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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를 활용한 도시의 공간계획 2.
-도시 내부의 풍수적 분석-
간룡법을 활용한 분석
오늘날 새롭게 조성되는 신도시의 규모는 그 영역 내에 수 개 이상의 산줄기와 물줄기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개발지역 내부에는 크고 작은 몇 개의 산줄기들이 있으며, 산줄기들 사이에는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다.
녹색도시의 방향의 하나인 자연지형에 순응하는 개발 측면에서는 이러한 산줄기와 물줄기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산줄기를 굴삭하고 골짜기를 성토 및 복토하는 평탄화 작업이 뒤따르기 마련이며, 때로는 기존의 물길과는 다른 물길을 새롭게 조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대규모 공사로 이루어진 평탄지에서는 골짜기를 성토 및 복토한 곳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지지력이 연약한 점토 지반에 성토 및 복토를 하여 건설할 경우, 지반이 견딜 수 있는 성토의 한계고를 넘어서게 되면 성토 침하나 주변 지반의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박화정, 2003).
또한 강우 시 지표면으로부터 침투가 시작되면 지하수위가 빠르게 상승하는 데, 이는 성토 사면의 불안정을 야기한다. 원지반의 투수성이 성토체의 투수성보다 큰 사질지반(fine/coarse sand)이라면 지하수위의 상승이 미미하겠지만, 원지반의 투수성이 성토체의 투수성과 유사한 경우는 지하수위가 빠르게 상승하여 사면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김충기, 2004).이처럼 물길이 있었던 골짜기를 성토 및 복토한 자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지반침하의 우려가 있으며, 그 위에 조성된 건축물의 불안정성 또한 높아지게 된다.
<표 2>는 개발지역의 모식도이다. ①구역은 개발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산이다. 과거 도시나 전통 마을의 산은 그 윗부분에 숲이 있었고, 아래 완사면부에는 과수원이나 밭이 있었으며, 풍수적 관점에서는 음택지로 사용되던 곳이다. ②구역은 주로 전통마을이 입지했던 배산임수의 터로서 산이 끝나고 평지가 시작되는 산기슭이다.
③구역은 물길이 있었던 골짜기를 성토 및 복토하여 평탄지로 조성한 구역이다. ④구역은 시각적으로 산줄기로 볼 수 없는 평탄한 지형으로 물길과 물길 사이의 야트막한 구릉지이다. ⑤구역은 개발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산에서 한 줄기가 뻗어 나와 영역 내로 이어지고 있는 산줄기이다.
일반적인 개발 방식은 구릉지(④와 ⑤)를 굴삭하고 골짜기(③)를 성토 및 복토하여 평탄지로 만들며, 새로운 물길을 조성하는 형태이다. 그래서 골짜기(③)를 메운 평탄지는 지반침하의 우려가 있게 된다. 반면 ④구역은 물길과 물길 사이의 야트막한 구릉지로서, 건물을 조성해도 지반 침하나 침수 등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풍수에서는 물길이 양 옆으로 갈라지는 기준선인 분수계가 이어지는 선을 땅의 기운(生氣)이 흘러가는 용맥(龍脈)으로 간주하며, 이 선위에 건물을 조성하는 것을 길하게 여긴다. 따라서 간룡법과 관련한 도시의 공간계획에서는 먼저 도시의 성격에 따른 중심 건물을 산이 끝나고 평지가 시작되는 산기슭(②)에 배치하고, 기타 건물들을 물길과 물길 사이의 구릉지(④)에 배치하도록 수립한다. 이러한 풍수 간룡법에 의한 공간배치는 도시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공간계획에 참고가 될 것이며, 녹색도시의 이념에도 부합될 것이다.
장풍법을 활용한 분석
풍수의‘장풍’은‘바람을 갈무리하다’라는 뜻으로, 그 속에는 현대적 의미의 통풍과 환기의 개념이 담겨 있다. 그러나 통풍과 환기는 기본적으로 방풍 조건이 앞서 이루어진 후에, 내부 영역의 생기 보호를 위해 따져지는 것이다. 그래서 전통 풍수에서는 기본적으로 방풍을 강조하고, 바람을 막아야 할 대상으로 보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시 내․외부의 바람을 풍수적 관점에서 분류하면 크게 세 가지이며, 이는 수구 바람, 도시 내부의 산곡풍, 외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이 중 외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주로 계절풍이 해당되며, 특히 겨울 북서풍이 주요 대상이다.
