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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자 : 2007. 10. 12 - 14(2박3일)
누구랑 : 나 홀로
일 정 : 첫 날 구절재 - 추 령
둘쨋날 추 령- 밀 재
이번 구간 계획도 강호님과 같이 세웠으나, 갑자기 강호님이 유고가 있어, 홀로 가게된다. 이번주 홀대모 가을 모임이 있어 어지간 하면, 정맥길을 취소하고, 모임에 참석을 해도 좋으련만, 한번 하기로 하면 해야하는그 놈의 성질머리 때문에 기여히 홀로 나선다.
원래 계획은 금욜 저녁 11시 58분 출발, 신태인역에 토욜 02시17분에 도착하여 택시를 이용 구절재까지 가려고 하였으나, 혼자이니 계획을 수정 할 수 밖에 없다.
열차표 한장은 취소, 한장은 도착지를 정읍까지로 수정을 하고, 정읍에서 칠보면까지는 버스편으로, 칠보면에서 구절재까지 힛치를 해 보기로 하니, 조금더 복잡해 진다.
금욜 저녁 영등포역에 도착을 하니, 지리산쪽으로 등산가는 등산객들의 배낭이 만만치 않다. 대간 종주시 나의 배낭도 그랬지만, 그에 반해 오늘의 나의 배낭은 그들의 배낭에 비해 초라하기까지 하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것은 아니지만...
지리산쪽 여수행(전라선) 기차가 발차를 하니, 광주행(호남선) 열차를 기다리는 등산객은 몇사람 않되고 거의가 당일 산행 행장이다.
단풍철이 아직 일러 내장산 등산객이 몰리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인 모양이다.
개찰구를 통과하고, 풀랫폼에서 우연히 나란히 서있는 등산객에게 말을 걸어보니, 아니~ 이게 웬일인가... 넷상에서 서로 인사를 나눴던 진혁진님이 아닌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나의 옆자리를 양보받아 같이 앉아가며, 산 이야기에 시간 가는줄 모른다.
진혁진님은 나보다 한구간 앞서 가는중으로 추령에서 시작을 한단다.
일단은 정읍까지 가서 버스가 운행되는 06시30분까지 역사내에서 같이 기다리기로 한다.
정읍역에 도착을 하니, 02시35분이다. 칠보면으로 가는 첫차가 06시25분이고, 진혁진님이 가실 내장산 방향도 06시30분이 첫차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4시간을 족히 기다려야 한다. 나 혼자 계획대로라면, pc방에 가서 한번 개겨 볼 심산이였는데, 동무가 있어 역사에서 같이 시간을 때워 보기로 한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시간이 되어 버스 정류장으로 옮겨 기다리니, 칠보면 가는 버스가 먼저 당도한다.
서로에게 안전산행을 당부하며 버스에 오른다.
새벽 싸한 공기를 가르고 정읍시내를 벗어난 버스는 황금들판을 옆에끼고, 한참을 내 달린다. 승객이라야 달랑 두사람이다.
07시 00 칠보면 소재지 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한다. 지난번 보았던 낮설지 않은 시내 모습에 마음이 편하다.
첫차가 들어 와도 시내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조용하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구절재 방향으로 걷기로 한다. 태인쪽에서 산내쪽으로 가는 도로 삼거리까지는 가야만 차량 힛치가 가능 할 것 같아서다.
삼거리 전에서 칠보면에 있는 섬진강수력 발전소 낙차 터널을 바라보니, 동이 터 온다.
<칠보면 수력발전소 낙차 수로터널>
섬진강 수력발전소란?
섬진강의 물이 댐 하류로 흘러가면, 섬진강이 되고, 옥정호의 물을 서쪽 정읍시 칠보로 넘겨 낙차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것이 섬진강 수력발전소이다.
섬진강 댐의 물이 수력 발전을 거쳐, 곧 동진강과 합류하여 호남평야를 적시고 계화도로 빠저 나간다.
삼거리에 이르러 몇차례 힛치를 시도해 보나 실패를 한다.
항상 그렇듯이 얼마가지 않아 고맙게도 차량 한대가 멈춰준다.
