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마지막 날 라인업 인터뷰를 준비하던 중 눈에 띄는 여성 4인조 락 밴드가 눈에 들어왔다. 벨라마피아, ‘아름다운Bella+악당들Mafia’ 이라는 뜻이란다. 그냥 지나쳐버리기 힘든 출중한 외모들이 그들의 첫 인상, 그리고 뮤지컬 ‘밴디트’ 라는 수식어 등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인터넷을 뒤져보고, 관련 방송들의 동영상도 보고, 기사 글도 읽어 보고 하면서, 나는 점점 그들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당일, 드디어 벨라마피아 전원과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만나본 네 명의 미녀들은, 노래에서 풍기던 강렬하고 매서운 느낌은 전혀 없는, 발랄하고 친근한 느낌의 아가씨들이었다. 긴 말 필요 있나, 직접 들어보자고!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수진: 예, 벨라마피아입니다. 뜻은 이미 알고 계시고… 넷이 모여서 느낌이 좋은 이름을 짓다보니 벨라마피아가 됐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이름의 영화도 있던데, 이름 지을 때 그 영화를 알고 있던 건 아니고요. 뭐 영화 보니까 어느 정도 우리들이랑 맞는 점도 있고 그렇더라구요.
쥬니: 보컬과 세컨기타의 현쥬니입니다.
원영: 베이스를 맡은 이원영입니다.
은화: 리드기타 송은화에요.
멤버 개인별 질문을 짧게 하겠습니다, 현쥬니씨부터. 이름이 특이하신데 예명인가요?
쥬니: 아뇨. 성이 현, 이름이 쥬니, 그래서 현쥬니입니다.
이력도 상당히 특이하세요. 어릴 때는 클래식을 하셨다가, 흑인음악도 하셨다가 현재의 벨라마피아에 이르게 됐는데…
쥬니: 예, 원래는 주니어 오케스트라에서 플룻을 했는데,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면서 R&B를 했어요. 그러다가 밴드의 재미에 빠져 지금까지 오게 됐죠.
정말 그렇네요. 허스키하고 섹시하고 매력적인 음색이라 R&B와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그 쪽 장르에도 관심이 있으신지?
쥬니: 아직은 벨라마피아가 막 시작하는 단계니까 이쪽에 집중해야죠.
<보컬&백업기타 현쥬니>
송은화씨는 팬카페에서 ‘벨라마피아의 브레인’이라고 불리고 계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은화: 작사랑 작곡을 제가 주로 해서 그런 듯 한데… 곡은 제가 써 오더라도 멤버들과 맞춰보다 보면 편곡은 다 같이 하게 되니까요. 브레인이라고 까지 불릴 정도는 아니에요. (웃음)
좋아하는 뮤지션이 마릴린 맨슨과 스타세일러라고 하셨는데. 저도 상당히 좋아하는 그룹들입니다만, 이들은 여성이 좋아하기에는 조금 부담되는 남성적인 아티스트들이 아닐까요?
은화: 글쎄요. ‘여성성’과 ‘남성성’을 구분 지어서 음악을 결정하는 건 어리석다고 생각해요. 제 신념 중 하나가 “음악은 양성성이 중요하다.” 인데요. 어떤 틀이나 정형화되지 않은 색채가 있어야 한다, 랄까.
음악을 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실용음악학과를 전공하셨는데, 힘들지는 않으셨는지?
은화: 오히려 편했어요. 실용음악 전공이니 혼자 준비해도 별 무리 없었고요. 학교의 입시지옥에서 숨막히게 고생하는 것보다 나았죠.
<기타 송은화>
이원영씨는 나이가 다른 멤버들보다 조금 많은데, 음악에 뒤늦게 입문하셨다고요.
원영: 예, 철학과를 졸업하고 다시 공부를 해서 영상음악을 전공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에 대해 열망은 있었는데, 집안에서 반대를 하고 해서.
프리미어 인터뷰에는 “말이 별로 없다. 밴드의 음을 조용히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이다.” 라고 쓰여있던데.
다른 멤버들 일동: 말이 없다뇨! 밴드 내에서 애교와 재롱과 교태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원영: ^^; (양 볼이 빨개지며 부끄러워함)
<베이스 이원영>
마지막으로 김리더님께 질문인데요. 김수진씨는 밴드활동을 이전에 하셨다고 하던데…
수진: ‘스캣’이라고 고등학교 때 스쿨밴드를 했어요. 그걸로 MBC에서 여는 전국 청소년 락 페스티발을 나가서 대상을 탔죠. 학생 때 얘기에요.
벨라마피아를 주도하여 결성하셨는데, 계기는 뭔가요?
