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다’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두드리다 : (1) 소리가 나도록 잇따라 치거나 때리다. (2) (속되게) 때리거나 타격을 주다. (3) ((흔히 ‘가슴’, ‘마음’, ‘심금’, ‘양심’ 따위의 말과 함께 쓰여)) 감동을 주거나 격동시키다.(http://stdweb2.korean.go.kr/search/List_dic.jsp)
이 단어의 발음과 뜻에 근접한 법어(梵語) 단어를 보자.
tud तुद् : to push, strike, goad, bruise, sting, vex. [OSED]
뚜드 : 밀치다, 때리다, 못살게 굴다, 타박상을 입히다, 쏘다/찌르다, 성가시게 하다.
우리가 ‘두드리다’를 된소리로 발음하여 강조할 때는 ‘뚜드리다, 투드리다’로 보통 발음하는 걸 보면 ‘두드리다’가 ‘tud[뚜드]’에서 유래했음을 알 수 있다. 이 ‘tud[뚜드]’에서 파생된 단어를 하나 더 보자.
uttud : to push up, tear up ; to push open. [OSED]
웃뚜드 : 밀어 올리다. 갈기갈기 찢다, 밀어서 열다.
‘uttud[웃뚜드]’를 분석하면 ‘ut[웃]_tud[뚜드]’이다. ‘ut[웃]’은 ‘아래’의 반대인 ‘위’를 말한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동네 어른들이 ‘윗동네’를 ‘웃동네’라고 말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따라서 ‘ut[웃]_tud[뚜드]’의 기본적 의미는 ‘위를 두드리다/밀치다’이다. 이 ‘ut[웃]’은 지금도 ‘웃옷’이라고 말할 때 사용한다. 얘기가 나온 김에 ‘ut[웃]’의 쓰임새를 하나만 더 보기로 하자.
uttarīya : an upper or outer garment; a blanket. [OSED]
웃따리-야 : 상의[웃옷] 또는 겉옷, 담요.
흔히 나이 드신 분들이 ‘웃옷’을 ‘웃도리’라고 한다. 이 ‘웃도리’이야말로 고대로부터 우리가 사용해오던 진짜 토박이말임이 ‘uttarīya[웃따리-야]’로 입증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국어사전에서는 ‘웃도리’를 “‘저고리’ 또는 ‘상의’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하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나는 평생 전라도에서 살았는데 여기서도 ‘웃도리’라는 말을 많이 쓰는 걸 보았다. 일본어 같은 느낌이 들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