혈(鐵血) 재상 비스마르크가 독재적인 방식으로 공업

발전과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전 국민 의무교육을 실시해 국가를 강성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7편 ‘백년간의 유신(百年維新)’은 아시아의 섬나라 일본이 1853년 7월 8일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을 목격한 이후 약 100년 사이에 어떻게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서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발전했는지를 탐구한다. 중국의 한 학자는 그것을 ‘처음은 놀라지만 다음엔

 심취하고 마지막에는 미치는(始驚次醉終狂)’ 일본인의 태도에서 찾는다.

당시 일본은 중국·조선처럼 서방 문명의 파도에 쇄국의 빗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흑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몰래 배에 오른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메이지 정부의 관리를 거쳐 훗날 경제계에 투신,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일본 기업계의 대부)처럼 국가 지도부와

지식층이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그 비결이라고 지적이다.

일본 메이지 정부 대신을 거쳐 경제계에 투신한 뒤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시부자와 에이이치의 부조상. 제8편 ‘강대국의 길을 모색하다(尋道圖强)’

와 제9편 ‘풍운 속의 새로운 길(風雲新途)’은 피터 대제의 개혁과 국민의 저항, 예카테리나 여제의 교육 개혁과 영토 확장 등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몸부림과 이어진 사회주의 혁명 등 현대 러시아의 흥망을 다루고 있다. 10월 혁명 후 레닌은 신 경제정책을 실시해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어 스탈린은 국가 주도의 공업화 정책으로 소련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웠지만 배후의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대국굴기’는 지적한다.

제10편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新國新夢)과 제11편 ‘위기 국면의 새로운 정치(危局新政)’는 미국에 관한 것이다. 제 10편은 미국

제헌의회가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위한 법률적 보호장치를 제공했으며, 링컨이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후 특허권 보장과 과학기술의 발달 등이 미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지적한다.

제11편은 자유경제로 인해 각종 경제사회의 재난이 출현하자 미국 사회 내부에 진보주의가 대두했으며 이들의 주장으로 ‘반독점법’

이 제정되고, 두 차례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경제가 발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제12편은 9개 대국의 흥망에서 ‘교훈 찾기’이다. ‘대국굴기’는 “각국 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서로 엇갈리지만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체제·제도의 개혁이다”라고 지적한다. 프로그램은 또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셉 나이 교수가

제기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도 지적한다. ‘대국굴기’는 “평화와 발전은 현재 세계의 기본 주제”라면서 “다시는 전쟁과

패권쟁탈전을 통해 대국이 될 수는 없으며 영구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인류가 공동노력해야 할 방향”

이라고 강조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역사 다큐멘터리의 어떤 점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

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 ‘민권’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4편 ‘공업화의 서막’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에 대해 대국굴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부론은 인류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기는 ‘개인의 이익 추구’이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이루어지고,

시장경제와 사회가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모델’은 당시 정부와 상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문을 중시하고 지식인을 우대하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ㆍ사회 개혁을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프로그램 제작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대국굴기’가 나오게 된 것은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런쉐안(任學安)은 총서(叢書) 후기에서 “그 해 11월 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5세기 이후의

 세계 주요 국가의 발전 역사’에 대해 집체학습을 했다는 뉴스였다. 그때 돌연 저 먼 곳에서 역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나의

생각으로 나는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역사의 부름이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수의 국가지도자만이 학습하던 세계 강대국의 역사를 13억 중국인에게도 알림으로써 ‘국민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베이징대학 쳰청단 교수는 “CCT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국굴기를 제작했는데, 그들에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EBS에서 ‘대국굴기(大國?起)’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중국 CCTV가 무려 3년에 걸쳐 제작해 지난해 방영한 12부작 역사 다큐멘터리다.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했던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소련) 미국 등 9개 제국이 어떻게 세계의 강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는지를 들여다보는 내용이다.

대국굴기란 '대국이 일어나는 이야기'란 뜻으로 이 프로그램은 중국의 팽창하는 야심처럼 스케일이 크다. 다큐멘터리가 방영되는 동안 13억

 중국인은 모두 일손을 놓고 ‘역사와의 대화’에 빠져들었고, ‘2006년 최고의 TV 프로그램’이라고 칭찬을 했다고 한다. 방송 이후 출시된

DVD는 대도시 서점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매진됐고 같은 내용을 정리해 출시한 8권의 책도 순식간에 1만 질이 팔려나갔다.

필자도 관심이 있어 졸린 눈을 비벼가며 시청했다. 무엇이 강대국이 되도록 만들었는가. 그리고 왜 영원할 것 같았던 대제국이 망할 수밖에 없었는가.

 제작진은 9개국의 역사현장과 박물관 등을 찾아갔으며 중국 안팎의 각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 100여 명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그 결과,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제도의 개혁이 대국의 흥망을 결정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내용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도대체 무엇이 13억 중국인들을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2006년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해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등소평(鄧小平) 이후 실리주의가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특히 강대국들의 흥망의 공통 원인을 분석한 12부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강대국 발전과정에서 대국 성장 동력이 된 공통 요소는 과학과 교육의 중시,

 자국 국정에 맞는 정치 경제 제도 수립, 자국의 상황에 맞는 정책 도입, 국가 주도로 가속화된 현대화 등 이다.

이밖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국이 이성적으로 대국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점도 흥미롭다. 일본은 다국적 기업을 통해 경제 발전을 실현했으며,

 미국은 정보 혁명과 하이테크기술 영역에서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이뤘다. 글로벌 시장이 세계를 긴밀하게 연결시켰으며 국가 간 상호 호응, 협력,

 의존 관계가 강화되기 시작했다. 경제 글로벌화와 지역 블록화가 한창 진행되면서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의 새로운 질서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상적인 견해는, 겉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바로 ‘9개 강대국 다음으로

세계를 호령할 나라가 곧 중국이다’라는 메시지가 이 프로그램에 담겨 있다는 평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이 다큐멘터리의 총지휘자 왕지쓰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국내 모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대국굴기’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역사의 교훈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교훈은 각국이 모두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장점을 잘 살려 강대국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왕지쓰의 한 마디에는 중국 역시 자신의 상황에서 장점을 살려 얼마든지 강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묻어 있다. “언젠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세계 1위 대국이 될 것”이라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지난 2003년 11월부터 15세기 이래 세계 주요 9개국 발전사를 주제로 집단학습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제작 의도부터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실려 있다. 대국 굴기의 방영은 중국 국민에 대한 일종의 집체학습인 셈이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 1등국을 지향하는 조짐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경제에선 이미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강국으로 성장했다. 과학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곳곳에서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최근 우주공간과 해저 탐사에서 미국과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2003년 첫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중국이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수심 7천m까지 탐사할 수 있는 유인 심해잠수정 개발에 성공해 올 하반기에

시험탐사를 할 예정이다.