그러나 이것은 입지선정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이며, 그래서 과거의 우리나라 도시나 전통마을이 북쪽에 산을 등진 배산임수형 입지를 선호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부에서 불어오는 바람 중에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고개지역 바람이다. 따라서 도시의 공간계획과 관련해 고려해야 할 바람은 수구 바람, 도시 내부의 산곡풍, 고개지역 바람이다.
① 수구 바람과 영역 내부의 장풍 조건
우리나라 취락들은 평행으로 길게 뻗은 하곡의 양쪽 산기슭에 자리 잡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입지 형태는 사실 풍수적으로 이상적인 형태와는 거리가 멀다. 더구나 입지 선정 과정에서 풍수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통 마을 또한 풍수에서 말하는 완벽한 명당 국세를 갖추고 있지는 못하며, <그림 2>와 같이 청룡 백호 산줄기 사이의 거리가 멀어 수구가 벌어진 곳이 대다수이다.
<그림 2>
수구가 닫혀 있지 못하고 벌어졌다는 것은 장풍의 관점에서 산곡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수구 지점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영역 내부로 들어갈수록 상대적으로 바람이 줄어든다. 환경심리학적으로도 수구 지점보다 영역 내부로 들어갈수록 둘러싸인감과 온화한 느낌을 더 가질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통마을의 경우, 대부분의 종택 및 주요 주택의 위치가 마을 영역의 후면이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반면, 위계가 낮은 일반 상민들의 기타 주택들은 마을 영역의 전면으로 밀려나 수구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였다(신진동, 2008).
현대와 같은 토목기술이 발전하지 못한 과거에 종택 및 주요 주택의 입지 선정 과정에서 자연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였음을 고려한다면, 영역의 전면에 비해 후면이나 중앙을 상대적인 길지로 추측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그림 2>를 통해 보면, 장풍의 측면에서 영역의 입구(C/D구역)보다 영역 내부(A/B구역)로 들어갈수록 풍수적 조건이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② 도시 내부의 산곡풍과 곡구(谷口)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계절풍 지대에 속하기 때문에 계절별 풍향이 대체로 동일하다. 그러나 바람의 전체적인 특징과 달리 지형 특성에 따라 국지적으로 풍향과 풍속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곡구(谷口)이다.
골짜기는 물의 이동로이지만 바람의 통로이기도 하다. 그래서 골짜기를 따라 주간의 상승풍과 야간의 하강풍이 번갈아 가면서 산곡풍을 만들어낸다. 산곡풍은 일출 및 일몰 약 1시간 후를 즈음해서 풍향이 바뀌며, 한국의 전통 농경 경관에서 일반적인 현상이다(Koh, I, S et al, 2010).
그리고 산곡풍은 협소한 산지 계곡에서 그 일변화 체계가 거의 규칙적으로 나타나며(송호열, 2000), 풍속 또한 일반 평지보다 강한 편이다. 좁은 통로를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려는 바람의 특성인 벤추리 효과(Venturi effect)에 의해 국지적으로 기압이 내려가고, 강풍과 돌풍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산곡풍이 부는 지역의 화재 위험도가 일반 지역의 그것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풍수에서는 곡구를 풍수적 흉지 중의 하나로 간주하여 주택이나 공장 터로서 부적격으로 여기며, 특히 산곡풍이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풍수서『설심부(雪心賦)』에서‘산곡(山谷)에 거(居)한다면 요풍(凹風)이 가장 겁난다(복응천 저, 신평 역, 1997, 433)’고 하였는데, 여기서 요풍이 바로 산곡풍을 의미한다.
곡구는 또한 홍수나 산사태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호우 강도, 집중호수 발생빈도 등이 증가하여 산지 일대의 산사태 발생 가능성과 하천 하류부의 침수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하천의 특성 중 한 가지는 하천차수(stream order)가 높은 하류 지역은 연중 물이 흐르는 영구 하천(perennial stream)이나, 하천차수가 낮고 발원지에 가까울수록 가끔 폭우가 나타난 직후에만 흐르고 나머지 기간은 건조한 상태로 남는 일시 하천(ephemeral stream)이 많다. 따라서 곡구는 평상시에는 산곡풍의 영향이, 그리고 폭우 시에는 홍수나 산사태의 피해를 줄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곡구는 현대적 관점에서 다시 살펴 볼 필요가 있는데, 특히 공간적 범위를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앞에서 곡구가 산곡풍과 홍수 및 산사태의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취락 형태의 하나가 곡구취락(valley-mouth settlement)이기 때문이다.
