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국토가 넓어서 지형이 다양하다. 서부에는 높은 산지, 중부에는 고원이 있으며, 동부에는 드넓은 평야가 발달했다. 동부에서 보면 계단처럼 서부로 갈수록 높아진다. 이 계단의 가장 낮은 곳, 티벳고원에서 발원한 양자강이 황해로 흘러드는 끝자락에 지양수성이 있고 그 중심에 옛날 소금으로 이름 높았던 옌청(염성)이 있다.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잠깐 사이에 옌청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지도를 보니 제주도와 비슷한 위도다. 시내로 들어오니 늦더위가 가시지 않은 듯 후덥지근하다. 옌청은 과거 소금 생산과 유통으로 많은 부를 축적한 소금의 도시다. 지금은 공업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이미 한국의 현대기아자동차 1공장과 협력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아침에 시내를 둘러보았다. 활기찬 사람들, 잘 정비된 도로, 높게 올라간 빌딩 숲, 화려한 간판이 중국의 여느 도시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옌청의 백미는 잘 보존되어 있는 엄청난 규모의 해안습지이다. 유네스코 생태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습지에는 단정학국가보호구를 비롯 미록(사슴)국가보호구와 대종호 등 많은 볼거리가 있다. 습지생태관광으로 이보다 매력적인 곳은 없을 듯 하다.
-소금의 도시에서 공업도시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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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청은 중국 동부 지양수성의 중심에 있는 습지의 도시다. 대풍시와 동태시, 7개의 군을 거느린 큰 도시로 관할행정인구는 815만이다. 이중 60만 명이 시내에 거주한다. 2100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곳으로 <수호전>의 작가 시내암의 고향이기도 하다.
지금은 해안으로부터 40km나 떨어져 있지만, 옛날에는 바다와 인접해 소금생산과 유통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던 곳이다. ‘鹽城’ 이란 말 그대로 소금의 도시이다. 과거에는 천일제염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했으나 1958년부터는 소금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의 기아자동차와 협력업체들이 진출해 있으며 공업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한국의 기아자동차 제2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전세기를 띄우고, 도로포장은 물론 갯벌위로 10km나 다리는 놓아 만든 대풍항구가 10월 18일 개항된다. 오는 10월 17일에는 연산 30만대 규모의 기아자동차 제2공장 기공식이 있을 예정이다. 이를 보면 개발에 대한 열정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습지 생태계의 정수, 단정학이 노니는 단정학국가자연보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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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청은 엄청난 규모의 해안 습지가 잘 보존돼 있다. 중국의 동쪽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582km의 길이에 683만무(1무=30평)의 엄청난 크기의 갯벌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로 가히 동방 습지의 도시라 할 만하다.
오전에 단정학국가자연보호구에 들렸다. 새 중에서 가장 품격이 높다 하여 일품조(一品鳥)라 불리는 단정학(丹頂鶴)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학 또는 두루미를 말한다. 정수리 부분이 붉은 모자를 쓴 듯 붉어 단정학 이라 한다.
시내를 출발하여 수로와 습지 사이로 보이는 목화와 땅콩밭 지나 동쪽으로 40여 km 떨어진 곳, 1시간 정도 달리니 우리나라의 국립공원격인 단정학자연보호구가 나타난다. 끝없이 펼쳐진 습지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정학을 비롯 철새들을 조망할 수 있는 망학정(望鶴亭)이 나타나고 그 옆 탐방로를 따라 단정학 사육장으로 간다. 사육장 근처에 송아지만한 단정학이 사람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어슬렁거리며 놀고 있다.
