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커피

[정진숙]

	【대한민국에 전해진 원두커피】
『고종황제(1852 ~1919)』 『아관파천후 고종이 거처하던 방(1897년 2월 20일 덕수궁으로 옮길 때까지 이 방을 침실 겸 집무실로 사용)』 『경운궁 안에 있는 정관헌으로, 고종이 커피를 즐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 전래시기 맨 처음 커피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시기는 사실상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1830년 무렵 선교활동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프랑스 신부들이 마시면서 알려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지만 기록이 없고, 가장 설득력 있는 커피 전래 시기는 19세기 후반 임오군란(1882년)이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한말, 외국인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서양 외교관들은 조선 왕실과 관리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한 방법으로 커피를 끓여 대접했는데 독특한 맛과 신비스런 향기, 그리고 새로운 서양음료에 대한 호기심이 왕가와 관리들을 자극해 점차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커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미국유학을 하고 돌아온 유길준(1856~1914)이 쓴 ‘서유견문’에 있는 것입니다. 유길준은 이 책에서 커피에 대한 소개를 하고 서양인들은 커피를 우리나라의 숭늉이나 물처럼 즐겨 마신다고 기록했습니다. - 커피 애호가 고종 최초의 원두커피 애호가로 알려진 사람은 조선시대 황제 고종이었다고 전해집니다.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 명성황후가 일본에 의해 시해되고 난 뒤 고종은 아관파천을 하게 됩니다. 아관파천은 1896년 2월 11일 친러 세력과 러시아 공사관이 고종을 러시아 공사로 강제 이동을 시킨 사건을 말합니다.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고종은 거기서 처음으로 원두커피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때 고종이 마신 커피는 현재 우리나라에 유행되어 있는 인스턴트 커피가 아닌 커피 콩을 볶아 끓여 만든 원두커피였습니다. 러시아 공사관에 머무는 동안 세자와 함께 원두 커피를 즐겼던 고종은 덕수궁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커피 맛을 잊지 못해 구해 오도록 했고 그 후로 궁중에서 커피를 끓여 마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 고종의 커피 독살 미수 사건 고종이 커피 때문에 독살을 당할 뻔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러시아 역관으로 세력을 키웠던 김홍륙은 친러파로서 한 때 세도를 누렸는데 후에 친러파가 몰락하게 되어 관직에서 물러나게 되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김홍륙이 러시아 통상에 거액의 공금을 착복한 사건이 들통났고 그로 인해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된 것입니다. 1898년 9월, 고종의 생일 만찬을 대신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고종에게 앙심을 품은 흑산도로 유배를 간 김홍륙은 측근이었던 궁중 요리사 김종화를 시켜 식사 후 마시는 커피에 다량의 아편을 넣게 했던 것입니다. 커피 맛이 보통 때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 챈 고종은 커피를 마시지 않았지만 커피를 마셨던 세자와 다른 사람이 쓰러지면서 암살기도가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김홍륙의 독차사건’이고 했으며 암살을 기도한 관련자들과 김홍륙은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고종은 궁궐 안에 정관헌이라는 서양식 건물을 짓고 대신들과 국사를 의논하곤 했는데 국사논의 후에는 언제나 커피를 마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추억의 다방】
『현재 정동 32번지에 있었던 ‘손탁 호텔’은 이토 히로부미와 마크 트웨인, 윈스턴 처칠 등이 투숙한 적이 있는 최초의 우리나라 커피 샵 ‘정동구락부’가 있었던 호텔이다. 1918년 이화학당에 매각돼 교실과 기숙사 등으로 이용되었다가 1975년 화재로 사라지고 지금은 이화여고 교정 안에 기념비만 남아있어 우리나라 옛 커피 샵의 유일한 추억의 장소가 되고 있다.』		- 손탁과 정동구락부 1885년 10월 러시아 외교관 웨베르(waber)와 함께 조선에 들어온 독일계 러시아 여인 안토니엣 존타크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나중에 '손탁'이라고 불리워지게 된 웨베르의 처형으로 궁에 들어가 고종 내외를 접대하고 외국인 손님의 식단을 맡았다고 합니다. 고종은 손탁에게 주방 일을 보도록 했고 러시아에서 가지고 들어온 커피를 고종에게 끓여 올렸으며 고종이 그 커피 맛을 좋아해서 세자와 관리들이 함께 즐겨 마셨습니다. 고종은 손탁에게 당시 정동에 있던 러시아 공사관 입구에 호텔을 지어주었습니다. 1895년 손탁은 경운궁 근처 현 이화여고 자리에 있던 184평의 건물을 고종으로부터 하사 받았는데 처음에는 외국인 집회장소로만 이용하다가 1902년 10월에 이 건물을 헐고 새로 2층으로 된 양옥집을 지었습니다. 