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음악회”가 벌써 세 차례나 열렸다. 무더웠던 여름, 음악회 준비 회의를 하며 잘 될까 하는 의구심과 어떻게 홍보를 해야 할까 하는 걱정이 앞서 담임목사님 및 준비위원들이 합심하여 기도를 드렸던 기억이 난다. 문화친교위원장이란 보직으로 인해 광화문음악회의 총무를 맡게 되어 필자는 두 배 세 배의 기도와 그에 따른 실천을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일시를 정하고 후원처도 찾고 종로구청과의 협의 하에 신문게재로 홍보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자 음악회 날짜가 임박함을 실감했다. 여전히 걱정이 큰 가운데 마침 김상현 목사님이 인도하시는 가을부흥회를 통해 “인도는 주님께 맡기고 복음을 전하는 전도는 우리가 할 수 있다”는 말씀에 힘입어 월요일 정오 세종문화회관 뒤뜰 중심으로 광화문음악회와 종교교회 전도지를 전하게 되었고 10주 남짓 진행을 하며 힘듦이 기쁨으로 변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사)더불어배움의 기획으로 열린 제1회 광화문음악회는 우려와는 달리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분들까지 어울릴 수 있는 작은 문화제 성격을 띠었다.무료로 다양한 음악을 접하며 지인과 담소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관객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고 컬러테라피 부스 운영과 간단한 다과 코너 역시 기다리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배려로 느껴졌다. 목관5중주의 멋스러운 연주와 금관5중주의 경쾌한 음악, 뮤지컬 가수의 청량한 목소리까지 더해져 익숙함과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는 무대였다. 2회 무대가 기다려졌다. 제2회 음악회는 팝페라 가수 팀의 꽉찬 목소리가 가을밤 정취를 한껏 돋운 무대로 꾸며졌다.뮤지컬, 팝송, 오페라 아리아, 이문세의 ‘붉은 노을’, ‘그리운 금강산’ 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멋진 화성을 들려준 무대는, 음악회가 관객과의 호흡을 통해 이렇게도 즐거울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해주었다. 우산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듣는 귀뿐 아니라 어깨까지 들썩이게 만든, 유쾌 상쾌 통쾌함이 버무려진 멋진 공연이었다. 중국에서 유학온 학생들도 함께 하여 한국 음악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무대이기도 했다. 어느덧 깊어진 가을, 제3회 무대는 국악기 가야금의 무대로 수놓아졌다. 전통 가야금이 12현인데 반해 이번 연주는 25현 가야금으로 연주된다기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훨씬 넓은 음역대를 가진 25현 가야금. 연주자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는 창작곡들로 구성된 연주였으나 낯설기보다는 연주자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 매 곡마다 설명을 더해 공감을 하며 감상할 수 있었다. 명주실이 아닌 철로 된 가야금의 소리는 의외로 이질감없이 청아하게 다가왔고, ‘아리랑’ 앵콜곡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은 국악기의 새로운 모습에 도취되어 25현의 울림에 몸을 맡기는 모양새였다. 3회를 연속하여 관람한 총평은, 광화문음악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기획 의도가 잘 반영되어 자연스러운 문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종로 한복판, 복잡한 광화문에서 부담없이 문화생활을 누리고 삼삼오오 지인들과 행복하고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 일단 만족스럽고, 구성의 참신함과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어 작은 무대의 힘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 관객층 역시 성별, 연령, 국적 가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연속 참여를 하는 인원이 늘고 있어 입소문이 잘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음에 또한번 감사를 드린다. 강요가 배제된 자연스러운 전도. 음악회 장소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교회에 대한 거부감도 없애고 시민들에게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은 앞으로 교회가 지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셈이다. 다섯 살 된 아이가 제1회 음악회를 다녀온 후 한 달이 지나자 엄마에게 음악회 또 안 데려가느냐고 물어 놀라움을 안기고, ‘오 솔레미오’ 음을 흥얼거리는 어린아이의 재롱이 있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하여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어 가족간의 돈독함을 쌓을 수 있는 광화문음악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열리는 제4회 광화문음악회는고(古)악기로 연주하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맛볼 수 있으니 올 한 해 보고 싶었던 친구, 가족, 지인들을 초대해 따뜻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함께 하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