단정학자연보호구는 매년 약 300만 마리의 철새들이 거쳐가는 곳이다. 이중 단정학 1000여 마리, 50만 마리의 철새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야생 단정학이 날아드는 시기는 10월초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라 한다. 야생의 단정학은 예민하여 사람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지만, 이곳에서 사육된 단정학은 사람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관람객들은 단정학과 함께 놀며 사진도 찍고 가까이서 관찰할 수도 있다. 사육사의 신호에 힘차게 비상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언제 방문하더라도 단정학의 아름다운 자태와 비행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단정학을 관찰하고 촬영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1월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두루미 소녀’의 슬픈 이야기가 들었다. 1987년 단정학국가보호구가 내몽고 호름베아에서 단정학 두 마리를 기증받았다. 한 마리는 ‘이명’, 다른 한 마리는 ‘목인’이란 이름을 붙여줬다고 한다. 17살의 서수연이라는 소녀가 이 단정학들을 기르게 되었는데, 어느날 야성이 강한 이명이를 목욕 시키던 중 날아가 버렸다. 사방으로 찾으러 다니다가 밤 11시 경에 이명이를 찾아왔는데 이번엔 목임이가 날아가 버렸다. 이튿날 오후 5시 경에 강에서 목임의 소리를 들은 소녀는 강에 뛰어들었다. 강 한복판까지 헤엄쳐 갔으나 기력 떨어져 그만 생명을 잃고 말았다고 한다. 이후 두루미 소녀를 기리기 위해 동상을 만들어 추모했고, 그녀는 단정학의 신이 되었을 거라 믿고 있다고 한다.
-사슴의 천국, 미록국가자연보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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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어가 울창한 길을 달려 시내에서 남동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미록(큰사슴)보호구역으로 향한다. 입구에 들어서자 하늘을 찌를 듯한 메타세콰이어 숲속에 잘 정비된 공원이 있다. 이곳에 서식하는 야생꿩, 토끼, 민물고기 요리로 점심을 하고 전동식 차를 타고 보호구를 돌아본다.
여기 보호구에 있는 사슴의 몸통은 당나귀, 발굽은 소, 머리는 말, 뿔은 사슴과 비슷하여 사불상이라 부른다. 꼬리는 일반 사슴보다 길고 술이 달려 있으며, 시속 75km로 질주할 수 있다. 뿔은 수컷에게만 있으며 치열한 왕위 쟁탈전을 벌여 왕이 된 미록이 모든 암컷을 차지한다. 발굽은 늪지를 걸어다니기에 알맞게 넓고 튼튼하게 발달되었으며, 야생 상태에서는 습지에 서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보호되고 있는 미록은 1983년 영국에서 39마리를 도입해 현재 300여 마리로 늘어났다고 한다. 야생의 미록은 1900년대에 이미 멸종됐는데, 그 이전에 유럽·아메리카·중국·일본·한국 등지의 동물원에 보내져 현재 전 세계에서 1000마리 정도가 사육되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미루나무 숲속에 미록의 먹이가 되는 초지가 형성되어 있다. 곳곳에 작은 호수가 있어 미록이 살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안내원의 설명을 듣는 사이 미니열차는 숲을 지나 미록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초원지대에 잠시 멈춘다. 저 멀리 수 십 마리의 사슴들이 놀고 있다. 엄청난 크기의 뿔을 자랑하는 사슴왕은 당당하게 우리를 쳐다본다. 사람들은 조용한 탄성을 지르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좀 더 가까이서 미록을 관찰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15층 높이의 전망탑에 오른다. 한 층 한 층 힘겹게 오르지만 오를 때마다 펼쳐지는 초원과 숲의 장관이 이를 보상해 주고도 남는다.
-민물 가재(시야오롱시야)로 유명한 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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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청은 끝없이 이어지는 습지의 도시다. 거미줄처럼 수로가 펼쳐져 있고 호수가 곳곳이 있다. 오후에는 최고의 수질로 옌청의 상수원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는 대종호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이 호수는 옌청시내에서 남서쪽으로 50km,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다. 동서 9km, 남북으로 6km로 지양수성 북부에서 가장 큰 습지 호수이다. 물이 맑고 깨끗해 민물참게와 가재 그리고 수십종의 민물고기가 서식한다. 저녁식사에 이곳에서 잡은 가재요리가 나왔는데, 그 맛이 일품이였다.
