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글 / 전소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제자들은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전합니다. 어떤 이는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엘리야라고 하며, 또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한다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다시 물으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번 질문은 세상 사람들의 생각을 묻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걷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수많은 기적을 직접 보았던 제자들의 믿음을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때 시몬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베드로의 이 고백을 읽으며 저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져 봅니다.
‘나는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분을 단지 훌륭한 가르침을 주신 스승이나 수많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으로만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입으로는 주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내 생각과 고집을 앞세우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부끄러운 마음도 듭니다.
기쁘고 평안한 날에는 주님을 쉽게 찬미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기거나 고통이 찾아오면 “왜 저에게 이런 어려움을 주십니까?”라고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고 기도하면서도 정작 마음속 걱정은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오늘 예수님의 질문이 더욱 깊이 다가옵니다.
“너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 질문에 참으로 자신 있게 대답하려면 입술의 고백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며 내 삶의 주님이라고 믿는다면, 기쁠 때뿐 아니라 슬프고 힘들 때에도 그분을 의지해야 합니다. 내 뜻보다 주님의 뜻을 먼저 찾고, 가장 작고 힘없는 이웃 안에서도 그분의 모습을 발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신앙고백은 성당 안에서만 드리는 말이 아니라 매일의 삶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약속인지도 모릅니다. 미운 사람을 용서하고, 외로운 이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주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삶일 것입니다.
베드로도 완전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두려움에 빠지기도 했고,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다시 주님께 돌아와 자신의 부족함까지 맡겼습니다. 그래서 저도 완전하지 못한 제 믿음 때문에 낙심하지 않으려 합니다.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주님을 바라보며 한 걸음씩 걸어가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마음 깊이 고백합니다.
“예수님, 주님은 참하느님이시며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주님은 제 삶의 주인이시고, 제가 의지하며 따라가야 할 그리스도이십니다.”
이 고백이 입술에만 머물지 않고 제 삶과 행동 안에서 드러나기를 기도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주님을 누구라고 말하든 흔들리지 않고, 제게 주님은 사랑이며 희망이고 영원한 생명이심을 자신 있게 고백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2026년 8월 23일(주일) 전소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