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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 4차(덕고개 → 압실 → 국수봉 → 차령고개 → 곡두재)
2009년 5월 23일(토요일) 맑음
▶ 개요
-. 5월 22일(금요일)
-. 22:23 울산역 무궁화 출발
-. 5월 23일(토요일)
-. 03:10 천안역 도착(조식)
-. 04:20 전의면 양곡 2리(압실) 마을회관 도착
-. 04:45 마을회관 출발
-. 05:15 마루금 회복 (군부대 철조망)
-. 05:22 알바 시작
-. 05:47 마루금 회복
-. 06:04 시멘트 포장임도
-. 06:53 국사봉(402.7)
-. 07:44 국수봉(382.8m)
-. 09:07 차령고개
-. 09:55 봉수산(364.4m)
-. 10:23 이수원 고개(논산. 천안간 고속도로 터널 직전)
-. 11:55 ~ 12:44 372봉 중식
-. 13:26 420.9봉
-. 15:07 헬기장 봉
-. 15:50 곡두재
-. 16:06 곡두터널
-. 16:44 광덕 2리 시내버스 탑승
-. 17:36 천안 종합터미널 앞 도착
-. 18:38 천안 허브시티 사우나 찜질방 도착
*금일 금북정맥 종주 도상 거리 : 22.4km / 현재 금북정맥 종주 도상 누계 거리 : 81.2km
▶산행기
-. 5월 22일(금요일)
-. 22:23 울산역 무궁화 출발
-. 5월 23일(토요일)
-. 03:10 천안역 도착(조식)
-. 04:20 전의면 양곡 2리(압실) 마을회관 도착
-. 04:45 마을회관 출발
(울산역 승강장을 향하여)
(양곡 2리 마을회관)
핸드폰 벨이 울린다. 아직도 잠에 빠져있는데 벌써 3시? 폴더를 열었다 그대로 닫고는 눈을 감은체로 가는데 열차 내 방송은 대전역에 내리실분 준비하란다. 그러면 아직도 1시간은 더 가야 천안인데? 열차가 1시간씩이나 연착?
이상하다 음야... 음야.... 비몽사몽으로 다시 잠에 빠지고...
전날 저녁에는 고등학교 친구들, 그리고 그 마눌들과 간만에 만나 저녁도 먹고, 소주도 한잔하고, 고스톱도 벌이고하는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정맥을 한답시고 약간의 반주와 저녁만 먹고는 혼자 빠져 나와 열차에 몸을 실었다. 반주로 마신 소주 덕분에 쉬 잠에 빠졌고 하차 시간에 맞추느라 3시로 모닝콜을 해두었었다.
도착을 해서 보니 3시가 맞는데? 그러면 아까 대전쯤에서 울린 전화벨은?
그제야 궁금하여 핸드폰 폴더를 열어보니 오늘 목포로 문상 간다고 함께하지 못한 삼래가 궁금하여 전화를 하였다.
천안역 광장으로 빠져 나오자 빗방울이 떨어진다. 예상을 하진 못해 우중 산행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걱정이다. 지난번에는 보이지 않았던 24시 해장국집에 불이 밝혀져 있지만 조금 더 나아가 한 길가 골목 안에 있는 화성식당으로 향한다. 비록 한, 두 번 이지만 되도록 이면 단골을 만든다. 지난번에도 다녀갔었던 식당이다.
새벽 3시가 지난 시간에도 아직도 술에 취해서 한손에 담배를 들고 다른 손에는 전화통을 들고 오락가락하시는 분이 계시고...
우리도 자리를 잡고 김치찌개로 아침을 해결한다. 반찬도 푸짐하고 주인 할머니의 인심이 좋다. 식사를 마치자 산에 가서 점심때 먹으라며 김치적도 싸 주시고...
역 광장 앞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를 타고 압실 마을로 향한다. 운전기사분도 잘 모르는 곳이라 우리가 안내를 하고..
