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여덟 번째 이야기) 김(金)과 정(鄭), 텃밭 가꾸기(2)
귀농이 아닌 귀촌한 우리 부부에게는 다소 떨어진 이야기지만
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 "모든 기술 중에 제일이며 가장 존경받는 것이 농업이다"는 말을 했다죠.
7월
21일 처음으로 삽과 괭이질을 하고,
8월 28일에는 무풍 반딧불 육묘장에서 김장배추 120개(6,000원), 양배추 27개(1,000원), 대파
100개(1,000원) 모종을 구입하여 텃밭에 심었고,
마을 분들이 참나물((9월 2일)과 부추(9월 13일)는 모종을, 무(8월 28일)와
갓(9월 3일)은 씨를 주어 심고 뿌렸다.
마을 분들께서는 농사에 농자도 모르는 우리 부부를
애처롭게 보면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
수시로 텃밭에 농작물을 보며 물을 더 줘라, 농약을 뿌려라, 퇴비를 주어야 한다는 등 많은 이야기를 하여
주었다.
그런데 아내는 인터넷 검색과 귀농귀촌 박람회에서 얻은
책자,
귀농교육에서 들은 내용 등으로 친환경 유기 농법을 고집하여 마을 분들의 충고를 흘러버릴 때가 많았다.
텃밭의 주도권은 아내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어 옆에서
참견을 하면 들은 채 만 채며 오로지 친환경 농법이다.
아내가 고집부렸던 친환경 액비(液肥 액체 상태의
비료)라는 것은 계란 껍데기와 식초로 만들었는데
식초에 계란 껍데기를 집어넣으면 부글부글 끓다 가라 않는다 그리고 그 상태로 1주일 정도 발효를
시킨 액체다.
반말 정도의 물에 액비 2스푼과 천연소금 2스푼을
혼합하여 김장배추, 양배추, 무에 수확하는 동안 3번을 뿌려 주었다.
심은지 40여 일이 지났는데 많은 김장배추가 잎이 노랗게
변한 현상이 생겨 노란 배춧잎을 때어냈다.
한편 잎도 뻣뻣하여진다. 왜 일까? 영양분이 부족할까?, 흙에 문제가 있을까?
그런 현상이 생기고 나서야 아내는 친환경의 고집을 어느
정도 접고
물도 흠뻑 주고 비료가 부족하니 복합비료를 주라는 마을 분들의 충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황금시장에서 복합 비료를 구입하여 배추, 무, 양배추에 11월 4일에 뿌리고 물도 흠뻑 주었다.
생각해 보면 퇴비나
비료, 물을 주는 모든 과정이 한 박자 이상 늦은 것 같다.
배추 속을 채우기
위해 배추를 볏짚으로 묶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볏짚을 대충 묶으면 묶은 볏짚이 배춧잎에서 삐져나온다.
대충은 있을 수 없다 모든 작업은
하나하나씩 동여 메야한다.
<가을 채소 수확>
11월 23일은 드디어 김장배추, 무, 양배추 수확하는
날.
김장철이 시작되었지만 우리는 일찌감치 딸이 엄마 김장하면
허리 큰일 난다고
인터넷으로 김장배추를 주문하여 배송해줬다.
서양의 3대 식품으로 꼽히는 채소로 위 건강을 돕는데
효력이 있다는 양배추.
우리 부부는 매일 아침에 양배추를 삶아 사과와 바나나 그리고 여러 견과류와 함께 갈아서 먹기에
우리 부부에게 아주 중요한
채소이다.
그런데 양배추 수확은 정말 실패하였다.
26개
모종을 심었는데 16개는 결구 자체가 안돼 뽑아 폐기시켰고 결구된 것이 10개였지만 그것도 토마토 크기만 하다.
모종을 하고 활착까지는 괜찮은
것 같았는데 엽수가 늘어나지 않더니 결구가 엉망이 된 것이다.
나중에 인터넷 바람재들꽃 카페에 질문하였더니 양배추는
물을 많이 주어야 한단다.
추비(追肥씨앗을 뿌린 뒤나 모종을 심은 뒤에 주는 웃거름)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비료를 뿌릴 때는 티스푼 하나
정도를 뿌린 후 흙을 덮어야 하는데 모든 채소에 그냥 흙 위에 뿌렸다.
어쩐지 수확할 때 보니 좁쌀만 한 비료가 그냥 흙 위에
있었다.
한국인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배추. 배추로 만드는 김치는 잎, 뿌리, 줄기를 모두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
버릴 게 없는 채소로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정장작용(대장 기능을
정상적으로 작용하는 것)의 효과가 크다고 한다.
배추는 모종 120개 심었는데 김장을 담글 수 있게 속이
찬 배추는 26포기밖에 안됐다.
포기 사이에 구멍을 뚫고 충분한 양의 물을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였고
화학비료를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질 못한 것이 원인일 것이다..
속이 찬 26포기는 김칫국 끓일 때를 위하여 신문지에
싸서 컨테이너에 보관하였다.
김장배추가 될 수 없는 작은 배추에서 가운데 노란 속만 솎아내어 겉절이를
담갔는데
우리가 재배한 배추여서인지 아내의
솜씨인지 무조건 맛이 있다.
장내의 노폐물을 청소하여 주고 해열에도 기침이나 목이
아플 때도 효과가 있으며
소화 촉진 기능이 있는 비타민 C가 풍부한 무.
