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삼국지에는 발군의 무용을 지닌 장수들이 많이 나온다. 화웅 안량 문추 여포 관우 장비 조자룡 하후돈 전위 허저 서황 태사자 감녕 마초 방덕 황충 위연…. 하나같이 일기당천의 무장들이다. 이 중에서 무예가 가장 뛰어난 사람은 누구일까?
무력으로 한의 제실을 차지한 동탁이 온통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 제멋대로 황제를 퇴위시키고 새 황제를 임명(?) 하려 했을 때 감히 반대하고 나선 사람이 있었다. 병주자사 정원이었다. 그러고도 그가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뒤에 양자(養子) 여포가 떡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었다.
맹호 같은 기상, 불을 뿜는 눈동자, 양날을 창으로 쓰는 방천화극을 꼬나 쥔 빈틈없고 늠름한 위용, 삼국지에 처음 얼굴을 내민 여포의 모습이다. 이에 포악하기로 소문난 동탁도 기가 질려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희대의 명마인 적토마와 금은보화에 눈이 먼 여포는 양부(養父) 정원을 죽이고 동탁의 휘하로 들어간다.
여포(呂布), 자는 봉선(奉先).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궁마와 창검의 명인으로, 신이 전쟁을 위해 특별히 창조한 불사신으로, 무신(武神)으로 표현되어 있을 정도로 삼국지에 등장하는 무장들 중 최고의 무예를 지녔다.
여포가 삼국지 초반부에 등장하여 눈부신 무용을 떨치는 모습에서부터 아깝게 중도에서 사라지는 장면까지 그의 행적을 더듬어보면서, 난세를 헤쳐 나가는 영웅의 조건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원소 조조 손견 공손찬 등 전국의 17제후들이 모여 연합군을 구성, 포악한 독재자 동탁을 타도하려 했으나 여포를 앞세운 동탁에게는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여포가 적토마를 타고 방천화극을 휘두르며 눈부시게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낙양의 어린이들이 이런 노래를 지어 불렀다.
목장에 말은 많지만 / 말 중의 으뜸은 적토마라네 낙양에 호걸은 많지만 / 호걸 중의 으뜸은 여포 봉선이라네
여포를 삼국지의 무예지존으로 꼽는 근거로, 우선 호로관 전투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한꺼번에 덤벼들었어도 끝끝내 여포를 이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유비는 제쳐두더라도 82근의 청룡언월도를 쓰는 당대 제일의 무사 관우, 1장 8척의 사모를 휘두르는 무쌍의 용장 장비가 동시에 덤벼들었음에도 그를 꺾지 못했다면….
또 있다. 옛날 은나라 주왕 때의 전설적인 영웅 악래라 불렸던 천하장사 전위, 한고조 유방의 맹장 번쾌의 화신으로 불렸던 허저, 그리고 하후돈과 하후연, 이전과 악진 등 조조진영의 여섯 장수가 한꺼번에 덤벼들었어도 여포 한 사람을 꺾지 못했다.
무예로는 분명히 여포에게 적수가 없었다. 그는 가히 무신으로 불릴 만했다. 그러나 하늘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지는 않는다. 천하제일의 무용을 지닌 여포에겐 불행하게도 사려와 지략이 부족했다. 변덕도 심했다.
적토마에 혹하여 주인을 바꾼 여포, 이번에는 초선이라는 여자 때문에 두 번째 양부이면서 조정의 실권자인 동탁을 죽인다. 그러나 대권을 차지할 만한 그릇은 못 되었던지 동탁의 부하 장수들인 이각과 곽사에게 쫓겨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되고 만다.
결국 여포는 서주의 유비에게 의지하게 되는데, 유비가 남양의 원술을 치는 사이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유비의 뒤통수를 쳐서 서주를 빼앗는 등 신의를 저버리는 행동을 한다. 또, 자신의 딸을 원술의 아들과 정략결혼 시키려다 중도에 포기하는 등 줏대 없이 좌충우돌하기도 한다.
조조의 대군에게 포위되었을 때, 모사 진궁은 여포에게 조조를 물리칠 몇 가지 계책을 일러주지만 여포는 끝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처첩의 치맛자락에 파묻혀 오히려 진궁을 의심하는 등 아녀자의 눈물에는 솔깃하고 참모의 충간(忠諫)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내부 분열이 일어나는 바람에 결국 여포는 잠든 사이에 부하들에게 결박 지워져 조조 앞에 끌려나오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의 적토마도 함께….
“승상! 소인 여포, 이렇게 항복하였습니다.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승상을 제 몸같이 돌봐드리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일세의 영웅답지 않게 목숨을 애걸하는 여포를 보고 조조는 마음이 착잡해졌다. 그냥 살려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옆에 있던 유비에게 슬쩍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도덕군자 같은 유비도 이제는 여포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안 됩니다. 그는 적토마 때문에 양부 정원을 살해하고 동탁을 섬기다가, 또 여자 때문에 동탁을 죽이지 않았습니까? 그는 믿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 정도의 무예를 지닌 인물이라면 조조나 유비가 탐을 내었을 법도 한데 아무도 그를 구해주지 않은 것이다. 중원에서 군계일학처럼 무용을 펼치며 무신으로 불렸던 여포, 제대로 뜻을 펴보지도 못하고 참수되고 만다.
오히려 그의 부장 장료가 더 당당하고 꼿꼿하게 저항했다. 유비와 관우의 간곡한 요청도 있었지만, 장료의 뛰어난 무용과 인물됨을 알아본 조조가 그를 발탁하여 자신의 사람으로 만든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신의가 없는 사람은 곤란하다. 또 무용만 있고 지략이 없는 사람은 결코 패자(覇者)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400년 전에 산을 뽑을 만한 무용과 군사력을 지닌 항우가, 그보다 훨씬 열악한 군사력을 지니고도 용인술이 뛰어난 유방에게 진 것으로 이미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여포는 삼국지를 대할 때마다 참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첫 번째 인물이다. 최고의 무예를 지닌 그가 패권에 도전할 기개를 가졌다면 인격적으로도 좀 더 성숙했어야 했고, 탁월한 참모인 진궁의 지략에도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아니면, 유비나 조조의 휘하에 들어가 한껏 실력을 발휘했더라면 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길 용장으로 기록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독자들 성화에 못 이겨 올리네.
인기절감중...
나종덕 에구...
나도 퍼오는거네만 읽어주니 고맙구먼...
윤우섭 김상규 시인의 오늘의 시, 김광묵 화백의 오늘의 소사와 만화, 이어서 3탄으로 윤우섭 작가의 고전 열독행렬. 용두팔 밴드의 내용물이 질과 양이 더할나위없이 풍성해 지는구려. 밴드문화의 중심축 으로 손색이 없구려.
김상남 앞의 두사람것은 그리하지만 낸 그냥 퍼오는것이니 너무 과찬의 말씀이시네
윤우섭
퍼오는것도 재능올시다
전용덕 고마우이...
기럼 여포.안량.문추.마초.황충.위연...등이 발군의 무용수들인겨?ㅎ
윤우섭 버킷리스트에 올려. 작고하실 전날까지 평생의 업으로 계속해 주시길 부탁하오. 단, 오래도록 장수하시는걸 전제로해서ᆢ
김상남 이글 소개할때 58편이라한거 같은디...
윤우섭 계속 다른 컨텐츠를 발굴 내지 개발 하셔야지요. 수많은 독자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상기 하시면 어깨가 가볍지않을터ᆢ
김상남 푸하하하...
능력없는이를 벼랑으로 모는구먼...
윤우섭 그렇게 능력이 계발 되는거이.
김상남 에혀...머리 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