평균수심 1.5m의 깊지 않은 호수 곳곳에 꽃을 피운 갈대밭이 있고, 물 위와 속엔 수련, 부레옥잠을 비롯한 다양한 수생식물이 살고 있다. 이들의 정화작용으로 늘 깨끗한 수질을 유지되는 것이리라. 다양한 수서생물들이 살고 있는 천국같은 곳, 이들을 먹이로 하는 새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늦은 오후였지만 대종호 유람구에 들어서자 갈대로 만든 커다란 배가 인상적이다. 항일전쟁 당시 중국 공산당의 주력군이였던 신사군(新四軍)의 전투 장면을 담은 공연이 우리를 반긴다. 엄청난 크기의 호수라 전동미니열차가 우리를 안내한다.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호숫가를 한 바퀴 돌고 이번엔 작은배로 갈대밭 사이에 형성된 미로지역으로 들어선다. 사람의 인기척에 놀란 새들이 비상한다. 이 미로는 3개의 출입구로 안에 들어서면 66개의 미로가 그림처럼 얽혀있다. 행여 길을 못 찾는 배를 위해 건너편 높은 탑에서 길을 알려준다고 한다.
이제 막 비상하는 새들처럼 개발의 열기가 후끈한 동방 습지 도시 옌청. 사람들은 밝고 친절하며 활기차다. 개발의 열기에 천혜의 해안 습지가 오염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옌청은 끝없이 펼쳐진 해안 습지가 압권이다. 천혜의 자연속에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간다. 봄에는 노란 유채가 그림같이 펼쳐지고, 여름엔 푸른 초원이, 가을엔 기막힌 맛을 자랑하는 민물참게가, 겨울에는 장수와 지조를 상징하는 단정학이 우리를 반겨주는 곳이다.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
-가볼만한 곳
ⓒ 여행신문 ■신사군(新四軍) 기념관 옌청시내에 가볼 만한 곳으로는 항일전쟁 당시 중국공산당의 주력군이였던 신사군에 관한 자료를 잘 정리해 놓은 신사군기념관이 있다. 옌청시정부에서 동쪽으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초기 신사군이 국부군에 의해 전멸한 후 이곳 옌청에서 천이를 대리군장으로, 류사오치를 정치위원으로 삼아 전군을 7개 사단으로 개편했다. 약 8년에 걸친 항전중에 신사군 주력부대는 30여 만 명에 이르렀고, 후에 팔로군과 합하여 중국인민해방군으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이곳 기념관에는 신사군의 항일전쟁과 관련된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다. 광장에는 군사훈련을 받는 학생들이 멋진 포즈를 취해 주었다.
■재래시장 중국에 가면 꼭 재래시장에 가 볼 일이다. 중국에서는 하늘에 나는 짐승 중 비행기와 땅에서 네발 달린 짐승 중 책상만 빼고는 다 먹거리로 이용된다고 하지 않던가. 잠시 시간을 내어 옌청시 정부 건물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에 돌아보았다. 시장 입구를 들어서자 눈에 익숙한 쌀을 파는 싸전, 대추와 사과를 파는 과일노점이 눈이 먼저 들어왔다. 시장안으로 들어서자 진풍경이 연출된다.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먹거리들이 산채로 진열되어 있었다. 전날 대종호에서 보았던 민물가재 시야오롱시야, 붉은 뱀같이 생긴 작은 뱀장어, 민물 고둥과 민물고기, 돼지고기를 비롯 양고기를 파는 정육점, 채소와 과일을 파는곳, 다양한 먹거리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사진사’를 연발하며 미소를 지어준다.
★ 플러스 α
-옌청은 제주도와 비슷한 위도를 지나고 있어 제주도와 비슷한 아열대와 온난대의 중간적인 기후를 보인다. 평균 해발고도 45m로 끝없는 평원과 습지가 펼쳐져 있다. 봄에는 유채꽃의 장관이, 여름에는 푸른 습지가, 가을에는 민물참게가 유명하며, 겨울에는 월동하기 위해 날아드는 철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옌청항공 전세기 편이 매주 수, 토요일 인천-옌청 구간을 운항하며 3박 4일, 4박 5일 패턴이 가능하다. 1시간 30분 소요된다. 항공권은 옌청항공에서 구입이 가능하며 옌청 여행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첫댓글 습한건 싫어하는 닭의천적... ㅡ ㅡ; 아시아 최대의 동방습지 라 합니다.. 동방습지..동방신기...
유네스코 생태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습지생태관광으로 이보다 매력적인 곳은 없다합니다. 동물원에서 볼수없는 광경. 옌청에서 가능하다하니. 돈이 뎀비면 한번쯤
지금은 옌청으로 바로가는 직항이 있답니다.....닭의 천적..!!!담 에 함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