지난번 하산지점이 연기군 전의면 덕고개 이었다. 이번 주 들머리가 되는데 그곳에서 조금만 진행을 하면 군부대가 넓게 차지한 지역이 공교롭게도 금북정맥의 마루금이 지나가는 구역이다. 군부대가 하도 넓게 차지하고 있어 선답자들이 우회로도 만들지 못하여 일반 도로를 따라 걷기도 하면서 연결하지만 우린 교통편으로 곧장 가장 가까운 지점의 마을로 찾아가 마루금을 연결하기로 하고 양곡2리 압실 마을로 간다. 호남정맥을 하면서는 위와 같은 경우인 존재산의 경우는, 우리가 통과를 할 즈음에 군 주둔 주력 부대가 빠져나가 쉽게 통과한 경험이 있다.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참고하여 전의면에서 691번 지방도로를 타고 압실 마을로 진입하는 입구까지는 쉽게 왔다. 한 밤중이라 사방의 구별은 어렵고 무턱대고 소형차가 다닐 수 있는 마을 진입도로를 따라 끝가지 가자 마을회관이 없다. 택시를 겨우 다시 돌려서 뒤돌아 한참을 나오자 오른쪽에 큰 나무가 있고 도랑 건너에는 큰 공장이 있는 좁은 공터가보여 자세히 보니 양곡 2리 마을회관 앞이다.
그러니까 691번 지방도로에서 양곡교 직전에서 우측으로 좁은 포장도로를 따라 약 4,500미터 진입하면 오른쪽에 있다.
마당 정자에서 장비를 꾸리고 앞 도랑에서 아침 볼일도 해결하고는 긴 여정의 하루를 시작한다(04:45). 무엇보다도 다행은 새벽에 내리던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는다.
-. 05:15 마루금 회복 (군부대 철조망)
(마루금을 회복하며 만난 군부대 철조망)
마을회관에서 다시 691번 지방도로 쪽으로 10여 미터 나오면 작은 도랑이 왼쪽에서 나오고 도랑을 따라 시멘트 농로가 있는 삼거리이다. 전봇대 아래에는 ‘명산사’입구라고 팻말이 붙어있다.
도랑가 실버들 가지에 선답자들의 표지기들도 보인다.
농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여 명산사 진입로는 오른쪽으로 보내고 왼쪽에는 도랑을 끼고 계속 농로를 따라 간다. 오른쪽 논에는 모내기를 준비하느라 물을 가두어 놓고 정결하게 갈아 놓았다.
한참을 올라간다. 농로가 끝나면 왼쪽 잡초 덤불속에 산답자들의 표지기가 나무 가지에 달려있다. 헤치고 들어가자 묵정밭이다(04:58). 오래도록 묵어 놓았는지 형편이 없다. 산 쪽으로 밭 위쪽 제일 가장자리에 선답자들의 표지기들이 여럿 보여서 잡풀을 헤집고 산속으로 희미한 등로를 따른다. 등로가 너무 희미하기도 하고 도중에는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보이지 않지만 다른 등로가 보이지 않아서 그 등로를 고집하여 가파르게 올라간다. 20여분 가파르게 올라가자 하늘이 열리며 군부대 철조망이 있는 등성이다(05:15). 마루금을 회복한 것이다.
-. 05:22 알바 시작
-. 05:47 마루금 회복
-. 06:04 시멘트 포장임도
(알바중에 만난 군 시설)
(첫번째로 만나는 임도)
오른쪽에 군부대 철조망을 끼고 왼쪽으로 나아간다. 사주경계를 위해 철조망 주변은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다. 잠시 나아가는데 철조망 너머에서 초병이 불쑥 나타나더니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니 내려가란다. 곧 내려간다며 돌려보낸다. 오른쪽에 쪽문이 있고 약간의 둔덕으로 올라가는 지점에서 사람이 다닌 더 이상의 흔적이 없어졌다. 왼쪽으로 다른 길도 만나지 못했고...
하나의 희미한 흔적은 있었지만 등성이가 아니고 구릉으로 내려가는 듯 하여 그냥 지나쳤었다.
다른 길도 보이지 않고 군부대 쪽문으로 통하는 왼쪽 구릉 쪽으로 등로가 보여 조금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가는 등로가 있을 것 같아 내려간다.
알바의 시작이었다.
군 초병들이 경계근무를 다니는 길인지 다른 흔적은 보이지 않고 계속 내려만 간다.
알바다. 이기 아니다 싶어 더 이상 내려가는 것을 멈추고 왼쪽으로 보이는 등성이를 향하여 무조건 치고 올라간다. 분명 다른 등로는 찾지를 못했는데 그러면 처음 묵정밭에서 잘못 시작?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야 하나? 일단 능성이나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판단이 가능하리라 믿고 계속 올라간다.