지금의 정동 32번지에 세워진 '손탁호텔’입니다. 이 호텔이름은 '정동구락부'라고도 했는데 위층에는 귀빈실로 꾸미고 아래층은 보통 사람들이 와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샵과 식당이 겸해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샵이었습니다. 커피 값이 비싸서 보통 사람들은 마실 수 없었고 고위 관직을 가진 사람들이나 부자들이 마셨습니다. 이 호텔에서 일본의 이토가 조선을 집어 삼킬 모사를 꾸몄으며 외국에서 원두커피를 마셔보고 그 맛을 알고 있던 개화파 인사들 중 민영환, 이상재, 이완용, 윤치호와 같은 인물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외국인들과 교류를 가졌습니다. 러일 전쟁의 종군 기자로 조선을 방문했던 '톰 소여의 모험'을 쓴 작가 마크 트웨인이 머물다가 갔으며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도 이 호텔에 투숙했다고 합니다. 손탁 호텔은 그 후 을사조약을 모의하는 장소가 되기도 했으며 1918년 이화학당에 넘어가 기숙사와 교실 등으로 이용되다가 1923년에 건물이 헐리고 지금은 '정동구락부'도 손탁 호텔도 사라지고 이화 여고 안에 기념비만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 최초의 다방들 1902년에 세워진 ‘손탁호텔’을 시작으로 인천에 생긴 ‘대불호텔’과 ‘슈트워드호텔’ ‘조선호텔’이 다방을 열었는데 호텔 안에 커피 샵을 부대시설로서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일본인이 경영하던 ‘청목당’과 ‘이견’이라는 최초로 커피를 파는 다방이 생겼고 종로나 충무로 명동 등에 일본식 다방이 하나 둘씩 생겨 외국물을 먹은 관리들이나 부자들, 지식인들이 출입했고 다방은 이런 사람들이 모임을 갖는 사교 장소로 이용되었습니다. 1927년 ‘카카듀’라고 하는 다방이 우리나라 사람이 처음으로 문을 연 다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감독이었던 ‘이경손’이라는 인물이 경영한 이 다방은 주로 예술인들과 문학인들이 출입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모임을 자주 가졌다고 합니다. - 문예인들의 다방 영화배우였던 ‘복혜숙’이 ‘비너스’라고 하는 다방을 열어 영화인들의 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했고 그 뒤에 가장 성공을 했다고 할만한 다방은 1930년대 생긴 ‘낙랑’입니다. ‘낙랑’은 손님들이 많이 들었지만 기생이나 취객들이 없었고 원두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잘 맞추어 주는 편안 하고 낭만적인 분위기였다고 전해집니다. 금요일마다 ‘명고신보’를 돌려서 지식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고 노문호 ‘투르게네프’의 100년제를 ‘낙랑’에서 행사를 치뤄 더욱 유명해져서 다방 경영도 활발하고 문인들의 출입도 잦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방에서는 문학과 음악의 밤, 영화인의 밤, 출판기념회와 같은 종합 예술의 모임이 열리는 장소로 이용되었습니다. 문인들 중에 다방을 경영했던 인물로 ‘날개’의 이상이 대표적입니다.’ 이상이 처음 열었던 다방의 이름은 ‘제비’, 화가요 문인이었던 그가 종로 1가에 문을 연 다방 ‘제비’는 돈벌이를 위한 다방이라기 보다 그와 같은 문인들의 모임장소요 가난한 예술인들이 하루종일 쉬었다가 가는 쉼터였습니다. 이상은 가난한 문인들이 들락날락 하던 ‘제비’ 다방을 2년 이상 끌고 가다가 1935년에 문을 닫고 맙니다. 그 후로 이상은 ‘쓰루’라는 이름의 다방을 열었다가 실패하고 ‘69’라는 간판을 내 걸 생각으로 직접 실내를 설계한 다방이 묘한 분위기가 연상 된다 해서 허가가 취소되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격동의 세월 속에 꽃핀 커피 문화】
『다방 ‘제비’를 열었던 이상』 『전직 TBC TV쇼프로듀서이자 꽤 이름이난 경음악평론가의 한사람인 이백천씨를 비롯 극단 실험극장 기획부장이었던 구자영씨등 몇몇 사람이 동호회형식으로 운영한 침묵이라는 불어인 르씨랑스 음악다방』		- 문화공간 종로에서 가장 성황을 이루고 많은 문인들이 찾았던 다방은 역시 ‘낙랑’입니다. 1930년대 작가 박태원은 이상과 함께 다방 ‘낙랑’을 자주 갔었고 낙랑을 무대로 단편소설 ‘피로’를 썼습니다. ‘낙랑’은 동경 미술학교 도안과를 졸업한 이순석이 문을 열어 가장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첫 번째 다방이었습니다. 지금의 소공동에서 ‘낙랑파라’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다가 해방 후에는 여배우였던 김연실에 의해 명동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수많은 문인들이 담화를 나누고 문화활동을 모색하기 위해 명동의 ‘낙랑’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일반 대중들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이 턱도 없이 부족했던 시절, 다방은 그저 커피를 마시는 장소뿐이 아닌 예술인들이 모여 각종 문화행사를 열수 있는 문화공간이었습니다. - 전쟁 중의 다방 1950년, 6.25전쟁과 미군의 대한민국주둔은 커피 문화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어 문학청년들은 전쟁과 피난, 서울 수복 이후에 다방을 근거지로 자주 모였고 전쟁의 