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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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간 수많은 모람들을 희생시켜온 오경석군의 사파(邪派)적 기질의 진실이 드디어 본지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본지 최고의 르포 기자인 向기자가,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건 알코올 취재를 감행해가며 이번 사건의 본질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본지는 자축하며 이번 기사를 싣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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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向기자가 취재한 '오경석군 사파기질'의 증빙 자료들]
1)2005.9.20 P.M 7:30경.
본기자와 일행들은 장산곶매 총회를 마치고 우정원 지하의 당구장으로 향하였다.
이른바 '물리기 당구'를 하기 위함이었는데, 본기자 팀과 오경석군의 팀은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된다.
세트 스코어 1:1의 팽팽한 상황에서 오경석군은 최초로 그의 사파적 기질을 드러내었다.
그 때 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 그는 순식간에 4개의 공을 포켓에 넣어버리는 기염을 토하며
자신의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분명 당구장에 가기 전에 '나는 큐대 잡는 법도 잘 모른다'던 그의 말과는 사뭇 다른 실력이었다.
[본 사진은 특정 인물과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때 까지만 해도, 이 사건이 앞으로 일어날 모든 사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였다. 그저 본기자만이 불안한 예감을 느꼈을 뿐.
2)2005.9.23 P.M 6:00경.
최초로 오경석군이 자신의 사파적 기질을 드러내고 사흘이 지난 날이었다.
당시 장산곶매 모람들은 하반기 소풍을 계획하였고, 소풍 출발 하루 전날, 점심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모임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일단 농구를 한판 하고 준비하자는 제안에 모두들 동의, 테니스장 옆 농구장으로 향하게 된다.
[둥그런 물체는 절도가 없다.]
곧 3:3 농구가 시작되었고, 평소 공을 비롯한 둥그런 물체를 혐오하던 본기자는 멀찍이서 이들의 농구 시합을 관찰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동아리 모람들은 처음에는 친선경기의 형식으로 시합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기 농구'를 시작하였고 본기자는 이 때 빛나던 오경석군의 눈빛을 포착하게 된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그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곧이어 격렬한 몸싸움과 잦은 반칙 등 경기는 과열되기 시작했고, 오경석군의 사파적 기질은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친선경기 때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던 오경석군은 마치 다른 사람이라도 된것 처럼 날쌔게 코트를 휘젓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팀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이것으로 이 날의 모든 사건이 끝이었다면 본기자는 그저 '연속된 우연'이라 치부하며 넘어갔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농구가 끝나자 모임의 원 취지였던 '도시락 제조'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고, 어느새 일행은 근처 게임방으로 향하여 스타크래프트 팀플레이를 하기에 이른다.
그 곳에서 본기자는 오경석군에게 몇가지 질문을 했다.
"스타를 잘 하는가?"
"아니다, 거의 못한다."
일반적으로 스타크래프트 실력이 출중한 사람일 수록 겸손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본기자는
오경석군의 스타크래프트 실력이 어느 정도는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적절한 팀 분배가 이루어졌고, 게임이 시작되었다.
20여분 후. 게임방은 삽시간에 경악으로 휩싸이게 된다.
본기자와 같은 팀이었던 오경석군의 실력이 엄청났던 것이다.
거의 준 프로게이머에 육박하는 엄청난 손놀림,
[소,손이 보이질 않아! -증인 손경호(25세,연애경험無)]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드라군의 물량 등등.
[이런 것들이 서너 부대]
[오경석군의 물량에서 비롯되었다 전해지는 인터넷 놀이의 일종.]
그러한 오경석군의 실력에 힘입어 본기자팀은 승리를 거두게 된다.
이 때 본기자는 오경석군은 '사파(邪派)'라는 심증을 거의 굳히게 되었다.
3)2005.9.26 A.M 5:30경
오경석군이 '사파'라는 심증이 완벽히 굳어가려 할 무렵. 결정적 증거를 잡기 위해 본기자는 목숨을 걸고 오경석군과의 술자리를 감행하게 된다.
오직 오경석군의 진실을 알아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음주 취재를 시도하던 중, 오경석군이 잠들어 버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평소 '술은 전혀 못한다'면서도, 술자리의 종결시까지 종종 살아남곤 하던 오경석군이 의외로 일찍 잠이 들어버린 것이다.
이에 의아해 하던 본기자는 얼마 후에 그 이유를 알아내게 된다.
술자리에 동참한 장산곶매 모람 김고은양과 담소를 나누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때,
침대에서 자는 줄 알았던 오경석 군이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음주를 시작했다.
그렇다. 그는 술을 못 마신다는 핑계로 음주량을 조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술을 마시지 않기 위해 침대위로 피신하는 '사파적 전략'을 취했던 것이었다.
['정말로 전혀 취하지 않은 것처럼 벌떡 일어났어요'
그 당시를 회상하며 괴로워 하는, 증인 김고은양(20세,연애경험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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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도중 여러 가지 정황적 증거와 마지막의 결정적 증거를 포착한 본기자는
결국 직접적으로 오경석군에게 일대일 인터뷰를 요청할 결심을 했다.
몇일간 인터뷰를 이런 저런 핑계로 회피하던 그는 끈질긴 요청에 드디어 인터뷰를 승낙하였다.
[인터뷰 그까이꺼 뭐,대~충.]
다음은 인터뷰의 내용입니다.
-이하 向기자를 '向' , 오경석군을 '오'라 칭함.-
向 : 자신을 사파라 생각하는가?
오 : 그렇지 않다. 그것은 모람들의 오해다.
向 : 모든 모람들이 오경석군을 사파라 생각하는 이 상황에서
자신을 사파라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 : 이미 말했지만 그것은 오해이고, 사실 그 오해는 나의 표현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向 : 그 표현방식이란?
오 : 예전부터 나는 무엇인가를 '엄청나게' 잘하기 전까지는 '못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런 표현의 차이가 다른 모람들의 오해를 부른 것 같다.
向 : 그렇다면 그 오해를 풀 생각은 있는가?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풀어갈 것인가?
오 : 물론 있다. 그 오해가 나의 표현방식에서 비롯된 만큼, 앞으로는 조금씩 표현 방식을
바꾸어 보겠다. 나 역시 모람들이 나를 사파라 부르기 원치 않는다.
그저 모람들이 나를 사파라 칭하며 즐거워 하니까 묵인한 것일 뿐이다.
向 : 잘 알았다. 앞으로 변해가는 모습 기대하겠다.
끝으로 동영상으로 동아리 모람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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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수 일간에 걸친 오경석군의 취재는 끝났고, 오경석군과 본기자는 일상생활로 복귀하였다.
위의 취재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오경석군은 자신의 지난 행동을 얼마간 반성하고 있었고,
앞으로 동아리 생활도 '정파(正派)'적인 방식으로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본기자는 만족하며 힘겨웠던 취재를 이것으로 마친다.
(밑의 동영상은 오경석군이 동아리 모람들에게 남기는 메세지입니다)
첫댓글 손이보이질않아가 에러야.... ㅡ,.-;;; 여하튼 수고혔어 그래도 잘 만든듯 싶다-딴지일보 ㅎㅎㅎㅎㅎ.
미안하다. 손에 털을 안 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