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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프 국립공원 센티널 패스 (Sentinel Pass, 12km, Banff national park, Canada )
센티널 패스은 편도 5.8km, 왕복 약 12km로 약 5시간정도 걸리는 트레킹 코스이다. 밴프 국립공원에는 크게 1) 밴프지역 2) 캐슬정션(castle junction) 지역, 3) 루이즈(Louise) 호수와 모래인(Moraine) 호수지역, 4) 아이스필드(Icefields) 공원길 지역으로 나누고 있는데, 세티널 패스는 3) 루이즈 호수와 모래인 호수 지역에 있는 하이킹코스이다. 모래인 호수 로지을 100m지나 2611m(등반고도 725m)의 고갯길까지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코스이다.
밴프 국립공원(Banff National Park)은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서 위치는 캘거리에서 서쪽으로 차량으로 한 시간 가량 떨어져 있으며 인구 5천의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년 간 약 4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사계절 관광지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캐나디언이 뽑은 ‘휴가를 보내기에 가장 이상적인 도시'로도 손꼽히는 이곳은 6,643㎢에 이르는 밴프(Banff) 국립 공원에서 대자연의 광대함을 만끽할 수 있다. 100여 년 전 벤프(Banff)를 둘러있는 설퍼 산 (Sulphur Mountain)에서 유황온천(Upper Hot Springs)의 발견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캐나디언 록키(Canadian Rocky)의 국립 공원 지정으로 본격적인 관광도시로 자리 잡게 된다. 현 연방 정부와 알버타 주 정부는 환경 친화 정책으로 이 지역의 산림 회손이나 인위적 개발을 가능한 억제하고 있어 현대적인 자연 생태의 매력을 그 어느 곳보다도 소중히 간직해 가고 있다. 머무는 곳 어디서나 자연의 여유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캐나다 로키 트레킹] 밴프 국립공원 센티널 패스 (Sentinel Pass)
쪽빛 호수가 빚어낸 지상 낙원
캐나다에는 호수가 무척 많다. 캐나다 로키가 히말라야나 알프스와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도 그 속에 호수가 유난히 많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캐나다 전역에는 호수가 몇 개나 있을까? 어떤 사람은 1200만개, 또 어떤 사람은 1500만개라고도 한다. 하지만 물이 고여 있다고 모두 호수는 아니다. 그 깊이와 넓이, 그리고 집수지 역할 등의 일정 요건을 갖추어야만 호수로서 대우를 받는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호수는 캐나다에 대략 300만개라고 한다.
그러면 캐나다에는 왜 이렇게 호수가 많은 것일까? 땅이 넓어서? 물론 틀린 답은 아니다. 하지만 빙하 때문이라는 대답이 더 설득력이 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오래 전 빙하기에는 캐나다 전역이 빙하로 덮여 있었다. 빙하기가 끝이 나면서 빙하들이 후퇴하기 시작했고 서서히 맨땅이 드러난 것이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던 긴 빙하가 녹아 가늘고 긴 호수를 만들었고, 뭉툭한 빙하 한 덩어리는 통째로 녹아 가운데가 움푹 파인 원형의 호수를 만들었다.
이런 까닭으로 캐나다 호수는 대부분 빙하호라고 보면 된다. 요즘도 빙하의 형성과 쇠퇴가 반복되고 있는 로키 산맥도 마찬가지이다. 산봉우리가 있으면 그 안에 호수가 있고 호수가 있으면 그 옆엔 어김없이 산이 버티고 있다. 산과 호수, 거기에 빙하까지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이야 말로 캐나다 로키를 대표하는 풍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맑고 청순한 모레인 호수에서 카누를 즐길 수 있다는 자체가 커다란 행운이다.
산과 호수 어우러진 밴프의 대표적 관광지
또 다시 이런 질문이 이어질 지도 모른다. 그러면 로키에서 어느 호수가 가장 아름다운가? 솔직히 이에 대한 답은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들의 성향이나 미적 기준에 따라 서로 다른 답이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행여 방문객 숫자가 하나의 가늠자가 된다면 루이스 호수(Lake Louise)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다. 로키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밴프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캐나다 로키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루이스 호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와 버금가는, 아니 어떤 사람은 오히려 한 수 위라고까지 하는 또 다른 호수가 있다. 바로 모레인(Moraine) 호수이다. 루이스 호수보다도 이 비취색 호수에서 더 맑고 청순한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 두 개의 빼어난 호수를 품고 있는 이 지역에서 단연 돋보이는 산은 템플 마운틴(Mt.Temple·3543m)이다. 이 인근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고 밴프 국립공원에서는 세 번째, 캐나다 로키에서는 11번째의 위치를 차지한다.