전국 어디를 가나 등산객에게 아직은 차량 탑승 인심이 야박치 않음을 알수 있다.
나의 산행지를 물어보더니, 이 지역에 살면서 호남정맥이 구절재를 지난다는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말 몇마디 나누니 벌써 구절재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린다.
<구절재 석장승>
<구절재 들머리쪽 경계석>
오늘의 출발은 싼빡하다. 힛치가 잘 되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구절재까지 잘 왔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스틱을 조정하여 산행준비를 마치고, 여유롭게 산행을 시작한다.
구절재에서의 시작은 허궁실 동내를 끼고 뒷동산을 휘도는 워밍엎 정도의 수준으로 시작된다.
완만한 야산 능선을 들어서니, 여기도 동내 풍수들이 정맥의 혈마다 맥을 짚어 묘를 써 놓은 탓으로 온통 무덤들이 널려 있다. 보나 마나 오늘도 묘지 순례길이 될것 같다.
5분 여만에 철탑을 지나고, 벌목지대에 이어 삼각점이 나온다.
삼각점을 오늘 산행 시작 깃점으로 생각하고, 삼각점에서 간식(꽈베기)을 먹고재 정비를 한다.
<삼각점>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고 내리고를 하다가, 된비알 능선을 짧게 치고 오른다.
예상대로 좌측 산아래에 마을이 보이나, 아래 허궁실인지, 윗 허궁실인지 상관치 않고 가던길을 재촉한다.
추석을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묘지들의 단장이 깨끗하다. 북서방향으로 한참을 가다가 좌로 휘돌아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형세다.
산행기마다 등장하는 유인 여산송씨묘소가 여기서도 한 자리하고 있다.
이구간 전체적인 고도가 320-30을 오르 내림을 반복한다.
민민한 쌍봉 가운데로 등로 흔적이 있어, 죄송하게도 나 역시 가로 질러간다.
풍수지리상으로 내가 보기에도 쌍봉 한 가운데가 정맥의 마루금으로 보인다.
지금에 와서 정맥 길손들이 빈번히 오가니 명당은 명당인 모양이다.
안부에 이어 송전철탑이 나온다. 철탑밑을 통과하여 약간 우측으로 비스듬하게 가파르게 치고 오른다.
오늘 여기까지 오면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428m 봉에 올라 허리쉼을 한다.
땀을 진하게 흘리고 산바람에 땀을 식히며 쉬는 맛이라니, 산꾼들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오른만큼 내려 간다든가. 가파르게 내려가다 경사가 완만해지는 지대의 우거진 숲을 빠저나와 시야가 트인곳에 서자, 산행기에서 보았던 그대로의 연화정사의 모습이 눈 앞에 나타난다.
아직은 한참을 가야 겠거니 했는데, 어느새 사적골재에 도착을 한것이다.
멀리서 내려다 보아선지 연화정사는 사찰다운 면모는 없다.
<내리막에서 내려다 본 연화정사>
역시 가까이 가보아도 별스럽지 않다.
게다가 인기척은 커녕, 그 흔한 개 한마리 짖는 소리도 없으니, 너무 고즈녁하다.
그러나 활짝 핀 갈대와 빨갛게 익은 감나무가 있는 산사의 가을 풍경이 잠시 정맥중임을 잊게한다.
<사적골재 도로변 갈대와 감나무>
정사 앞으로 휘돌아 올라가는 시멘트 포장길을 따르지 않고 정사 옆 뚜렸하지 않은 산길로 올라간다. 벌래먹은 산밤과 까진 밤송이가 지천이다.
이어 돌아 오르는 시멘트 포장길을 만나게 되나, 다시 포장길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 또 다시 포장길을 만나 포장길을 잠시 따르다가 포장길을 버리고, 왼쪽 가파른 절개지를 따라 능선으로 붙는다.
아마도 포장길을 따라가면 석탄사가 있는 모양이다.
마루금을 따라 솔찬히 땀을 흘리고 올라서자 넓은 봉우리에 묘지가 덜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모처럼 시원하게 시야가 트인 봉우리에 올라 아침을 먹고 쉬어 가기로 한다.