군 벙커 같은 경계근무지를 지나자 등로가 나타난다(05:47).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다니는 길인지 아니면 마루금 등로인지 확신을 못하고 계속 오른쪽으로 전진이다. 이럴 때 만나는 선답자들의 표지기는 등대가 된다. 표지기를 만나 확신을 갖고 전진이다.
키 작은 소나무 숲 사이로 평온한 등로는 조금 전의 알바상태에서 벋어 났다는 안도감에서 기분 좋게 걷는 산책길 같다. 마루금의 왼쪽은 연기군 전의면이고 오른쪽은 천안시 광덕면이다,
작은 안부에 내려섰다가 올라서 무덤을 지나 내려서니 시멘트 포장 임도이다(06:04). 왼쪽으로 올라간다.
-. 06:53 국사봉(402.7m)
(국사봉에서)
임도를 따라 잠시 올라간다. 새벽에 빗방울을 몇 개 떨구고 가더니 뿌연 안개가 촉촉하다. 임도 고갯마루에 도착하니 왼쪽에는 큰 송전탑이 있고 오른쪽 숲으로 마루금은 빨려 덜어간다(06:16). 고도를 천천히 높여 올라서니 작은 봉우리 380봉이고 등로는 다시 평온을 찾는다.
큰 요동 없이 나아가는데 푸드덕 새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우리의 호프 범이 형이 산닭이란다. 뭐라카노! 산에도 야생 닭이 있다꼬? 난생 처음 듣는 소리구만 우리나라 어디 야산에 있단다. 내가 보지 못해쓴께 우길 수 없고...
삼거리를 만난다, 왼쪽이면 국사봉인 갈림길이다. 마루금에 조금 비켜 앉아 있지만 삼개면의 경계봉인지라 새벽 참에 당한 알바 때문에 시간을 낭비 하여씀에도 불구하고 올라간다. 200여 미터 올라가자 국사봉이다(06:53 402.7m). 나무에 팻말이 있고 삼각점(전의 312)도 있다. 국사봉은 연기군 전의면과 천안시 광덕면 그리고 공주시 정안면이 만나는 꼭짓점이다.
조망은 특색은 없고 흔적만 간직하고 곧장 내려간다.
-. 07:44 국수봉(382.8m)
(국수봉에서)
이제 마루금은 잠시 들렸던 연기군과는 이별을 하고 왼쪽이 공주시와 만나고 오른쪽은 계속 천안시이다. 큰 요동 없이 나아가다 봉우리에 올라서자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요란하고 대구 모 산악회에서 A4 용지에 ‘국수봉’이라고 코팅을 하여 달아 놓았던 것이 땅에 떨어져있다. 이곳은 아마 421봉일 것이다. 다른 후발 산님들에게 혼돈을 준다며 범이 형은 주어서 가져간다.
오른쪽에서 개 짖는 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온다. 아마 천왕사라는 사찰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다. 여러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접해보면 그곳을 통해서도 마루금을 연결하는 분들도 있었다.
가파르게 올라간다. 돌담 같은 담장을 넘는 듯 올라서자 잡초가 무성한 묵은 헬기장이다(07:26).
헬기장을 내려서자 자갈이 깔린 임도이다. 왼쪽으로 임도와 함께 올라간다. 왼쪽 산 능선을 따라 고압선이 따라 올라간다. 어디선가 스산하게 산짐승 우는 소리처럼 “웅~, 웅~” 하며 들려온다. 멧돼지 무리가? 잠시 후 판단해 보니 바람이 지나가며 고압선과 마찰을 일으키며 내는 소리이다.
다시 큰 철탑을 만나 오른쪽 숲으로 덜고 작은 봉우리 올랐다 내려서 안부를 지나느는데 성벽 돌담 위를 걷는듯하다. 마련한 지도에는 성터라는 흔적이 없었는데? 범이 형 왈 문화재 관리 사무소가 공사다망하여 아직 여기까지 손이 미치지 못하였단다.
마저 올라서니 평평한 마당 같은 431봉이다(07:35).
잠시 만에 작은 봉우리에 선다. 국수봉이다(07:44 382.8m). 나무에 ‘국수봉’이라고 팻말을 달아 놓았다.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전의 427’삼각점이 있다. 병풍을 두르듯 잡목에 쌓여 조망의 즐거움은 없다.
