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소 열풍이 일어나면서 함초 등의 해초류를 설탕에 절임한 것도 효소라고 일컫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효소로 암을 치료했다는 사례들을 열거한 천기누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으로 소개되면서 항암제로 오용하는 사례까지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암치료의 시기를 놓치고 평생 후회할 일이 만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효소에 대한 정체와 개념을 정돈해 주어야 하겠다는 의무감이 생기는군요.
오래 전부터 인류는 남은 음식을 보관하거나 오래 두고 먹기 위해 소금이나 설탕에 절임을 해서 먹었습니다. 이것이 저장문화입니다. 절임의 기간이 길어지면 곰삭아서 분해되어 흘러나온 국물이 발효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자 부패하기 시작했습니다. 발효현상이 일어났을 때에는 콤콤한 냄새가 났는데 부패하기 시작하면서 구린 맛이 나고 썩어 문드러졌습니다. 콤콤한 발효냄새에 익숙해지면서 발효 음식이 소화가 잘 되고 감칠 맛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선조들은 발효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이미 고구려인들은 술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 콤콤한 발효음식을 먹는 사람들로 중국 대륙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것이 발효문화입니다.
발효문화권은 극히 안정적인 상태의 농업국가에서만 융성할 수 있는 제한적인 문화권입니다. 우리나라의 발효문화는 이미 고조선 시대부터 정착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삼한시대 후반기에 와서는 백제의 수수거리가 일본에 건너가 술을 만드는 기법을 전수해주고 "주신"이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발효의 역사는 무려 5000년을 이어온 대한민국의 자랑거리입니다.
각종 절임은 하위개념이고 발효는 상위개념입니다. 근자에 들어와 냉장고까지 보급되어 있는 현실에서 설탕절임을 한 각종 음식물을 효소라는 이름으로 담그고 판매되고 있습니다. 판매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에 효능이 있다 저기에 효능이 있다식의 광고를 하고 있는데요, 과연 판매자 본인들이 그런 효능을 경험하고 판매를 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건강이란 한 번 무너지면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자신이 만든 효소로 인해 다른 사람의 건강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았을까요? 두려운 일입니다.
만약 약초로 효소를 담겠다면 한 가지 약초만 사용해서 담궈야 합니다. 가령 와송으로 효소를 담근다면 와송 하나, 당귀라면 당귀 하나 만을 써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이 안 좋은 분이 자신에게 맞는 효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제공됩니다.
언필칭 하고, 아래에서는 효소의 정체와 개념에 대해 정돈한 내용입니다.
1. 효소의 정체
효소란 말 그대로 효소가 함유되어 있는 물질을 말합니다. 효소는 기본적으로 전화당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화당은 무엇일까요?
1) 전화당
전화당은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된 포도당을 말합니다. 예컨대 꿀입니다. 꿀벌이 꿀을 자신의 뱃속에 저장해 두었다가 뱉어내는 과정에서 꽃의 꿀은 꿀벌 뱃속에 있는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됩니다. 석청과 토종꿀, 양봉꿀은 가수분해 된 포도당이기 때문에 전화당입니다. 이 때문에 꿀로 발효시킨 음식은 효소라는 이름을 붙여도 무방합니다.
2) 포도당
지구상에서 가장 질이 높은 포도당은 천연식초에 함유되어 있는 포도당이며 다음으로 전화당 그 다음에 설탕입니다. 설탕은 지구상에서 가장 질이 떨어지는 포도당입니다. 포도당은 식물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만, 설탕은 인체를 산성화시키고 활성산소(ROS)를 증가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2.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발효로 착각하는 우
현재와 같이 설탕에 절임한 것을 효소로 칭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설탕에 절임한 것은 효소가 될 수 없습니다. 설탕은 지구상에서 가장 질이 낮은 포도당입니다. 건강한 사람도 많이 먹게 되면 당뇨가 촉발됩니다. 더구나 이를 암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은 농락하는 말입니다. 암이 어떤 독종인지를 알면 그리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암에 걸려서 10년 이상을 살았다는 사람은 위암초기 환자 밖에 못 보았습니다. 완치가 되었다고 세상을 다 얻은 것같이 기뻐하던 분도 10년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특히 항암치료를 수십차례를 받고도 이듬해 재발하여 몇년을 고생하다가 유명을 달리 하더이다.
