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y in God
어제는 부천 시내를 둘러보았습니다. 부천이 그렇게 큰지 몰랐습니다. 그전에 잠깐 외삼촌 댁에 들렸을 때, 가보고 10여 년 만에 가보니, 전혀 다른 곳이었습니다. 잘 정돈된 대도시처럼 보였습니다. 지금 머물고 있는 시흥 피정의 집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이라 부천도 가볼 만한 곳임을 느끼고 왔습니다. 안식년이라 평일에도 가능합니다. ^^
부천 시내에서 가장 먼저 가본 곳이 ‘안중근 의사 공원’입니다. 중국 하얼빈시와 자매결연 맺으면서 조성된 공원으로, 나름 안중근 의사에 관한 일대기와 업적, 말씀과 정신 등을 잘 정리해서 조각과 여러 조형물로 꾸며 놓았습니다. 처음 찾아오는 사람도 잘 이해하고 금방 친숙할 정도로 편안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둘러보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안중근 의사의 친필이었던 ‘국가안위 노심초사(國家安危 勞心焦思, 보물 569-22호)’이었습니다. 요즘 돌아가는 정세(政勢)가 만만치 않아,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국가에 대한 근심 걱정으로 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우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모습’이 그려지는 문구였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안위나 공동체의 안위(安危: 편안함과 위태함을 아울러 이르는 말)보다는 집단의 이익과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말만 잘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이들,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은 이들,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이들(마태 23,3-5)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저도 포함됨을 반성하며...
그리고 다가온 문구는 ‘시모시자(是母是子: 그 어머니에 그 아들)입니다. 안중근 의사 어머니가 아들(안중근)에게 사형이 구형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두 동생을 급히 여순으로 보내면서 어머니의 뜻(‘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刑)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을 전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를 전해 들은 국내에서는 대한매일 신보에, 일본에서는 아사히 신문에 ‘시모시자’(是母是子)라는 글을 실어 보도했다고 합니다.
자녀의 앞길을 위해서는 옳고 그른 일도 가리지 않고, 하려는 일부 부모님들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안중근 어머니의 장한 모습입니다. ‘그런 어머니에게 그런 아들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결혼해서 자녀를 낳았다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며, 그 문구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그러면서 성모님의 모습, 요셉 성인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오늘 아침에 이런 이야기로 강론으로 하면서 아침 미사를 드렸습니다. ‘국가안위와 노심초사의 정신으로 국가와 교회를 이끌어 가자’, 그리고 ‘그 어머니신 성모님을 닮아 그 아들처럼 살아가자’라는 지향을 두고 말입니다.
오늘 하루 안중근 의사처럼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예수님처럼 하늘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으로 강복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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