무는 70개 정도를 수확하였는데 50개는 신문지에
포장하여 컨테이너에 나머지는 깍두기로 담갔다.
무는 크게 자라질 않았는데 내 나름대로 원인을 보면
퇴비와 비료를 넉넉히 주어야 하는데 비료를 제대로 주지 않고
뿌리식물인데 텃밭 흙이 단단하여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 같다. 추비도 제대로
주지 않은 것도 원인일 것이다.
갓은 완전 100% 실패다. 전혀 수확을 하지
못하였다.
전체적으로 실패한 원인을 포기 간격, 줄 간격, 이랑에서
두둑의 높이 등 작물의 특성 파악이 부족하였고,
마을분들의 충고(물 줘라, 비료 줘라 등)를 한 박자 이상 늦게 실천하였고,
인터넷에서 배운
친환경 농법을 고집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농사일이 힘들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의욕만 앞섰기 때문일 것이다.
실패를 하였지만 우리 부부 노동의 가치를 떠나 실질적
돈을 주고 종묘를 구입한 김장배추, 양배추,
대파를 합하여 8천 원을 투자하였는데
투자한 금액에 비하여 그래도 배추는
겉절아를, 무는 깍두기를 담갔다는 것은
투자 금액(?) 8천원은 빼고도 남았고,
더 큰 값어치는 농사를 짓는 방법을 일깨운 것이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채소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겨울 작물 심기>
10월 2일 농업기술센터에서 퇴비 20포 기준으로
혼합균(1리터) 5봉, 광합성균 10봉, 고초균 6봉을 구입하여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축분뇨 퇴비에 친환경 미생물 3종을 물과 혼합하여 친환경
퇴비를 만들었다.
혼합하기 위하여 먼저 판매하는 가축분뇨 퇴비(새금강 가축분 퇴비)를 쏟아내니 파리 때들이 순식간에 달려들더니
농업기술센터에서
구입한 미생물 3종과 부엽토를 섞기 시작하면서 파리 때들이 안 보인다.
아마 새금강 가축분 퇴비는 가축분뇨로 만들어 파리 때들이 달려든 것
같고 부엽토와 미생물 3종은 파리들이 싫어하는 것 같다.
겨울에도 노지에서 버티는 농작물 중에 마늘과 대파,
쪽파를 심기로 하였다.
11월 5일 마늘 심을 곳, 쪽파 심을 곳에 우리가 만든
친환경 퇴비를 주었는데
우리가 만든 퇴비가 잘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다음날은 흙과 퇴비를 섞는 작업을 하였다.
11월 9 일은 쪽파와 마늘을 심었다. 종자는 모두
황금시장에서 구입하였다.
11월 9일은 겨울 농사 쪽파와 마늘을 심었는데 허리가
부실하여 허리 복대를 하고 하나하나 심어야 하니
아내도 무척 힘들었나 보다.
쪽파는 김장을 비롯해서 각종 요리에 양념으로 쓰이며
파전, 파김치 등 다양한 요리로 식단에 올라오는 중요한 농작물이다.
쪽파 종구를 심고 흙을 덮어주는 것으로 끝냈다. 즉, 쪽파는 보온을 하지
않아도 겨울을 난다.
마늘은 단군신화에도 등장하여 우리 민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세계 10대 슈퍼 푸드이며 우리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꼭 필요한 양념이다.
마늘은 생육기간이 길어 마늘 전용 유공비닐을 사용하여
멀칭재배를 하는 것인데 통마늘을 쪼개어 1쪽씩 심어 흙을 덮은 것으로 끝내는 것이다.
우리는 유공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흙에 심고 흙을
덮는 것으로 끝냈다.
그런데 마을분이 보더니 비닐을 씌어줘야 한다기에 투명 비닐을 씌었더니
이번에는 마을분이 투명 비닐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논에서 볏짚을 가져와 덮었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마늘 한 접을 심은 아내는 내년에는 마늘은 안 심고 사서
먹는 게 낫겠다고 이야기한다.
옆에서 거들어 주었는데 1쪽씩 쭈그리고 앉아 심는 것이 허리 부실한 아내에게는 맞는 일이 전혀 아니었다.
아내에게 생각 잘했다고 거들어 줬다. 너무 농사짓는데
매달리면 안 된다는 것이 항상 내가 강조하는 이야기였다.
허리도 불편하고 몸도 튼튼하지 않은데 농사짓는 데에 몸을 다 맡기면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귀촌한 사람답게 시골에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여야 한다.
10월서부터 11월에 파종하는 겨울 농사 작물인 쪽파와
마늘 심는 일을 끝냈다.
결구된 양배추(방울토마토 박스4Kg에 담은 것입니다.
크기를 짐작할 수 있지요)
첫댓글 7월에 첫삽을 들고
실패도 겪으시면서
이정도의 수확도 거두시니
대단하십니다,
농사일은 부지런해야 한다던데
무리는 하지마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저렇게 이쁜모양으로 재배하기란 아무나못합니다
그러나 맛은 최고죠^^
비료를 많이줘서 키운 농작물은 맛이 심심한것이 몸에도 좋지 않을겁니다
그래도 농작물이 자라는것을 보고 노동의 댓가로 맛을느끼고 충분한 결실을 얻었다 생각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