캐나다를 동서로 횡단하는 1번 하이웨이에서도 확연히 눈에 띄는 산이다. 템플 마운틴에는 센티널 패스(Sentinel Pass)를 경유해 정상까지 걸어 오를 수 있는 하이킹 트레일이 있는 반면, 북면의 1700m 수직벽은 클라이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 북벽은 1966년에야 초등이 될 정도로 난코스였다. 템플이란 이름은 1884년 캐나다 로키를 방문했던 영국의 리차드 템플(Richard Temple) 경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센티널 패스는 템플 산과 피너클 산(Pinnacle Mountain·3067m) 사이의 안부에 있다. 해발 고도는 2611m. 공원 당국에서 관리하고 있는 트레일로는 로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산행은 보통 모레인 호수에서 출발한다. 루이스 호수가 빅토리아 산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면 모레인 호수는 텐 픽(Ten Peaks)을 배후에 거느리고 있다. 호수 뒤편의 계곡 이름도 텐 픽 계곡(Valley of the Ten Peaks)이라 부른다.
스토니 원주민 부족이 쓰던 1에서 10까지의 숫자를 열 개의 봉우리에 붙여서 부르다가 현재는 그 중에서 제4봉인 톤사(Tonsa)와 제9봉인 넵투악(Neptuak), 그리고 제10봉인 웬켐나(Wenkchemna), 이 세 개의 이름만 살아남았다. 제8봉인 델타폼 산(Deltaform Mountain·3424m)이 열 개 중에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빼어난 풍경을 지닌 모레인(Moraine) 호수와 텐 픽(Ten Peaks).
하이킹 코스로 좋은 파라다이스 계곡
모레인 호수를 출발해 침엽수 우거진 숲길로 들어선다. 조금 더 오르면 이 지역에 많이 서식하는 낙엽송 군락이 나타난다. 그래서 이 지역의 이름도 낙엽송이란 의미의 라치(Larch) 계곡으로 바뀐다. 낙엽송의 바늘 같은 침엽은 9월이 되면 온통 오렌지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데, 이 또한 로키가 자랑하는 장관 중 하나이다. 수령이 무려 400년이 넘는 낙엽송도 있지만 그 크기는 5~10m 정도에 불과하다. 고산 지역의 보편적인 추위 때문이다.
이 지역의 볼거리로 고산 초원에 펼쳐진 야생화도 꼽을 만하다. 일일이 이름조차 식별하기 어려운 야생화들이 한껏 맵시를 자랑한다. 경사도 완만해서 마치 산책 나온 듯 여유롭다. 이 지역은 그리즐리 곰의 출몰이 빈번한 곳이다. 그래서 몇 년 간은 아예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다가 공원 당국에서 정책을 바꾸어 일정 인원 이상이 되는 그룹만 입장을 시키고 있다.
가급적이면 곰과의 조우를 줄여 위험을 사전에 줄이고 그리즐리가 공격을 꺼리는 인원수로 뭉쳐 다니자는 것이다. 2006년까지는 최소 6명이 되어야 입장이 가능했는데 지난해부터 4명으로 인원을 하향 조정하였다. 이 제도는 곰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한다는 의미보다는 곰과 사람을 함께 보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시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지그재그 길을 꾸준히 오르면 센티널 패스에 닿는다. 눈앞으로 파라다이스 계곡의 새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피너클 산 아래에 오랜 시간 풍화작용을 겪은 뾰족한 바위들이 펼쳐지고, 그 뒤엔 파라다이스 계곡과 애버딘 산(Mt.Aberdeen)이 버티고 있다. 유난히 뾰족한 촛대바위에는 개미처럼 달라 붙어있는 몇 명의 클라이머들을 볼 수가 있다.
이 촛대바위는 그랜드 센티널(Grand Sentinel)이라 불리는데, 약 120m 높이에 난이도는 5.10d 정도이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지금까지 보아온 열 개 봉우리가 똑같은 위치에 도열해 있다지만 모레인 호수 쪽에서 보았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라치 계곡에 많이 분포하는 낙엽송은 가을이 되면 침엽이 노랗게 물들어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 또한 로키가 자랑하는 장관 중 하나이다.
