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부산 등 지방을 중심으로 형성된 중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구매 열기가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비행기로 1~2시간 거리에 불과한 지리적 이점에 침체 상태인 한국 부동산 시장이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 중국인들이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물론 명동의 상가까지 구입하고 있다.
실제 용산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은 호주에서 중국인들에게 다수 판매에 성공했고, 여행사를 통한 중국 관광객의 부동산 투어를 통해서도 ‘래미안 한강 신도시 2차’가 지금까지 30여채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건설사와 분양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인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행된 대기원시보에만 제주 아일랜드 마리나(ISLAND MARINA)와 일산의 와이 시티(Y-CITY), 청평의 라 포리움(LA FOLIUM), 서울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 여의도의 시티아이 오피스텔 등이 광고가 기재됐다.
중국인 투자가 활발한 제주도는 전세기로 중국인 투자자를 초청한 경우도 다수 있고, 지난해 6월에는 포스코건설이 중국 다롄에서 100여명을 초청해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과 ‘송도 더 샵 그린워크 3차’ 모델하우스를 직접 견학시키기도 했다.
중국 현지 부동산 컨설팅회사들은 최근 서울과 인천은 물론 미분양이 많은 용인과 김포, 파주, 일산, 남양주까지 상세 조사를 하고 있고, 대우건설이 천호동에 분양한 ‘천호역 한강 푸르지오시티’는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중국인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한 부동산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산 장기체류 레지던스 엘시티(LCT)는 지난해 5월 해운대가 투자이민제도 대상에 포함되면서 아예 중국인을 겨냥해서 투자와 시공을 중국 건설사에 맡겼다. 엘시티에 따르면 현재 예비수요자만 800명에 달하고 있다.
부산의 또 다른 초고층 고급주거시설인 ‘아라트리움’은 홍콩에서 중국 재력가 400명을 상대로 부동산 설명회를 열기도 했고, 인근의 두산 위브더 제니스와 아이파크도 전체 입주자의 10% 정도가 중국을 포함한 외국인이다.
제주도의 라온레저개발의 ‘라온프라이빗 골프텔’은 934가구 중 430가구를 중국인들에게 분양했다.
중국인들이 한국부동산을 구입하는 이유는 영주권 획득과 투자 목적, 실거주 등 다양한 상태다.
최근에는 비교적 임대가 손쉬운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을 몇 채씩 대량 구입하는 경우도 많고, 특히 영등포 지역과 인천 송도 등이 인기가 있다. ‘송도 캠퍼스타운 스카이’는 분양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여러 채가 팔리기도 했다.
별장 개념의 쎄컨드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많은 일부 중국 부유층들은 용인이나 판교 등에 위치한 고급빌라나 타운하우스 등을 구입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유명 여배우인 탕웨이는 분당 구미동 일대 땅(485.9㎡)를 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건설사와 시행사는 부동산 박람회 등을 통해 중국인을 상대로 판촉활동을 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오는 3월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의 해외부동산 투자박람회에는 한국관이 별도로 설치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