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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싱그러움이 가득한 대나무의 고장, 담양.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길과 죽녹원, 관방제림, 소쇄원, 식영정 등 구석구석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멋스러운 곳이다. 담양은 바쁜 일상은 잠시 잊고, 천천히 느릿느릿한 마음으로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대나무에 귀를 기울이고, 수 백 년 간 자리를 지켜온 고목들의 오래된 숨결을 만져보고, 따뜻한 햇살과 어우러진 대나무 향기를 가슴 속 깊이 들이 마시다 보면 어느새 오감만족 100%. 더불어 슬로시티 삼지천 마을에서는 선조들의 지혜가 서린 느리게 사는 삶의 미학을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다. 담양은 하늘이 내려준 아름다운 자연과 그 자연을 잘 가꾸어 온 담양 사람들의 노력과 애정이 어우러져 오늘보다 내일, 더욱 아름다워지고 있다.
* 문의 담양군 문화관광과 (061)380-3151~4
<영산강의 시작, 용소>
울창한 숲 속 계곡 눈이 시리게 맑디맑은 물. 용추봉 주변 가마골 계곡을 따라 흐르는 이 물줄기는 암반층을 통과하면서 오랜 세월, 그 시간의 흐름만큼 깊은 웅덩이를 만들어 왔다. 기암괴석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와 그 아래 형성된 연못이 바로 영산강의 시원지인 ‘용소’다. 용소 주변은 오랜 세월동안 계곡물이 암반을 깎아내려 마치 용이 꿈틀거리며 지나간 듯 한 자국이 보인다. 여름철 짙푸른 녹음이 드리워질 때면 옥구슬 빛의 물이 탐스럽고, 가을철 울긋불긋한 단풍이 가득할 때면 화려한 색의 향연이 연못 가득 펼쳐지는 그림 같은 곳이다. 용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은 시원정과 출렁다리. 가파른 계단을 올라 시원정에 서면 사방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골짜기 속에 아름다운 용소가 한 손에 쏙 들어올 듯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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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은 입구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쉬엄쉬엄 올라가기 딱 좋다. 크고 작은 폭포와 연못이 곳곳에 있어 지나가는 발걸음을 붙잡는다. 우거진 수풀은 한 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아기자기한 풍광이 매력적이다. 또한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부담 없이 산행하기에 적당하다. 특히 용추 계곡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고 주변에 원시림과 야생화가 어우러져 있어 산책코스로 인기. 이 코스를 따라가면 가마골의 명소인 용연 1폭포와 2폭포를 만날 수 있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용추사가 있다. 가마골이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담양읍에서 가마골까지 이어지는 29번 도로 때문. 왼쪽으로는 추월산을 끼고 오른쪽으로 그림 같이 아름다운 담양호의 풍경이 이어지는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담양호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서 사진 촬영은 필수다.
* 가마골 생태공원관리사무소 (061)380-3492
▶가마골 전설
옛날 담양 고을에 풍류를 좋아하는 부사가 부임하였다. 가마골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려는 데, 꿈에 백발선인이 나타나 내일은 내가 승천하는 날이니 오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부사는 이 말을 무시하고 이튿날 예정대로 가마골로 행차했다. 한 연못에 이르러 그 비경에 감탄하고 있는데 갑자기 물이 소용돌이치고 짙은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황룡이 하늘로 솟아오르다 떨어져 피를 토하며 죽었다. 이를 본 부사도 그 자리에서 기절하여 죽었다. 그 뒤 사람들은 용이 솟은 못을 '용소', 용이 피를 토하고 죽은 계곡을 '피잿골', 그리고 그 일대 계곡을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많다고 하여 '가마곡'이라 불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가마곡'이 '가마골'로 변하여 불렸다고 전해온다.