파라다이스 계곡으로 내려서면 센티널 패스에선 보이지 않았던 준봉들이 나타난다. 레프로이 산(Mt.Lefroy)과 마이터(The Mitre)가 나타나고, 대륙분기점 쪽에는 헝가비(Mt.Hungabee·3493m)가 가장 두드러져 보인다. 헝가비는 스토니 원주민 말로 추장이란 뜻인데, 예일 클럽의 새뮤얼 알렌(Samuel Allen)이 1894년 이 산에 이름을 붙였다. 예일 클럽이라 불리는 예일대 출신 동창생 5명이 당시 이곳을 탐사했다.
이들 모임에선 월터 윌콕스와 새뮤얼 알렌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전문 산악인이 아니었음에도 템플 산, 애버딘 산의 초등을 이루어냈고, 이 파라다이스 계곡과 모레인 호수를 발견해 세상에 알린다. 파라다이스란 이름뿐만 아니라 쉬올(Sheol), 페어뷰(Fairview) 등의 산 이름도 이들이 지었고, 모레인 호수를 둘러싼 열 개 봉우리의 이름도 이들 작품인 것이다.
[information] 센티널 패스 산행 길잡이
산길
센티널 패스에서는 모레인 호수로 돌아가도 좋고 앞으로 보이는 파라다이스 계곡으로 내려서도 좋다. 파라다이스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은 거리가 좀 멀기는 하지만 이 또한 로키에서는 유명한 산행 코스 중 하나이다. 이 길을 택한다면 템플 산언저리를 한 바퀴 도는 셈이다. 파라다이스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길은 대체로 평탄하다. 아네트(Annette) 호수를 지나 물줄기를 따르면 된다. 파라다이스 계곡 주차장에 도착해 산행을 마무리한다. 모레인 호수에 차를 세운 사람들은 차를 가지러 가는 것이 문제이다. 미리 차량 두 대를 나누어 놓던가 아니면 히치하이킹으로 모레인 호수 쪽으로 가야 한다.
찾아가는 길
- 글·사진 이남기 캐나다 통신원 / 월간 마운틴 2008,03. -
쪽빛 호수가 빚어낸 지상 낙원
글·사진 이남기
캐나다에는 호수가 무척 많다. 캐나다 로키가 히말라야나 알프스와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도 그 속에 호수가 유난히 많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캐나다 전역에는 호수가 몇 개나 있을까? 어떤 사람은 1200만개, 또 어떤 사람은 1500만개라고도 한다. 하지만 물이 고여 있다고 모두 호수는 아니다. 그 깊이와 넓이, 그리고 집수지 역할 등의 일정 요건을 갖추어야만 호수로서 대우를 받는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호수는 캐나다에 대략 300만개라고 한다.
그러면 캐나다에는 왜 이렇게 호수가 많은 것일까? 땅이 넓어서? 물론 틀린 답은 아니다. 하지만 빙하 때문이라는 대답이 더 설득력이 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오래 전 빙하기에는 캐나다 전역이 빙하로 덮여 있었다. 빙하기가 끝이 나면서 빙하들이 후퇴하기 시작했고 서서히 맨땅이 드러난 것이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던 긴 빙하가 녹아 가늘고 긴 호수를 만들었고, 뭉툭한 빙하 한 덩어리는 통째로 녹아 가운데가 움푹 파인 원형의 호수를 만들었다. 이런 까닭으로 캐나다 호수는 대부분 빙하호라고 보면 된다. 요즘도 빙하의 형성과 쇠퇴가 반복되고 있는 로키 산맥도 마찬가지이다. 산봉우리가 있으면 그 안에 호수가 있고 호수가 있으면 그 옆엔 어김없이 산이 버티고 있다. 산과 호수, 거기에 빙하까지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이야 말로 캐나다 로키를 대표하는 풍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과 호수 어우러진 밴프의 대표적 관광지
또 다시 이런 질문이 이어질 지도 모른다. 그러면 로키에서 어느 호수가 가장 아름다운가? 솔직히 이에 대한 답은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들의 성향이나 미적 기준에 따라 서로 다른 답이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행여 방문객 숫자가 하나의 가늠자가 된다면 루이스 호수(Lake Louise)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다. 로키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밴프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캐나다 로키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루이스 호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와 버금가는, 아니 어떤 사람은 오히려 한 수 위라고까지 하는 또 다른 호수가 있다. 바로 모레인(Moraine) 호수이다. 루이스 호수보다도 이 비취색 호수에서 더 맑고 청순한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 두 개의 빼어난 호수를 품고 있는 이 지역에서 단연 돋보이는 산은 템플 산(Mt.Temple·3543m)이다. 이 인근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고 밴프 국립공원에서는 세 번째, 캐나다 로키에서는 11번째의 위치를 차지한다. 캐나다를 동서로 횡단하는 1번 하이웨이에서도 확연히 눈에
