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溫泉川)
온천천(溫泉川)은 동래구를 북동쪽에서 남서로 관통하고 있는 옛 동래지방의 중심하천으로 서천(西川) 또는 범어천(梵魚川), 동래천(東萊川)이라 부르기도 했다. 온천천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동래온천을 관통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하천의 길이는 6.96㎞로 너비 60~90m로 도심 하천으로는 넓은 편이다. 온천천이 도심하천으로 정비된 것은 1920년대 일제의 시가지 정리계획에 따라 호안공사를 하면서부터이다.
『동래부지(東萊府誌, 1740)』산천조에 “범어천(梵魚川) 부(府, 동래부) 서쪽 3리에 있으며, 금정산에서 발원하여 동래읍을 지나 바다로 흘러든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동래부읍지(東萊府邑誌, 1759)』산천조에 “범어천은 부(府, 동래부)의 서쪽 3리에 있으며, 금정산(金井山)에서 발원하여 해운포(海雲浦, 현 수영요트경기장)로 흘러든다”라고 기록하고 있다.『동래군지(東萊郡誌, 1937)』산천조에 “서천은 일명 범어천이라고도 하며, 부(府, 동래부) 서쪽 3리의 금정산에서 발원하여 동래읍의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신증동국여직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1530) 동래현 산천조에 “범어천은 현(縣, 동래현) 서쪽 2리 금정산에서 발원한다”라고 하였다.『영남읍지(嶺南邑誌, 1832)』산천조에는 “ 범어천은 부의 서쪽 2리 금정산에서 발원하여 해운포로 흘러든다.”라고 하였다.『래영지(萊營誌, 1850)』 산천조에 “범어천은 본영(경상좌도수군절도사영) 북쪽 12리에 있으며, 근원이 금정산에서 나와 바다로 들어간다”라 하였다.
1910년대 온천천 모습
서울대학교 규장각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는『해동지도(海東地圖, 1750경, 도서번호 古大4709-41)』에 수록되어 있는「동래부(東萊府)」지도에는 범어천(현 온천천)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으며, 금정산에 발원하여 온정(溫井, 동래온천)을 지나 삼성대(三姓臺) 앞을 거쳐 동래읍성(東萊邑城) 앞을 거쳐 사천(絲川, 현 수영강)과 합하여 해운포(海雲浦, 현 수영요트경기장 앞) 앞바다로 흘러들어 간다. 또한 범어천에는 4개의 다리인 대천교(大川橋, 현 온천교), 범어교(梵魚橋, 현 충렬교), 광제교(廣濟橋, 현 세병교), 이섭교(利涉橋)가 표시되어 있다.
1930년대 세병교 모습
온천천은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의 고당봉과 계명봉에서 발원하여 금정구와 동래구․연제구를 관류하면서 거제천과 같은 소지류를 합류시키다가 안락동 수영하수처리장 부근에서 수영강에 흘러든다. 온천천은 동래구와 연제구에서 하상의 정비와 하천의 자연하천으로 정비를 통하여 지금은 몇 해 전만해도 악취가 풍기었던 때와는 달리 초등학생들의 자연학습장,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온천천은 3개 구(금정구․동래구․연제구)에 거쳐 흐르는 도심하천으로 자연하천으로 복원 등 관리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동래구의 일부와 금정구 구간은 지하철 1호선이 지상으로 지나는 구간에는 콘크리트로 정비되어 있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상태이며, 금정구 일부 구간은 복개로 주차장과 도로로 이용되고 있어 온천천의 자연 친화형 하천으로 복원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금정구에서도 일부구간의 복원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으며, 지하철구간의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온천천이 도심하천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하천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구축이 필요하다.
1960년대 온천천 주변 항공사진
동래구에서는 1995년 온천천 살리기 사업을 시작으로, 1996년 실태조사 및 자연형 하천사업 용역을 거쳐 1999년 1월~7월까지 송월타월 뒷편의 하천 바닥 및 양호 안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자연형 하천 240m를 복원하였다.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는 세병교~이섭교까지 675m 구간에 자연관찰로, 출입계단, 자전거 도로를 비롯하여 제방과 둔치에 금불초, 섬초롱꽃 등 야생초화 단지 조성을 완료하였으며, 7월부터 12월까지는 이섭교~연산교까지 조성을 하고 잔여구간에 대해서는 2003년까지 자연형 하천 정비 사업을 마무리하였다.
연제구에서는 1998년 공공근로사업을 통해 자연친화형 하천으로 복원하고 12,000여평 둔치에는 자전거 도로를 비롯한 각종 생활체육시설과 주민편의 시설, 6,000평의 잔디밭과 20여종의 야생화로 도심속 주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하였으며, 1일 평균 7,000 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연제구에서는 매년 4월 온천천문화축제를 개최하여, 사진촬영대회, 전국 연날리기, 글짓기 및 그림그리기 대회, 청소년 힙합경연대회, 온천천 사진전시회, 문화예술인 작품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에게 온천천에 대한 관심과 도심하천 보존 관리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온천천 전경(2009년 봄)
이러한 생태계 복원 노력으로 2000년 1월부터 하천 수질이 점차 개선되어 각종 어류(붕어, 미꾸라지, 자라, 송사리 등)와 곤충(소금쟁이, 왕잠자리, 여치, 나비 등)들이 찾아드는 등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2005년 10월 20일 부산시에서는 온천천의 생태복원과 부족한 수량 확보를 위해 낙동강 원수를 끌어와서 금정구 청룡동 청룡2호교에서 하루 3~5만톤을 흘러 보내는 통수식을 가졌다. 이제 우리 모두 꿈과 희망을 갖고 그 옛날 온천천에서 우리가 물장구치며 멱 감고, 고기 잡으며 뛰놀던 모습 그대로 후손에게 되돌려 줄 수 있도록 다 함께 온천천을 아끼고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