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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금북 5주차(추정재→선두산→선도산→상당산성→이티재)
2008년 7월 13일(일요일) 비온 후 갬
▶ 개요
7월 12일(토요일)
-. 20:40 복산동 주차장 출발
-. 24:03 추정재 도착(야영)
7월 13일(일요일)
-. 05:13 기상
-. 05:38 조식
-. 06:20 추정재 출발
-. 07:08 487봉
-. 08:53 선두산(526.5m 삼각점 : 미원 311)
-. 09:57 선도산(547.2m 삼각점 : 미원 312)
-. 10:51 현암삼거리
-. 11:28 목련공원묘지
-. 11:52 2차선 도로 직전 중식
-. 12:46 중식 후 출발
-. 13:01 것대봉(403.6m)
-. 13:49 산성고개 구름다리
-. 14:07 상당산성 남암문 입구(상당산성에서 알바)
-. 16:08 동암문
-. 16:36 491봉
-. 18:12 99임도 (납골당 안부)
-. 18:45 486.8봉(삼각점 : 미원 410)
-. 19:09 이티재(금일 한남금북정맥 종주 도상거리 : 23Km)
-. 19:25 이티재 출발
-. 19:55 추정재 출발
-. 21:25 보은 출발
-. 24:05 울산 도착
*현재까지 한남금북정맥 종주 누계 도상거리 : 71Km
▶산행기
7월 12일(토요일)
-. 20:40 복산동 주차장 출발
-. 24:03 추정재 도착(야영)
(야영지에서 즐겁게 야참을 먹으며 )
지난차주 알바에 대한 깊은 반성의 결과는 숙면 없이 무박으로 산행을 감행하여 판단력과 체력에 많은 문제점이 들어났다며 방법을 전면 제조정하기로하고 계획을 바꾸어 보았다.
그래서 텐트와 야영 장비를 준비하여 토요일 저녁 식사를 마치고는 곧장 출발을 하였다.
출발시간을 8시로 계획을 하였지만 범이 형이 집에서 문제가 생겨 지체가 되어 조금 늦게 출발을 하였고, 토요일 오후 벌써부터 피서 차량이 몰리는지 신복 로터리 진입에 많은 시간이 허비되었던 관계로 도착이 예정보다 많이 지연이 되었다(12:03).
추정재에 도착을 하여 마땅한 숙영지를 찾기 위해 궁리 중에 삼래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니 바로 지난주 하산 지점인 시멘트도로 정하고 무작정 찾아 올라간다. 그 도로는 추정재에서 관정사란 사찰의 진입로였다.
애마를 한편에 주차하고도 풀밭에 여유가 많아 즉석 콘도 3체를 각자 텐트로 짖고 나니 자정이 많이 지났다.
한 밤중이라고 그대로 기냥 잘 수야 있나. 간만에 누리는 원시인의 자유를 우짜고...
삼래의 집사람이 특식으로 마련하여준 돈육 찌개를 요리하여 자유를 즐기니 이제야 정말 대자연과 하나가 된 기분이 난다.
웬일인지 날파리며 모기, 벌레도 한 마리 달라 들지 않는다. 웃통을 홀라당 벗고 대자연과 하나가 되니 이 또한 큰 즐거움이라 피곤하여도 쉬 잠을 이룰 수 없다. 삼래가 얼려온 맥주에 소주로 폭탄주를 제조하여 분위기를 한껏 추설이고 나서야 내일을 위해 하루를 접는다(12:55).
7월 13일(일요일)
-. 05:13 기상
-. 05:38 조식
(이른 아침 식사 시간)
눈을 뜨고 가뿐하게 자리를 정리하고 텐트를 빠져 나오니 결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밤새 잠에 푹 빠졌다는 느낌이다. 텐트를 정리할 동안에 버너에 불을 집히고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요리야 어제 저녁에 먹다 남은 돼지고기 찌개를 덥히는 것이다.
모두들 둘러 앉아 각자 가져온 도시락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메뉴야 간단하지만 분위기로는 즐거운 식사시간이다.
-. 06:20 추정재 출발
식사를 마치고 야영 장비를 철수하여 관정사 진입도로를 빠져나와 추정재 32번 4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SK 주유소 뒤편 공터에 애마를 주차 시키고 산행장비를 갖춘다.
