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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는 코비를 타고.....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해외여행의 흥분때문이 아니라 몸살감기 때문이다.
몇일전 이런생각을 했다. ‘해외여행을 앞두고 독감에 걸리면 어떻할까? 더군다나 환불도 되지 않는 상품인데’
후후후
말이 씨가 되다니...
뒤치덕 거리기를 여러번 시계는 5시를 향해 가고 있다.
마누라와 딸아이가 깰새라 조심히 짐을 챙겼다.
그리고 샤워.
5시 30분. 택시 콜을 했다. 새벽이라 10분은 걸릴 줄 알았는데 3분만에 내려오란다.
“아요” 개미소리로 마누라를 깨운다.
마누라는 허겁지겁 잠을 쫓더니 몸 건강히(?) 다녀오란다.
새벽 택시는 더욱 빠르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5시 40분이다.
같이가기로 한 후배 두녀석이 진주발 부산행 첫차(5시 50분) 출발 바로전 도착했다.
새벽버스 진짜 빠르다. 잠시 졸았는데 장유를 지나고 있다.
7시에 터미널에 도착하고 pc방에서 후쿠오카관련 자료를 프린터하였다.
7시 30분에 택시를 타니 15분만에 부산항 국제터미널에 도착했다.(6천원)
터미널 2층으로 가니 여박 길라잡이가 안내를 한다. 별 수속이 없다.
‘괜히 일찍 왔잖아’
아그들이 배가 고프단다. 스넥바에서 커피와(1500원) 토스트를(2000원) 먹었다.
든든하다. 만원짜리 전화카드를 산 후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면세점은 볼품없다. 발렌타인 21년산을 한병 샀다.(70,000원) 17년산도 시중가가 100,000원
이다. 돈 굳는다.
다 알겠지만 면세점은 한국이 훨씬 싸다. 번거럽더라도 나갈 때 사는게 유리하다.
장시간 배여행이 처음이란 멀미약을 먹은 후 코비에 올랐다.
좌석을 꽉 채우는게, 역시 여박 초특가 상품의 파워를 실감케 한다.
영도대교를 뒤로하며 코비호는 9시 15분에 정확히 출발했다.
휴대폰이 어디까지 터지나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지쳐서 포기했다.
30분쯤 지나니 전방 우측방향 바다에 길다랗게 누운 검은 물체가 보인다.
직감적으로 대마도임을 느꼈다. 10여분을 더 가니 섬의 형체가 또렷하다.
“지금 저희 배 우측에 보이는 섬이 대마도입니다” 안내방송이 흘러 나온다.
사람들 시선 돌리는 소리, 카메라 후레쉬 터뜨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씨팔, 저게 왜 일본땅이란 말인가?’ 갑자기 화가 난다.
잠을 청했다. 1시간쯤 잠을 자고 일어났다. 처음엔 망망대해가 시원하고 맑게 다가왔지만
오래 보고 있으니 역시 지루하다.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있는 동안 코비는 이내 목적지인 하카다항부근에 이르런다.
멀리 후쿠오카돔과 후쿠오카타워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 후쿠오카여.....
간단한 입국수속 후 하카타항을 빠져 나왔다.
11, 19번 버스가 하카타역으로 간다는 길라잡이의 안내에 따라 11번 버스를 탔다.
전세버스인가?
전부가 여박팀이다. 훗훗훗
1명당 220엔. 원데이 프리티켓으로 요청하자 기사양반 티켓을 찾아보다가 동이 났다는
제스츄어를 취한다. 할 수 없이 660엔을 주고 내렸다.
숙소로 바로가자니 시간이 아깝다.
후쿠오카도 식후경!
하카다역 부근 지하상가에 위치한 하카타라면 전문점 ‘일란’을 찾아 나섰다.
“쓰미마셍, where is 일란(이츠란)?” 어느것 하나 제대로이지 않지만 2~3개국어가 동원된
다.
일본인들은 말귀는 알아듣는 것 같은데 일란을 모르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잘 아는 곳인가?’ 이런 생각은 나중에 효탄스시를 갈때에도 하게 되었다.
