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목동아!’는 장송곡
우리가 ‘아 목동아’로 즐겨 부르고 듣던 노래는 ‘오 대니보이’, ‘O Danny boy’이다.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민요이다. 원곡은 아일랜드 민요인 ‘런던데리에어’, ‘Londonderry Air’에 영국 의 프레데릭 에드워드 웨델리(Frederic Weatherly)가 1910년에 가사를 붙인 곡이다. 1941년에 '대니 보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전쟁이나 이별을 배경으로 한 애절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어떤 사람들은 이 노래를 부모와 자식 사이의 작별 인사로 듣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어려운 시기에 사랑, 희망, 이별, 희생 또는 추억의 노래로 여긴다. 사랑을 지속한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로 인해 전 세계 콘서트, 가족 모임, 추모식, 문화 축제에서 사랑받는 노래로 자리 잡았다. 우리가 부르는 이 노래의 가사는 현제명(玄濟明, 1902~1960)이 번역한 것이다. 아래에 현제명의 가사와 원어를 비교해 본다.
아 목동아
1. 아, 목동들의 피리소리들은 산골짝마다 울려나오고 여름은 가고 꽃은 떨어지니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 저 목장에는 여름철이 오고 산골짝마다 눈이 덮여도 나 항상 오래 여기 살리라 아 목동아 아 목동아 내사랑아 | 2. 그 고운 꽃은 떨어져서 죽고 나 또한 땅에 죽어 묻히면 나 자는 곳을 돌아보아주며 거룩하다고 불러 주어요 너 고운 목소리를 들으면 내 묻힌 무덤 따뜻하리라 너 항상 나를 사랑하여주면 네가 올 때까지 잘 자리라 |
O Danny Boy
1 Oh Danny boy, the pipes, the pipes are calling From glen to glen, and down the mountain side The summer’s gone, and all the flowers are dying. ‘Tis you, ’tis you must go and I must bide. But come ye back when summer’s in the meadow Or when the valley’s hushed and white with snow ‘Tis I’ll be here in sunshine or in shadow. Oh Danny boy, oh Danny boy, I love you so. | 2 But when he come, and all the flowers are dying If I am dead, as dead I well may be You’ll come and find the place where I am lying And kneel and say an “Ave” there for me. And I shall hear, tho’ soft you tread above me And all my grave will warm and sweeter be For you will bend and tell me that you love me And I shall sleep in peace until you come to me. |
아 목동아 [신]
[1] 오, 대니 보이여, 백파이프 소리가 울려 퍼지네 골짜기에서 골짜기로, 그리고 산기슭 아래로 여름은 가고, 모든 꽃들이 지고 떠나야 하는 건 너고, 나는 여기 남아야 하네 하지만 여름이 초원에 오면 돌아와 또는 계곡이 눈으로 덮여 있고 하얗게 변했을 때, 햇빛이 들거나 그늘이 져도 나는 여기 있을 테니까 오 대니 보이, 오 대니 보이, 정말 사랑해. | [2] 하지만 네가 와서 모든 장미가 떨어질 때, 그리고 나는 죽었어, 죽었을 거야. 네가 와서 내가 누워 있는 곳을 찾을 거야 그리고 무릎 꿇고 나를 위해 평안을 말해줘 내가 죽은 뒤라도, 네가 조심스레 내 무덤 위를 지나갈 때 나의 무덤은 따스하고 달콤하게 느껴질 거야 왜냐하면 너는 몸을 숙여,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줄 테니까그러면 나는 평안히 잠들 수 있을 거야, 네가 나에게 돌아올 때까지 |
대니는 산 골짜기의 양치기이었던 다니엘의 애칭인데 여기서는 징집대상이 되는 청소년을 말한다. '아 목동들의 피리소리들은, 산골짝마다 울려나오고'라는 구절은 단순히 목동의 피리소리가 아니다. 목동들이 피리를 부는 것이 아니고, 목동들을 부르는 피리소리인 것이다. 더구나 피리소리는 일반적인 피리가 아니라 징집을 독려하는 아일랜드 군악대의 백파이프 소리이며, 어쩌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이들을 부르는 장송곡일지도 모른다. 이 아일랜드 민요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일랜드 사람들의 적대적인 영국군 병사들의 입을 통해 빠르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멜로디는 아일랜드의 비극적인 역사를 품고 있지만, 가사는 전쟁과 이별을 겪는 모든 이들의 아픔을 어루 만지는 것이다.
어쩌면 고이 기른 아들을 전장으로 보내며 그 아들을 기다리겠다는 아버지의 정을 노래한 곡일런지 모른다. 전쟁터에 나갔거나 아일랜드를 떠난 이들과 떠난이들이 고국의 고향산천을 그리워하는 애절하고 슬픈 마음을 담은 것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장례식에서 이곡을 부르는게 전통이라고 한다. 대니보이는 아일란드가 지정학적으로 독립을 원하고, 영국의 700년 압제를 견디며 만들어진 우리의 ‘아리랑’과 같은 비감을 간직한 곡 같다. 전사하거나 굶어 죽으면서 조국을 떠나야 하는 슬픈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죽음 앞에서 떠오르는 고향의 목장과 초원, 양떼와 꽃들이 절절히 담겨있어 떠나온 옛고향을 그리는 망향가일 수도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전쟁과 관련된어 군가, 진중가요, 전시가요, 후방가요 등 수없이 많지만 그 중 ‘오 대니 보이는’ 세계적인 후방가요로 가장 많이 애창되고 있는 곡이다. ‘오 대니 보이’는 일찍이 우리나라에 상륙하여 ‘아 목동아’라고 소개되었다. 테너 현제명의 역시에서는 초원에서 피리를 불며 여유롭고 한가한 목가적 풍경을 동경할수 있지만, 아일랜드에서는 장례식에서 이 곡을 부르는게 전통이다. 그것은 외압으로 부터 가족과 조국을 지키려 청춘을 바친 아일랜드 젊은이를 언제나 어린 소년 대니의 모습으로 어머니의 눈시울을 적시며, 흙으로 돌아가는 운명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1/2 계속]
첫댓글 이노래의 재목이 그러듯이 목가적 풍경이 담긴 목동의 노래인줄 알았어요 그러나 의외로 장송곡으로 불렸다니 깜짝 놀랐어요 "가사 속에는 전쟁터나 먼 타향으로 떠나보낸 자식(대니)을 향한 부모의 애틋한 기다림, 혹은 먼저 세상을 떠난 이를 향해 "네가 돌아올 때 내가 비록 무덤에 누워있을지라도 너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기뻐하겠다"는 절절한 사랑이 담겨 있다니 노래가사를 음미해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