그러고 보니 시간이 09시 09분으로 아침을 먹어야 할 시간이다. 신발과 땀에 젖은 셔츠를 벗고, 집에서 싸준 도시락과 반찬을 펼쳐놓고, 아침을 먹으며, 집사람에게 안부 전화 통화를 한다.
<무명봉 정상의 묘지>
식사를 마치고 나니, 땀이 식은 때문인지, 약간 싸늘한 느낌이 들어, 다시 길을 나서기로 한다.
완만한 능선길을 걸어 30여분, 지도상 국사봉 갈림길인 476m봉을 지나, 제법 힘든 오름짖을 하고서야 553m봉에 도착을 한다.
<553m 봉>
첫날이어서 그런지 아직은 걸을만 하다. 더군다나 이번 산행에 장비가 하나 추가 되었다. 거금 25,000원을 주고 기능성 깔창을 장만하였더니, 발바닥 감촉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까지의 상태로 보아 무릎 관절과 발바닥에 충격 완화의 효과가 확실하게 있을것 같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능선길에선 속보로 진행을 한다.
사면길과 합류하는 삼거리를 지나고, 방향을 바꾸어 가파르게 내려 무덤군을 지나니, 밭골을 따라 고갯 마루와 마을이 보이고, 그 아래 저수지도 보인다.
<고개 마루 밭지대와 오룡리 마을이 보이고...>
복분자 밭 가장자리로 어렵게 걸어 굴재고개에 도착 해보니, 밭가운데 고랑으로 정맥길이 반들거린다.
<굴재>
고당산으로의 오름길은 머리를 반쪽만 밀어논 형국이다.
좌측은 벌목을 하여 야생복분자를 재배하는 밭이고, 우측은 자연산림 그대로다. 좌측 계곡 건너편 경사면까지는 물론, 고당산 8부 능선까지 벌목을 하여 복분자 재배단지를 만들어 놓았다.
덕분에 등로의 상태는 좋지만, 나무 그늘이 없으니, 더위가 만만치 않다.
복분자 재배지 오르막 어깨쯤의 작은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면서, 긴티를 벗고, 나시티에 팔토시를 하고 올라간다.
<고당산 오름길 복분자 재배지 등로길 있는 고사목 한그루>
복분자 재배지를 지나고 본격적인 고당산 오름길이 시작된다.
산죽을 헤치며, 힘께나 쓰고 올라서니, 고당산 정상이다.
639.7m 봉 답게 사방이 조망되어 배낭을 내려 놓고 지도를 펴고, 주변 산 탐색을 한다.
많이 본 스텐 말뚝형 안내판이다. 전일상호신용금고에서 후원한 전일 산사랑회에서 세운 것이다. 굴재 1.2km, 개운치 1.7km를 알리고 있다. 일명 칠보산이라고도 불리운 모양이다. 싸인펜으로 분깃점이라고 써 놓기도 하였는데, 무슨 분깃점인지 알수가 없다.
<고당산 정상>
<고당산에서 본 망대봉 중계탑>
고당산을 뒤로하고 키보다 더 큰 산죽지대를 내려 가는 듯하다가 다시 싸리나무가 가득한 잡목지대를 올라서니 헬기장에 도착한다. 다시 좌측으로 내려서며, 잡목과 산죽을 헤치고 능선을 지나자 좌측엔 마을과 저수지가, 우측엔 개운치로 오르는 도로가 보이고 차소리가 들린다.
대나무 숲을 지나고, 민가 한채가 있는 넓은 공터에 내려서니, 작은 개 두마리가 밥값을 하느라 짖어대며 쫒아 나온다.
집 앞에 있는 수도꼭지에서 물을 보충하고, 망대봉 들머리쪽 도로변에 앉아 잠시 쉰다.
<개운치>
<개운치 민가와 정맥 마루금>
<망대봉 들머리>
다시 망대봉을 향한다. 잡목 숲 오르막을 올라서니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을 내려서서 오르막 능선을 오르자 망대봉 통신중계소가 가까이 보인다. 다가 갈수록 중계소 시설물이 보이지 않고, 정맥길이 좌측 사면길로 우회하게 되어 있다. 길이 고약스럽다. 물이 흐르는 암벽을 지나는데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게다가 군데 군데 날카로운 철조망이 풀속에 숨겨저 있어, 혹여 바지에 잘못 걸리면 사고로 이어 질수도 있을것 같다.