일란에서 하카타라면(670엔)을 한그릇 비우고나니 이젠 좀 정신을 차릴 것 같았다.
하카타라면? 뭐 그렇게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고 한글로된 주문지에 기호에 맞게 양념을
첨가한다면 색다른 맛을 즐길수 있다. 돼지뼈를 끓여낸 국물이 독특하다.
식사를 마친 세남자는 맥도날드에서 쥬스를 마시며 작전 회의를 하였다.
‘어떡하면 만 하루를 알차게 보낼까?’
처음 택한 목적지는 캐널시티였다. 하카타역에서 지하철 원데이프리티켓을 끊었다. (1인당
600엔)
캐널시티는 기온역이나 나카스카와바타역에서 내려야 한다.(기온이 조금 가깝다.)
한코스만 타고 내리기가 아까워(?) 나카스카와바타역에서 내렸다.
지붕이 씌워진 일본식 쇼핑센터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오사카의 신사이바시스지를 축소해
놓은 것 같다.
쇼핑타운을 지나니 캐널시티 입구가 보였다.
캐널시티는 여러개의 쇼핑건물을 하나로 연결해놓은 거대한 쇼핑 도시였다.
온통 크리스마스츄리와 점등장식으로 축제분위기를 연출해놓았다. 카메라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다니다가 캐널시티의 밤풍경이 더욱 멋질 것 같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밤에 다시오
기로 하고 제2목적지인 후쿠오카돔으로 이동을 하였다. 중간에 일본신사를 보고싶다는
후배 환호녀석의 요청에 구시다신사에 들렀다. 뭐 대충 그렇고 그런(?) 신사였다.
구시다신사 후문옆에는 일본식 찹쌀떡을 즉석해서 만들어 파는곳이 있었는데
주인장인 노부부의 대형 포스터가 걸린걸로 봐서 꽤 유명한집 같았다.
하나씩(105엔) 먹었는데 겉은 쌀펑튀기 맛이었으며 속은 단팥을 넣어 달콤하였다. 갓구워내
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다시 지하철을 이용하여 후쿠오카돔으로 향하였다. 도진마치역에서 내리는게 제일 가까울
것 같았다.
역에서 내려 멀리보이는 후쿠오카돔을 향해 걸어가는 도중 일본의 전형적인 주택가를 지나
야 했다. 마침 그곳에서는 소위 ‘아나바다장터’가 열리고 있었으며 우리는 정신장애자가 운
영하는 즉석 꼬지바베큐를 맛보았다.(9개 450엔)
마치 우리의 시골풍경처럼 따뜻한 모습이었다. 갑작스레 허기를 채운 우리는 이내 후쿠오카
돔에 이르렀다. 엄청난 규모, 외부 에스컬레이터 등 최첨단 시설에 환호를 연발하였다.
돔실내관광을 위해 매표소로 갔지만 이미 문이 닫혔다.
관계자에게 티켓팅을 원한다고 얘기하자 조금 기다리라며 분주히 뛰어다닌다.
5분정도 기다리자 오직 우리만을 위해(?) 닫혔던 매표소 셔터가 열리기 시작했다.
너무나 감격할 수 밖에...
하지만 매표원이 계산기를 통해 가리키는 금액은 한국에서 알고간 1인당 1,000엔이 아니라
토탈 18,900엔이었다.
쉽게 계산해도 1인당 6,000엔이 넘었다.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자 매표원이 오늘은 콘서트가 있는날이라고 하였다.(대충 이해!)
‘아, 그래서 이사람들이 그렇게 친절히 매표소를 다시 열었구나!’
“온리 사이트싱, 스미마셍 쏘리” 대충 이렇게 양해를 구하고 돔실내관광을 포기하였다.
돔아래에 위치한 원더랜드라는 장난감전문 매장엘 들렀다. 장난감만 파는곳인데도 정말 규
모가 컸다.
그곳에서 간단한 쇼핑과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후쿠오카타워를 향해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높은 타워가 눈앞에 보이는지라 가까이에 있는걸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이에 호크스호텔과 수로를 건너 아파트촌을 지나도 타워의 불빛은 저멀리에서 우리를 기
다렸다.