석제 상 뒤편 골목을 따라 머구미 마을로 접어들면 왼쪽은 전원주택 단지이고 오른쪽은 채마밭이다. 마을 어른들이 일찍 나와 들일 을 시작했다.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골목 안쪽 마지막집 담장을 지나 곧장 산길로 접어들어 머구미 마을을 뒤로하고 마루금을 이어간다(06:20).
-. 07:08 487봉
(487봉)
등로를 회복하니 기어이 비가 내린다. 배낭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우의를 두고 왔는데 낭패다. 비를 맞으며 그냥 가려다 카메라 등 장비 때문에 비상용으로 가져 다니는 1회용 비닐우의라도 입는다.
점점 빗방울은 굵어지고 이내 땀으로 범벅이다. 등로는 큰 요동은 없으나 밀림을 연상할 정도로 잡초로 우거져 있다.
우중이라 주변의 산세도 눈여겨 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총총걸음이다.
487봉에 서지만 큰 특징은 볼 것이 없고 선답자 이신 “준.희”씨가 마련한 나무에 매달린 푯말에 의해 인식만하고 지나친다.
(산행기를 정리하면서 지도를 펼쳐보니 삼각점이 있었으나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
-. 08:53 선두산(526.5m 삼각점 : 미원 311)
(선두산)
빗물에 미끄러운 등로가 더욱 미끄럽다. 가파르게 내려서 등로가 얌전해지며 평온을 찾더니 임도이고 잠시 후 잘 만들어진 납골당 옆을 지난다(07:32). 아마 임도는 납골당을 위한 진입도로 같다.
큰 부침이 없이 임도를 넘나들며 봉우리를 몇 개 넘고 희미한 등로가 가로 지르는 안부를 지난다. 지도상 왼쪽이면 산정말 마을로 내려가는 산정말 고개 같다(07:51).
안부를 올라서니 다시 큰 임도이다. 마루금은 임도를 따라 잠시 나아가고 여러 무덤들을 지나자 비포장 도로 같은 자갈이 깔린 임도를 가로 지른다(08:32). 미끄러운 등로는 잡초 덤불속에 갑자기 가팔라진다.
비옷 속에 전신은 땀으로 범벅이고 빗방울은 많이 가늘어졌지만 후덥지근한 날씨 탓에 진도가 많이 더디어 진다.
점점 된비알로 변하는 등로에 숨을 헐떡이며 올라서니 전위봉이고 잡목 속으로 잠시 더 진행을 하니 선두산이다. 역시 별 특징은 없고 “준.희”씨의 푯말과 선답자들의 많은 표지기들이 선두산임을 알게 한다(526.5m 05:53). 잡초 속에 숨어있는 삼각점(미원 311)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지나쳐 내려간다.
마루금은 선두산 조금 못 미쳐서부터 오른쪽이 청원군 낭성면이고 왼쪽이 남일면으로 면간 경계를 이룬다.
-. 09:57 선도산(547.2m 삼각점 : 미원 312)
(선도산에서 휴식을)
(선도산 정상비와)
비는 계속 거추장 서럽게 내린다. 흠뻑 내리면 시원하기라도 할 것 같은데 신발은 이미 장화로 변했고...
선두산을 미끄러지듯 가파르게 내려서 다시 평온을 찾은 등로가 무덤들을 넘나들며 나아간다. 명당자리가 많은 산인지 무덤들이 많다.
성황당이 있었는지 돌무덤의 흔적이 있는 안부를 지나(09:05) 고개를 넘듯 작은 봉우리를 넘고 내려서니 큰 안부이다. 지도상 안건이 고개 같다.
다시 전나무들이 쭉쭉 빵빵 자라고 있는 조림지 사이의 임도를 지나 작은 봉우리들을 연달아 넘고 완만하게 올라서니 선도산이다(547.2m 09:57). 군 통신시설인지 컨테이너 시설물이 철조망 안에 있고 사방의 잡초들을 벌초해 두었지만 조망 권은 없다. 검은 대리석의 정상 비에는 청주 제일봉이라 새겨놓았다.
선두가 웃통을 벗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다행히 그새 비는 완전히 멎었다. 신발을 벗고 양말의 빗물도 짜내며 한참을 쉬다 나선다.
이곳 선도산 전위봉 부터는 마루금의 행정구역이 바뀐다. 왼쪽이 청주시 상당구로 바뀌고 오른쪽은 여전히 청원군 낭성면이다.