효소로 암치료를 했다는 분들의 사례를 방송한 내용을 보면, 약초를 꿀에 발효시켜 생성된 효소를 먹고 암이 치료되었다는 내용들입니다. 약초의 약성이 전화당과 융화되면서 발효의 과정을 거쳐 생성된, 새로운 화합물이 암세포의 혈관을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거나 면역력을 증진시켜 암을 퇴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암환자들에게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례에서 보듯 극히 소수일 뿐입니다. 그래도 암이 치료되었다는 사실은 놀랍습니다. 따라서 효소에 대해 더욱 깊은 연구를 해야 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우리는 먼저 완성된 효소에서 인체에 유익한 새로운 화합물이 생성되었다는 결과에 주목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발효의 과정과 화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요청됩니다. 화학의 기초적인 지식은, 화학적 기전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됩니다.
1) 화학적 기전
화학적 기전이란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시점부터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통찰하면서 어떤 경로를 통해 결과에 도달했는지를 추적하여 밝히는 일입니다. 화학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분해와 결합입니다. 자연물질은 분해가 되면 발효의 과정을 거쳐 부패되고 소멸됩니다. 분해가 된 물질은 다시 분자 단위에서 합성되면서 새로운 화합물을 생성합니다. 바꿔 말하면 인체에 유익한 화합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분해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 과정에서 발효와 부패를 따로 떼어 접근해야 합니다. 발효를 주도하는 미생물은 박테리아, 부패를 주도하는 미생물은 곰팡이이기 때문입니다. 원인부터 다르며 결과물도 달리 나옴으로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된장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된장의 원료인 메주는 사실상 발효물이 아니고 부패직전의 물질입니다. 콩의 단백질 성분이 아미노산화되지 못해 중간에 부패한 것이지요. 여기에서 곰팡이의 독성인 아플라톡신이 발생합니다.
모든 단백질은 아미노산화 되어야 인체에서 흡수할 수 있습니다. 아미노산화 되지 못한 단백질은 부패합니다. 부패된 동물성 단백질은 젖산 및 요산 등의 독성물질을 분비하며 암모니아 가스와 메탄가스를 배출합니다. 그런데요 부패하기 직전의 고기가 최고로 맛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유명한 고깃집에서는 숙성이라는 과정을 거쳐 부패직전으로 유도합니다. 양념에 재거나 훈제를 하거나 저온숙성을 시키거나 등의 행위가 바로 그것입니다. 즉 맛을 위해서 고기에 미생물이 가득하도록 유도를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숙성된 고기는 미세한 발효 과정을 거친 고기입니다. 그 맛이 일품이지요.
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패 직전의 메주를 데려다가 소금물에 안치하여 발효를 유도합니다. 소금은 원래가 저장개념으로 사용됩니다. 즉 부패를 막고 콩의 단백질 성분이 아미노산화 되도록 절제시키면서 서서히 발효하도록 기술을 거는 행위입니다. 이를 통해서 아미노산화된 국물이 소금물에서 서서히 발효되어 간장이 만들어집니다. 메주를 건져낸 간장을 묵혀두게 되면 시간과 비례하여 아미노산화됩니다. 오랜 시간만큼 깊은 맛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모든 물질은 분해되거나 결합될 때에 이산화탄소와 열을 발생합니다. 분해될 때의 열량은 1(Mol) 에서 5 (kcal)의 열이 발생합니다. 반면 결합될 때의 열량은 10배입니다. 1몰이 결합될 때에는 10배인 50 키로칼로리의 열이 순간적으로 발생합니다. 예컨데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1톤짜리 원자폭탄이 폭발하면 반경 30키로미터가 초토화됩니다. 반면 1톤짜리 수소폭탄이 폭발하면 반경 300키로미터가 초토화됩니다. 원자폭탄은 분해이고 수소폭탄은 결합이기 때문입니다.