<느려서 더욱 행복한 ‘창평’에서의 하룻밤>
째깍째깍 시계 소리가 멈춘 듯 시간이 머물러 있는 곳. 굽이굽이 돌담길 사이를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평안해지는 곳. 과거로부터 이어온 전통 위에 현재를 즐기는 느림의 미학을 덧입혀 살아가는 곳. 발걸음이 느려질수록 더 많이 보이고,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곳. 슬로시티 ‘창평’이다. 창평면의 삼지천 마을은 16세기 초에 형성된 전통 한옥마을. 동쪽의 월봉산, 남쪽의 국수봉이 마을 앞을 흐르는 천과 어우러져 흡사 봉황이 날개를 뻗어 감싸 안으려는 모습이라 하여 삼지천이라 불렸다. 돌과 흙을 켜켜이 쌓은 돌담길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허물어진 담장과 새롭게 보수한 담장이 조화를 이루며, 담장을 타고 넘는 담쟁이덩굴과 이른 아침 얼굴을 내미는 나팔꽃무리도 담장과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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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느긋한 마음으로 있으면 된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주치는 이름 모를 꽃과 풀, 어른 키를 훌쩍 넘는 오래된 나무를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활짝 열려있는 문 사이로 들여다보면 죽염된장, 창평엿, 한과 등과 같은 슬로푸드를 직접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마을의 오래된 전통가옥인 고재선 가옥은 아무도 살지 않지만 누구나 들어가서 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방이 한 칸씩 딸린 대문채를 비롯해 사랑채, 안채, 문간채로 나뉜 전형적인 상류가옥을 편안히 구경할 수 있다. 천천히 걷는 것도 좋지만 마을 입구에 위치한 면사무소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자전거로 돌아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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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한 바퀴만 둘러보고 떠나기에 못내 아쉽다면 한옥에서 하룻밤 자는 것은 어떨까? ‘한옥에서’ 민박은 고택의 정취가 가득한 공간으로 이른 아침 새소리와 닭 우는 소리로 시작하고, 마루에 걸터앉아 밤하늘 총총 떠 있는 별구경도 할 수 있다. 고재선 가옥이 눈으로만 보는 전통이라면 ‘한옥에서’는 손으로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생생한 전통이다. 마루턱에 앉아 있노라면 처음 보는 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난다.창평에 가면 주의해야 할 점 하나. 슬로시티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그 분위기가 흐트러질 위험이 있다. 그러니 지정된 곳에 주차를 하고 천천히 걸어 다니며 삶을 느껴보도록 해야 한다. 이곳은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지가 아닌 오랜 세월 어르신들이 지켜오며 살아온 터전이라는 것,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곳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창평슬로시티 추진위원회 061-380-3807
* 민박 ‘한옥에서’ 061-382-3832
▶창평에서 만난 명인 두레박공방 최금옥
“원래 이 동네 어르신들이 살던 생활방식이 슬로야. 분명한 것은 슬로에 대한 정의야. 느리게 산다는 것과 게으른 것의 분명한 차이를 알아야 해. 옛 것과 현재의 것을 적절히 배합해서 바쁘지 않게 사는 것,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지.”산에서 직접 채취하거나 밭에서 기른 재료들로 음식을 해 먹고, 천연염색의 재료를 만든다는 최금옥 명인. 때마침 양파를 끓여 염료를 만들어 흰 천을 황금색으로 물들이는 과정을 보여줬다. 정성을 다해 양파껍질을 끓여서 물들이는 과정을 몇 차례 거치며 햇볕에 말리자 화학재료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고운 빛깔의 황금빛 천이 만들어졌다. 전통의 것을 현재의 방법을 가미해서 살려 미래를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슬로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대나무와 정자문학의 보고>
숲 길 따라 꿈길 여행
담양의 백미는 자연과 함께하는 도보여행이다.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길로 이어지는 코스는 담양 종합선물세트라 해도 무방하다. 저마다 다른 분위기와 풍광이지만 꿈길을 걷듯 아름다운 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담양읍 향교리에 위치한 죽녹원은 담양천과 맞닿은 성인산 자락의 오래된 대숲에 조성된 테마공원이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철학자의 길 등 8개의 테마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지루할 틈 없이 대숲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정자와 누각, 쉼터 등이 곳곳에 있어 편안히 죽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죽녹원에서는 바삐 움직일 필요가 없다. 8개의 테마를 모두 걸어야 할 의무도 없다. 천천히 대나무향을 맡으며 걷다가 걸음을 잠시 멈추고 정자와 누각에 걸터앉아보자. 간간이 스쳐가는 바람, 서걱거리는 댓잎 소리, 대나무 향기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이 순간이 죽녹원을 반드시 가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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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 앞에는 영산강 상류인 담양천이 흐른다. 