-. 10:51 현암삼거리
(현암 삼거리)
선도산을 편안하게 내려서 왼쪽으로 휘어지며 내려간다. 잠시 후 널따란 잘 가꾸어진 무덤을 내려서니 다시 임도가 지나간다. 임도를 따르다 작은 봉우리를 왼쪽에 두고 오른쪽으로 우회를 하여 내려서니 작은 농가의 남새밭이고 마당으로 내려서 농가 진입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2차선 아스팔트 512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현암 삼거리 조금 전이다.
마련한 ‘사람과 산’에서 제작한 지도에 의하면 조금 전 우회를 하기 전 봉우리를 통해서 마루금을 연결하도록 되어있지만 우회를 하여 이곳 현암 삼거리를 통해서 편의상 512번 도로를 따라 마루금을 우회도 할 수 있도록 제작해 두었다.
대개의 선답자들로 우회로를 따랐는지 표지기들도 많이 달려있다.
오른쪽이면 보은, 미원으로 가는 방향이고, 왼쪽에서 직진이면 청주 방면이고, 다시 왼쪽 도로로는 목련공원묘지 가는 길이다.
-. 11:28 목련공원묘지
-. 11:52 2차선 도로 직전 중식
-. 12:46 중식 후 출발
(목련공원묘지)
(중식 만찬)
(중식 후 출발)
512번 도로를 따라 청주방면으로 잠시 가던 일행 중 선두가 오른쪽 산으로 올라간다. 지도상에는 왼쪽으로 다시 올라가야하는데? 그곳 도로 안전망 주위에도 여럿의 표지기들이 달려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외치지만 헷갈린다. 범이 형은 계속 그 길을 따라 치고 올라가고 우린 왼쪽으로 도로의 배수로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표지기를 찾고는 그 길을 따르고...
돌아와 선답자들의 여러 산행기를 검토한 결과 일부는 오른쪽 작은 봉우리를 넘고 다시 내려서면 515번 도로를 횡단하였으며 우리가 답사했던 등로와 마주친다.
그 지점이 ‘은행장 성주이공’묘지가 된다.
그러니까 도로를 따라 청주 쪽으로 진행을 하다 성주이공 묘지 진입로를 따라 왼쪽으로 휘어지며 다시 마루금을 연결하는 것이다.
비가 그치니 햇볕은 따갑고 기온은 상승하는데 습도도 높고 소위 불쾌지수가 높아 체력의 소모는 더욱 심한 것 같다.
휴식도 할 겸 묘지에서 점심을 먹으려다 오르막을 치고 먹기 로하고 목만 조금 축인 후 곧장 등성이로 올라간다.
다시 등로는 잡목과 잡초덤불이 장막을 두르고 형편이 말이 아니다. 등성이를 회복하여 잠시 진행하니 잡초 무성한 묘지에서 잠시 방향을 잃고 헤매다 묘지를 곧장 치고 오르는 등로를 회복하여 잡초와 잡목이 무성한 401봉을 지나고 가파르게 내려서자 시야가 시원하게 뚫리면서 목련공원묘지 자락이다(11:28).
공원의 가장자리 둘레를 따라 마루금이 연결되고 공원이 끝나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내려서기 직전에 큰 무덤가 잔디밭에서 중식 만찬 자리를 잡는다(11:52). 건너편으로 현암 삼거리를 내려서기 전까지의 조금전에 지나온 마루금 하늘선이 시원하게 보인다.
-. 13:01 것대봉(403.6m)
(것대봉에서)
땀과 비에 젖은 옷과 발도 말리고 오수를 조금 때리고 싶지만 갈 길이 구만리라 귀신들은 재촉이다.
무덤을 내려서면 차선이 없는 포장도로이고 직선으로 가로질러 곧장 산으로 올라가며 마루금을 이어간다(12:46).
KTF 송신탑을 지나서 고도를 높이자 잠시 만에 것대봉이다(403.6m 13:01). 정자에는 부부가 점심을 먹고 있고 정상이 패러글라이더 활공장으로 이용되는 곳이라 마당같이 넓다. 청주시가지가 훤하게 내려다보이지만 오늘은 가스에 시야가 그리 멀게 보이지는 않는다.
