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왕이 된 남자]의 미공개 엔딩 장면이 공개되어 화제다.
광대 하선이 보름 간의 가짜왕 노릇을 하다가 본업인 이야기꾼(강담사)으로 돌아가 어느 마을 정자나무 아래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자신이 겪었던 일로 좌중을 웃긴다.
“대신들이 중전을 폐위시키라 하는데, 가짜왕이 말하기를 중전을 폐위 시키려거든 나도 함께 폐위하거라. 이 놈들아, 하는데 저 멀리서 중전이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엎드린 대신들의 등짝을 밟고 중전에게 냅다 뛰어가 다짜고짜 그 곱디 고운 손목을 잡고 달아나는데, 그 곱디 고운 손목을…….”
하선은 말문이 막히고, 표정은 결코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인 중전을 향한 그리움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이 된다.
그런데 이때 군중 사이로 사뿐사뿐 자주색 장옷을 걸친 중전의 모습이 보인다. 그것도 궐에서는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가지런한 하얀 이가 훤히 드러나도록 환한 웃음과 함께. 마주보는 하선의 얼굴이 활짝 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관객의 얼굴도 함께 활짝 핀다.
그런데 정말 이런 결말이 있을 수 있을까?
중전이 아랫 것들이 모인 이런 자리에 나타날 수 있을까?
하선의 중전에 대한 그리움이 환상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본 영화에서는 죽음을 넘어선 하선이 나루터에서 허균의 배웅을 받으며 돛단배를 타고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제 하선은 어느 초야에 묻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삶을 마감하지 않을까 상상할 것이다. 궁에서도 하선이 죽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면 계속해서 자객을 보내 그의 입을 막으려 할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미공개 엔딩에서는 예전처럼 활동하는 광대 하선이 그려진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본 영화에서 천민 하선이 가짜왕이 되어 중전을 만난다. 물론 잠자리도 함께해야 하지만 감히 어찌 국모의 몸에 손을 댈 수 있으랴.
하선이 정말 자신의 주상인지 확인하려는 중전과 어떻게든 피하려는 하선이 옥신각신 하던 장면이 떠올라 웃음 짓게 된다. 하지만 하선의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사랑의 감정은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일 것이다.
본 영화에서는 중전과 하선의 러브스토리를 비중 있게 그려내지 못했다고 본다. 그도 그럴 것이 전개시키기도 어려운 내용이거니와 결말이 뻔히 보이는 소재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관객 역시 두 사람 사이의 사랑보다는 가짜왕 하선이 시원스레 펼쳐보이는 임금의 참된 모습과 최고지도자의 마인드에 더 열광했으니, 하선이 가짜왕임을 중전에게 들키면 어찌하나 정도의 마음 졸임이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미공개 엔딩에서 보여지는 중전의 환한 미소는 광대 하선의 그리움이 만든 환상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혹 그 사이 폐위된 중전이 하선을 찾아온 것일까?
죽은 영혼이라면 모르겠다. 드라마 속에서 폐위 된 국모들은 사약을 받거나, 자결을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