-. 09:07 차령고개
(밤나무 단지에서 만난 이상한 삼각점)
(무지하게 큰 철탑)
(공사가 중단된 차령고개의 건물)
(뒤집혀진 차령고개 돌비석)
국수봉을 가파르게 내려서 안부를 지난다. 감나무 단지다. 조림을 한지 오래되지는 않았는지 묘목에서 막 자리를 잡은 듯하다. 다시 계속 감나무 단지다. 접을 부친 것도 보이고 전문적으로 농사를 짖나보다. 한 밤나무 아래에는 무슨 의미인지 희미한 삼각점 같은 것이 있고 밤나무에 삼각점이라고 팻말도 달아 놓았다. 밤나무 단지를 벗어나면 다시 철탑이고 내려서면 임도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임도를 조금 따르면 묵은 임도와 만나는 지점에서 암도 사이로 숲으로 덜어간다.
서서히 고도를 높여간다. 한참을 올라서 봉우리에 서니 342봉이다(08:42).
산 사면으로 비스듬히 내려간다. 또다시 임도이다. 오늘은 임도와 철탑이 마루금과 함께한다. 진욱이의 판단에 의하면 당진에 화력발전소가 있는데 그 영향으로 아마 지금부터는 쭉 철탑을 따라 갈 것 같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인지 철탑도 그동안 보아온 여느 철탑보다도 규모가 엄청 크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기어이 한 줄기 하려나보다. 다행히 곧 멈춘다.
또다시 철탑 봉우리이다(09:03). 아마 임도들도 철탑을 따라 나 있는 것을 보니 철탑을 시설하면서 놓인 도로 인 것 같다.
멀리서 들려오는 차량의 질주 소리가 들으며 소나무 숲 사이로 편안하게 걷다 내려서니 차령고개이다.
23번 국도가 지나가는 고개는 왼쪽이면 공주시 이고 오른쪽이면 천안시 이다. 고갯마루에는 짓다만 큰 휴게소 같은 건물이 유령이 나올 것 처람 황량하게 버려져있고 ‘차령고개’라고 새긴 큰 돌비석도 거꾸로 나뒹굴고 있다. 아마 도로 아래로 새로이 터널이 뚫리면서 공사를 중단 하였나 보다. 공사판 오른쪽 끝부분의 돌계단으로 올라서 평상 같은 나무 마루에 앉아 긴 휴식을 갖는다.
이곳 차령은 호남지방에서 한양으로 넘나드는 삼남대로의 가장 큰 고개로 알려져 있고, 이태조의 훈요 십조 ‘차령 이남 사람을 중용치....’에 나오는 그 차령을 말한다.
-. 09:55 봉수산(364.4m)
(망배단)
(봉수산)
긴 휴식을 갖고 휴게소 대나무 터널아래를 지나 산책로를 잠시 따르다 오른쪽 산길로 올라간다. 점점 가팔라지며 고도를 높여간다. 긴 오르막이다. 숨을 몰아쉬며 힘들게 올라서자 봉수산 전위봉이고 말뚝이 박혀 있고 조금 아래에는 역시 철탑이다. 다시 얌전해진 등로를 따라 임도를 가로질러 얌전히 올라서니 운동장 같은 공터다(09:46). 헬기장인가보다. ‘신년 해맞이 면민 안녕 기원비’라고 새긴 검은 대리석 비석이 있는 망배단이 있다. 그 뒤에는 삼각점(전의 429)도있다.
다시 임도를 만나 잠시 따르다 마저 올라서니 무덤이고 그 위에 ‘쌍령산 봉수대’란 안내 간판이 있고 간판 뒤로 올라서니 봉수산 정상이다.(09:55 364.4m). 봉수대의 잔해인 돌담이 가장자리로 둘러져 남아있다.
-. 10:23 이수원 고개(논산. 천안간 고속도로 터널 직전)
(이수원 고개의 골프장 : 멀리 고속도로가 보인다)
봉수산 돌담에 올라서자 범이 형이 나의 모습을 담아준다며 자세를 잡아란다. 매번 자기들끼리만 찍고 나는 찍어만 주다보니 나도 기회가 있으니 찍어준단다. 사진을 찍고는 그대로 돌담을 내려서자 가파르다.
신나게 내려가는데
범이 형이 “이거 이상하다. 표지기가 안 보인다!.”
둘러보니 등성이는 맞는데? 또 알바다. 수상하면 빽이다. 다시 가파르게 봉수산으로 올라선다. 왕복 20여분을 허비한다. 영향은 30분 이상이다.