<표 3>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곡구취락과 전통마을에서 종택과 일반주택의 입지 유형을 분류한 모식도이다. 먼저 곡구주택은 소규모 골짜기가 평지를 만나는 경사변환점에 주택이 입지하는 경우이다. 이때의 주택은 앞에서 설명한 산곡풍 등의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좀 더 영역을 확대하면 곡구취락이 있다. 곡구취락은 소규모 골짜기가 아닌 제법 큰 규모의 하천유역의 입구에 입지한 경우이다. 이곳은 하천차수의 관점에서 보면, 서로 다른 차수의 하천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취락의 뒤로 펼쳐진 산지에서 흘러온 저차수 하천이 취락의 앞쪽 평지에서 흐르는 고차수 하천에 합류하게 된다.
그래서 이 지역은 산지 내부와 평지를 연결하는 교통로의 교차점이 되었고, 생산 활동이 서로 다른 산지와 평지 양 지역의 생산물 교환을 위한 시장이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곡구지점에 취락이 발달한 곳이 많았으며, 촌락 명에‘谷(골․실)’이 붙은 지명이 많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곡구취락이 입지한 곳은 마을 뒤로 길게 펼쳐진 전체 하천 유역의 풍수적 수구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그래서 풍수논리에서 말하는 길지의 입지 유형과 거리가 먼 것도 없지 않다. 그런데 현대 새롭게 조성되는 신도시는 그 입지 자체가 곡구에 위치할 수도 있고, 그 규모면에서 도시 내부에 수개 이상의 골짜기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곡구 지역에서의 상대적으로 길지와 흉지를 구별하여 그에 맞는 공간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전통마을에서 종택과 일반 주택의 입지 유형을‘곡구’와의 관련성을 통해 구분하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양동마을을 제외한 6개 마을의 종택은 유형A의 ①지점과 같이 곡구 지점을 피해 산록완사면 또는 산기슭 인접 지역에 입지하였고, 이후 마을이 확장되면서 일반 주택들이 ②지점에 입지하였다.
양동마을의 종택은 골짜기를 피해 산에 기댄 것이 기타 마을 종택의 입지유형과 유사하나,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큰 산줄기가 아닌, 큰 산줄기에서 마을로 뻗어 내린 작은 산줄기에 기대어 입지하고 있는 것에서 차이가 났다. 반면, 일반주택들은 물길과 가장 가까운 곡저 하단부에 위치하거나 마을 유역의 곡구(풍수의 수구)인 ②지점에 입지하고 있었다.
<그림 3>
지금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곡구’의 내용을 도시의 공간계획에 적용하면 다음 <그림 3>과 같다. 첫째, 검은 점(●) 지점들은 도시를 둘러싸고 있거나 도시 내부에 있는 산줄기 사이의 골짜기 입구이다. 이런 지점에는 단독주택이 들어설 수 있다. 이런 지점에서는 건물의 위치를 곡구 중심에서 벗어나 좌우 지역으로 이동․배치시켜 벤추리 효과를 감소시키도록 해야 한다. 곡구 중심은 벤추리 효과가 시작되는 곳으로 산곡풍의 영향을 직접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①구역은 도시 내부 산줄기들에 의해 구획된 소규모 영역들의 곡구(수구)가 된다. 이러한 지역에는 공동 주택 단지 및 마을 단위가 들어 설 수 있는 범위이다. 이런 지역에서의 공간계획은 먼저 물길이 직접 흘러가는 지역을 소규모 저류지 및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 이는 차후 서술하게 될 도시 생태네트워크와도 연결이 되며, 풍수의 수구막이 비보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거건물은 가능한 인접한 산줄기에 붙여서 조성해야 한다. ②구역은 도시 전체 유역의 곡구로서 풍수적 수구이다. 따라서 이 구역에는 유수지와 수구막이 숲을 조성해야 한다.
③ 고개 지역(과협) 바람
<그림 4>
<그림 4>의 ⓐ지점은 청룡 산줄기에서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잘록하고 좁은 작은 고개이다. 주요 교통수단이 도보나 우마(牛馬)였던 과거에는 경사의 완급보다 거리가 짧은 것이 중요하였기 때문에 고개는 산지로 격리된 인접지역과의 교통로로 가장 많이 이용되었다(최재영, 2011).