띄는 산이다. 템플 산에는 센티널 패스(Sentinel Pass)를 경유해 정상까지 걸어 오를 수 있는 하이킹 트레일이 있는 반면, 북면의 1700m 수직벽은 클라이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 북벽은 1966년에야 초등이 될 정도로 난코스였다. 템플이란 이름은 1884년 캐나다 로키를 방문했던 영국의 리차드 템플(Richard Temple) 경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센티널 패스는 템플 산과 피너클 산(Pinnacle Mountain·3067m) 사이의 안부에 있다. 해발 고도는 2611m. 공원 당국에서 관리하고 있는 트레일로는 로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산행은 보통 모레인 호수에서 출발한다. 루이스 호수가 빅토리아 산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면 모레인 호수는 텐 픽(Ten Peaks)을 배후에 거느리고 있다. 호수 뒤편의 계곡 이름도 텐 픽 계곡(Valley of the Ten Peaks)이라 부른다. 스토니 원주민 부족이 쓰던 1에서 10까지의 숫자를 열 개의 봉우리에 붙여서 부르다가 현재는 그 중에서 제4봉인 톤사(Tonsa)와 제9봉인 넵투악(Neptuak), 그리고 제10봉인 웬켐나(Wenkchemna), 이 세 개의 이름만 살아남았다. 제8봉인 델타폼 산(Deltaform Mountain·3424m)이 열 개 중에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빼어난 풍경을 지닌 모레인(Moraine) 호수와 텐 픽(Ten Peaks).
하이킹 코스로 좋은 파라다이스 계곡
모레인 호수를 출발해 침엽수 우거진 숲길로 들어선다. 조금 더 오르면 이 지역에 많이 서식하는 낙엽송 군락이 나타난다. 그래서 이 지역의 이름도 낙엽송이란 의미의 라치(Larch) 계곡으로 바뀐다. 낙엽송의 바늘 같은 침엽은 9월이 되면 온통 오렌지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데, 이 또한 로키가 자랑하는 장관 중 하나이다. 수령이 무려 400년이 넘는 낙엽송도 있지만 그 크기는 5~10m 정도에 불과하다. 고산 지역의 보편적인 추위 때문이다. 이 지역의 볼거리로 고산 초원에 펼쳐진 야생화도 꼽을 만하다. 일일이 이름조차 식별하기 어려운 야생화들이 한껏 맵시를 자랑한다. 경사도 완만해서 마치 산책 나온 듯 여유롭다.
이 지역은 그리즐리 곰의 출몰이 빈번한 곳이다. 그래서 몇 년 간은 아예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다가 공원 당국에서 정책을 바꾸어 일정 인원 이상이 되는 그룹만 입장을 시키고 있다. 가급적이면 곰과의 조우를 줄여 위험을 사전에 줄이고 그리즐리가 공격을 꺼리는 인원수로 뭉쳐 다니자는 것이다. 2006년까지는 최소 6명이 되어야 입장이 가능했는데 지난해부터 4명으로 인원을 하향 조정하였다. 이 제도는 곰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한다는 의미보다는 곰과 사람을 함께 보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시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지그재그 길을 꾸준히 오르면 센티널 패스에 닿는다. 눈앞으로 파라다이스 계곡의
새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피너클 산 아래에 오랜 시간 풍화작용을 겪은 뾰족한 바위들이 펼쳐지고, 그 뒤엔 파라다이스 계곡과 애버딘 산(Mt.Aberdeen)이 버티고 있다. 유난히 뾰족한 촛대바위에는 개미처럼 달라 붙어있는 몇 명의 클라이머들을 볼 수가 있다. 이 촛대바위는 그랜드 센티널(Grand Sentinel)이라 불리는데, 약 120m 높이에 난이도는 5.10d 정도이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지금까지 보아온 열 개 봉우리가 똑같은 위치에 도열해 있다지만 모레인 호수 쪽에서 보았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라치 계곡에 많이 분포하는 낙엽송은 가을이 되면 침엽이 노랗게 물들어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 또한 로키가 자랑하는 장관 중 하나이다.
