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모 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
참 따스한 영화입니다. 장예모는 <붉은 수수밭>, <국두>, <홍등>, <귀주이야기>, <인생>의 감독으로 첸카이거와 함께 중국 5세대 감독의 대표자입니다.
첸카이거의 영화에 저는 먼저 압도당했었는데(첫번째의 <현 위의 인생>, 두번째는 <패왕별희> 그 외도 좋은 게 많아요), 첸카이거는 뒤로 갈수록 영화가 힘을 잃고 있어요. 상업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에 비해 장예모는 연륜이 쌓이면서 삶의 깊이를 영화에 더하는 것 같습니다. 초기 영화가 색책와 이미지 중심이었다면, 뒤로 갈 수록 사람의 심결을 부드럽게 만져줍니다. <집으로 가는 길>는 제 마음에 쏙 듭니다. 사실주의 작품으로 깔끔한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이면서도 좋아요. 지나치게 자극에 익숙한 분께 꼭 권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그의 다른 작품보다 이 작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개성은 앞의 작품보다 못하고 일반화된 느낌이지만, 거장다운 탄탄함이 있어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