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3구간(하오현-회목봉1,027m-상해봉1,010m-기상 관측소-광덕산1,046m-광덕고개)
1.산행 일시: 2010.05.01 토요일.
2.산행 인원: 언제나 똑 같이 딱선생,그윽한 미소,나 그리고 남인은 일이 바쁜 관계로 결석 함(일이 바쁜 것이 아니라 강원도 산의 준열함을 피하기 위함이 아닐까?)
3.기상 상태: 아침에 입김이 보일 정도로 차갑고 뿌연 연무가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맑아짐.
4.소요 시간: 인생고 해결 시간 포함하여 약 7시간
출발
지난 구간에서는 동서울 터미널에 집결하여 함께 강원도로 이동하였는데 인천에서 신수리가는 버스가 있었다.
하여 신수리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7시30분 와수리 행 버스에 올랐다. 버스비 12,700냥
동서울을 거쳐 강원도로 진입하는 것보다 나로서는 훨씬 아침 시간이 느긋하다.
천안함 사건 이후로 외출 외박이 금지된 관계로,젊은 처자들과 나이 지긋한 분들이 아들 면회를 위해 나서서 그런지 평시보다는 많은 것 같다.
늘상하던 것 처럼 취침 준비를 하는데 기사 양반이 운전하는 폼이 보통이 아니다.
도심을 벗어나기 바쁘게 광난의 질주를 하는데,베낭이 이리 저리 저 혼자 그네를 타고있다.
일동에서 젊은 청춘들은 내리고, 좁은 국도를 따라 또 예의 광란의 질주를하고 있는 것이다.
내 좌석의 앞에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은 인천에서 버스를 타자마자 코를 고는데, 버스 바퀴에 뭐가 걸려나는 소리처럼 '그르륵,그르륵' 소음 공해도 그런 공해가 없다.
엇 저녁에 무얼했기에 저리 피곤한 걸까?
신수리에 버스가 도착했는데 이사람도 마침 거기서 내린다. 뒷 사람들이 소리 공해에서 해방되는 순간이다.
신수리 도착 9시46분. 정상적인 도착 시간은 10시10분인데 30분을 당긴 것이다.
기사끼리 누가 빨리 가는지 내기를 했는지 그건 알 수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서울팀의 차도 도착했는데 그 차도 똑같이 광란의 질주를 했다지 않은가!
이건 분명 내기를 했음에 틀림없다. 승객들의 목숨을 걸고...
'신수리'는 '신술리'로도 불리는데 어느 것이 맞는지, '하오현' 가는 택시 기사에게 물으니 '신수리'가 맞다는데 지명은 두가지를 다 쓰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술' 자 들어간 '신술리'가 좋다.
하오현 도착 10시10분 교통비 13,000냥.
여기서 몸 단장 실시하고 지난 구간에 탈출했던 능선 길을 잡기 위해서 출발하는데 이곳은 아직도 봄을 잊었는가 나무들이 헐벗고 있다.
능선 초입 도착 11시9분. 아직도 능선 길은 봄은 커녕 겨울의 패잔병들이 곳곳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양지 바른 곳에서는 부지런한 야샹화는 피고 있건만 나무들은 아직도 옷을 벗고 있는 것이다.
"여기가 목욕탕이여! 옷 벗고 있게"
옷을 벗고는 있지만 내부에서는 치열하게 봄을 준비하고 찬란한 여름을 만끽할 태세를 갖추겠지...
이 꽃 이름 아시는 부-ㄴ. 도대체 아무리 찾아봐도 무슨 꽃인지 알 수가 없다. 누구든 긍금증을 해결해 주시길...
금강초롱은 아니다.
회목봉 도착 1,027m 12시18분. 이 구간은 능선길이 보통 해발 1,000m를 넘나들면서 좌우 조망이 확 트인 곳이다. 한북정맥길이 내내 이런 고도를 유지하며 훌륭한 조망을 선사할 것이다.