자위(賈宇) 중국 국가해양국 해양발전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이 잠수정을 이용하면 세계 해저의 99.8%를 탐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은 자원의 보고인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양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심해잠수정의 개발은 해양기술 및 국가의 종합기술

역량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로 작용한다. 중국은 이에 따라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해양대국’을 국가발전목표로 설정하고

‘심해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의 유인 심해잠수정은 모두 5대뿐이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가 각각 1대씩, 러시아가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잠수정은

해저 6천500m까지 내려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해저 6천m까지 내려갈 수 있는 무인 심해잠수정 ‘해미래’를 개발했다.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자원연구본부장은

“수심 7천m까지 내려가면 손톱 크기인 1cm²에 700kg의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유인잠수정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해양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용시장에서 앞섰다고 우쭐되던 우리로서는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추월당한 셈이다. 아니 어쩌면 애초부터 닭 쫓던 개가 아니었는지.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역사와의 대화를 통해 21세기 대국의 길을 찾아가려는 중국의 메시지를 우리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해 한국의

미래를 그려나가 봐야 할 것이다.

우리도 그동안 고속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국가지도자들의 과학기술 중시정책이 있었다. 그 이후 민주화에 밀려 과학기술은

잠시 잊혀졌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과학기술이 정책의 2선으로 물러나자 우리 경제는 어려움을 겪었다. 흥미롭게도 ‘헌정사상 가장

 무능한 정부’라고 욕을 먹고 있는 참여정부에서 과학기술 우대정책은 다시 부활됐고 국가 R&D 투자가 획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0년 후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길게 보는 정책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무조건 투자하라고 정부에 요구할 수도 없다.

 가용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 여건상 모든 분야에서 금메달을 골고루 따기는 힘들다. 그래서 양궁, 태권도, 쇼트트랙 등

전략종목이 필요하다.

이들 종목에서만 1등을 한다 해도 종합적으로 세계 5대 강국에는 충분히 들 수 있다. 올림픽 성적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선택과 집중인데, 과연 우리가 앞서 갈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일까.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13일  
/권영일 논설위원  sirius001@paran.com

[펌] 대국굴기(大??起) / 중국 충격에 빠트린 TV다큐, 내용은…

중국 충격에 빠트린 TV다큐, 내용은…

15세기 이후 영국·일본·미국의 성공 소개 프로그램에 시청자 환호 “재방송 해달라”
자본주의 시각으로 해석… 속마음은 “언젠가 미국 제치고 중국이 세계 1위 대국될 것”

지해범 조선일보 중국전문기자 hbjee@chosun.com
입력 : 2006.12.24 09:55 / 수정 : 2006.12.24 10:09

지난 11월 13일부터 24일 사이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하자 중국 사회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大國堀起·대국굴기)’. 방송 직후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역사에 이정표가 될 내용이다. 이 방송은 정치체제 개혁이라는 ‘큰 움직임(大動作)’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려는 것이다.”
“무슨 소리. 이것은 신(新) 자유주의가 파산하는 장송곡에 불과하다.”

제 16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 회의  이 방송은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한 9개 대국(大國)의 발흥과 패망의 역사를 돌아보며, 각 국가의

 지도자와 국민은 어떻게 해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짚어보는 역사 다큐멘터리이다. CCTV 제작팀이 무려 3년에 걸쳐 9개국의 역사적

현장과 박물관 등을 직접 찾아가 1차 문건을 확인해 제작한 역작이다. 제작팀은 베이징대학 역사학과 쳰청단(錢乘旦) 교수를 비롯해 수도사범대학

류신청(劉新成) 교수, 영국 노팅엄대학의 쩡용녠(鄭永年) 교수 등 중국 안팎의 학자ㆍ전문가 100여명을 찾아 자문을 구했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충실한 내용 덕분에 이 방송은 중국 시청자들로부터 “2006년 중국 사회를 뒤흔든 최고의 TV 프로그램”이란 찬사를 받았다.

딱딱한 역사물임에도 불구하고 12회 시리즈가 끝나자 방송사에는 “재방송하라”는 시청자의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 CCTV 측은 지난 11월 27일

이 프로그램을 재방송했다.

중국 CCTV는 역사 다큐멘터리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 12편을 6개의 DVD에 담아 일반 판매용으로 제작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담은 6개짜리

 DVD는 12월 20일 베이징 등 대도시 서점에 깔리자마자 2~3일 만에 동이 났다. 8권으로 된 ‘대국굴기’ 책 역시 1만질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13억 중국인이 이 방송 내용에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이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하상(河)’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황하(黃河)의 죽음’이란 뜻의 이 프로그램은 1988년

 CCTV가 제작한 기획 다큐멘터리. ‘하상’은 만리장성이나 용(龍) 같은, 중국인이 오랫동안 자랑스럽게 여기던 전통문화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황하’ 자체가 ‘황색 얼굴의 중국인과 중국 전통’을 상징한다.

중국의 전통문화에 비수를 들이대고 서방 문명에 대한 동경을 숨기지 않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1년 뒤 중국에서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이 발발했다. 일부 학자는 “하상이 1989년 중국 민중운동의 사상적 선도 역할을 했다”고도 말한다. 이 작품이 그토록 환영 받은

 것은 개혁ㆍ개방 초기 젊은층의 사회 모순에 대한 반발과 변화 욕구를 잘 담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로부터 18년 만에 중국 사회가 또다시 한 TV 프로그램으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방송 내용이 무엇이기에 중국 사회가 요동치는 것일까.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의 도움으로 DVD를 긴급 공수받아 본 ‘대국굴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아니, 중국의 관영 매체가 이런 방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중국 사회가 이런 내용을 소화할 만큼 성숙했단 말인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의도가 무엇인가.’ 충격과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총 12편의 방송은 6개의 DVD에 담겨 있다. 편당 방송시간은 약 45분. 유럽의 지명과 인명, 역사적 사건을 중국식 표현으로 쏟아놓기 때문에

 방송 내용을 따라가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먼저 제1편 ‘해양시대(海洋時代)’는 15~16세기 신항로·신대륙 발견으로 강대국으로 우뚝 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발견한 동기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향료(香料)’였다고 본다. 하지만 식민지로부터 은(銀)을

약탈해 엄청난 부를 쌓은 두 나라는 상공업 발전에 투자하지 않고 종교활동과 사치, 식민지 확장에 전념하다 쇠락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제2편

‘소국의 대업(小國大業)’은 국토 면적이 베이징의 2.5배에 불과하고 12세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습지의 나라 네덜란드가

 17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을 찾는다. 제작진은 그 비결이 네덜란드인의 자유분방하고 실용적인 사고에 있다고 본다.

영국 산업혁명 당시 '보이지 않는 손' 이론으로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설파한 애덤 스미스. 제3편 ‘현대로 달려가다(走向現代)’와 제4편

‘공업화의 서막(工業先聲)’은 모두 영국에 관한 것이다. 먼저 3편은 1215년 ‘마그나 카르타’를 체결한 이후,

1588년 영·서(英西·영국과 스페인)전쟁과 1688년 명예혁명을 거치면서 군주의 권한이 제한되고 시민이 자유권을 쟁취해 ‘개방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4편은 프로테스탄트(신교)의 중심지였던 영국의 상인이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것은 곧 신의 선택을 받는 것’이란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

아이작 뉴턴 이후 ‘과학의 시대’가 열리고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모든 산업에 일대 생산혁명이 일어났다는 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으로 자유무역의 정신이 꽃피고 막강한 무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5편 ‘격정의 세월(激情歲月)’은 18세기 말 프랑스가 대혁명을 거쳐 어떻게 현대 민주사회의 기반인 자유ㆍ평등ㆍ박애사상의 발원지가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제 6편 ‘제국의 세월(帝國春秋)’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철혈(鐵血) 재상 비스마르크가 독재적인 방식으로 공업

발전과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전 국민 의무교육을 실시해 국가를 강성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7편 ‘백년간의 유신(百年維新)’은 아시아의 섬나라 일본이 1853년 7월 8일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을 목격한 이후 약 100년 사이에 어떻게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서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발전했는지를 탐구한다. 중국의 한 학자는 그것을 ‘처음은 놀라지만 다음엔

 심취하고 마지막에는 미치는(始驚次醉終狂)’ 일본인의 태도에서 찾는다.