간신히 우회구간을 지나 중계소 입구 포장도로 앞을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망대봉 중계소 정문>
<고약한 중계탑 우회 정맥길>
20-30m 내려가니, 우측으로 도로가 급하게 휘어 돌아가는 좌측 낭떠러지 언덕바지에 창고와 철탑이 설치되어 있다. 그 곳에서 무심코 전방을 살펴보니 생각지도 않은 내장산 9봉의 전체가 조망된다. 그리고 걸어 가야 할 정맥길과 추령봉과 추령고개까지 대략적으로 살펴진다. 내장산 9봉 종주를 해 본 덕분에 눈에 쉽게 들어 왔던 것이다.
추령고개까지의 정맥길이 한눈에 들어오니 마음이 여유롭다. 시간도 13시 05분으로 점심시간도 되었으니, 점심까지 해결하는 장소로 택한다.
<중계소를 뒤로하고 내려오던 중, 급 우회전 도로 곡사경에 비친 모습>
점심을 먹고 내장산 과 그 주변을 담아본다.
<내장산 9봉의 전경>
<멀리 추령봉과 추령고개 방면>
<추령봉 좌측 쌍치면 21.29번 도로>
< 내장산 정읍쪽 끝자락 연지봉과 용산지>
도로를 따라 두들재로 내려가다가 다시 급 좌회전을 하여 내려 간다.
산봉우리도 아닌 도로변 좌측 공터에 헬기장을 지나 또다시 급우회전 구간이 두들재다. 결과적으로 망대봉 중계소까지의 도로는 지그재그로 되어 있다는것이다.
<두들재로 내려가면서 도로변 헬기장에서 망대봉 중계소와 철탑>
급회전 길이라 이곳에도 곡사경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정맥길은 직 좌방향 임도급 큰길을 따르다가 우측 오르막 능선으로 붙는다.
<두들재>
두들재에서 능선을 올라 잡목지대 내리막 안부사거리를 지난 다음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빙 돌아간다. 이어 가시 덩굴과 잡풀에 덮혀 잘 보이지 않은 묵은 헬기장을 지난다. 완만한 오름전에 출입금지 구역인 국립공원지역을 알리는 안내판이 살벌하게 서있다.
길 같지도 않은 희미한 등로를 따라 안내판 뒤로 올라간다.
정맥 표시기가 도통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의도적으로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
<내장산 국립공원지역과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
오름을 다하고, 넓은 분지형태의 여시목으로 내려 선다. 그 옛날엔 사람이 살았을것 같은 지역이다.
여시목의 몇그루의 감나무에 빨간 감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물론 임자 없는 감일게다. 주변에 밤나무도 지천으로 널려있고, 밤나무 밑에는 사람 다닌 흔적이 많은 것으로 보아 사람들이 많이 다녀간 모양이다.
<여시목>
좌측으로는 임도형 도로가 있는데, 마을로 내려가는 임도인것 같다.
분지형 여시목에서 우측편 능선을 따라, 한동안 부지런히 올라부친 봉우리를 내려가니, 전망 좋은 바위가 나온다. 바위에 서서 잠시 내장산 계곡쪽 이곳 저곳 전망을 살펴보고, 전방에 뾰쪽하게 솟아 보이는 추령봉 방향의 터널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 온다. 내장사쪽에서 쌍치면으로 관통하는 터널로 보인다.
<바위전망대에서 추령봉(일명 송곳바위) 과 터널공사 현장>
바위지대를 조심스럽게 내려서 안부사거리를 지나자, 철사로 만든 목책이 나오고, 목책을 넘나들며 가다보니 국립공원 경계 표지석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아, 내장산 국립공원지역에 들어선 것 같다. 좌측 능선 아래 나무사이로 터널 공사 현장이 어렴풋이 보이고, 이어서 등로 우측에 오래된 녹슨 철망이 지금도 그 용도를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설치되어 있다. 철망 문이 있었던 자리인 복용재 인듯 싶다. 그러나 지금은 문 기둥만 있을뿐, 문은 없다. 철망 팬스를 따라 가다보니 터널 공사현장 위를 지나게 된다. 위험 표지판과 함께 출입금지 자일이 설치되어 있다.