물길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 이어지는 곳이 바로 관방제림. 2km 가량 이어지는 이 숲은 1648년 담양부사 성이성이 수해를 막기 위해 처음 만들었다. 1854년에 지금 같은 둑을 쌓고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등의 활엽수를 심었다. 지금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것은 푸조 나무로 빨리 자라고 뿌리를 깊게 내리기 때문에 호안림의 수종으로 안성맞춤. 관방제림은 학술, 역사적인 가치 높아 천연기념물 제 366호로 지정되었다. 300~400년 수령의 고목이 늘어서 있어 시원한 그늘이 드넓게 펼쳐져있다. 관방제림의 끝에서 이어지는 곳은 바로 담양과 순창 사이를 달리는 24번 국도변의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메타세쿼이아는 침엽수지만 새잎이 돋고 낙엽이 지며 한겨울에는 가지만 앙상해진다. 따라서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나목 등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 푸른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날의 이곳은 마치 초록빛 동굴 같아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에는 화려한 옷을 갈아입은 듯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언제라도 좋지만 이곳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른 새벽이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사이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에 저절로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 죽녹원 061-380-3244
가사문학의 길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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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은 시가문학의 본고장이다. 많은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시문을 주고받으며 우리 문학의 꽃을 피운 곳이 바로 담양이다. 가사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 관동별곡을 비롯해 송순의 면앙정가, 정식의 축산별곡, 정해정의 석촌별곡 등이 전승되고 있다. 가사문학관에는 이들의 귀중한 가사문학 자료를 집대성해 놓았다. 조선 중엽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정자와 원림을 꾸미고 자연에 묻혀 세월을 보낸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정자 문화가 발달했다. 이러한 이유로 담양의 정자는 은거의 공간이자 후학을 양성하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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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원림의 백미’로 꼽히는 소쇄원을 시작으로 식영정, 환벽당, 취가정, 명옥헌, 송강정, 면앙정으로 이어지는 길을 가사 문학길이라 부른다. 소쇄원은 양산보가 꾸민 정원으로 야트막한 산비탈을 올라가면 한 폭의 자연 속 정원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정자에 걸터앉아 작은 폭포에서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을 바라보면 세상 시름이 잊히는 듯 평온해진다. 그림 같은 풍경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자연과 인공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날수록 그 아름다움의 가치는 더해진다. 정철이 쓴 ‘성산별곡’의 주 무대인 식영정은 정면 2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한쪽 귀퉁이로 방을 몰아붙이고 전면과 측면을 마루로 두고 있다. 이곳에 서면 사방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감동하고, 눈앞에 펼쳐진 광주호에 또 한 번 감동한다. 저녁 무렵 호수 위로 붉게 퍼지는 노을을 바라볼 때면 누구라도 시인이 될 수밖에 없다.
▶광주호생태공원
식영정에서 바라 본 광주호를 더욱 가깝게 느끼고 싶다면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광주호생태공원으로 가보자. 광주호 주변에 자연관찰학습장, 잔디휴식광장, 수변습지, 수생식물원, 갈대 숲 등 생태체험관과 잔디광장, 야외공연장, 산책로 등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사이 나무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광주호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고, 늪지에서는 여러 종류의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바람에 일렁이는 호수의 물결 따라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이 퍼질 것이다.
- 글, 사진 : 전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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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옛날에 가보고, 몇 해 전에도 이 곳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식영정에서 바라 본 광주호 은빛 물결이 정말 멋졌습니다. 소쇄원에서 면앙정까지.... 옛 선인들께서 시를 짓고, 읊었다는 곳.... 많은 문학이 탄생한 곳이죠. 다시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
긍정님!! 가 보신 곳 좋은 곳 마니 마니 추천 해 주세용!!ㅋㅋ 기대하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