당시 일본은 중국·조선처럼 서방 문명의 파도에 쇄국의 빗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흑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몰래 배에 오른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메이지 정부의 관리를 거쳐 훗날 경제계에 투신,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일본 기업계의 대부)처럼 국가 지도부와

지식층이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그 비결이라고 지적이다.

일본 메이지 정부 대신을 거쳐 경제계에 투신한 뒤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시부자와 에이이치의 부조상. 제8편 ‘강대국의 길을 모색하다(尋道圖强)’

와 제9편 ‘풍운 속의 새로운 길(風雲新途)’은 피터 대제의 개혁과 국민의 저항, 예카테리나 여제의 교육 개혁과 영토 확장 등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몸부림과 이어진 사회주의 혁명 등 현대 러시아의 흥망을 다루고 있다. 10월 혁명 후 레닌은 신 경제정책을 실시해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어 스탈린은 국가 주도의 공업화 정책으로 소련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웠지만 배후의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대국굴기’는 지적한다.

제10편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新國新夢)과 제11편 ‘위기 국면의 새로운 정치(危局新政)’는 미국에 관한 것이다. 제 10편은 미국

제헌의회가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위한 법률적 보호장치를 제공했으며, 링컨이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후 특허권 보장과 과학기술의 발달 등이 미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지적한다.

제11편은 자유경제로 인해 각종 경제사회의 재난이 출현하자 미국 사회 내부에 진보주의가 대두했으며 이들의 주장으로 ‘반독점법’

이 제정되고, 두 차례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경제가 발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제12편은 9개 대국의 흥망에서 ‘교훈 찾기’이다. ‘대국굴기’는 “각국 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서로 엇갈리지만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체제·제도의 개혁이다”라고 지적한다. 프로그램은 또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셉 나이 교수가

제기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도 지적한다. ‘대국굴기’는 “평화와 발전은 현재 세계의 기본 주제”라면서 “다시는 전쟁과

패권쟁탈전을 통해 대국이 될 수는 없으며 영구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인류가 공동노력해야 할 방향”

이라고 강조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역사 다큐멘터리의 어떤 점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

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 ‘민권’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4편 ‘공업화의 서막’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에 대해 대국굴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부론은 인류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기는 ‘개인의 이익 추구’이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이루어지고,

시장경제와 사회가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모델’은 당시 정부와 상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문을 중시하고 지식인을 우대하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ㆍ사회 개혁을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프로그램 제작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대국굴기’가 나오게 된 것은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런쉐안(任學安)은 총서(叢書) 후기에서 “그 해 11월 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5세기 이후의

 세계 주요 국가의 발전 역사’에 대해 집체학습을 했다는 뉴스였다. 그때 돌연 저 먼 곳에서 역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나의

생각으로 나는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역사의 부름이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수의 국가지도자만이 학습하던 세계 강대국의 역사를 13억 중국인에게도 알림으로써 ‘국민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베이징대학 쳰청단 교수는 “CCT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국굴기를 제작했는데, 그들에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왕지쓰의 한 마디에는 중국 역시 자신의 상황에서 장점을 살려 얼마든지 강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묻어 있다. “언젠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세계 1위 대국이 될 것”이라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지난 2003년 11월부터 15세기 이래 세계 주요 9개국 발전사를 주제로 집단학습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제작 의도부터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실려 있다. 대국 굴기의 방영은 중국 국민에 대한 일종의 집체학습인 셈이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 1등국을 지향하는 조짐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경제에선 이미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강국으로 성장했다. 과학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곳곳에서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최근 우주공간과 해저 탐사에서 미국과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2003년 첫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중국이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수심 7천m까지 탐사할 수 있는 유인 심해잠수정 개발에 성공해 올 하반기에

시험탐사를 할 예정이다.

자위(賈宇) 중국 국가해양국 해양발전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이 잠수정을 이용하면 세계 해저의 99.8%를 탐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은 자원의 보고인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양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심해잠수정의 개발은 해양기술 및 국가의 종합기술

역량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로 작용한다. 중국은 이에 따라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해양대국’을 국가발전목표로 설정하고

‘심해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의 유인 심해잠수정은 모두 5대뿐이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가 각각 1대씩, 러시아가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잠수정은

해저 6천500m까지 내려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해저 6천m까지 내려갈 수 있는 무인 심해잠수정 ‘해미래’를 개발했다.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자원연구본부장은

“수심 7천m까지 내려가면 손톱 크기인 1cm²에 700kg의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유인잠수정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해양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용시장에서 앞섰다고 우쭐되던 우리로서는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추월당한 셈이다. 아니 어쩌면 애초부터 닭 쫓던 개가 아니었는지.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역사와의 대화를 통해 21세기 대국의 길을 찾아가려는 중국의 메시지를 우리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해 한국의

미래를 그려나가 봐야 할 것이다.

우리도 그동안 고속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국가지도자들의 과학기술 중시정책이 있었다. 그 이후 민주화에 밀려 과학기술은

잠시 잊혀졌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과학기술이 정책의 2선으로 물러나자 우리 경제는 어려움을 겪었다. 흥미롭게도 ‘헌정사상 가장

 무능한 정부’라고 욕을 먹고 있는 참여정부에서 과학기술 우대정책은 다시 부활됐고 국가 R&D 투자가 획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0년 후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길게 보는 정책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무조건 투자하라고 정부에 요구할 수도 없다.

 가용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 여건상 모든 분야에서 금메달을 골고루 따기는 힘들다. 그래서 양궁, 태권도, 쇼트트랙 등

전략종목이 필요하다.

이들 종목에서만 1등을 한다 해도 종합적으로 세계 5대 강국에는 충분히 들 수 있다. 올림픽 성적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선택과 집중인데, 과연 우리가 앞서 갈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일까.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13일  
/권영일 논설위원  sirius001@paran.com

[펌] 대국굴기(大??起) / 중국 충격에 빠트린 TV다큐, 내용은…

중국 충격에 빠트린 TV다큐, 내용은…

15세기 이후 영국·일본·미국의 성공 소개 프로그램에 시청자 환호 “재방송 해달라”
자본주의 시각으로 해석… 속마음은 “언젠가 미국 제치고 중국이 세계 1위 대국될 것”

지해범 조선일보 중국전문기자 hbjee@chosun.com
입력 : 2006.12.24 09:55 / 수정 : 2006.12.24 10:09

지난 11월 13일부터 24일 사이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하자 중국 사회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大國堀起·대국굴기)’. 방송 직후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역사에 이정표가 될 내용이다. 이 방송은 정치체제 개혁이라는 ‘큰 움직임(大動作)’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려는 것이다.”
“무슨 소리. 이것은 신(新) 자유주의가 파산하는 장송곡에 불과하다.”