내가 밟고 지나가는 밑으로 터널이 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섬찟한 기분이 든다.
등로와 함께 가고있는 철망 펜스는 최근까지도 구멍 뚫린 철망을 보수를 한 흔적이 있는것으로 보아 용도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터널공사 현장 상부>
계속되는 철망 팬스를 따라 오르는 길에 힘이들어 나무에 기대어 쉬다 가다를 반복한다. 철망 팬스는 추령봉 정상 직전까지 나란히 같이간다.
추령봉을 올라 내려가는 길에 내장산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잠시 다리쉼을 한다.
<또 다른 위치에서 본 내장산 9봉>
<내장사 계곡과 추령고갯길>
<구비구비 추령고개로 오르는 길>
추령고개를 목전에 두고 다시 오름짓을 한다. 오름 도중에 뒤 돌아보니, 추령봉 뒷모습이 암벽으로 이루워져 있는 바위봉이다.
그래서 송곳바위라고도 부른것인가.
추령고개 역시 헐값에 그냥 주지 않고, 마지막 고비인 봉우리 하나가 발걸음을 잡는다. 이곳에서 복흥면 쪽으로 내려다 보니 터널출구 공사 현장이 내려다 보인다. 그렇다면 내장사에서 쌍치를 거쳐 복흥쪽으로 터널이 뚫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추령고개 쪽에서 본 추령봉(일명 송곳바위)>
16시 30분 오늘 산행의 종점인 추령에 도착을 한다.
언제는 아니였을까 마는 오늘도 힘든 하루였다.
<추령고개 날머리>
<내장산 들머리>
<추령고개 장승촌>
<산림박물관 입구>
이틀째
14일 05시에 기상을 하여 산행준비를 한다. 오늘 밀재까지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올라가려면, 뺙쎄게 땡겨야 하기 때문에 정맥길에선 야간산행은 삼가키로 하였으나, 하는 수 없이 서둘러 본다.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05시 30분경 철망문을 통과하여 내장산으로 들어간다.
5-6년전 친구들과 내장산 모임이 있어, 친구부부와 필자 부부 네사람이 내장산9봉 종주를 한바 있어 내장산 구간은 낮설지 않을것 같다.
그런데, 얼마 걷지 않아 헷갈리기 시작한다. 내장산 주능선으로의 등산로는 금지구간이라 표시기가 전무한 상태이고, 산책로, 학생탐방로, 내장산등산로 등, 이상한 안내만 되어 있다. 옛날 종주때는 산림박물관을 통과하여 올라왔더니 더욱 헷갈린다.
결국 산림물관까지 잘 못 내려가고 만다.
에이~쒸를 연발하고 다시 원 위치로 올라 오는데 약이 바짝 오른다.
다시 작은 봉우리 정상부위까지 올라 측면으로 내려 마루금으로 복귀한 듯 싶다.
역시 한참을 걸으니 유군치가 나오며, 정맥길이기도 한, 내장산 종주 등산로가 훤하게 잘 나있다.
이제 본 궤도에 진입했음을 안심하고 장군봉을 향한다.
날이 희멀그레 해온다. 욕심 같으면 신선봉에서 일출이나 보았으면 하였는데 희망사항으로 끝나고 만다.
06 :18 내장사로 내려 가는 갈림길이다. 추령에서 46분 정도 걸린 셈이다.
찝찝했던 기분을 정리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장군봉을 향해 올라간다. 어제 하루종일 산행을 하면서 사람 구경을 못했는데, 오늘은 사람 구경을 좀 하려나...
<유군치를 지나서 추령2.1km 지점. >
날이 밝아오며 등산로의 구분이 뚜렸해 헤드렌텐을 배낭에 챙겨 넣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장군봉으로 올라친다.
장군봉에 막 올라서자 나무들 사이로 일출을 본다. 근자에 모처럼 산에서 맞이하는 일출이다.
<장군봉에서 본 일출>
<장군봉 안내판>
홀로 산행을 하다 보면 사람이 그리울때가 있다.