계절의 반항인가 아니면, 지구의 신음인가?
5월1일 산에서 눈을 본 것은 아마도 머리털나고 처음있는 일이지싶다. 계절의 반란은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부추기는 현 사회에 대한 경고다.
배가 고프다면서 '딱선생'이 한마디하니 '그윽한미소'가 얼른 기회를 놓치지않고 간식을 내놓는다. 딱선생이 안보이는 이유는?
1. 더 많이 먹으려고.
2. 카메라에 기를 뺏길까봐.
여러분의 상상에 맏기겠읍니다.
기가 너무 충만해서 '딱선생'이 졸고있다. 넒은 공터가 헬기장이다.
상해봉 1,010m 도착 2시16분. 인적이 드문 곳이라 촬영을 부탁할 곳이 없어 사진 셋팅하고, 사진박으려는 일념으로 졸라 뛰어가 찍느라 내 폼이 제일로 어색하다.
상해봉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암초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상해봉 정상에서 본 조망이다. 날씨가 받쳐줘서 그런대로 시원한 조망을 볼 수가 있었다. 이마에 아직도 잔설을 이고 겨울을 시위하고 있다.
햇볕이 내리 쬐는 헬기장 드넓은 식당에서 하늘을 지붕삼고 바람을 벽삼아 인생고를 해결했다. 오늘도 배가 터졌다. 오기로 한 남인이 빠지는 바람에 한 사람 몫을 더먹었으니...
상해봉에서 만난 정맥꾼이 지나가면 막걸리 대접하려 했더니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2시 반 부터 3시 반 까지 우리는 세상이 두쪽이나도 먹는데는 꼭 한 시간 할애한다. 먹는 것이 하늘이여!(食爲天)
기상 관측소 도착 3시57분. 지붕이 둥근 돔형인 이유는 전파를 하늘로 쏘아 구름에 반사된 파를 가지고 일기예보를 하기 때문이라는데, 주변에 전자파가 세서 건강에는 좋지않다고 한다.
똥개 한 마리가 불러도 오지 않는다. 진도개도 아닌 것이 까분다.
광덕산 1,046m 도착 4시 20분. 광덕산이 유명한 산이라 산악회에서 단체로 많이들 오르나 보다. 여기는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가 되는 곳이다.
능선에서 만난 야생화. 이 꽃을 '그윽한 미소'는 애기똥풀이라고 하는데 도감에서 찾아보니 '괭이밥'이란다.
그러면 고양이 밥이란 말인가?
광덕 고개까지의 내리막 길에는 잦나무 조림 지역이 있는데 어찌나 나무를 잘 키웠는지 늘씬 늘씬하게 2-30m씩 곧게 하늘로 뻗어있다. 등산로 옆에 튼실한 나무를 안아본다.
감정이 있는 것 처럼 따뜻하고 속삭이듯 끌어당긴다.
오잉! 암컷인가?
이 구간을 지나면서 내내 기분이 좋은 것은 피톤치드가 마구 마구 나오는 덕분일 것이다. 참고로 잦나무는 잎이 5개이고 소나무는 2개 그리고 리기다 소나무는 3개다.
광덕고개 도착 5시 23분. 다음 구간 들머리는 길 건너 상가 뒤쪽의 능선을 잡으면 된다. 다음 구간은 접근이 용이해서 딱선생이 매우 좋아 할 것 같다.
매시간 마다 동서울 터미널 버스가 온다는데 버스가 10분 일찍 도착하여 5시 50분 차 탐. 버스비 8,500냥
동서울 도착 7시 40분 도착하여 뒷풀이 하러 '그윽한 미소'의 집 근처 꼼장어 집으로 이동함.
으! 불쌍한 꼼장어.그런데 맛은 죽인다.
주둥이 깐지가 얼마나 됐다고 소주 3병하고 막걸리 1병을 해치우고 귀가함.
집 도착 시간 12시 20분.
마누라 왈 "술 끊었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