제 16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 회의  이 방송은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한 9개 대국(大國)의 발흥과 패망의 역사를 돌아보며, 각 국가의

 지도자와 국민은 어떻게 해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짚어보는 역사 다큐멘터리이다. CCTV 제작팀이 무려 3년에 걸쳐 9개국의 역사적

현장과 박물관 등을 직접 찾아가 1차 문건을 확인해 제작한 역작이다. 제작팀은 베이징대학 역사학과 쳰청단(錢乘旦) 교수를 비롯해 수도사범대학

류신청(劉新成) 교수, 영국 노팅엄대학의 쩡용녠(鄭永年) 교수 등 중국 안팎의 학자ㆍ전문가 100여명을 찾아 자문을 구했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충실한 내용 덕분에 이 방송은 중국 시청자들로부터 “2006년 중국 사회를 뒤흔든 최고의 TV 프로그램”이란 찬사를 받았다.

딱딱한 역사물임에도 불구하고 12회 시리즈가 끝나자 방송사에는 “재방송하라”는 시청자의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 CCTV 측은 지난 11월 27일

이 프로그램을 재방송했다.

중국 CCTV는 역사 다큐멘터리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 12편을 6개의 DVD에 담아 일반 판매용으로 제작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담은 6개짜리

 DVD는 12월 20일 베이징 등 대도시 서점에 깔리자마자 2~3일 만에 동이 났다. 8권으로 된 ‘대국굴기’ 책 역시 1만질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13억 중국인이 이 방송 내용에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이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하상(河)’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황하(黃河)의 죽음’이란 뜻의 이 프로그램은 1988년

 CCTV가 제작한 기획 다큐멘터리. ‘하상’은 만리장성이나 용(龍) 같은, 중국인이 오랫동안 자랑스럽게 여기던 전통문화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황하’ 자체가 ‘황색 얼굴의 중국인과 중국 전통’을 상징한다.

중국의 전통문화에 비수를 들이대고 서방 문명에 대한 동경을 숨기지 않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1년 뒤 중국에서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이 발발했다. 일부 학자는 “하상이 1989년 중국 민중운동의 사상적 선도 역할을 했다”고도 말한다. 이 작품이 그토록 환영 받은

 것은 개혁ㆍ개방 초기 젊은층의 사회 모순에 대한 반발과 변화 욕구를 잘 담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로부터 18년 만에 중국 사회가 또다시 한 TV 프로그램으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방송 내용이 무엇이기에 중국 사회가 요동치는 것일까.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의 도움으로 DVD를 긴급 공수받아 본 ‘대국굴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아니, 중국의 관영 매체가 이런 방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중국 사회가 이런 내용을 소화할 만큼 성숙했단 말인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의도가 무엇인가.’ 충격과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총 12편의 방송은 6개의 DVD에 담겨 있다. 편당 방송시간은 약 45분. 유럽의 지명과 인명, 역사적 사건을 중국식 표현으로 쏟아놓기 때문에

 방송 내용을 따라가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먼저 제1편 ‘해양시대(海洋時代)’는 15~16세기 신항로·신대륙 발견으로 강대국으로 우뚝 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발견한 동기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향료(香料)’였다고 본다. 하지만 식민지로부터 은(銀)을

약탈해 엄청난 부를 쌓은 두 나라는 상공업 발전에 투자하지 않고 종교활동과 사치, 식민지 확장에 전념하다 쇠락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제2편

‘소국의 대업(小國大業)’은 국토 면적이 베이징의 2.5배에 불과하고 12세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습지의 나라 네덜란드가

 17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을 찾는다. 제작진은 그 비결이 네덜란드인의 자유분방하고 실용적인 사고에 있다고 본다.

영국 산업혁명 당시 '보이지 않는 손' 이론으로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설파한 애덤 스미스. 제3편 ‘현대로 달려가다(走向現代)’와 제4편

‘공업화의 서막(工業先聲)’은 모두 영국에 관한 것이다. 먼저 3편은 1215년 ‘마그나 카르타’를 체결한 이후,

1588년 영·서(英西·영국과 스페인)전쟁과 1688년 명예혁명을 거치면서 군주의 권한이 제한되고 시민이 자유권을 쟁취해 ‘개방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4편은 프로테스탄트(신교)의 중심지였던 영국의 상인이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것은 곧 신의 선택을 받는 것’이란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

아이작 뉴턴 이후 ‘과학의 시대’가 열리고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모든 산업에 일대 생산혁명이 일어났다는 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으로 자유무역의 정신이 꽃피고 막강한 무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5편 ‘격정의 세월(激情歲月)’은 18세기 말 프랑스가 대혁명을 거쳐 어떻게 현대 민주사회의 기반인 자유ㆍ평등ㆍ박애사상의 발원지가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제 6편 ‘제국의 세월(帝國春秋)’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철혈(鐵血) 재상 비스마르크가 독재적인 방식으로 공업

발전과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전 국민 의무교육을 실시해 국가를 강성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7편 ‘백년간의 유신(百年維新)’은 아시아의 섬나라 일본이 1853년 7월 8일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을 목격한 이후 약 100년 사이에 어떻게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서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발전했는지를 탐구한다. 중국의 한 학자는 그것을 ‘처음은 놀라지만 다음엔

 심취하고 마지막에는 미치는(始驚次醉終狂)’ 일본인의 태도에서 찾는다.

당시 일본은 중국·조선처럼 서방 문명의 파도에 쇄국의 빗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흑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몰래 배에 오른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메이지 정부의 관리를 거쳐 훗날 경제계에 투신,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일본 기업계의 대부)처럼 국가 지도부와

지식층이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그 비결이라고 지적이다.

일본 메이지 정부 대신을 거쳐 경제계에 투신한 뒤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시부자와 에이이치의 부조상. 제8편 ‘강대국의 길을 모색하다(尋道圖强)’

와 제9편 ‘풍운 속의 새로운 길(風雲新途)’은 피터 대제의 개혁과 국민의 저항, 예카테리나 여제의 교육 개혁과 영토 확장 등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몸부림과 이어진 사회주의 혁명 등 현대 러시아의 흥망을 다루고 있다. 10월 혁명 후 레닌은 신 경제정책을 실시해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어 스탈린은 국가 주도의 공업화 정책으로 소련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웠지만 배후의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대국굴기’는 지적한다.

제10편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新國新夢)과 제11편 ‘위기 국면의 새로운 정치(危局新政)’는 미국에 관한 것이다. 제 10편은 미국

제헌의회가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위한 법률적 보호장치를 제공했으며, 링컨이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후 특허권 보장과 과학기술의 발달 등이 미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지적한다.