그러나 이시간 장군봉에서 나 홀로 조용한 아침을 맞는 기분도 괜찮다.
어둠을 막 헤치고 깨끗하게 얼굴을 내미는 내장산 아홉봉을 빙 돌아 조망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그래도 한가지 복은 있는 놈이다. 라고 축복해 주고싶다.
그 한가지 복이 건강한 몸뚱아리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아홉봉을 살펴보면, 내가 가는 방향으로 장군봉, 연자봉, 신선봉, 까치봉, 연지봉, 망해봉, 불출봉, 서래봉, 월영봉을 차래로 둘러본다.
<장군봉에서 본, 내장산 주봉인 신선봉>
<신선봉에 이어서 서래봉 방향으로 #1>
<# 2>
<# 3>
<# 4>
어둠 박찬 내장산을 마냥 보고 있을 수 없어 배낭을 들처 맨다.
장군봉을 출발하여 가파른 철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 이어지는 철 나간 시설물이 설치된 암릉길을 지나 20여분만에 연자봉에 당도를 한다.
이곳에서 또 다른 내장산의 일출을 본다.
실루엣의 장군봉과 함께 운무속의 일출이 장관이다.
시간상 쉽게 볼수있는 장면이 아님을 아는터라, 혼자 즐기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연자봉에서 본, 서래봉 아래 백련암, 내장사 계곡과 케블카 도착지>
<구름속의 일출>
<연자봉>
<등산 안내도>
나무계단으로 된 내리막길을 걸어 내장산 주봉인 신선봉으로 향한다.
30여분만에 내장 제1봉인 신선봉에 올라선다.
혹시나 하고 올라 왔지만 사람은 아무도 없고, 어느 봉인지 모르지만 앞뒤 봉우리에서 얏호! 소리가 들린다.
아직도 80년대 유행을 했던 얏호! 소리가 들리는 것을보니, 무던한 사람들이다.
<신선봉>
내장 제1봉인 신선봉에서 다시한번 주변 봉들을 둘러보고, 간식과 사과 반쪽을 깍아 요기를 하고 쉰다. 쉬는 동안에 사람들이 올라 오나 하고 기다려 보지만,
신선봉에서도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까치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뗀다.
아기자기한 바윗길과 좌우 전후가 조망되는 날등으로 가다보니 소근등이 갈림길에 당도하여 안내도를 따라 까치봉으로 오르지 않고 무심코 소근등이 방향으로 간다.
<소근등이 갈림길>
한참을 가다보니 정맥 마루금을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도를 펴고 확인을 해보니, 잘 못가고 있는게 확실하다. 난감한 일이로다.
능선을 살펴보니 까치봉 정상에서 나란히 내려가는 능선이 정맥길인 듯 싶은데망서림에 시간만 흐른다.
고도차가 별로 없으니, 까치봉을 거치지 않고 옆으로 치고 올라 정맥길로 바로 붙기로 결정을 한다.
한식경을 정신 없이 비스듬히 치고 오르면서 정맥길을 겨냥하였드니, 예측대로 정맥 마루금과 만나게 된다. 까치봉에서 순창새재까지 정맥마루금은 개방등산로가 아니다.
항상 방심은 금물이라고 깨씹고 있지만, 앗차하는 순간에 체력소진을 배가시키고, 스트레스 왕창 받는다. 소죽염재(소근등이재)가 어디쯤인지 모르나, 알바오 까먹은 시간을 벌충하려고 내림길을 내달린다.
어느덧 안내판이 많이도 세워 진, 순창새재 사거리에 도착을 한다.
내려 왔던 까치봉 방향으로는 등산로가 아니라는 말뚝이 약을 올리듯 밝혀있다.
기분 전환 겸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아침 먹기는 너무 일르고, 상왕봉까지 오름길이니 비상식으로 간식만 하고, 아침은 상왕봉에 먹기로 한다.
순창새재에서 상왕봉은 완만한 오름길로 시작된다.
<순창새재>
오를수록 초입과는 달이 약간의 비알을 오르고 나니, 반대편에서 오는 두분의 등산객을 만난다. 이틀만에 산에서는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이다.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산행을 묻는다.