수진: 다른 밴드들 어시스트 해주고 코러스 도와주고 이러다 보니, 여성들만의 밴드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어디 사람 없냐, 소개 좀 해달라, 했죠. 그 결실이 맺어진 게 지금의 벨라마피아입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멤버들을 묶는 큰언니 입장인데 어려움은 없는지?
수진: 알고 지낸 지 5년이고 밴드 생활은 2년이니, 이제 뭐 가족 같은 사이에요 서로. 너무 아끼고 사랑하는 언니 동생들이고.
<드럼 김수진>
이제 다시 멤버 전체적으로 질문을 드릴게요. 개인 인터뷰에서도 은근히 드러나는데, 벨라마피아 멤버분들이 공통적으로 ‘남성적’인 색채를 살짝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수진: 예, 솔직히 그런 게 없지 않죠. ‘꺼져버려’ 같은 노래 보면 상당히 강하잖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소리없이’ 의 애절하고 가냘픈 느낌도 있고요. 하지만 그걸 의식하거나 의도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저희는 여성들의 ‘솔직한 파워’를 추구하는 거에요. 남성적인 무게감이나 어떤 틀 없이,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밴드의 색깔이나 뮤지컬 ‘밴디트’로 미루어볼 때, 여성운동이나 페미니즘에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수진: 뭐 그런 것도 없지 않아요. 선입견이라고들 하죠. 벨라마피아가 처음 나왔을 때도 사람들이 그랬죠. 쟤네 뭐냐, 그냥 예쁜 애들인 줄 알았는데 꽤 강하네? 뭐 이런 말들. 이게 다 선입견이고. '페미니스틱하다' 라는 인상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희는 그런 거에 치우치려는 마음은 없어요. 그냥, 음악으로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 뿐.
5년이나 되는 경력에 비해 이제야 첫 싱글이 나왔는데요. 조급하거나 그런 마음은 없으세요?
수진: 전혀요. 밴드로 활동하기 시작한지로는 2년째인데, 성급하거나 그런 마음은 없어요. 만약에 성급한 마음이 있었다면, 정말 20대의 젊음이 지나가기 전에 뭘 해야겠다 하는 그런 의도가 있었으면, 이렇게 인디 밴드로 시작하지 않고 아이돌로 나왔겠죠. 하지만 우리는 우리들이 하고 싶은 음악으로 나온 거고, 지금 이렇게 하고 있잖아요.
은화: 저는, “음악에는 시간이 없다.” 라고 생각해요. 젊을 때에만 할 수 있는 음악이 있다거나, 나이에 맞는 음악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딱딱한 생각,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끝으로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수진: 오기 전에는 사실 걱정이 좀 됐어요. 카이스트 같은 명문대면, 공부만 하시는 분들이라 괜히 분위기 싸하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열렬히 호응해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은화: 대학 축제는 솔직히 저희 이름을 달고 하는 콘서트가 아니라 호응이 적은 편인데, 예상 밖으로 열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잘 놀고 가요 정말로.
짧은 시간 동안 그녀들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었지만, 벨라마피아는 단순히 아름다운 악당들만은 아니었다. 아름답고, 속이 깊고,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다재 다능한 숙녀들이었다.
향후 활동 계획을 물어보니, 2월에 발표한 싱글 앨범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안에 정식 앨범이 발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녹화중인 ‘문희준의 음악반란’에서도 3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오버그라운드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는 그들에게 나는, 진심이 담긴 응원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힘내요! 달려요! 질러요! 사랑스런 벨라마피아!
(기사 전문 = 상상일상 박훈)
(사진제공 = 사운드홀릭)
첫댓글 http://www.cyworld.com/kf2008 에 제가 써서 올린 기사에요. 운영자분 보시면 기사게시판으로 옮겨주세요. ^^;
옮겨드릴게용~ ㅎ 가입하세용! 등업되면 올리실수 이써용~
.. 새미누님 거입..
우아~~ 잘읽었습니다 감사해요^^
이햐... 올해 안에 정식 앨범이 발매 된다니.... 무척이나 반가운 소리군요 ㅋ
좋은글 감사합니다 !!!
현쥬니가 본명이었던가요? ^^;
.. 본명이래요
질러벨(라마피아)!!!
그럼 이제 마음것 '쥬니~!'라고 외쳐도 되는군요. ^^
그나저나... 전 현쥬니에 대해서 아는게 별로 없네요. T_T 음.... 모르는게 더 나으려나... --;
헉 상우님 실망... 그걸 모르고 계셨다니...ㅡ.ㅜ
.. 지나가는 행인 1人.. [뜨끔]
제성님은 갑한지 얼마 안 됐으니 패스 ㅋㅋ
가만..근데 은화님 브레인이란 말은 내가 카페 프로필에다 한 말인데..역시...(너만을 짱!!)
ㅋㅋ 이거 소설같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