제11편은 자유경제로 인해 각종 경제사회의 재난이 출현하자 미국 사회 내부에 진보주의가 대두했으며 이들의 주장으로 ‘반독점법’

이 제정되고, 두 차례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경제가 발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제12편은 9개 대국의 흥망에서 ‘교훈 찾기’이다. ‘대국굴기’는 “각국 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서로 엇갈리지만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체제·제도의 개혁이다”라고 지적한다. 프로그램은 또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셉 나이 교수가

제기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도 지적한다. ‘대국굴기’는 “평화와 발전은 현재 세계의 기본 주제”라면서 “다시는 전쟁과

패권쟁탈전을 통해 대국이 될 수는 없으며 영구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인류가 공동노력해야 할 방향”

이라고 강조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역사 다큐멘터리의 어떤 점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

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 ‘민권’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4편 ‘공업화의 서막’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에 대해 대국굴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부론은 인류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기는 ‘개인의 이익 추구’이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이루어지고,

시장경제와 사회가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모델’은 당시 정부와 상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문을 중시하고 지식인을 우대하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ㆍ사회 개혁을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프로그램 제작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대국굴기’가 나오게 된 것은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런쉐안(任學安)은 총서(叢書) 후기에서 “그 해 11월 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5세기 이후의

 세계 주요 국가의 발전 역사’에 대해 집체학습을 했다는 뉴스였다. 그때 돌연 저 먼 곳에서 역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나의

생각으로 나는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역사의 부름이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수의 국가지도자만이 학습하던 세계 강대국의 역사를 13억 중국인에게도 알림으로써 ‘국민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베이징대학 쳰청단 교수는 “CCT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국굴기를 제작했는데, 그들에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도 그동안 고속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국가지도자들의 과학기술 중시정책이 있었다. 그 이후 민주화에 밀려 과학기술은

잠시 잊혀졌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과학기술이 정책의 2선으로 물러나자 우리 경제는 어려움을 겪었다. 흥미롭게도 ‘헌정사상 가장

 무능한 정부’라고 욕을 먹고 있는 참여정부에서 과학기술 우대정책은 다시 부활됐고 국가 R&D 투자가 획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0년 후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길게 보는 정책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무조건 투자하라고 정부에 요구할 수도 없다.

 가용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 여건상 모든 분야에서 금메달을 골고루 따기는 힘들다. 그래서 양궁, 태권도, 쇼트트랙 등

전략종목이 필요하다.

이들 종목에서만 1등을 한다 해도 종합적으로 세계 5대 강국에는 충분히 들 수 있다. 올림픽 성적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선택과 집중인데, 과연 우리가 앞서 갈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일까.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13일  
/권영일 논설위원  sirius001@paran.com

[펌] 대국굴기(大??起) / 중국 충격에 빠트린 TV다큐, 내용은…

중국 충격에 빠트린 TV다큐, 내용은…

15세기 이후 영국·일본·미국의 성공 소개 프로그램에 시청자 환호 “재방송 해달라”
자본주의 시각으로 해석… 속마음은 “언젠가 미국 제치고 중국이 세계 1위 대국될 것”

지해범 조선일보 중국전문기자 hbjee@chosun.com
입력 : 2006.12.24 09:55 / 수정 : 2006.12.24 10:09

지난 11월 13일부터 24일 사이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하자 중국 사회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大國堀起·대국굴기)’. 방송 직후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역사에 이정표가 될 내용이다. 이 방송은 정치체제 개혁이라는 ‘큰 움직임(大動作)’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려는 것이다.”
“무슨 소리. 이것은 신(新) 자유주의가 파산하는 장송곡에 불과하다.”

제 16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 회의  이 방송은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한 9개 대국(大國)의 발흥과 패망의 역사를 돌아보며, 각 국가의

 지도자와 국민은 어떻게 해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짚어보는 역사 다큐멘터리이다. CCTV 제작팀이 무려 3년에 걸쳐 9개국의 역사적

현장과 박물관 등을 직접 찾아가 1차 문건을 확인해 제작한 역작이다. 제작팀은 베이징대학 역사학과 쳰청단(錢乘旦) 교수를 비롯해 수도사범대학

류신청(劉新成) 교수, 영국 노팅엄대학의 쩡용녠(鄭永年) 교수 등 중국 안팎의 학자ㆍ전문가 100여명을 찾아 자문을 구했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충실한 내용 덕분에 이 방송은 중국 시청자들로부터 “2006년 중국 사회를 뒤흔든 최고의 TV 프로그램”이란 찬사를 받았다.

딱딱한 역사물임에도 불구하고 12회 시리즈가 끝나자 방송사에는 “재방송하라”는 시청자의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 CCTV 측은 지난 11월 27일

이 프로그램을 재방송했다.

중국 CCTV는 역사 다큐멘터리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 12편을 6개의 DVD에 담아 일반 판매용으로 제작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담은 6개짜리

 DVD는 12월 20일 베이징 등 대도시 서점에 깔리자마자 2~3일 만에 동이 났다. 8권으로 된 ‘대국굴기’ 책 역시 1만질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13억 중국인이 이 방송 내용에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이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하상(河)’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황하(黃河)의 죽음’이란 뜻의 이 프로그램은 1988년

 CCTV가 제작한 기획 다큐멘터리. ‘하상’은 만리장성이나 용(龍) 같은, 중국인이 오랫동안 자랑스럽게 여기던 전통문화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황하’ 자체가 ‘황색 얼굴의 중국인과 중국 전통’을 상징한다.

중국의 전통문화에 비수를 들이대고 서방 문명에 대한 동경을 숨기지 않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1년 뒤 중국에서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이 발발했다. 일부 학자는 “하상이 1989년 중국 민중운동의 사상적 선도 역할을 했다”고도 말한다. 이 작품이 그토록 환영 받은

 것은 개혁ㆍ개방 초기 젊은층의 사회 모순에 대한 반발과 변화 욕구를 잘 담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로부터 18년 만에 중국 사회가 또다시 한 TV 프로그램으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방송 내용이 무엇이기에 중국 사회가 요동치는 것일까.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의 도움으로 DVD를 긴급 공수받아 본 ‘대국굴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아니, 중국의 관영 매체가 이런 방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중국 사회가 이런 내용을 소화할 만큼 성숙했단 말인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의도가 무엇인가.’ 충격과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총 12편의 방송은 6개의 DVD에 담겨 있다. 편당 방송시간은 약 45분. 유럽의 지명과 인명, 역사적 사건을 중국식 표현으로 쏟아놓기 때문에

 방송 내용을 따라가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먼저 제1편 ‘해양시대(海洋時代)’는 15~16세기 신항로·신대륙 발견으로 강대국으로 우뚝 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발견한 동기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향료(香料)’였다고 본다. 하지만 식민지로부터 은(銀)을

약탈해 엄청난 부를 쌓은 두 나라는 상공업 발전에 투자하지 않고 종교활동과 사치, 식민지 확장에 전념하다 쇠락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제2편

‘소국의 대업(小國大業)’은 국토 면적이 베이징의 2.5배에 불과하고 12세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습지의 나라 네덜란드가

 17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을 찾는다. 제작진은 그 비결이 네덜란드인의 자유분방하고 실용적인 사고에 있다고 본다.

영국 산업혁명 당시 '보이지 않는 손' 이론으로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설파한 애덤 스미스. 제3편 ‘현대로 달려가다(走向現代)’와 제4편

‘공업화의 서막(工業先聲)’은 모두 영국에 관한 것이다. 먼저 3편은 1215년 ‘마그나 카르타’를 체결한 이후,

1588년 영·서(英西·영국과 스페인)전쟁과 1688년 명예혁명을 거치면서 군주의 권한이 제한되고 시민이 자유권을 쟁취해 ‘개방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4편은 프로테스탄트(신교)의 중심지였던 영국의 상인이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것은 곧 신의 선택을 받는 것’이란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

아이작 뉴턴 이후 ‘과학의 시대’가 열리고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모든 산업에 일대 생산혁명이 일어났다는 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으로 자유무역의 정신이 꽃피고 막강한 무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5편 ‘격정의 세월(激情歲月)’은 18세기 말 프랑스가 대혁명을 거쳐 어떻게 현대 민주사회의 기반인 자유ㆍ평등ㆍ박애사상의 발원지가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제 6편 ‘제국의 세월(帝國春秋)’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철혈(鐵血) 재상 비스마르크가 독재적인 방식으로 공업

발전과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전 국민 의무교육을 실시해 국가를 강성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7편 ‘백년간의 유신(百年維新)’은 아시아의 섬나라 일본이 1853년 7월 8일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을 목격한 이후 약 100년 사이에 어떻게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서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발전했는지를 탐구한다. 중국의 한 학자는 그것을 ‘처음은 놀라지만 다음엔

 심취하고 마지막에는 미치는(始驚次醉終狂)’ 일본인의 태도에서 찾는다.