나보다 나이가 더든 사람과 덜든사람인데, 호남정맥을 밑에서 올라온다고 한다. 오늘 출발은 곡두재에서 출발하여 추령까지 갈거란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로의 산행 경로를 나누다가, 무사안전산행 작별인사를 하고, 가던 길들을 재촉한다.
제법 상왕봉이란 이름값을 한다고 비알의 정도가 중상을 넘는다. 이윽고 상왕봉 정상에 다다른다. 여기가 백암산 상왕봉이다.
역시 상왕봉 정상에도 나 혼자다. 정상엔 사람은 없으나, 사자봉쪽에서 사람소리가 난다.
도시락을 꺼내 아침상을 차린다. 젊은이 두사람이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 사자봉쪽에서 오더니, 백양사쪽으로 내려 가면서 벌써 점심을 먹느냐고 한다.
복잡한 이야기가 싫어 그렇다고 하고 아침 식사를 한다.
이런 시간에 혼자 먹는 밥맛이 있을리 없지만, 그래도 걸을려면 먹어야 한다.
<상왕봉 안내판>
상왕봉에서도 잠시 안내판을 주시해 본다. 곡두재 가는 코스는 표시되지 않은게 개방등산로가 아닌것 같다.
아침밥을 먹고 곡두재로 향한다. 순창새재 2.4km, 구암사 2.6km 지점을 지난다. 여기 어디가 도집봉쯤 될거라 짐작을 하고 지나간다.
<도집봉이 어디 쯤인가?>
산악회 꼬리표를 어께에 단 한무리의 등산객들과 교행을 한다. 이제 제법 사람들을 만나게 될것 같다.
백양사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바위 절벽에 한그루의 분재같은 소나무가 멋스럽게 서있다.
카메라 앵글을 맞추고 있던 한 등산객이 사진을 부탁한다. 사진을 찍어주니, 자기도 찍어주겠다고 한다. 가볍게 사양을 하고, 소나무와 사자봉을 배경으로 한컷 담아본다.
<바위 전망대의 작품 소나무와 사자봉>
신경을 쓰고 걸어보나, 나오는 이정표마다 곡두재 표시는 없다.
이정표를 만나 살펴 보아도 갈림길이 없으니, 백학봉, 백양사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어디쯤에서 갈림길이 나올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백양사, 백학봉 갈림길>
마침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이 있어 곡두재를 물어보니, "요 아래가 곡두잽니다" 한다. 의심의 여지 없이 잘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간다.
그런데, 우찌 또 이런일이...
백악봉까지 와 버린게 아닌가. 이거참!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않짖는 다더니,.. 사람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으니 별 신경 안쓰고, 지도도 꺼내 볼 생각없이 마냥 걸었던것이 패착이다.
<백학봉>
왔던길을 다시 되 짚어 가면서, 못보고 흘리고 왔던 곡두재로 가는 갈림길 찾기에 신경을 쓴다.
곡두재 가는 길은 헬기장에서 구암사 - 백학봉을 가르키는 이정목 뒷편 등산로 아님의 말뚝 뒤로 가야함을 놓친 것이다.
지도상에 표시된 암릉구간과 밧줄구간을 지나니, 밤나무밭을 보호하려는 철망 울타리가 나타난다. 아마도 멧돼지의 소행을 예방하여 밤을 수확하기 위함인가 보다.
이어 둑방처럼 생긴 곡두재가 나타나고, 우측 백양사로 내려가는 임도는 사람만 겨우 다니는 흔적이 있을뿐이고, 좌측에는 비포장 임도지만 차량이 빈번하게 다닌 흔적이 영역하다.
완만한 오름길이 한동안 이어지더니, 남서쪽으로 90도 이상 급 우회하며, 비알을 오르고 내리기를 하다가 시멘트 포장도로에 내려 닿는다.
< 감상굴재 49번 도로에서 용산마을로 넘어가는 도로에서 백학봉을..>
세멘트 포장도로를 가로 질러 다시 얕으막한 산으로 들었다가 농로를 따라 감상굴재로 향한다. 강선마을 정자에 배낭을 풀고, 신발을 벋고 올라 앉아 떡 본김에 설 쉔다고 점심을 먹기로 한다.