그래서 우리나라 지명에는‘-목(項)’이나‘-재(領)’가 붙은 지역이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지명은 모두 해당 지역의 형태가 생물의 목과 유사한 지형을 나타내며, 산의 능선이 주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고개 지형이나 하도가 급히 좁아진 부분을 가리킨다(김지은, 2001).
풍수에서는 고개 지형을 과협(過峽)이라 말하고, 그 역할을 용(龍)이 살기를 털어버리고 생기를 순수하게 걸러서 힘(地氣)을 한 곳에 모아 혈의 형성을 돕는 것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풍수에서 과협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는 과협이 풍수적 길지라는 것과 무관하다.
과협은 산줄기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부분이다. 진혈(眞穴)과 명당은 산맥이 한창 세력을 펼치는 행룡중(行龍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산세(山勢)가 다하여 그치는 곳, 바로 평야에 접하는 부분에 있다(최창조, 1984). 그래서 우리나라의 도시나 전통 마을이 대부분 산줄기가 끝나 평지와 만나는 바로 그 지점에 마치 가지에 달린 꽃송이나 열매처럼 자리 잡는 것이다.
고개 지점은 양쪽으로 넘나드는 강한 바람을 맞는 곳이다. 풍수서『인자수지』에서도“용의 과협처는 그 기(氣)가 묶여 모아지는 곳이니 바람 타는 것과 수(水)에 겁탈(水劫)됨을 가장 두려워한다(서선계․서선술 저, 김동규 역, 2008, 358).”라고 강조하였다. 그래서 <그림 4>의 마을에서도 ⓐ지점에 인공숲이 조성되어 있다(이도원 등, 2012). 인공숲은 용맥비보 및 장풍비보의 역할을 하며, 외부로부터 고개지점을 통해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고 있다.
오늘날 새롭게 조성되는 신도시의 규모는 그 영역 내에 수 개 이상의 산줄기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공간계획 시 산줄기 위의 고개 지역에는 중심건물이나 주거 건물의 배치를 지양해야 하며, 휴게시설 등을 배치하도록 계획해야 한다.
득수법을 활용한 분석
① 구릉지와 골짜기의 득수 여건
앞서 살펴보았듯이 구릉지가 건물 조성용 부지로 적합하며, 물길이 있었던 골짜기를 성토한 곳은 지반침하의 불안정성이 존재한다. 구릉지의 선택은 간룡의 측면에서 땅의 기운을 탄다는 의미이지만, 득수의 측면에서는 피수(避水)의 목적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평지의 구릉지는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와 장풍 여건이 불리한 듯하다. 그러나 풍수에서는 산곡풍처럼 좁은 공간을 통과하는 바람을 흉하게 여기지만, 넓은 공간에 퍼져 오는 바람을 크게 흉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리고 풍수에서 권하는 건물 조성용 구릉지 또한 명확히 산으로 볼 수 있는 산줄기가 아닌 야트막한 능선이라는 측면에서 장풍 여건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풍수서『인자수지』에서도 높은 산에서는 바람의 피해를 막기 위해 오목하고 낮은 터를 구하고, 평지에서는 물의 피해를 막기 위해 높은 터를 구하라고 하였다(서선계․서선술 저, 김동규 역, 2008, 764). 이런 맥락에서, 간룡뿐만 아니라 득수의 측면에서도 구릉지가 길한 지점이 되며, 골짜기는 상대적으로 흉한 지점이 된다.
② 외수(外水)의 방향을 고려한 영역 내부에서의 길지
풍수에서는 마을의 수구가 닫혀 있지 못해 물이 마을 영역 밖으로 쉽게 빠져나갈 경우 물과 함께 생기와 재물이 빠져나간다고 보았다. 이와 함께, 물이 마을 영역을 빠져 나가는 것이 훤히 보이면 흉하게 여겼고, 반대로 물이 구불구불하고 부드럽게 마을 영역을 향해 들어오는 것이 보이면 길하게 여겼다. 이는 수구가 벌어진 전통마을에서 물이 마을 영역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훤히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수구막이 숲을 조성한 이유이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도시 영역 밖의 하천(외수)이 도시를 향해 흘러오는 것을 마주하고 있는 지역이 길하다. <그림 2>와 같이 외수가 왼쪽(청룡)에서 오른쪽(백호)으로 흐를 경우 흘러오는 외수를 볼 수 있는 곳은 A와 C지역이다. 따라서 득수의 측면에서 A, C 구역이 B, D 구역보다 풍수적으로 길하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