아픔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전쟁 중 피난시절에는 서울에 있던 다방들은 폐업을 하고 부산에 하나 둘 새로운 다방이 생기게 되었는데 문인들이 많이 드나들었던 유명한 다방으로는 ‘금강’이 있었고 부산 광복동에 있던 ‘밀다원’ 다방은 피난 온 문인들이 날마다 일이 없어도 쉬었다 가는 곳, 작품을 쓰는 근거지로 이용되었던, 눈 뜨면 모이는 모임장소였습니다. - 명동의 다방들 전쟁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1960년대, 명동에 생긴 다방 ‘갈채’가 유명해져 수많은 문인들이 이곳을 찾았는데 문학을 한다 하는 사람치고 ‘갈채’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거리에서 텅 빈 마음을 채워줄 곳이라고는 명동의 다방뿐이었던 시인과 작가들은 이런 다방에 모여 그들이 지은 시를 발표하고 열띤 토론을 하기도 하고 문학의 밤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황순원, 박종화 김동리 서정주 조지훈등이 ‘갈채’를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들었고 이때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 다방이었던 ‘돌체’를 찾았습니다. 젊은 시절의 김수현이 ‘돌체’의 단골이었으며 그 시절 까까머리 고등학생들이었던 황석영이나 조해일, 단발머리 여고생이었던 손숙과 같은 작가와 예술인들이 유명 문인들을 좆아 이 음악 다방 ‘돌체’를 들락날락 했다고 합니다. 명동에는 또 유명한 다방 ‘마돈나’가 있었습니다. 다방 ‘마돈나’는 수필가 전숙희가 문학 동료인 손소희와 음악교수였던 유부용과 함께 운영한 다방인데 이들 여성문인들은 ‘마돈나’의 마담들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다방 마담이란 아름다움과 지성을 함께 갖춘 뭇 남성 문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엘리트 신여성들이었습니다. - 인스턴트 커피 6.25 전쟁 시에 주한 미군을 통해 처음으로 인스턴트 커피가 소개되었습니다. 인스턴트 커피는 본래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 시에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계발된 커피였는데 미군의 주둔으로 인해 일반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커피시장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처음 인스턴트 커피는 미군 PX를 통해 불법을 거래되어 문제가 발생되자 국내 커피시장을 위해 커피업체의 설립을 허가했고 이로 인해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인스턴트는 원두에 비해 시간도 훨씬 덜 들고 인력도 절감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쉽고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던 것이지요. 인스턴트커피의 비약적인 대중화로 다방 어디에서나 인스턴트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활 속에 변화하는 커피문화】
『카페 학림은 1960년 대 이후 대학로 학생들의 토론장으로 이용되었고 현재까지 명륜동 대학로에서 원두커피와 클래식 음악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시인 김지하가 학림을 주거지처럼 드나들었고, 전혜린의 에세이에 많이 등장해서 유명하기도 하다.』		- 음악 다방 1950년대부터 생기기 시작한 음악다방은 그 시절 젊은이들에게 고전음악이란 장르를 선보이며 새로운 문화와 접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1951년에 대구 향촌동에서 처음 문을 연 음악다방 ‘르네상스’는 휴전 후에 서울로 옮겨와 1986년 폐업할 때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전 음악을 들려주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음악다방으로 유명했습니다. 또한 1956년에 개업을 한 ‘학림’다방은 당시 치과 병원을 하던 의사 이양숙씨가 병원 옆 건물을 사들여 처음 문을 열었는데 ‘문리대 제 25 강의실’이라는 별명이 붙여질 정도로 학생들이 많이 찾는 당시 대학로에서 가장 유명한 토론장이었다고 합니다. 학림다방은 1983년 이후 명륜동 대학로 거리에서 주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원두커피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 다방의 새로운 정의 종로에서 명동으로 주거지를 바꿔가며 찬란하게 문화의 꽃을 피웠던 다방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1962년 법률로 제정된 다방업에 대한 식품위생법에는 ‘객석을 갖추고 차류를 조리 판매하거나 청량음료, 우유 등 주류 이외의 음료수를 판매하는 영업행위’라는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문인들과 예술인들이 문화 활동을 하며 한 시대를 이끄는 문화의 장이었던 다방은 하나의 상업행위를 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문화적 빈곤을 채우려는 사람들은 일부에 한정되어 적은 반면에 다방은 우후죽순으로 많이 생겨나고 그 경영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었습니다. 서울만 해도 다방이 천여 개로 증가했고 생존을 위해서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가 되었던 것입니다.
