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장애인전용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하고
전주꽃밭정이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신혜영
아침 6시 30분에 부지런히 전동기를 타고 전주시장애인복지관으로 나왔다. 오늘은 서울 중앙장애인전용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가야한다. 참으로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라 소녀처럼 마음이 설렜다. 한편으로는 하루 종일 전동기에 앉아있을 생각을 하니 조금은 걱정도 되었다. 관장님과 부장님, 인솔하는 직원과 회원 등 모두 15명이 참석한다.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아 이인휴게소에서 따끈한 우동으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다. 나는 지금까지 휴게소에서 우동은 처음 먹어 보았는데 여럿이 먹으니 맛이 있었다.
도서관에 도착하여 로비로 들어서니 전국에서 출품한 시를 전시해 놓았다. 전주장애인복지관도 3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글씨와 그림도 예쁘게 그려 시가 한층 돋보였다.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은 것 같다.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느라 머리도 아팠을 것을 생각하니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제1부 식전행사 식순에 따라 내빈들의 축사와 문화관광부 장관의 축사를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우물 안 개구리같이 전주 평화동에서만 바쁜 체하며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얼마나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았나 싶다. 식이 끝나고 개관 테이프를 자르고 입장해서 구경을 했다. 시각장애인의 점자책과 농아자들릐 시청각 책자와 컴퓨터 자료들이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니 많이 좋아졌다. 젊은이들은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열심히 산다면 꿈을 이루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제2부에서는 잔잔한 음악을 깔고 시낭송회를 가졌는데 시각장애인들이 아름다운 시를 지어 낭랑한 목소리로 낭송했다. 이렇게 하기까지 그간 얼마나 노력했을까, 마음이 찡했다. 수준이 높은 것을 보니 시각장애인 시인들이 많이 탄생할 것 같았다. 전주복지원에서는 꿈이란 시에다 개똥 벌래 곡을 붙여 12명이 합창을 했다. 나는 생전 처음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러보았다. 오래 살고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생각했다. 음치라서 노래는 담을 쌓고 살았는데 시각장애인의 피아노 독주를 듣고 눈 뜬 사람도 어려운데 보이지 않은 악보를 외우려면 얼마나 노력했을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중 시각장애인 이선희 씨의 소프라노 독창은 천상의 소리였다.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얼마나 오랜 연습을 하였으면 이토록 아름다운 고음이 나오는지, 기립박수가 나왔다. 그간의 목은 얼마나 아팠을까? 앞을 보지 못해 갑갑함을 노래로 토해내며 아마 뼈를 깎는 아픔으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으리라.
모두 10팀이 참석했는데 그중 멀리 제주도에서 온 팀도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도 힘든데 제주에서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늘의 행사를 지켜보니 신체적인 장애는 아무런 걸림돌이 아닌 것을 알았다.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2.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