당시 일본은 중국·조선처럼 서방 문명의 파도에 쇄국의 빗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흑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몰래 배에 오른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메이지 정부의 관리를 거쳐 훗날 경제계에 투신,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일본 기업계의 대부)처럼 국가 지도부와

지식층이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그 비결이라고 지적이다.

일본 메이지 정부 대신을 거쳐 경제계에 투신한 뒤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시부자와 에이이치의 부조상. 제8편 ‘강대국의 길을 모색하다(尋道圖强)’

와 제9편 ‘풍운 속의 새로운 길(風雲新途)’은 피터 대제의 개혁과 국민의 저항, 예카테리나 여제의 교육 개혁과 영토 확장 등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몸부림과 이어진 사회주의 혁명 등 현대 러시아의 흥망을 다루고 있다. 10월 혁명 후 레닌은 신 경제정책을 실시해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어 스탈린은 국가 주도의 공업화 정책으로 소련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웠지만 배후의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대국굴기’는 지적한다.

제10편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新國新夢)과 제11편 ‘위기 국면의 새로운 정치(危局新政)’는 미국에 관한 것이다. 제 10편은 미국

제헌의회가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위한 법률적 보호장치를 제공했으며, 링컨이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후 특허권 보장과 과학기술의 발달 등이 미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지적한다.

제11편은 자유경제로 인해 각종 경제사회의 재난이 출현하자 미국 사회 내부에 진보주의가 대두했으며 이들의 주장으로 ‘반독점법’

이 제정되고, 두 차례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경제가 발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제12편은 9개 대국의 흥망에서 ‘교훈 찾기’이다. ‘대국굴기’는 “각국 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서로 엇갈리지만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체제·제도의 개혁이다”라고 지적한다. 프로그램은 또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셉 나이 교수가

제기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도 지적한다. ‘대국굴기’는 “평화와 발전은 현재 세계의 기본 주제”라면서 “다시는 전쟁과

패권쟁탈전을 통해 대국이 될 수는 없으며 영구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인류가 공동노력해야 할 방향”

이라고 강조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역사 다큐멘터리의 어떤 점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

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 ‘민권’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4편 ‘공업화의 서막’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에 대해 대국굴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부론은 인류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기는 ‘개인의 이익 추구’이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이루어지고,

시장경제와 사회가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모델’은 당시 정부와 상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문을 중시하고 지식인을 우대하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ㆍ사회 개혁을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프로그램 제작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대국굴기’가 나오게 된 것은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런쉐안(任學安)은 총서(叢書) 후기에서 “그 해 11월 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5세기 이후의

 세계 주요 국가의 발전 역사’에 대해 집체학습을 했다는 뉴스였다. 그때 돌연 저 먼 곳에서 역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나의

생각으로 나는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역사의 부름이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수의 국가지도자만이 학습하던 세계 강대국의 역사를 13억 중국인에게도 알림으로써 ‘국민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베이징대학 쳰청단 교수는 “CCT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국굴기를 제작했는데, 그들에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슨 소리. 이것은 신(新) 자유주의가 파산하는 장송곡에 불과하다.”

제 16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 회의  이 방송은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한 9개 대국(大國)의 발흥과 패망의 역사를 돌아보며, 각 국가의

 지도자와 국민은 어떻게 해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짚어보는 역사 다큐멘터리이다. CCTV 제작팀이 무려 3년에 걸쳐 9개국의 역사적

현장과 박물관 등을 직접 찾아가 1차 문건을 확인해 제작한 역작이다. 제작팀은 베이징대학 역사학과 쳰청단(錢乘旦) 교수를 비롯해 수도사범대학

류신청(劉新成) 교수, 영국 노팅엄대학의 쩡용녠(鄭永年) 교수 등 중국 안팎의 학자ㆍ전문가 100여명을 찾아 자문을 구했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충실한 내용 덕분에 이 방송은 중국 시청자들로부터 “2006년 중국 사회를 뒤흔든 최고의 TV 프로그램”이란 찬사를 받았다.

딱딱한 역사물임에도 불구하고 12회 시리즈가 끝나자 방송사에는 “재방송하라”는 시청자의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 CCTV 측은 지난 11월 27일

이 프로그램을 재방송했다.

중국 CCTV는 역사 다큐멘터리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 12편을 6개의 DVD에 담아 일반 판매용으로 제작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담은 6개짜리

 DVD는 12월 20일 베이징 등 대도시 서점에 깔리자마자 2~3일 만에 동이 났다. 8권으로 된 ‘대국굴기’ 책 역시 1만질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13억 중국인이 이 방송 내용에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이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하상(河)’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황하(黃河)의 죽음’이란 뜻의 이 프로그램은 1988년

 CCTV가 제작한 기획 다큐멘터리. ‘하상’은 만리장성이나 용(龍) 같은, 중국인이 오랫동안 자랑스럽게 여기던 전통문화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황하’ 자체가 ‘황색 얼굴의 중국인과 중국 전통’을 상징한다.

중국의 전통문화에 비수를 들이대고 서방 문명에 대한 동경을 숨기지 않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1년 뒤 중국에서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이 발발했다. 일부 학자는 “하상이 1989년 중국 민중운동의 사상적 선도 역할을 했다”고도 말한다. 이 작품이 그토록 환영 받은

 것은 개혁ㆍ개방 초기 젊은층의 사회 모순에 대한 반발과 변화 욕구를 잘 담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로부터 18년 만에 중국 사회가 또다시 한 TV 프로그램으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방송 내용이 무엇이기에 중국 사회가 요동치는 것일까.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의 도움으로 DVD를 긴급 공수받아 본 ‘대국굴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아니, 중국의 관영 매체가 이런 방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중국 사회가 이런 내용을 소화할 만큼 성숙했단 말인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의도가 무엇인가.’ 충격과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총 12편의 방송은 6개의 DVD에 담겨 있다. 편당 방송시간은 약 45분. 유럽의 지명과 인명, 역사적 사건을 중국식 표현으로 쏟아놓기 때문에

 방송 내용을 따라가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먼저 제1편 ‘해양시대(海洋時代)’는 15~16세기 신항로·신대륙 발견으로 강대국으로 우뚝 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발견한 동기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향료(香料)’였다고 본다. 하지만 식민지로부터 은(銀)을

약탈해 엄청난 부를 쌓은 두 나라는 상공업 발전에 투자하지 않고 종교활동과 사치, 식민지 확장에 전념하다 쇠락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제2편

‘소국의 대업(小國大業)’은 국토 면적이 베이징의 2.5배에 불과하고 12세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습지의 나라 네덜란드가

 17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을 찾는다. 제작진은 그 비결이 네덜란드인의 자유분방하고 실용적인 사고에 있다고 본다.

