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만의 아프리카여행/ (3)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입력 2000.07.26 00:00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에서 망아지를 끌고 길을 가는 마사이족 엄마와 딸을 만났다.얼굴을 흰색 무늬로 장식한 마사이족 사냥꾼 셋도 만났다. 순간의 만남, 아무런 감정조차 주고 받지 못한 만남이다.
서로가 나누는 주저함과 두려움의 시선들…. 촬영하는 순간이나마 나는 그것을 잊는다. 어색한 만남일지라도 착실한 사진으로 남아 다른 문화 속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구상의 마지막 동물의 낙원이라는 세렝게티 국립공원. 솔직히 말하자면 15년 동안 꿈꾸어 온 곳이다.
덜컹거리는 차에 몸을 의지하고 6시간을 달렸다. 세상의 모든 먼지를 마신 느낌이지만 꿈이 이루어진다는 흥분에 몸은 가벼웠다.
세렝게키는 마사이족의 말로 '끝이 없는 평원'. 사방을 둘러보아도 시야의 끝은 지평선이다.
그러나 15년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착한 겨울의 평원은 결코 파라다이스처럼 보이지 않았다. 갈색과 회색, 하늘의 파란색…. 아프리카의 겨울 색깔은 황량했다.
더욱 걱정인 것은 동물들이 없다는 것이다. 톰슨 가젤을 제외하고 다른 동물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케냐로 대이동을 해버렸다. 사람도 떠났다. 나처럼 때늦은 황량함에 젖으려는 유럽인 관광객 수십 명만을 남겨놓고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꿈을 찾아 나서보아야 한다.
이 황폐한 대지 위에 비록 하나의 점일지라도 그토록 그리던 진실이 있을 것이다.
세렝게티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예상했던 대로 남아있는 동물들이 있었다.
치타 한마리가 외롭게 바위 위에서 사위를 둘러본다. 유난히 털이 흰 예쁜 암컷이다.
15마리 정도의 사자 가족, 역시 15마리쯤 되는 코끼리 가족, 그리고 을씨년스런 겨울 나무의 모습. 4시간 정도의 촬영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 4컷을 얻었다. 첫 날 아침치고는 괜찮은 성적이다.
오후도 좋았다. 나뭇가지 위에서 긴 잠을 자는 표범과 사자를 보았다. 콧바람 소리를 내며 숙소로 돌아왔다. 피곤함도 잊은 채 먼지 투성이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역설적으로 이 곳은 겨울이 오히려 좋다는 생각을 해봤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작은 생물체 하나라도 소중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생각마저도 자기 위안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둘째, 셋째 날은 거의 동물을 구경할 수 없었다. 국립공원 지역의 끝에서 끝까지 돌아다녀도 목마른 코끼리와 사슴 몇마리만 만났을 뿐이다.
하루 종일 셔터를 누르며 양은 메우지만 뭔가 빠져있는 느낌이었다. 아프리카의 겨울 풍광은 맛이 있지만 그 속을 살아가는 생명의 모습은 안쓰럽다.
'이 겨울에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사람도 동물도 모두 떠나버린 이 곳에서'. 동물들을 따라서 케냐로 넘어가야 하는가. 문제가 심각하다.
사실 세렝게티희 생활은 편치 않았다. 숙소부터 그랬다. 계속 3류 로지에서 보내고 있다.
이전의 여행지에서는 그런대로 넘어갔지만 세렝게티에서 만큼은 참을 수 없다. 언제 사용할지도 모르면서 조금 나은 숙소를 신청해 놓았다. 물론 현지에서 방을 바꾸면 많은 돈이 든다. 사파리를 안내하는 인도인의 상술이 엿보인다.
장비도 걱정이다. 먼지 때문에 하루에 두 번씩은 닦아줘야 하는데 결국 탈이 났다. 카메라 두 대가 작동이 안 된다. 다행히 아직 두 대가 남아있고, 서울에서 긴급 공수해온 80~200mm렌즈도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아내가 벌레에 열 군데나 물렸다. 나도 이마에 한 곳, 발에 일곱 곳을 물렸다.
아내의 상처 하나가 모기에게 열번은 물린 것처럼 커다랗게 부풀어 올랐다. 동물도 색깔도 없는 아프리카의 한 가운데에서 갑자기 겨울을 타는 느낌이다.
탄자니아(Tanzania)
탄자니아의 면적은 945,087 km²로서 세계에서 31번째로 넓은 나라이다. 나이지리아의 크기와 비슷하며 이집트 다음가는 넓이이다. 북동부는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 산을 비롯해 산악 지대가 주를 이루며, 북서쪽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넓은 빅토리아 호와 아프리카에서 가장 깊은 탕가니카 호등 호수 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중부 지방은 넓은 평원과 경작 지대가 펼쳐져 있다. 동쪽 해안 지대는 덥고 습하다. 잔지바르 섬은 바로 동쪽 해안에 접해있다. 탄자니아에는 북쪽의 응고롱고로 분화구와 세렝게티 국립공원, 남쪽의 셀로우스 사냥 제한지역과 미쿠미 국립 공원 등을 포함해 생태학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광대한 규모의 야생 공원이 여럿 있다. 서쪽의 곰베 국립공원은 제인 구달 박사의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곳이다. 한편, 탄자니아 정부는 관광부를 통해 남서부의 칼람보 폭포를 탄자니아의 주요 관광지중 하나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칼람보 폭포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폭포이며, 탕가니카 호수의 남쪽 끝단에 위치하고 있다. 메루산 - 4556m, 킬리만자로 - 5896m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 탄자니아의 아프리카인 주민들은 120개가 넘는 여러 민족에 속한다. 이 가운데 수쿠마, 하야, 니아큐사, 니암웨지, 차가 족은 그 수가 1백만이 넘는다. 수쿠마와 니암웨지 족을 비롯한 대부분의 탄자니아인들은 반투 계열이며 마사이, 루오 등 닐로트 계열 민족도 있다. 이외에 코이산어족과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일파인 쿠시어군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도 있다. 또 남아시아인, 아랍인, 유럽인들을 포함한 비 아프리카인 주민들도 전체 인구의 1%를 차지한다.
탄자니아 행정구역 → 아루샤 주(아루샤), 다르에스살람 주(다르에스살람), 도도마 주(도도마), 이링가 주(이링가), 카게라 주(부코바), 키고마 주(키고마), 킬리만자로 주(모시), 린디 주(린디), 마냐라 주(바바티), 마라 주(무소마), 음베야 주(음베야), 모로고로 주(모로고로), 음트와라 주(음트와라), 음완자 주(음완자), 펨바 북부 주(웨테), 펨바 남부 주(음코아니), 프와니 주(키바하), 루크와 주(숨바왕가), 루부마 주(송게아), 시냥가 주(시냥가), 싱기다 주(싱기다), 타보라 주(타보라), 탕가 주(탕가), 잔지바르 중부,남부 주(코아니), 잔지바르 북부 주(음코코토니), 잔지바르 도시, 서부 주(잔지바르시)
응고롱고로 산(Ngorongoro Cr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