마루금은 무덤을 지나 안내간판 뒤로 있는 정상에 선 후 다시 뒤돌아 무덤으로 내려와야 한다. 왼쪽이면 조금 전 올라왔던 등로이고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매번 사진이 문제를 일으킨다. 사진을 찍고는 긴장이 풀려서 생각 없이 내려가면 바로 알바의 지름길이다. 여기도 아마 여러 산님들이 알바 하기 쉬운 지점 같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지만 녹을 터널을 빠져 나오면 시원하다. 왼쪽으로 멀리 논산.천안간 고속도로가 보이고 임도에 내려섰다가 철탑을 통과하여 내려서니 고속도로 터널 입구가 가깝고 고속도로 양쪽으로는 골프장이다.
마저 내려서니 오른쪽으로 임도가 휘돌아 지나가는 이수원 고개이다(10:23). 왼쪽으로는 ‘공주개발’에서 통행에 주의를 주는 안내간판이 있고 철망 울타리이고 너머에는 골프장 가트가 다니는 포장 소로가 보인다.
-. 11:55 ~ 12:44 372봉 중식
(장뇌삼밭 울타리)
(청솔모)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굉음이 귀에 그슬린다. 점점 고도를 높여간다. 오른쪽에 검은 장막을 두른 철망 울타리이다. 아마 산 기슭을 가지런하게 다듬어 놓은 것을 보니 장뇌삼이라도 심었나 보다.
갑자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발걸음에 힘을 싫지를 못하겠다. 선두를 불러 세우고 한참을 쉬가 간다. 큰 더위도 아닌데? 오늘 여정에 절반도 못 왔는데?
솔잎 낙엽이 푹신한 임도를 가로 지른다. 산림청도 아니고 군. 면등 행정 관청도 아닌 ‘한국전력 아산 전력소’에서 산불예방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이채롭다. 진욱이 예상대로 당진화력발전소가 이곳에서는 제법 한가락 하는 큰 회사인갑다.
검고 조그마한 야생동물이 잽싸게 나무를 타고 올라가다 말고 우릴 내려다보고 있다. 청솔모란 놈이다. 매우 겁도 없고 먹이 사슬도 없는 놈이다.
새벽에 아침 식사를 하였던 관계로 고장 없는 배꼽시계는 점심때임을 자꾸만 알린다. 무명의 372봉을 접수하여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 13:26 420.9봉
(개치고개에서 내려다 본 절개지)
(420.9봉)
작은 봉우리 하나 넘고 내려서 희미하게 소로가 가로 지르는 안부를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올라간다. 성황당의 돌무덤 흔적이 보이는 지도상 개치고개 인가보다(13:09). 잠시 만에 왼쪽으로 녹음의 담장이 걷히면서 산 아래가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전원주택 같은 농가 보이는 골자기 이고 오른쪽에는 절개지다. 아마 돌을 캐던 석산 이였는지 그대로 방치되어있다. 산사태가 쉽게 날것 같이 위태롭게 보인다.
가파르게 올라간다. 머리를 내민 바위틈을 지나 가파르게 올라서ㅣ 420.9봉이다(13:26). ‘준.희’님의 표찰이 참나무에 달려있고 ‘전의 314’삼각점도 있다. 가파르게 올라섰던 보람도 없이 녹음 병풍으로 조망의 즐거움은 없다.
-. 15:07 헬기장 봉
오를 때처럼 가파르게 내려간다. 큰 봉우리는 없지만 봉우리마다 오르내림이 심하다. 호남정맥때 체험하고는 한남금북, 한남을 시작하고는 처음 같다. 생각보다는 체력의 소모가 심한 구간이다. 직진의 등로가 뚜렷하고 희미한 소로가 왼쪽으로 보이는 갈림길이다. 체력을 핑계 삼아 쉬 믿고 우회로를 따라 왼쪽을 택한다. 오늘은 재앙이 많이 따르는 일진 같다. 조금 가다말고 범이 형이 뒤에서 불러 세운다. 또 표지기가 보이지 않는 등로이다. 당연히 뒤 로 빽. 삼거리 우회로가 문제였다. 이래저래 오늘 세 번째 알바다.
오른쪽으로 긴 골짜기가 보인다. 하얀 교회의 건물도 보이고 지도상 나타나는 세계기독교 선교원인갑다.