2) 발효의 과정
곡물이 화학적으로 분해가 되면 당화가 일어나면서 발효됩니다. 발효물을 얻기 위해 누룩이나 이스트 등의 발효제를 촉매로 사용하여 발효를 유도하면 발효가 일어납니다. 발효가 일어나면 이산화탄소와 물이 발생하고 이산화탄소는 물과 함께 증발됩니다. 발효가 일어나면 당화된 곡물의 포도당은 알코올로 변환됩니다. 이 과정에서 약재에 설탕을 투입하면 약재에서 흘러나온 국물이 설탕을 녹여 설탕물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설탕물은 알코올이 생성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를 발효물로 볼 수 없는 것이지요. 만약 약재가 아닌 과일을 설탕에 넣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일에는 종류에 따라 자체효모가 들어 있습니다. 포도 같은 경우인데요. 이 때문에 포도는 설탕을 넣지 않고도 발효가 되며 알코올이 생성되어 포도주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과일은 과당을 함유하고 있어 누룩을 투여하면 발효가 일어나며 천연 과일주가 만들어집니다. 또 뿌리류의 약재는 전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찌거나 삶아서 그 물에 누룩을 투여하면 발효가 일어나고 알코올이 생성되어 술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잎을 약재로 사용하는 엽류는 당분이 없기 때문에 당화가 이뤄지지 않아 자체적으로는 발효가 일어나지 못하며 따라서 술을 만들 수 없습니다. 술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발효는 정상적인 발효로 볼 수 없습니다. 설탕의 당분으로 발효를 유도하려면 누룩을 촉매로 사용해 주어야 합니다.
발효를 거친 포도당은 질이 높은 포도당이 되는데 여기에서 다시 초산발효를 거쳐서 생성되는 포도당은 지구상에서 가장 질이 높은 포도당입니다. 정상적인 알코올 발효에 이어 초산발효까지 거쳐 탄생된 식초는, 대사물질이며 의약품에 준하는 물질이라고 정의되었습니다. 이어서 식초의 기능은 혈관청소와 혈액을 정화하는 기능이 있으며 방사능 물질까지 제거해 준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은 고 심길순 박사께서 서울대 약대 학장시절에 내놓은 논문입니다. 심 박사의 정의는 고대 이후로부터 현대까지 치료목적으로 사용된 식초의 정체성(Identity)을 명쾌하게 밝혀준 공로가 있습니다. 따라서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약재를 원료로 사용한 식초를 만들어 먹는 것이 정법입니다.
약으로 먹기 위해 효소를 담근다면 이는 잘못된 개념입니다. 설탕을 대신할 양념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담궈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담궈진 약재나 약초의 건지는 꺼내서 된장이나 고추장에 버무려 삭히면 아주 맛이 있는 장아찌가 됩니다. 이제부터 설탕 효소에 대한 환상은 버리시고 양념 혹은 장아찌로 잘 활용하신다면 식탁이 풍성해지고 만족감 또한 커질 것입니다. 건지를 건져낸 꿀은 물에 타서 특색있는 건강음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맛도 참 좋습니다. 있는 집들은 이런 꿀을 양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꿀에 절임하여 발효를 마친 메실효소가 제일 좋습니다.
첫댓글 절임 발효 효소 에 대한 정의감사합니다
이리저리 마음이 바쁘다 보니 이제야 정돈을 하게 되었습니다. 잘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나니 설탕으로 버무린 효소가 오히려 해가 될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약도 오용하면 해가 되는데 약도 아닌 것을 약으로 사용하면서 약효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바로 잡아 주어야 할 것은 바로 잡아 주어야 우를 범하지 않습니다. 화시랑님 많이 읽어 보시고 많은 정보를 습득해 보세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좋은 자료 잘 보고 갑니다
초아님 잘 지내시지요? 모임이 있을 때 한 번 시간내서 참석하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자료 입니다. 도제조님의 깊이 있는 학문에 대하여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발효액 성분 분석을 헸더니
수많은 유익균과 미생물 특히 항산화물질이 들어있는 성분 분석표를 효사모
까페에서 봤습니다
어느 한의사는 약초발효액을 처방해서
환자를 치료한 드라마틱한 사례도 올라와 있더군요
일주에서 한달 사이에 치료된 사례들이었습니다
약으로 쓰기위해 효소를 담으면 안된다는
글을 보고 여쭤봤습니다