-. 13:49 산성고개 구름다리
(것대봉 봉수대)
(청주 삼백리와 인텨뷰)
(산성고개 구름다리)
것대봉을 내려서면 오프로드 주차장이고 직진으로는 봉수대가 있고 공사가 진행 중이고 봉수대를 구경하고 돌아보니 오른쪽 멀리 산성이 보인다. 봉수대 뒤 소로를 따르면 산성과는 더욱 멀리 떨어지는 분위기라 다시주차장으로 뒤돌아가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지만 역시 멀리 보이는 산성과는 다른 방향 같고....
비온 뒤라 작열하는 태양 빛은 눈을 부시게 하고, 식곤증으로 몸은 착 가라앉고...
가야할 마루금은 헷갈리고...벌써 땀으로 전신은 젖어오고...
오르락내리락 으로 수분을 허비하고 있는데 정상 쪽에서 작은 배낭에 반바지 등산복 차림에 스틱을 짚고 내려서는 한 분이 있어 그분에게 여쭈니 자기도 산성으로 간다며 같이 가자며 앞선다. 바로 봉수대 뒤 소로로 내려간다.
도시의 공원 산책로이다. 잘 다듬어진 등로를 따라 내려서니 상봉재이고 이정표도 있다.
곧장 가로질러 올라서 작은 봉우리에서니 ‘박주만 불망비’가 있는 곳에서 젊은이들도 함께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비디오카메라로 촬영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선채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우리를 보더니 그중 리더로 나이 지긋한 교수 인상을 풍기는 분이 마이크를 대며 말을 걸어온다. 그래서 우린 범이 형이 나서서 인터뷰(?)에 응한다.
“이 길이 한남금북정맥 마루금인데 여기가 어디쯤인지 알고 계신가요?”
“예! 우리도 지금 한남금북 정맥 마루금 답사 중 인데 것대봉에서 내려와 산당산성으로 가는 중입니다.”
“예 그러세요. 우린 청주 삼백리라고 청주 경계를 답사하는 모임입니다.”
“아! 청주 삼백리라고요? 참 질긴 인연이네요. 지난 차주 단군지맥에서 우리의 알바에 일조한 그 삼백리네요”
“ ????........”
“그 쌍암재 위에 와 단군지맥이라고 정상비가 있는 곳에서 피반령쪽으로 알바를 두 시간 #$%@???*&....”
그분이 무신 죄졌다고 한풀이인지 원수를 만난 듯 하고는 직진의 등로도 있으나 오른쪽으로 내려서니 잘 다듬어진 무덤들이 오른쪽 산 사면을 차지하고 있고 잠시 만에 산성고개 구름다리 앞이다.
다리 아래로는 512번 지방도로가 지나간다. 왼쪽이면 청주 시내이고 오른쪽이면 점심 조금 전에 내려선 현암삼거리를 지나 보은, 미원 방면이다.
봉수대에서 만난 현지 가이드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찍고는 함께 출렁이는 구름다리를 건는다.
-. 14:07 상당산성 남암문 입구
(상당산성 남암문)
무슨 특별한 인연이 있는지 가이드를 해 주시는 분도 젊은 시절 울산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며 설명도 곁들이며 인도를 잘 해주신다. 이곳 산성이 문화재로 지정이 되지 못하는 설명에 의하면.
‘산성의 대부분이 개인 재산이란다. 국무총리도 배출한 아주 걸출한 소위 말하는 양반 가문인 “XX 성씨‘ 문중 재산이고 구름다리 전의 무덤들도 그 문중 분들의 묘지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일 보존이 잘 되어있는 산성이지만, 그러나 아주 대단한 문중의 반대로 관에서 문화재로 지정하지 못한단다.’
이런 저런 애기들로 지루한줄 모르고 마주하는 많은 분들과 인사도 나누며 나아가 산성의 남암문과 성벽을 마주하고는 그늘에 자리를 잡고 땀을 훔친다.
고마운 분과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작별을 하고...
-. 16:08 동암문
(이티재로 빠지는 동암문)
한 참을 쉬다 남암문을 통해서 산성에 올라서니 왼쪽으로 난 산성 길은 휘어지며 소나무에 가려있고 오른쪽으로 누각이 높은 다음 정문도 보이며 뻥 뚫려있다. 그 길로 거침없이 나아간다. 쉬는 사이 마음이 앞서 먼저 진행한 범이 형을 따라. 그 길을 따라 큰 누각이 있는 동남문 아래에 서서 산당산성 내방객을 위한 문화재 설명을 해주시는 자원봉사자 어르신의 설명을 듣고서 가파르게 내려서 나무계단을 지나니 작은 연못의 물꼬 위다. 연못 안에는 연꽃이 지고 있다. 그 모습을 담고 올라서며 불현듯 생각하니 정맥이 물꼬위로? 고개를 덜어 연못 위를 바라보니 하늘선이 지나간다. 저 너머가 바른 정맥길?