산행기에 많이 등장하는 신화회관이 길 건너편에 보인다.
<감상굴재와 마을 회관으로 가는 들길>
도시락을 펴 놓고 밥을 먹고 있으니, 마을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들에 나가면서 힐끗 힐끗 쳐다보고 간다.
대충 식사를 마치고 도로로 나가 신화회관 옆 밭둑길을 따라 대각산으로 오른다. 초입은 잡풀이 우거져 있으나, 별 방해가 되지 않아 밥을 먹은 직후라도 그런대로 갈만하다. 점점 경사도가 가파르자 숨이 차 오른다. 규칙적으로 숨을 쉬며 몸 무게를 좌우로 흔드는 정상 보행을 한다.
아무래도 식후라 급 경사 오름길에는 무리가 된 모양이다. 쉬엄 쉬엄 오르다 보니 대각산이다.
오름 만큼 경사도가 심하지 않은 소나무숲 길을 여유롭게 내려, 묘지를 지나 강 두마을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 정맥길이 되버린 마을 도로를 걸어 사거리를
지나 봉우리를 오른다.
이틀째의 산행이라서 그런지 400m 봉우리도 힘들기만 한다. 그래도 내리막길에선 몸의 컨디션이 금방 정상으로 돌아와 걸을만하니, 평탄지나 내리막을 만나면 그저 좋기만 하다.
잡풀에 묻혀버린 임도를 따라 걷는다.
<어은동 뒤 임도>
한동안 편안한 임도를 여유있게 걸어간다.
좌측에 내려다 보이는 어은동 마을을 약간 지난 오름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산으로 들어간다. 마을을 좌측으로 끼고 휘 돌아 올라가니, 도장봉이라는 표찰이 여러장이 중복으로 붙어있다.
<도장봉>
지도상 분덕재는 챙겨보지 못하고, 좌측으로 능선을 따라가면서 잡목지대 구간을 지나게 되고, 이어 쉽지 않은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렸더니, 지도상에 표시도 없는 약간의 바위지대가 있는 생화산 정상에 닿는다.
<생화산>
대간때 인연이 있는 땅끝 동내 해남사람들의 표식기가 반갑다.
<생화산에서 본 해남 한듬산악회 표식기>
낮은 무명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다소 가파르게 올라치는 바위지대가 나오고, 이를 내려가면, 은행나무 군락지 안부를 지나 526m 봉까지 비알을 치고 올라야 한다.
<야산의 가을 열매>
<은행나무 군락지>
526m 봉에서 우측으로 약 45도 각도로 꺽어 내려간다. 시골 동내 당산터가 생각나는 넓은 마당이 향목탕재다. 안부 사거리에 수령이 엄청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세월의 무게를 떠 받치고 서 있다.
<향목탕재>
<향목탕재의 당산나무>
향목탕재를 지나, 다시 오름길로 가다가 좌측으로 내려 선 후, 다시 무명 봉우리에 오른다.
<담양읍내 방향>
완만하고 호젓한 길을 지나, 무명봉에 오르 내려 안부에 이르자, 눈 앞에 520m 봉이 이틀간의 체력 소모로 지친 나를 압도하고 있다.
마지막 힘을 짜내 520m봉을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힘들게 오른다. 지도와 고도계를 쉴때마다 체크해 본다. 그러나 봉우리 정상 하늘금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포기를 하고 걸어가는데 이게 웬~ 복권 당첨! 520m봉을 다 오르지 않고 우측으로 꺽어 내리막길로 가는것이 아닌가.
휴~~ 살았다.
멋있는 바위지대를 지나, 소나무 숲을 지나고 잡풀을 헤치고 나오니 차량 서너대가 도로변에 주차되어 있다.
복흥-추성간 도로이며, 이틀간의 산행 종점인 밀재에 드디어 도착을 한 것이다.
도로 조성비 괨돌에 앉아 시계를 확인하니, 16시 45분이다
이번 구간이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 도통 알수가 없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해이해진 모양이다.
호남정맥 반도 못 갔는데, 마음을 추스려야 할것 같다.
<밀재 날머리 와 도로 조성비>
< 차 있는 곳이 다음 추월산 들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