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는 제주도를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경쟁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정부는 국방과 외교를 뺀 모든 권한을 넘기겠다며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을 만들었고,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작년까지 중앙정부 인·허가권 3800건을 제주도로 넘겼다. 그러나 25%인 법인세율을 홍콩(17%)이나 상하이 푸둥(15%) 수준으로 낮추고, 관광객이 제주도에서 사는 물품과 서비스에 세금을 면제하고, 외국 항공사가 자국에서 출발해 제주와 서울을 오갈 수 있게 하는 항공 자유화제도를 허용해 달라는 제주도의 요구는 아직 미제(未濟) 상태다. 세금 역시 싱가포르와 홍콩은 3~4가지뿐이지만 제주도는 국세와 지방세를 합쳐 31가지나 된다. 정부와 제주도는 합심(合心)해서 하루빨리 이런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현재 제주도엔 공항과 항만에 3개 내국인 면세점이 있다. 내국인 관광객을 늘려 여기서 나오는 관광수입을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자원으로 쓰기 위해서다. 제주도는 여기에 더해 현재 있는 8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외에 제주도민을 제외한 내국인이 드나드는 카지노 신설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 이런 발상은 다른 지자체들의 반감을 부를 수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이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겉돌고 있는 것도 제주 발전을 돕자는 국민 여론 모으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10년간 650조원을 들여 하이난섬(海南島)을 '동양의 하와이'로 만들어가고 있다. 마카오는 인구가 제주도(57만)와 비슷한 50만명이지만 한 해 관광객이 3000만명을 넘는다. 제주도는 면적이 마카오의 60배이고, 카지노뿐인 마카오와 달리 다양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에 78만명에 불과하다. 제주도가 '동북아의 보석'으로 떠오르기 위해 분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