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논산훈련소
어머니 병영체험을 간적이 있다
그것도 신청이 너무 많아서 떨어졌는데
몇칠 남겨두고 못 오게 된 분들이 있어서
운좋게 내가 가게 되었다
아들이 볼수만 있다는 것에 좋았고
집 떠난지 얼마되지 않는 날인데도
도착하자 마자 보는 줄 알고
급해지는마음 뛰는가슴 군대보낸 엄마들 모습은 다 같았다
훈련소 이곳 저곳 견학도 하고
아이들과 같은 내무반으로 들어가서
사복 아닌 군복으로 갈아 입었다
저녁에 아들이 있는 내무반으로 가서 만난다고 했다
드디어 시간이 정해지고
모두 갈 준비를 하라는 여군 장교님의 말씀
음식물 모든것은 가져가면 안되고 아들만 만나고 와야한다고 해는데도
군복주머니에 이렇게 많이 들어갈 줄이야
사탕 초코렛등 가득 넣느라 정신없는 엄마들에 모습
알면서도 모르는체 눈감아 주시는 것 같았다
내무반 문이 열리는데
양쪽으로 서서 긴장된 모습으로 어머니를 외치는데
우리 승희가 어디인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머니라는 그말을 듣는순간
아무말도 할수 없을 만큼 눈물이 앞을 가려버렸다
아들이 다가와 내손을 잡았다
한참을 아들을 안고 아픈데 없나고 묻고 또 물으면서 울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서 돌아보니
아불싸!!
하필 아들 내무반에는
나혼자 엄마 대표로 온 것이었다
아들이 어머님께 하면서 편지를 읽었는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울고 있는 나를
우리 아들과 15명이 넘는 아들들이 나를 보고 있었다
그때서야 정신이 차려졌다
어떻게 나 혼자와서 미안해
한 아이가 괜찮습니다 어머니하는데
그 아이 앞에가서 얼른 주머니에 가져간 것을 내놓고 빨리 사물함에 넣어라고 했다
정해진 면회시간에 나가야 합니다 어머님 하고 뒤에서 들려온다
어쩔까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그냥 올수가 없었다
급한 마음에 볼펜있어 하니 있다고 했다
종이는 지금 승희가 편지 쓴것 뒤에다가
여기다가 빨리 모두다 집 전화 연락되는 아빠 엄마 전화번호 적어라
내가 집에 가서 꼭 너희들 다 건강하게 잘 있다고 전해줄께
이것은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엄마가 보고싶은 마음으로 한자 한자 직접 쓴 우리아들 논산훈련소 동기생들에 간절한 소망 담긴 글입니다
그런 긴장감 속에서도 아이들에 마음은 따뜻하고 여유로웠다
마지막에 쓴 아이인것 같았다
가져와서 보니
승희 어머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라고 하트그림을 그려놓았다
아프지 말고 밥잘먹고 군생활 잘 할수 있지 하니 예하는소리가 내무반에 울려퍼졌다
그렇게 아들과 행사하는 공연도 보고 불침번도 서고
새벽에 연병장도 달리고 체조하고 함께 아침식사
점심까지 1박2일에 일정이 끝이났다
모든것을 정리하고
아들과 헤어지는 시간
올때 마음은 간곳없다
혼자 돌아와야 하는 마음
아들앞에서 눈물 보이지 않고 어떻게 와야하나 싶었는데
어느새 우는 엄마들
난 초코파이를 최대한 부피를 줄려서 100개를 가져갔는데
주지 못하고 올것 같아서 안절부절했다
그냥 올 내가 아니라고 생각할것이다
아들 내무반에 슛골인 하고 단순에 달렸다
입구에 내려오는데
밖에서 양쪽으로 아이들이 서 있었다
바로 버스에 탑승해야 하는 순간
아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로 앞에 서는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순간
우리 아들 두볼에서 눈물이 뚝 떨어지는데
처음 본것 같다
늘 조용하고 항상 빙그레 잘 웃는 얼굴만 보았는데
아들을 안았다
넌 지금까지 잘해서니까
앞으로도 잘 할거야
엄마 믿고 가도 되지
아들이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아들에 눈물을 내손으로 닦아 준 날이 언제이었던가
어느새 이렇게 씩씩한 군인으로 서있는 아들
엄마 품에 안긴 아들이 아니라
아들에 품에 안겨 있는 엄마가 되어서
아들을 잘 하고 올것이라고 믿어주는 엄마다
승희야 우린 이렇게 보고 가자나
그런데 엄마가 오지 못한 친구들 생각해서 울면안되는거야
그리고 내무반에 엄마가 안 된다는것 초코파이 갔다놓았는데
친구들하고 나누어 먹어 알았지
그때서야
예 하면서
엄마 얼른 차타세요 했다
밥 많이 먹어야 되 알았지 이 말을 또 했다
체중이 너무 미달에 가까워서 마음에 늘 걸렸다
돌아오는길
운전을 하면서도 왜 그리 눈물이났는지
집에 와서 바로 전화를 했다
부천 부산 구미 시흥 이천 서울 일산 강원도 대전 송강에사는 친구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가 제일 가까운거리에 있구나
이렇게 멀리서도 왔구나
안부를 전하고 나니
내마음이 조금 위안을 받는듯이 편해졌지만
한 동안 보고 온것이 잘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마음이 아린 엄마였다
지금도 가끔 읽어본다
자대 배치되어서
그 훈련소 내무반에서 같이 한 최우연 허혁이란 친구에 편지가 몇통 왔었다
아들과 같이 크리스마스 과자도 붙쳐주면서
먼날에 꼭 기억하고 다시 만나라고 하면서
지금보다 아이들이 사회인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갈때
만약에 내가
먼날 스치듯이 만나 훈련소 이승희동기생 엄마가
작고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 마음속에 남아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것이라고 난 오늘도 믿는다.
2008년 5월3일 토요일 맑음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엄마 어떻게 되어서
민희가 묻는다
그 엄마 어떻게 살까
그러게 그 아픔을 어떻게 말로 표현이 안되지
엄마도 오빠 훈련소 있을때 갔다와서도 얼마간
마음이 이유없이 아파는데.!!!
첫댓글 군복입은 아들 모습 생각만해도 마음이 찡하고 아려 오는데...
그 상황에서 연락처 전화번호 적어 부모님들에게 전화해준 이승희 어머님... 부모님들이 얼마나 고마웠을꼬 맴 찡!
총기사건으로 자식 잃은 부모들 세상을 어찌 살수 있을런지 ... 너무 가슴아픈 일입니다.
다시보니 군복입은 백직선 여사님 한 인물 하네요
군복이 꾀 어울립니다요^^
그런것 같제
훈련소에서 어떤 엄마가 그러더라 나보고 군대체질인 것 같다고
나 여경찰 시험에 떨어지고 여군 간다고 했다가 우리 아버지한데 다리 뿌려질번 했다
더 더욱 군대는 절대로 안된다고 하셔든 아버지 생각난다
그때 내가 가고 싶었던 여군되었음 천혜향님 뿐 아니라
내가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색깔과 모양이 과연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을까
궁금해지고 그리워지는 그 시절이 떠오르네
어째 아들보다
엄니가 더 씩씩하지 안냐
어째든 난 내평생에 멋진 모습으로 군복한번 입었다는 사실 인정해도 니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