영국 산업혁명 당시 '보이지 않는 손' 이론으로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설파한 애덤 스미스. 제3편 ‘현대로 달려가다(走向現代)’와 제4편

‘공업화의 서막(工業先聲)’은 모두 영국에 관한 것이다. 먼저 3편은 1215년 ‘마그나 카르타’를 체결한 이후,

1588년 영·서(英西·영국과 스페인)전쟁과 1688년 명예혁명을 거치면서 군주의 권한이 제한되고 시민이 자유권을 쟁취해 ‘개방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4편은 프로테스탄트(신교)의 중심지였던 영국의 상인이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것은 곧 신의 선택을 받는 것’이란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

아이작 뉴턴 이후 ‘과학의 시대’가 열리고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모든 산업에 일대 생산혁명이 일어났다는 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으로 자유무역의 정신이 꽃피고 막강한 무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5편 ‘격정의 세월(激情歲月)’은 18세기 말 프랑스가 대혁명을 거쳐 어떻게 현대 민주사회의 기반인 자유ㆍ평등ㆍ박애사상의 발원지가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제 6편 ‘제국의 세월(帝國春秋)’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철혈(鐵血) 재상 비스마르크가 독재적인 방식으로 공업

발전과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전 국민 의무교육을 실시해 국가를 강성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7편 ‘백년간의 유신(百年維新)’은 아시아의 섬나라 일본이 1853년 7월 8일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을 목격한 이후 약 100년 사이에 어떻게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서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발전했는지를 탐구한다. 중국의 한 학자는 그것을 ‘처음은 놀라지만 다음엔

 심취하고 마지막에는 미치는(始驚次醉終狂)’ 일본인의 태도에서 찾는다.

당시 일본은 중국·조선처럼 서방 문명의 파도에 쇄국의 빗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흑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몰래 배에 오른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메이지 정부의 관리를 거쳐 훗날 경제계에 투신,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일본 기업계의 대부)처럼 국가 지도부와

지식층이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그 비결이라고 지적이다.

일본 메이지 정부 대신을 거쳐 경제계에 투신한 뒤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시부자와 에이이치의 부조상. 제8편 ‘강대국의 길을 모색하다(尋道圖强)’

와 제9편 ‘풍운 속의 새로운 길(風雲新途)’은 피터 대제의 개혁과 국민의 저항, 예카테리나 여제의 교육 개혁과 영토 확장 등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몸부림과 이어진 사회주의 혁명 등 현대 러시아의 흥망을 다루고 있다. 10월 혁명 후 레닌은 신 경제정책을 실시해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어 스탈린은 국가 주도의 공업화 정책으로 소련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웠지만 배후의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대국굴기’는 지적한다.

제10편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新國新夢)과 제11편 ‘위기 국면의 새로운 정치(危局新政)’는 미국에 관한 것이다. 제 10편은 미국

제헌의회가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위한 법률적 보호장치를 제공했으며, 링컨이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후 특허권 보장과 과학기술의 발달 등이 미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지적한다.

제11편은 자유경제로 인해 각종 경제사회의 재난이 출현하자 미국 사회 내부에 진보주의가 대두했으며 이들의 주장으로 ‘반독점법’

이 제정되고, 두 차례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경제가 발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제12편은 9개 대국의 흥망에서 ‘교훈 찾기’이다. ‘대국굴기’는 “각국 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서로 엇갈리지만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체제·제도의 개혁이다”라고 지적한다. 프로그램은 또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셉 나이 교수가

제기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도 지적한다. ‘대국굴기’는 “평화와 발전은 현재 세계의 기본 주제”라면서 “다시는 전쟁과

패권쟁탈전을 통해 대국이 될 수는 없으며 영구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인류가 공동노력해야 할 방향”

이라고 강조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역사 다큐멘터리의 어떤 점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

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 ‘민권’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4편 ‘공업화의 서막’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에 대해 대국굴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부론은 인류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기는 ‘개인의 이익 추구’이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이루어지고,

시장경제와 사회가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모델’은 당시 정부와 상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문을 중시하고 지식인을 우대하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ㆍ사회 개혁을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프로그램 제작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대국굴기’가 나오게 된 것은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런쉐안(任學安)은 총서(叢書) 후기에서 “그 해 11월 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5세기 이후의

 세계 주요 국가의 발전 역사’에 대해 집체학습을 했다는 뉴스였다. 그때 돌연 저 먼 곳에서 역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나의

생각으로 나는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역사의 부름이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수의 국가지도자만이 학습하던 세계 강대국의 역사를 13억 중국인에게도 알림으로써 ‘국민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베이징대학 쳰청단 교수는 “CCT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국굴기를 제작했는데, 그들에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의도가 무엇인가.’ 충격과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총 12편의 방송은 6개의 DVD에 담겨 있다. 편당 방송시간은 약 45분. 유럽의 지명과 인명, 역사적 사건을 중국식 표현으로 쏟아놓기 때문에

 방송 내용을 따라가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먼저 제1편 ‘해양시대(海洋時代)’는 15~16세기 신항로·신대륙 발견으로 강대국으로 우뚝 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발견한 동기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향료(香料)’였다고 본다. 하지만 식민지로부터 은(銀)을

약탈해 엄청난 부를 쌓은 두 나라는 상공업 발전에 투자하지 않고 종교활동과 사치, 식민지 확장에 전념하다 쇠락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제2편

‘소국의 대업(小國大業)’은 국토 면적이 베이징의 2.5배에 불과하고 12세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습지의 나라 네덜란드가

 17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을 찾는다. 제작진은 그 비결이 네덜란드인의 자유분방하고 실용적인 사고에 있다고 본다.

영국 산업혁명 당시 '보이지 않는 손' 이론으로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설파한 애덤 스미스. 제3편 ‘현대로 달려가다(走向現代)’와 제4편

‘공업화의 서막(工業先聲)’은 모두 영국에 관한 것이다. 먼저 3편은 1215년 ‘마그나 카르타’를 체결한 이후,

1588년 영·서(英西·영국과 스페인)전쟁과 1688년 명예혁명을 거치면서 군주의 권한이 제한되고 시민이 자유권을 쟁취해 ‘개방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4편은 프로테스탄트(신교)의 중심지였던 영국의 상인이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것은 곧 신의 선택을 받는 것’이란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

아이작 뉴턴 이후 ‘과학의 시대’가 열리고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모든 산업에 일대 생산혁명이 일어났다는 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으로 자유무역의 정신이 꽃피고 막강한 무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5편 ‘격정의 세월(激情歲月)’은 18세기 말 프랑스가 대혁명을 거쳐 어떻게 현대 민주사회의 기반인 자유ㆍ평등ㆍ박애사상의 발원지가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제 6편 ‘제국의 세월(帝國春秋)’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철혈(鐵血) 재상 비스마르크가 독재적인 방식으로 공업

발전과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전 국민 의무교육을 실시해 국가를 강성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7편 ‘백년간의 유신(百年維新)’은 아시아의 섬나라 일본이 1853년 7월 8일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을 목격한 이후 약 100년 사이에 어떻게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서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발전했는지를 탐구한다. 중국의 한 학자는 그것을 ‘처음은 놀라지만 다음엔

 심취하고 마지막에는 미치는(始驚次醉終狂)’ 일본인의 태도에서 찾는다.