물꼬를 지나 올라서니 산성내 시내버스 종점이고 상점가다. 앞선 범이 형은 진행을 하고 보이지 않고 우린 가게에서 땀을 훔치며 아이스크림과 캔 맥주로 더위를 식히며 숨을 돌린다. 더위도 심한데 오늘은 여기서 접어?
동조를 하는 일행이 없겠지?
도로를 가로질러 올라서니 輔龢亭이란 큰 정자다. 동장대 즉 전체 지휘소 역할을 했던 곳이다.
왼쪽이 산성 안이고 그 둘레를 두른 벽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한 참을 올라가다 작은 암문을 지나고 벤치에서 쉬며 밖을 내려다보니 나무에 달린 많은 표지기들이 보인다. 저기로도 올라가는 길이 있나? 우린 그저 단순하게 생각하며 바라만 보고는 다시 성벽을 따라 올라간다. 우리가 왔던 길에는 표지기가 하나도 없었는데? 문화재 보호구역이라고 지레 짐작하며 왔는데?
또 누각이 있는 큰 성문을 지나고 한참을 가도 상당산 정상이 나타나지 않고 또 오른쪽으로 빠지는 등로도 나타나지 않는다.
더디어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등로를 만나고 그 앞 암문에서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고 계시는 아저씨께 물어보니 그 길이 초정리로 가는 길이 아니며 초정리는 한참 전에 지나왔단다.
그러면 아까 쉬면서 본 표지기들?
어떻게 된겨? 또 알바?
뒤돌아서며 곰곰이 생각하니 그 물꼬도? .
그제야 정신이 번쩍 덜어 지도를 펼치니 우린 원을 반대로 그리며 진행을 해 왔다.
그러니까 남암문에서 시계 방향을 따라 왼쪽으로 돌아야 했으나 우린 반대방향인 오른쪽으로 돌았다. 선답자들의 표지기도 없었던 것은 정맥의 등로가 아니기 때문 이였다.
그대로 알바를 하던 방향대로 원을 그리며 조금 더 진행을 하면 남암문을 만날 것이니 진행을 하면 될 것 같아 선두 범이 형을 불러 보지만 내 목소리의 범위를 벋어 났나보다. 겨우 만나 설명을 했지만 아까 만난 표지기만 고집을 하며 훌쩍 앞서간다.
혼자서 어찌 다수를 이길 수 있나. 그냥 대세를 따라간다.
오늘도 변함없이 무지에 따른 알바 2시간을 애통해 하며 동암문 앞에 이르니 정맥의 선답자 표지기들이 우릴 비웃고 있다.
동암문 입구는 지하도 입구처럼 평지에서 내려가는 계단이 몇 개 있다. 정식 마루금 등로를 따랐다면 쉬 찾을 수 있겠으나 우리처럼 알바를 했다면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작은 맨홀 입구 같다.
-. 16:36 491봉
(어느 고마운 선답자의 표시)
등로를 회복하였지만 앞서 열심이 내뺐던 범이 형이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우린 숨을 돌리며 쉬고 진욱이가 찾아 나선다. 아마 작은 입구를 찾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내려갔나 보다.
잠시 후 범이 형이 합류를 하여 날머리로 향 한다. 등로는 밀림 속 잡목길이고 거미줄을 헤치며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491봉이다. 선답자가 달아 놓은 코팅지가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 것 같다.
지금쯤 산행이 끝났어야 할 시간인데 아직도 약 3시간 정도의 운행이 남았는데 걱정이다. 지난차주와 다름없이 날머리를 만나려면 악전고투가 예상된다.
-. 18:12 99임도 (납골당 안부)
(99 임도의 숭조당 납골당)
491봉을 편안하게 내려서자 상태가 험악한 등로이지만 잡초 덤불속에 등산 안내 입간판이 있다(16:38). 이티재에서 부터 산성까지 8km이며 소요시간이 5시간이란다. 이티재이면 오늘 우리의 날머리 아닌가?.