파라다이스 계곡으로 내려서면 센티널 패스에선 보이지 않았던 준봉들이 나타난다. 레프로이 산(Mt.Lefroy)과 마이터(The Mitre)가 나타나고, 대륙분기점 쪽에는 헝가비(Mt.Hungabee·3493m)가 가장 두드러져 보인다. 헝가비는 스토니 원주민 말로 추장이란 뜻인데, 예일 클럽의 새뮤얼 알렌(Samuel Allen)이 1894년 이 산에 이름을 붙였다. 예일 클럽이라 불리는 예일대 출신 동창생 5명이 당시 이곳을 탐사했다. 이들 모임에선 월터 윌콕스와 새뮤얼 알렌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전문 산악인이 아니었음에도 템플 산, 애버딘 산의 초등을 이루어냈고, 이 파라다이스 계곡과 모레인 호수를 발견해 세상에 알린다. 파라다이스란 이름뿐만 아니라 쉬올(Sheol), 페어뷰(Fairview) 등의 산 이름도 이들이 지었고, 모레인 호수를 둘러싼 열 개 봉우리의 이름도 이들 작품인 것이다.
information
센티널 패스 산행 길잡이
산길
센티널 패스를 오르려면 보통 모레인 호수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센티널 패스까지는 편도 5.8km로 2~3시간이면 충분하다. 센티널 패스에 올랐다가 다시 모레인 호수로 돌아오면 왕복 11.6km에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등반고도는 725m. 하지만 센티널 패스를 넘어 파라다이스 계곡으로 하산을 하게 되면 모두 17km를 걷게 된다. 산행은 7~8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트레일로 들어설 수 있는 최소 인원이 있으므로 인원이 부족하면 산행기점에서 함께 산행할 다른 그룹의 사람들을 기다려야 한다.
처음부터 지그재그의 오르막길이 지루하게 펼쳐진다. 가끔씩 나뭇가지 사이로 모레인 호수의 비취색이 비친다. 2.4km 지점에서 처음으로 갈림길을 만나는데, 오른쪽으로 가야 라치 계곡을 경유해 센티널 패스에 닿는다. 왼쪽으로 가면 에펠 호수를 거쳐 웬켐나 패스로 연결된다. 라치 계곡을 지나면 고산 특유의 초원지대가 나타난다. 센티널 패스 아래에 있는 미네스티마 호수 가장자리에서 본격적으로 급경사를 오른다. 센티널 패스가 빤히 보이지만 최소한 30분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 좀 지루해 보이는 지그재그 길을 꾸준히 따르면 된다.
센티널 패스에서는 모레인 호수로 돌아가도 좋고 앞으로 보이는 파라다이스 계곡으로 내려
서도 좋다. 파라다이스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은 거리가 좀 멀기는 하지만 이 또한 로키에서는 유명한 산행 코스 중 하나이다. 이 길을 택한다면 템플 산언저리를 한 바퀴 도는 셈이다. 파라다이스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길은 대체로 평탄하다. 아네트(Annette) 호수를 지나 물줄기를 따르면 된다. 파라다이스 계곡 주차장에 도착해 산행을 마무리한다. 모레인 호수에 차를 세운 사람들은 차를 가지러 가는 것이 문제이다. 미리 차량 두 대를 나누어 놓던가 아니면 히치하이킹으로 모레인 호수 쪽으로 가야 한다.
찾아가는 길
모레인 호수는 캘거리에서 200km, 밴프에서는 65km 떨어져 있다. 캘거리에서는 적어도 2시간은 잡아야 한다. 1번 하이웨이를 타고 밴프를 지나 서쪽으로 계속 달리면 루이스 호수로 빠지는 출구가 나온다. 이곳에서 빠져 나와 레이크 루이스 드라이브를 타고 3km 가면 왼쪽으로 꺾어지는 모레인 레이크 로드(10월 초부터 5월 말까지는 통상 페쇄)가 나온다. 여기서 12km를 더 들어가야 모레인 호수가 나온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모레인 호수를 왼쪽에 끼고 로지를 지나면 바로 산행기점이 나온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밴프를 들어서는 길목에서 받는다. 성인 한 명에 하루 8달러 90센트이고 차량 한 대에는 17달러 80센트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