앞에서 인기척이 난다. 오늘 유일하게 만나는 산님이다. 우리가 날머리로 계획했던 각흘고개에서 시작하였단다. 약 3시간 만에 여기란다. 뭐야 이건 마라톤맨 인가? 역시 그 유명한 J3 클럽이다. 더 이상 아무 말이 필요 없다.
다시 긴 오르막이다. 인내를 요구하는 구간이다. 아마 오늘 계획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것 같다. 깔딱깔딱 넘어가는 숨을 겨우겨우 몰아쉬며 올라서니 470봉이다(14:26). 지도상 나타나는 헬기장이기를 빌고 빌며 올랐는데....
다시 가파르게 내려간다. 올메나 올라갈라꼬?
역시 또 깔딱 고개이다. 폭염 이였다면 아마 도중에 퍼지고 말았을 것 같다. 겨우겨우 올라서니 보도블록이 깔린 큰 헬기장이 있는 440봉 이다(15:07).
그늘에 자리를 잡고 계획의 수정에 들어간다. 단지 도상의 거리만 생각하고는 각흘고개까지 목표로 잡았었다. 계획에 없었던 알바 3번이 두 시간 정도의 시간과 체력의 허비를 가져온듯하다. 그리고 코스의 난이도 역시 우리가 너무 안이하게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오늘은 곡두재에서 마치고 내일 각흘고개까지 간단하게 하고는 돌아가는 것으로 정리한다.
-. 15:50 곡두재
(오늘의 날머리 곡두재)
남은 간식을 모조리 먹어치우고 간간이 보이는 고사리도 꺾으며 한참을 쉬다 나선다.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오늘의 날머리라 생각하니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작은 봉우리 두 개 넘고 이제는 도로가 나타나겠거니 했는데 앞에는 태산이 가로막는데 임도가 지나가는 큰 안부가 나타난다(15:50).
“우째 저 높은 태산을 또 넘노? 뭐가 이러노!”
걱정도 태산만큼이나 높다.
어! 그래!
지도를 펼친다. 이곳 곡두재는 도로가 없고 도로가 개설 되면서 터널이 지나가는 곳이다.
올메나 다행인지. 크게 한숨을 몰아시고는 왼쪽이면 공주시 정안면이고 오른쪽 천안 쪽으로 내려간다.
-. 16:06 곡두터널
-. 16:44 광덕 2리 시내버스 탑승
-. 17:36 천안 종합터미널 앞 도착
-. 18:38 천안 허브시티 사우나 찜질방 도착
(곡두터널)
곡두재 임도를 따라 한참을 휘돌아 내려오니 시멘트 포장도로이고 개인의 농가 집터이다.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대는 차단 바리게이트를 지나 마저 내려서니 629번 지방도로 위다. 오른쪽으로 도로 고갯마루가 저 만치 이고 곡두터널이다(16:06).
도로 건너에서 쑥을 채취하는 가족들을 만나 차편을 문의하니 이곳 도로를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없단다. 계속 내려가면 천안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있단다.
잠시 숨을 돌리고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평지이지만 도로를 걷는 것은 별 재미가 없다. 한참을 걸어서 삼거리를 만나니 광덕 2리이다(16:44). 왼쪽이면 천안에서는 유명한 광덕사가 있는 곳이다. 막 도착하는 시내버스에 올라서 자리를 하나 차지하자 한꺼번에 엄습하는 피로에 지쳐 쉬 낮잠에 빠진다.
각흘고개에서 마쳤다면 온양에서 숙박을 하고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아산 현충사도 구경할라꼬 켔는데...음야....음야....
“형 일으나 바라! 노통이 죽었단다!”
진욱이가 버스 내 라디오 뉴스를 들었는지 나를 깨운다.
“응! 그래? 평소 마이 아푸다 카디 인자 죽었는 가베”
음야...음야...노태우 전 대통령이 죽었다 하는 줄로 알고 다시 잠에 빠지려고 하는데
“형 그게 아이고 노무현이 죽었다 안 카나!”
“응 머라꼬!!!! 노무현 이가! 그 사람이 와 죽노?”
“자살했다 안 카나”
“???????........”
천안 종합터미널 주차장에 도착(17:36), 남주해장국 식당에서 하산주겸 저녁을 먹으며 죽은 자를 안주삼고...
간만에 힘들고 길었던 하루를 마감하고, 안식처 허브시티를 찾아 하루를 접는다...
*금일 금북정맥 종주 도상 거리 : 22.4km / 현재 금북정맥 종주 도상 누계 거리 : 8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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