당시 일본은 중국·조선처럼 서방 문명의 파도에 쇄국의 빗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흑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몰래 배에 오른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메이지 정부의 관리를 거쳐 훗날 경제계에 투신,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일본 기업계의 대부)처럼 국가 지도부와

지식층이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그 비결이라고 지적이다.

일본 메이지 정부 대신을 거쳐 경제계에 투신한 뒤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시부자와 에이이치의 부조상. 제8편 ‘강대국의 길을 모색하다(尋道圖强)’

와 제9편 ‘풍운 속의 새로운 길(風雲新途)’은 피터 대제의 개혁과 국민의 저항, 예카테리나 여제의 교육 개혁과 영토 확장 등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몸부림과 이어진 사회주의 혁명 등 현대 러시아의 흥망을 다루고 있다. 10월 혁명 후 레닌은 신 경제정책을 실시해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어 스탈린은 국가 주도의 공업화 정책으로 소련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웠지만 배후의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대국굴기’는 지적한다.

제10편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新國新夢)과 제11편 ‘위기 국면의 새로운 정치(危局新政)’는 미국에 관한 것이다. 제 10편은 미국

제헌의회가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위한 법률적 보호장치를 제공했으며, 링컨이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후 특허권 보장과 과학기술의 발달 등이 미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지적한다.

제11편은 자유경제로 인해 각종 경제사회의 재난이 출현하자 미국 사회 내부에 진보주의가 대두했으며 이들의 주장으로 ‘반독점법’

이 제정되고, 두 차례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경제가 발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제12편은 9개 대국의 흥망에서 ‘교훈 찾기’이다. ‘대국굴기’는 “각국 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서로 엇갈리지만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체제·제도의 개혁이다”라고 지적한다. 프로그램은 또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셉 나이 교수가

제기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도 지적한다. ‘대국굴기’는 “평화와 발전은 현재 세계의 기본 주제”라면서 “다시는 전쟁과

패권쟁탈전을 통해 대국이 될 수는 없으며 영구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인류가 공동노력해야 할 방향”

이라고 강조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역사 다큐멘터리의 어떤 점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

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 ‘민권’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4편 ‘공업화의 서막’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에 대해 대국굴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부론은 인류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기는 ‘개인의 이익 추구’이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이루어지고,

시장경제와 사회가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모델’은 당시 정부와 상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문을 중시하고 지식인을 우대하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ㆍ사회 개혁을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프로그램 제작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대국굴기’가 나오게 된 것은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런쉐안(任學安)은 총서(叢書) 후기에서 “그 해 11월 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5세기 이후의

 세계 주요 국가의 발전 역사’에 대해 집체학습을 했다는 뉴스였다. 그때 돌연 저 먼 곳에서 역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나의

생각으로 나는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역사의 부름이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수의 국가지도자만이 학습하던 세계 강대국의 역사를 13억 중국인에게도 알림으로써 ‘국민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베이징대학 쳰청단 교수는 “CCT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국굴기를 제작했는데, 그들에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7편 ‘백년간의 유신(百年維新)’은 아시아의 섬나라 일본이 1853년 7월 8일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을 목격한 이후 약 100년 사이에 어떻게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서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발전했는지를 탐구한다. 중국의 한 학자는 그것을 ‘처음은 놀라지만 다음엔

 심취하고 마지막에는 미치는(始驚次醉終狂)’ 일본인의 태도에서 찾는다.

당시 일본은 중국·조선처럼 서방 문명의 파도에 쇄국의 빗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흑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몰래 배에 오른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메이지 정부의 관리를 거쳐 훗날 경제계에 투신,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일본 기업계의 대부)처럼 국가 지도부와

지식층이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그 비결이라고 지적이다.

일본 메이지 정부 대신을 거쳐 경제계에 투신한 뒤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시부자와 에이이치의 부조상. 제8편 ‘강대국의 길을 모색하다(尋道圖强)’

와 제9편 ‘풍운 속의 새로운 길(風雲新途)’은 피터 대제의 개혁과 국민의 저항, 예카테리나 여제의 교육 개혁과 영토 확장 등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몸부림과 이어진 사회주의 혁명 등 현대 러시아의 흥망을 다루고 있다. 10월 혁명 후 레닌은 신 경제정책을 실시해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어 스탈린은 국가 주도의 공업화 정책으로 소련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웠지만 배후의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대국굴기’는 지적한다.

제10편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新國新夢)과 제11편 ‘위기 국면의 새로운 정치(危局新政)’는 미국에 관한 것이다. 제 10편은 미국

제헌의회가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위한 법률적 보호장치를 제공했으며, 링컨이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후 특허권 보장과 과학기술의 발달 등이 미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지적한다.

제11편은 자유경제로 인해 각종 경제사회의 재난이 출현하자 미국 사회 내부에 진보주의가 대두했으며 이들의 주장으로 ‘반독점법’

이 제정되고, 두 차례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경제가 발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제12편은 9개 대국의 흥망에서 ‘교훈 찾기’이다. ‘대국굴기’는 “각국 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서로 엇갈리지만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체제·제도의 개혁이다”라고 지적한다. 프로그램은 또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셉 나이 교수가

제기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도 지적한다. ‘대국굴기’는 “평화와 발전은 현재 세계의 기본 주제”라면서 “다시는 전쟁과

패권쟁탈전을 통해 대국이 될 수는 없으며 영구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인류가 공동노력해야 할 방향”

이라고 강조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역사 다큐멘터리의 어떤 점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

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 ‘민권’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4편 ‘공업화의 서막’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에 대해 대국굴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부론은 인류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기는 ‘개인의 이익 추구’이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이루어지고,

시장경제와 사회가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모델’은 당시 정부와 상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문을 중시하고 지식인을 우대하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ㆍ사회 개혁을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프로그램 제작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대국굴기’가 나오게 된 것은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런쉐안(任學安)은 총서(叢書) 후기에서 “그 해 11월 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5세기 이후의

 세계 주요 국가의 발전 역사’에 대해 집체학습을 했다는 뉴스였다. 그때 돌연 저 먼 곳에서 역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나의

생각으로 나는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역사의 부름이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수의 국가지도자만이 학습하던 세계 강대국의 역사를 13억 중국인에게도 알림으로써 ‘국민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베이징대학 쳰청단 교수는 “CCT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국굴기를 제작했는데, 그들에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패권쟁탈전을 통해 대국이 될 수는 없으며 영구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인류가 공동노력해야 할 방향”

이라고 강조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역사 다큐멘터리의 어떤 점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

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 ‘민권’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4편 ‘공업화의 서막’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에 대해 대국굴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부론은 인류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기는 ‘개인의 이익 추구’이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이루어지고,

시장경제와 사회가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모델’은 당시 정부와 상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문을 중시하고 지식인을 우대하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ㆍ사회 개혁을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프로그램 제작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대국굴기’가 나오게 된 것은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런쉐안(任學安)은 총서(叢書) 후기에서 “그 해 11월 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5세기 이후의

 세계 주요 국가의 발전 역사’에 대해 집체학습을 했다는 뉴스였다. 그때 돌연 저 먼 곳에서 역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나의

생각으로 나는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역사의 부름이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수의 국가지도자만이 학습하던 세계 강대국의 역사를 13억 중국인에게도 알림으로써 ‘국민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베이징대학 쳰청단 교수는 “CCT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국굴기를 제작했는데, 그들에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