『1970년대 커피값이 60원 하던 시절 음악다방. 디스크 쟈키에게 음악을 신청하고 하루 종일 커피 한잔 놓고 시간을 때우곤 했다. 변변한 모임 장소가 없던 대학생들의 아지트가 되었고, 장발이 유행하던 시절, DJ는 여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인기 있는 직종이었다.』 『커피 자동판매기가 등장했다는 신문 기사』		- 다방의 변화 부족했던 문화공간으로써 가난하지만 순수한 젊은이들의 든든한 배경이 되었던 다방은 서서히 주역들이 바뀌면서 새로운 공간이 되어갔습니다. 일명 룸펜이라고 부르는 일자리 없는 건달들이 다방을 전전하며 살았고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온 순진한 아가씨가 쉽게 취직해서 돈을 벌 수 있었던 곳, 돈도 없는 건달들이 번지르한 옷을 입고 커피도 아닌 엽차만 시켜놓고 몇 시간 째 죽치고 시간 잡아 먹고 있을 수 있었던 곳, 다방이 선보는 사람들의 유일한 만남의 장소였고, 그들의 양가 부모들이 양쪽으로 나뉘어져 양가대면을 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수상한 허풍쟁이 사장이란 남자가 마담을 꼬시기 위해 빈둥거리며 드나들던 곳, 70년대 학교 앞 음악다방에서는 디스크 쟈키의 구수하고 혀 코브라진 코맹맹이 맨트를 들을 수 있었고 흔히 다방의 메모판에는 먼저 왔다 간 친구의 메모가 몇 장씩 꽂아 있곤 했습니다. 종이에 좋아하는 노래를 적어서 디스크쟈키에게 보내면 소개해주는 디스크쟈키의 목소리에 은근히 가슴 떨려 하는 여대생들도 많았습니다. 통기타와 청바지가 유행하고 장발의 대학생들이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시절, 다방과 커피는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하며 대중 속으로 파고 들고 있었습니다. 주 고객층이 지식인들과 문인들이었던 다방은 이제 일반 대중들의 만남의 장소, 교제의 장소로 이용되었고,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의 아지트가 되었지만 여기서 커피의 진정한 맛을 찾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다방에서는 인스턴트 커피를 주로 팔았고 가정에서도 편리한 인스턴트 커피를 선호하게 되어 우리의 커피 문화에 원두커피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 새로운 커피문화로... 세월의 흐름 속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다방의 모습도 바뀌고 커피의 종류도 달라졌습니다. 건물 어디를 가더라도 ‘커피 자판기’가 있어서 동전 몇 개만 넣으면 커피가 나오고 거리에는 실내 인테리어를 멋지게 한 커피 샵이 넘쳐 납니다. 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커피 샵도 많고 컴퓨터를 준비해놓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커피 샵도 있습니다. 조금 시외로 나가면 연인들을 위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 멋진 커피 샵도 생겨서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곤 합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커피를 들고 걸으면서 마실 수 있는 ‘테이크 아웃’점이 생겨서 아침 출근길에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도 있습니다. 커피 메뉴 역시 다양해져서 이름만 보고서는 맛이 어떤지 짐작하기 어려운 커피도 있고 가정에서는 만들기 힘든 특별한 메뉴도 많습니다. 커피의 종류도 늘어나서 일반적으로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 커피 믹스, 캔 커피, 등 어느새 대중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료로써 발전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수가 늘어난 만큼 커피를 수입하는 양도, 커피를 소비하는 양도 늘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