걷고 또 걸어서 결국 후쿠오카타워에 도착하였다. 매표소에 가서 후쿠오카웰컴카드
를 요청하였다. 후쿠오카 웰컴카드를 이용하니 전망대 엘리베이터 입장권이 20%할인된
640엔이었다.
어느새 수만장의 유리로 지어진 거대한 후쿠오커타워의 전망대에 이르런다. 야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다이에호크스호텔이 보이고 그 옆의 후쿠오카돔구장도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온
다. 셔터를 눌러댔다.
연인들끼리 오기에는 정말 안성마춤일 것 같은 곳이다.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는 한층아래의
카페층을 거쳐야 탈 수있다. 아마 장사속이리라.....
후쿠오카타워를 내려오니 시장기가 돌기 시작한다. 다시 길을 묻는다. 가까운 지하철역은 니
시진역이었다. 자신을 대학생이라 소개한 일본인이 친절히 역부근까지 안내해줬다.
니시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국에서 미리 가보기로 계획한 ‘효탄스시’가 있는 텐진역에서
내렸다. 텐진지하상가를 배회하니 회전초밥집이 보인다. 당연히 효탄스시일꺼라 생각하고
들어가서 이곳이 효탄스시가 맞냐고 물었다. 그러자 여종업원이 미소를 지으며 여기가 아니
고 건너집이라고 친절히 안내해 주었다. 웬지 미안 그리고 무안하였다.
효탄스시로 가니 무슨 연말행사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
장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장기가 엄습하는지라 우리는 기다리지 않고 처음 갔던 회전초밥집을 들어갔다.
접시당 120엔부터 700엔까지 다양한 스시가 준비되 있었다.
300엔을 초과하는 접시는 먹지말라는 암묵적인 미소를 후배놈들에게 날린 뒤 아사히 맥주를
시켰다. 이것 저것 골라 먹으니 배는 불러왔지만 쌓이는 그릇만큼이나 부담도 쌓였다.
지난번 오사카 신사이바시스지에서 먹었던 회전초밥은 뷔페식이라 혼자서 17접시나 비웠는
데 3명이서 이날 비운 접시는 겨우 19접시.
그래도 후배놈들 배는 부른단다. 계산을 하니 겨우(?) 5600엔 밖에 나오지 않았다.
들어가기전에 한화 10만원정도 먹자고 했는데 겨우 60,000원 정도라니.....
우리가 너무 움추렸던 모양이었다. 어쨌던 돈 굳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다시 캐널시티로 향햐였다. 이번에는 기온역에서 내렸다.
캐널시티의 야경은 정말 장관이다. 그것도 연말이라 각종 츄리장식들이 형형색색 불빛을 뽐
내고 있었다.
쇼핑나온 일본인가족들을 보니 마누라와 딸아이가 생각난다.
이번 여행은 2004년 가족여름휴가를 위한 사전답사라며 겨우 용서(?)를 구하고 왔던터라 더
욱 생각이 날 수 밖에...
11월, 12월 연거푸 아빠가 일본에 가자 진주문화방송의 일본문화탐방 광고만 나와도 아빠를
찾는다는 우리 딸 혜연이.
‘그래 혜연아 아빠 생빚을 내서라도 여름에 데리고 오께’ 이렇게 마음속으로 다짐하고는 숙
소로 향했다.
하카타역에서 만난 노신사가 택시기사한테 물어보기까지하며 호케클럽부근까지 너무나 친
절하게 안내를 해줬다. 역시 일본인들이었다.
호텔에 도착한 우리는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로 하루동안의 피로를 풀었다.
아그들은 트윈룸, 나는 싱글룸이었는데 약간 좁은 듯 했지만 여행자를 위한 숙소로는 부족한
점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국에서 준비해간 칫솔, 치약, 빗은 비치되 있었으나 면도기는 보이지
않았다. 좁은 욕실이지만 몸을 담궛다. 그렇게 후쿠오카의 첫날밤이자 마지막밤은 끝나가고
있었다.