연이어 작은 돌탑이 있는 안부를 지난다(16:39). 큰 부침은 없지만 잡목의 터널을 지나며 조망이 없다보니 상당히 지루한 구간이다. 그러다 보니 작은 봉우리를 넘는데도 힘에 많이 부친다. 체력은 서서히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고 선두는 코뺑이도 보이지 않고 이런 저런 상념이 밀려온다. 그저 앞만 보고 내달리는 이런 산행을 꿈꾼 게 아닌데.
가다 쉬다. 쉬다 가다 억지로 걷는다.
오른쪽에 개인 목장인지 울타리를 지나서 반 초죽음이 되어 미끄러지듯 가파르게 내려서니 큰 임도가 지나가는 안부다. 왼쪽이면 청원군 내수읍 비상리이고 오른쪽은 미원면 대신리 보도막골 이다.
임도 개통 기념의 작은 대리석 입석이 있고 오랜 풍상을 견딘 노거수는 이곳이 옛날에는 큰 고갯길 이였음을 암시 하는 것 같다. 오른쪽으로는 보도막골 들녘과 마을이 보이고 잘 만들어진 납골당 휴식처 벤치에서 기다리는 선두와 합류를 하여 마당에 대자로 뻗어 버린다.
-. 18:45 486.8봉(삼각점 : 미원 410)
(486.8봉에서 내려다 본 비상리)
기운을 조금 차려서 일어난다. 우짜던동 날머리를 만나야 오늘 하루를 접는 것이니.
오른쪽에 ‘숭조당’이란 납골당이고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간다. 등로는 다시 잡목 속에 갇혀서 갑갑하다.
지루하게 올라서 참호가 있는 봉우리를 넘고 잠시 후 486.8봉이다(18:45). 답답했던 마음을 조금 열라고 내수읍의 비상리 자락이 조망 된다. 찹초 속에 묻힌 삼각점(미원 410)을 확인 하고는 그냥 지나쳐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내려간다.
-. 19:09 이티재(금일 한남금북정맥 종주 도상거리 : 23Km)
(51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이티재)
큰 부침이 없지만 작은 돌부리 걸려도 넘어질 것 같다. 빗물에 젖어 부러턴 발은 물집이 생긴것 같고, 바닥을 보인 체력을 감안하면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인가?
다시는 이런 산행을 하지 않을 것 을 맹세하고 왔는데 변함없는 알바로 마음까지 지치니 이제는 정말 정맥이고 지랄이고 다시는 산행을 하지 말아야지....
온갖 상념이 나를 더욱 괴롭히는 중에도 멀리서 차량의 질주소리가 들려오니 다시 힘이 솟는다.
키 작은 소나무 숲을 내려서니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던 이티재이다.
51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고 오른쪽이면 그 유명한 약수가 나는 초정리 이고 왼쪽이면 미원면 방면이다.
건너에는 주유소와 가든 이 있다.
-. 19:25 이티재 출발
-. 19:55 추정재 출발
-. 21:25 보은 출발
-. 24:05 울산 도착
먼저 내려온 범이 형이 주유소 사장 아저씨와 이야기가 잘 되었는지 미원면 쪽으로 있는, 이제는 장사가 되지않아 휴업을 한 가든 마당의 수도꼭지를 틀어주어 땀을 조금 훔치고 빗물에 범벅이 되었던 신발과 스틱도 씻고 나니 생기가 조금 돋는다.
우리의 사정을 잘 이해를 하셨는지 들머리까지 애마 회수에도 사장님의 차량으로 도와주신단다. 고마운 분의 아량으로 쉽게 추정제에 당도하니 이제 울산 까지 갈 걱정이다.
시골이라 목욕탕의 영업은 일찍 끝나지 않았는지?
용케도 가장 빠른 길로 진욱 기수가 애마를 달려서 보은의 단골 목욕탕에 이르니 다행히 영업시간이 조금 남았다. 뜨거운 물에 전신을 담그니 다시 생기가 돋고 오늘 하루의 고생도 어느덧 오래된 추억 같다.
늘상 같이 오창식당에 들어서나 늦은 시간이라 주인아주머니가 장사 마감을 하고는 나들이 나선다. 단골의 이력을 보아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울산으로 향한다.
모두들 오늘은 도착이 자정을 넘길 것이라고 마나님들께 보고를 하고는 기수에게 미안하지만 잠에 빠져들며 길고도 험난했던 고난의 하루를 마감한다.
*현재까지 한남금북정맥 종주 누계 도상거리 : 7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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