아침이 일찍 밝았다. 어제 저녁 모닝콜을 요청한 시간이 8시였는데 이미 7시40분에 눈을 떴
다. 아그들을 깨우고 세면을 한 뒤 뷔페로 향했다.
호케클럽 1층에 위치한 뷔페는 깨끗하고 심플해 보였다. 분위기 만큼이나 맛도 깔끔하다. 환
호녀석이 일본와서 제일 잘 먹었단다.
아침식사를 마친 우리는 바로 체크아웃을 한 후 하카타역 근처에 위치한 요도바시카메라로
향했다. 오늘 일정은 오전내내 쇼핑이다.
마침 아침에 아버지와 통화를 하니 면도기 망을 사오라 하신다. 아버지면도기는 99년도 와까
야마에 갔을때 사다드린 내셔날제품이다.
'5년이 지난 아직도 제품의 부속품이 있을까?' 하며 면도기 코너를 물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웬 신사 한사람이 면도기를 고르고 있었다.
후후후 이럴수가! 그가 손에 고른 면도기는 다름아닌 아버지 면도기와 같은 제품이었다. 나
는 너무나 쉽게 면도날과 망을 주문할 수 있었다. 일단 숙제 끝.
후배놈들 각자 선물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2층에 올라가니 한쪽끝에선 의류점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냥 둘러보는데 마침 딸아이한테 어울릴만한 인조무스탕이 눈에 띄었다. 3980엔.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 바로 구매를 하였다.
계산대에서 종업원이 “유 럭키!”라 한다. 무슨말인지 잘 이해는 안갔지만 오늘만 무슨 기념이
라고 1000엔을 깍아준다고 한다.
‘뭐, 더 달라는것도 아니고 깍아준다는데...’ 댕큐를 연발하고 그곳을 나왔다.
그리고 다음번엔 들린곳은 역시 하카다역 부근의 교통회관. 교통회관 4층엔 그 유명한 100
엔샾이 있다.
100엔샾에서 이것저것을 산 후 8층식당가에서 오므라이스비슷한 메뉴로 점심식사를 하였
다. 시간은 12시30분을 지나고 있었다.
이미 하카다항까지 택시를 타기로 마음먹은지라 천천히 움직였다. 10분정도 택시를 타니 하
카타항에 도착한다.
일본에서 택시를 몇 번 타봤지만 가장 한국스런 경험을 했다. 무작배기로 끼어드는 자동차.
귀가터질 듯 경적을 누르는 택시기사.
다시 옆으로 지나가며 째려보고 투덜대는 택시기사. 너무나 정겨운(?)모습이었다.
어쨌던 택시비는 1070엔이 나왔다. 하카타항 터미널에서 또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이 시작되
었다. 혼자 2층으로 올라가니 옥상으로 가는길이 보인다.
옥상에 올라가니 탁트인 항구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바람이 몹시 차가웠다.
‘아! 하카타여 너와의 짧은 만남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후배 성민이를 데리고와서 셔터를 눌
러대라고 하였다.
어느새 우릴 태운 코비호는 2m높이의 파고를 가르며 부산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아쉽게도
후쿠오카는 그렇게 멀어지고 있었다.
첫댓글 권팀장님 ! 배를 타고가면 멀미는 많이 하지않나요?
진짜로 ㅠㅠ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코비 타봤는데.. 생각처럼 많이 흔들리지 않아요
코비호는 수면 2m를 뜨서 달리는 제트포일선(비행기엔진)입니다. 그래서 웬만한 파고가 아니면 멀미를 크게 느끼지 않습니다. 후쿠오카방문시 3회정도 이용해 봤습니다만 오가면서 한번도 멀미를 느낀적 없습니다.(전 배멀미 그냥그냥 하는 체질입니다.) 그냥 고속버스 타는 느낌이었네요. 물론 높은 파고는 힘들겠죠.... 구경 잘하셨다니 감사드립니다.
어머 팀장님 세월이 느껴집니다.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달라요
감사드려야 되는 말인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